27개월 '언니'와 떠난 태국여행 3-둘째날/방콕&크라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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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언니'와 떠난 태국여행 3-둘째날/방콕&크라비타운

다뤼 9 3618

(27개월 딸아이와 함께한 여행기입니다. 27개월인 딸아이는 자신이 '언니'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동네에서 한 살 어린 여자아이들과 자주 어울리는 중에 생긴 자부심의 표현인 것 같아요. 가끔씩 딸이 귀여워 '꼬맹아'라고 부르면 딸은 자기는 '꼬마'가 아니라 '언니'라고 또박또박 수정해줄 정도이니 그 호칭이 딸아이를 존중해주는 방법인 것 같아 가끔 애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

 

붙여놓은 두 개의 싱글베드가 벌어질까하는 걱정에 에어컨을 수시로 키고 끄느라 깊게 잠들지 못한 탓인지 뒤척이며 눈이 떠진다. 커튼에 가려 희미하게 들어오는 햇살이 아침을 알려준다. 언니와 아내는 아직 잠을 자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11시가 넘어 잠든 언니. 평소보다 늦게 잠든걸 몸이 느꼈는지 아직 잠에 빠져있다. 고단하면 평소보다 많이 뒤척이고 새벽에 깨기도 하는데 침대 컨디션이 좋았는지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잘 잔다. 비행내내 언니를 신경써서인지 머리가 아프다던 아내도 잘 잔다. 다가가서 살짝 안아주니 스르륵 깬다. 괜찮냐고 물으니 밤새 도마뱀 기어다니는 듯한 소리에 몇 번 깼지만 머리는 안 아픈 것 같다고 한다. 다행이다. 조식시간도 아직 많이 남았으니 좀 더 잠을 청하라 한다. 아침이 여유있으니 좋다. 휴가이긴 휴가인가 보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언니가 꿈쩍도 안하고 잔다. 배도 고파오고 슬슬 일어나 움직여야 크라비행 비행기 타기 전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살짝 건드려본다. 반응이 온다. 좀 더 건드려본다. 뒤척인다. 좀 짜증을 내며 더듬거린다. 잠이 올 때 엄마 머리카락을 만지는 버릇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거인 것 같다. 더 자고 싶은가보다. 아내가 머리를 내준다. 옆에서 나는 맛있는 밥 먹고 수영장 가자고 꼬드긴다. 수영장 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됐다 싶어 수영장을 보여주겠다하니 벌떡 일어나 보여달란다. 커튼을 열고 언니를 안아서 수영장을 보여준다. 나도 처음 보는거지만 꽤나 근사하다. 졸려하던 언니가 신이 난다. 얼른 가자고 한다. 우선 밥 먹고 힘을 내서 수영을 하자고 한다. 대충 씻고 1층에 조식을 먹으러 간다.

 

입구에서 방 호수를 체크하고 들어간다. 자리를 안내받으며 둘러보는데 가짓수가 많다. 언니가 좋아하는게 있으면 좋겠다. 자리를 안내받고 우선 아내가 언니를 데리고 언니 먹을거를 챙기러 간다. 이것 저것 가져왔는데 언니가 잘 안먹는다. 평소에 잘 먹는 채소와 과일도 잘 안 먹는다. 먹는 문제가 벌써 오는가싶어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집 밖의 음식은 강한 맛 때문에 조심스럽고, 이번 여행에서도 강한 맛의 음식은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주려고 했는데 왠지 힘들 것 같다. 먹고 힘내는게 우선. 평소에는 잘 안주는 잼을 식빵에 발라준다. 기대와는 다르게 안 먹는다. 즉석조리코너에 달걀후라이를 부탁해 주지만 안 먹는다. 언니가 어디서 봤는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시리얼을 달란다. 주문대로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주니 먹는다. 다행히 시리얼이 달지는 않다. 그래도 방어에 실패했다는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여행 와서 뭐 그런걸 생각하나 싶기도 하지만 빈도와 정도는 어느정도 선에서 지키는게 언니에게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쉬이 놓지를 못한다. 아쉬움이 남는다.

 

밥 먹는 내내 양을 보러가자던 언니. 양이 어디에 있냐고 하니 수영장 옆에 있는걸 봤다고 한다. 매의 눈 같으니라고. 방에 들어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언니의 바람대로 수영장에 간다. 날씨가 좋다. 생각해보니 언니와 아내는 처음으로 바깥 공기를 마시는거다. 혹시 아이가 수영하기에 춥지 않을까 걱정하던 아내도 좋은 날씨에 흠뻑 빠진다. 양이 있다고 외치는 언니. 목소리가 커 쩌렁쩌렁 울린다. 나는 어디에 양이 있나 싶어 보니 양모양의 조각이 있다. 언니는 양이라며 좋다고 이쁘다며 쓰담고 안아준다. 그냥 양모양인데도 큰건 엄마고 작은건 아가란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쉽게 얘기하는 것도 쑥쑥 흡수해서 그대로 얘기하니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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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떨어질 줄 모르는 언니를 수영복을 입고 다시 오자고 꼬신다. 수영복을 입고 다시 나오니 아까는 양에 빠져있던 언니가 양은 보지도 않고 수영장에 들어가잔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기온이 높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물도 아직 데워지지는 않았을터. 만져보니 물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진다. 우선 퍼들점퍼를 입히고 몸에 물을 묻혀준다. 차갑다면서도 빨리 물 속에 들어가겠단다. 물만 보면 완전 흥분한다. 처음 입어본 퍼들점퍼가 어색했는지 물이 차가워서인지 혼자서는 수영을 안한다. 계속 안아달라는 언니가 물에 적응할 수 있게 좀 더 오버해서 놀아준다. 수영을 못하는 엄마도 열심히 놀아준다. 두 시간 정도 노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크라비행 비행출발시간까지는 3시간 가까이 남은 상황.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조금 더 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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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한 체크아웃시간은 2시. 천천히 방에 들어가 공항으로 갈 준비를 한다. 씻고 수영복을 대충 빨고 짐을 다시 싸니 1시. 생각보다는 늦었지만 아직 여유는 있다. 아침에 언니를 챙기느라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해서인지 아내와 나는 배가 고프다. 언니는 3시간 가까이 한 수영 때문인지 긴 하품을 한다. 유모차에 언니를 태우고 공항으로 향한다. 우선 필요 없는 짐(겨울 옷과 부탁받은 화장품들)을 공항에 맡기기로 한다. 돈무앙 공항에 도착. 사람이 엄청 많다. 서울 지옥철을 옮겨놓은 것 같다. 사람은 많고 언니는 졸려서 슬슬 짜증이 난다.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우선 아내가 언니를 데리고 출발층 위 층의 조용한 곳으로 가고 나는 물품보관대에 짐을 맡기러 간다. 물품보관대에 가서 가방에 안 넣은 상태로 보관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오케이를 외친다. 그런데 불안하다. 이 사람이 내 질문에 응하는 대답은 안하고 내가 끝에 ‘오케이?’라고 붙이는 질문에만 연신 오케이란다. 그 사람의 외국어능력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질문에 응하는 대답을 못 들으니 믿을 수는 없다. 또 나처럼 가방 없이 옷이나 짐만 맡기는 사람도 없으니 눈으로 확인할 길도 없는 실정. 결국 가방을 사러 간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 움직이기도 힘든 이 곳을 돌아다니며 가방 가게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행히 앞에 공항안내센터가 보인다. 물어보고 안내받은 상점으로 가니 가방이 있다. 그런데 가격이 후덜덜하다. 내 선택은 비닐가방. 크지도 않다. 그런데 이것도 350바트란다. 이건 한국에서도 2~3,000원이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절박한 상황에 공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어쩔 수 없이 그 가격에 산다. 캐리어를 열고 겨울 옷과 화장품들을 꺼내서 비닐가방에 쑤셔넣는다. 겨우 다 들어간다. 캐리어가 생각보다 많이 가벼워졌다. 다시 물품보관대로 가서 짐을 맡기고 영수증을 받는다. 돈은 후불.

 

짐을 맡기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 아내와 언니를 찾으러 가야겠다.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어 찾아가면 편하겠지만 지금 내 핸드폰은 태국유심, 아내는 로밍폰. 전화걸기가 귀찮아진다. 위층이 복잡한 구조도 아니니 그냥 찾아나선다. 이쪽 저쪽 다 가보지만 안보인다. 구조도 단순하고 숨을 곳도 없어 보이는데 찾지를 못한다. 앗. 눈에 익은 유모차가 보인다. 찾았다. 아내가 복잡한 식당에서 언니를 안고 먹을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힘들어보인다. 얼른 달려가 아내를 돕는다. 사람으로 복잡한 식당에서 우선 언니를 데리고 나온다. 그런데 언니 표정이 안좋다.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이랬다 저랬다 울고 짜증을 낸다. 유모차도 싫고 안기는 것도 싫고 다~ 싫단다. 계속 묻지만 대답 없는 너. 속칭 땡깡이라 부를 정도로 심한 떼를 쓴다. 그냥 넘어가면 안될 것 같다. 응석부린다고 다 받아주는 아빠가 아니란 걸 알려줘야겠다. 우선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으로 언니를 데려가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물어본다. 말을 안한다. 운다. 바닥에 뒹군다. 바닥에 뒹구는건 한국에서도 하지 않았던 짓인데 이게 뭔 일인가 싶다. 확실하게 해야겠다. 짜증내며 우는 언니한테 다시 설명하려 애쓴다. 아빠는 네가 지금 왜 이러는지 모르는데 말까지 안하면 아빠는 해줄 수 있는게 없고 속상하다고 열심히 설명한다. 다 부질 없다. 안되겠다. 생각을 바꾼다. 지금 하는 행동이 잘못된거라고 알려주고 아빠는 저기 보이는데 가있을 테니 기분이 풀리면 오라고 한다. 우는 애를 혼자 놔두고 가는게 걱정된다. 그것도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낯선 이국에서. 하지만 이게 언니와 나의 관계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떠난다. 아내가 나에게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고 나는 설명한다. 안보이던 엄마가 아빠와 함께 있는게 보였는지 울면서 슬금슬금 오려고 한다. 아내도 언니에게 다가간다. 극적인 모녀상봉이다. 엄마 품에 안긴 언니가 더 서글프게 운다. 내가 미안해진다. 나도 위로해주려 했지만 언니는 아빠가 싫단다. 아내가 언니를 달래고 식당으로 들어가 밥을 먹는다. 언니가 주스에 빠져있는 사이에 아내가 말한다. 아무래도 아침 수영으로 피곤해서 짜증이 난 것 같다고. 그 말을 들으니 내가 너무 심했나 싶다. 전에 아내가 강한 부모는 아이를 잡으려고 하지만 건강한 부모는 아이를 튼튼하게 만든다고 한 말이 기억이 난다. 그 말을 듣고 강한 부모가 아니라 건강한 부모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컨디션도 살피지 않고 강하기만 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아이가 울어도 ‘왜 애를 울리냐’거나 나를 원망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힘을 북돋워주는 아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얼레벌레 밥을 먹고 체크인을 한다. 짐 무게가 19kg이 나온다. 녹에어 무료수화물은 15kg. 하지만 한국에서 녹키즈클럽(http://www.nokfanclub.com/Nokkidsclub/en/#/apply/)에 가입을 해놔서 추가 5kg을 무료로 싣는다. 직원에게 멤버쉽카드의 pdf파일을 보여주니 무사통과. 어린 언니덕분에 돈을 아낀다(물론 짐이 많은 것도 언니 덕분이지만 ^^;;). 출발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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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무앙공항 출발터미널은 처음 들어와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넓고 편의시설도 정말 다양하다. 우리가 들어갈 게이트 근처에는 실내놀이터도 있다. 아침부터 식당은 자주 들리는데 제대로 먹은게 없으니 계속 배가 고프다. 터미널에서 만두와 주전부리를 또 사먹는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니 또 빵을 준다. 쏘세지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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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맛은 없어서 한 입 베어 물고 모두 남긴다. 피곤해하던 언니지만 짧은 비행탓인지 잠이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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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의 비행으로 도착한 크라비. 3년 전에는 야간버스타고 바로 아오낭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공항으로 오니 느낌이 색다르다. 도착터미널에서 나오니 타운으로 가는 버스표 판매소가 바로 눈에 보인다. 그리고 굵은 빗방울도. 3년 전에 크라비에 머물렀던 5일 중 4일이 비가 왔던 슬픈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엔 아닐거라는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사람들이 몰려있는 버스표 판매소로 간다. 택시와 밴, 셔틀 중 우리의 선택은 택시. 크라비타운까지는 350바트. 표를 끊고 안내대로 문 앞으로 가니 여러 명의 기사가 나를 부른다. 그 중 한 명이 내 표를 보더니 타란다. 그런데 밴이다. 밴은 600바트인데 왜 타라고 그러지? 혹시 나쁜 사람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순간 스친다. 아이가 있으니 쓸데없는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아무튼 확인하기 위해 표 판매대에 가서 얘기하니 타란다. 여기서 일하는 운전기사가 맞긴 한가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택시값 내고 밴을 우리가족 셋이서 전세내서 탔다. 기사는 우리를 숙소 앞까지 데려다주고 굉장히 바쁘다는 듯이 휙 떠났다. 순간이나마 의심한게 미안하다.

 

크라비의 첫 숙소. BanTo Guesthouse. 이름이 BaanTo인지 BanTo인지 헷갈리지만 아무튼 크라비에서의 첫 숙소. 약간은 후미진 곳에 있지만 여주인과 가족이 친절히 맞아준다. 가족이 운영하는 숙소인 것 같다. 갓 돌을 지난듯한 아이가 마당에서 놀고 있고 학교에 다녀온지 얼마 안됐는지 교복인듯한 옷을 입고 있는 남자 아이와 아이의 할머니인 듯한 분과 이모인 듯한 아주머니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사촌동생이 생긴 이후로 부쩍 아기에게 호감을 보이는 언니가 아내와 함께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호감을 보이는 사이에 나는 가족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남자 아이의 안내를 받아 2층으로 향한다. 남자 아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방을 들여다보니 방에는 예약할 때 요청한 간이침대가 이미 놓여있었다. 주인집 아이에게 호감을 보이던 언니도 아내와 함께 방으로 올라와 몸을 누인다. 어제부터 비행기(인천>방콕, 방콕>크라비)와 차(집>인천, 크라비공항>숙소)를 두 번씩 타고 이동했으니 몸이 쑤시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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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그쳤으니 타운 중심가로 나가보기로 한다. 짐을 놓고 아래층에 내려가니 언니는 또 집주인 아이에게 호감을 보이며 같이 놀자는 신호를 보낸다. 한국과 태국 엄마들은 같이 놀라고 붙여주려고 하지만 어색해서인지 아이들은 서로 쉬이 다가가지 못한다. 하늘이 어느덧 노랗게 물들고 있는 시간. 너무 늦게 나갔다가는 언니가 밖에서 잠이 들 수도 있어 둘의 만남을 다음으로 미루며 타운으로 향한다. 처음 숙소 도착했을때는 타운까지 좀 걸어야겠다 싶었는데 막상 걸으니 금방이다. 야시장으로 향하는 중에 사원이 보인다. 들어가볼까 생각중인데 업혀있던 언니가 뭐냐고 물어 기도하는 곳이라 했더니 내려달란다. 내려주니 혼자 사원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앞에서 공놀이하는 오빠들이 재미있어 보였나 싶다. 아니다. 공놀이하는 오빠들에게 잠깐의 호감을 보이더니 유유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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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단을 씩씩하게 올라간다. 그 모습이 귀여워 응원했더니 계단 위 사원까지 혼자서 간다. 사원 앞에서 숨을 씩씩거리더니 또 묻는다. 이게 뭐냐고. 특별히 알고 있는 게 없는 우리는 또 기도하는 곳이라 얘기하고 기도하는 흉내를 내본다. 언니도 아내와 나를 따라한다. 사원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검은 고양이가 보인다. 동물을 사랑하는 언니. 언니에게 고양이가 있다고하니 어디어디하며 찾는다. 고양이 앞에 데려다주니 만져보고 싶은지 자꾸 다가간다. 혹시 물까봐 먼저 슬쩍 손대보니 쳐다는 보는데 위협적이지는 않다. 언니도 살짝 쓰다듬어본다. 고양이가 언니쪽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더니 그냥 누워있는다. 싫지는 않은가보다. 언니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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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무 만지면 귀찮아 할 것 같아 언니를 데리고 야시장으로 향한다. 사원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었을까? 야시장이 보인다. 입구부터 화려한 불빛이 눈길을 끈다. 먹거리와 기념품 스탠드, 아이들의 전통 춤과 악기연주. 해가 막 진 무렵이라 그런지 야시장 불빛이 더 화려해보인다. 이 불빛에 끌려왔을까? 야시장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 인파에서 언니와 걸어서 이동하는건 어려워보여 업어준다니 잘 업힌다. 군데군데 맛있어 보이는 꼬치와 낯선 예술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구경하는 눈이 즐겁다. 근데 또 배가 고프다. 오늘은 하루종일 배가 고픈 날이다. 중앙 광장(?)에 푸드코트가 있으니 자리를 잡는다. 내가 먼저 둘러보며 언니와 함께 먹을걸 찾는다. 그런데 다들 매콤해보인다. 언니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게 몇 개 보이기는 하지만 확신이 없다. 나보다는 아내가 잘 알 것 같아 우선 자리로 돌아간다. 내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언니와 아내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아기새같다. ^^;; 귀여운 아기새들에게 슬픈 소식을 전하며 아내새를 출장보낸다. 그 새 언니는 덤블링(트램펄린)을 찾았다. 하고 싶단다. 인파 속에 어렵게 잡은 테이블을 뒤로 우리는 덤블링으로 향했다. 이미 여러 아이들이 놀고 있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돈을 드리고 좁은 입구 사이로 언니를 넣어줬다. 덤블링을 열심히 뛰는 아이들과 다르게 역시나 조심스럽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긴다.

 

9 Comments
쏨땀누아 2015.02.06 16:33  
잘읽었습니다.
다뤼 2015.02.06 19:50  
감사합니다~~^^
스위트 2015.02.06 19:34  
27개월언니  간이침대에서재우셨나요?
저도 올 여름 36개월아기와 태국 여행예정이데 침대문제를 어떻게할지..
베이비침대가 있는곳도있고 없는곳도 있을거같아서요
다뤼 2015.02.06 19:56  
처음에는 자기가 간이침대에서 자겠다고 했는데 불편하고 소리가 나는게 싫었는지 금방 침대로 오더라고요.
왠만큼 좋은 호텔도 간이침대는 아이가 자기에는 딱딱하고 불편한 것 같아서 비추에요.
가능한 트윈베드 두개 붙여 같이 자는걸 추천해요. 침대 사이가 벌어질까 걱정했는데 바퀴 달린 침대도 벌어지지는 않더라고요.
특급호텔도(하얏트, 쉐라톤 등) 만 세살되는 아기가 잘만큼 큰 침대는 따로 구비하지 않고 거의 유아용 침대만 있는걸로 알고 있어요.
고구마 2015.02.07 11:53  
오. 아기와 같이한 끄라비타운 이야기군요. 잘 보겠습니다.
반토는 약간은 후미진곳에 있는데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다뤼 2015.02.09 23:30  
처음엔 후미진 곳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괜찮더라고요~^^
주인도 얘기하는걸 좋아하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해줘서 좋았고요. ^^
메이메이메이 2015.03.18 21:49  
소중한 사람과 함께였기에 더 행복한 시간이셨겠어요. :) 후기로 행복이 마구마구 느껴지네요. ㅎㅎ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
바보아빠 2015.06.17 16:50  
잘 읽었습니다. 언니들과의 이쁜 시간 기억에 남네요.
저희도 8월초에 아들(10살)과 딸(7살) 데리고 가족여행 가는데 많이 기대가 됩니다.
제가 가려는 곳(Deevana Plaza Krabi-Aonang)과는 좀 분위기가 다른 것 같네요.
언능 보고 연구해야겠어요.
생강생강 2015.08.17 01:47  
저도 곧 떠나는데 참고할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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