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모르겠다 하고 무작정 떠난 부부여행(4편- 다시 방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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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모르겠다 하고 무작정 떠난 부부여행(4편- 다시 방콕으로)

와조다 3 4054

누군가 나에게 '여행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수 있을까..

이 여행 내내 그에 대한 생각을 곰곰히 해보았다.

현재까지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하는것' 이다.

꼭 뭔가를 해야할 필요도, 어딘가를 보러가야 할 필요도, 굳이 해야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쉬고싶으면 쉬고, 배고프면 밥먹고, 하루를 그냥 숙소에서 잠만자며 보내더라도 내가 좋다면 그게 곧 최고의 여행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도 이와같이 여행과 같다면 그 얼마나 행복한 삶의 여행이 될까.

하지만 내 삶의 터전 속에서의 삶이란 마음가짐 부터가 다르기 마련이다.

치열하고,늘 무언가에 쫓기고,누군가와 비교하기도,당하기도 하며 매일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날들의 연속이다.

도대체 나는 언제쯤이나 되야 강철같은 멘탈의 소유자가 되어 내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콘트롤 하게 될수 있을까.

살아있는 동안 가능하기나 할까...

 

후아힌을 출발한 픽업 버스는 어느덧 방콕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다.

'또다시 방콕에 왔구나..'

후덥지근하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방콕은, 아직 내게 익숙하거나 편안한 도시는 아니었다.

누군가 그랬다지, 방콕에 놀러온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고.

'처음 방콕에 왔거나,아니면 여러번 와봤거나.'

우리를 태운 버스는 스쿰윗에서 우리를 내려준다.

스쿰윗은 영어로 하면 sukhumvit 이지만 태국인들은 v 발음이 안되는 탓에 '스쿰윗'이라고 발음한다.

view를 태국인들은 '위유'라고 발음한다.

 

"컵쿤 막막(고맙습니다)"

나는 기사에게 인사를 건낸다.

그러자 기사가 나에게 뭔가를 건내준다.

뭔지 몰라 어리둥절한 나에게 'love~love~' 라고 설명해준다.

자세히 보니 영어로 kamagra 라고 표기되어 있다.

'아...비아그라 짝퉁이구나' 대충 뭔지 알아차린 나는 고맙다고 인사한다.

생긴게 꼭 겔포스랑 비슷하다. 알약이 아니라 겔타입도 있구나,신기하다.

무튼 스쿰윗의 스쿰윗플라자(한인상가지역)에 내린 우리는 한국음식을 먹기로 한다.

사실 그간 한국음식을 한번도 입에 대보지 못한 우리는 각자 먹고싶은게 다양했다.

후배는 삼겹살이 가장 먹고 싶다고 했고,아내는 떡볶이가 가장 먹고 싶다고 했고,나는 김치찌개가 가장 그리웠다.

서둘러 식당에 들어간 우리들은 각자 먹고싶은것을 시킨다.

티비에서는  ytn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아...이 얼마만에 보는 한국 티비인가...'

뉴스에서는 무더위가 금방 시작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아니 저 아나운서가 저렇게 예뻤었던가...' 마치 아이돌가수를 바라보는 팬심의 느낌으로 앵커와 아나운서에서

눈을 땔수가 없었다.

마침 음식이 나왔는데,배가 고팠던 우리는 음식을 더 시키기로 한다.

심지어 음식5개에 공기밥을 두개를 더 시켜 먹었을 정도니 한국음식에 대한 우리의 그리움이 어느정도 였는지 짐작할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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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쿰윗플라자의 한인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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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구의 후배는 먼저 앞서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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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매번 사진찍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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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꾼인 나도 열심히 식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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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한국식당은 반찬도 푸짐하게 준다.태국식당은 반찬은 없고 설사 시켜도 돈을 내야한다.심지어 물까지 유료다)

 

배터지도록 식사를 마친 우리는 후배와 헤어지기로 한다.

후배녀석은 방콕에 거래처 사장이 있어서 저녁식사까지 같이 하고 한국으로 함께 넘어간다고 했다.

"그래 잘 들어가고,와이파이 되면 간간히 까톡으로 연락전하마."

"너무 무리하지 마소.걍 한달만 빡시게 놀고 돌아오이소 고마."

 

후배와 헤어진 우리는 카오산과 가까운 쌈쎈으로 이동한다.

보통 스쿰윗에서 카오산이 있는 방람푸까지 택시비 130바트 남짓 한다고 들었는데, 협상력(?)이 부족했던 우리는

고스란히 200바트를 내고 오고 말았다.

호텔x닷컴에서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온 우리는 힘겹게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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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방콕에서 3일을 묵었던 roof view place,게스트하우스 급인데 간단한 조식이 나온다)

 

 

휴식을 취하고 해질무렵 우리는 싸남루앙(왕궁근처의 거대한 공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확실히 방콕은 4시부터 7시까지가 가장 나에게는 좋은 시간대인것 같다.

무더위가 살짝 물러나고 바람이 솔솔 부는게 더위에 약한 내게는 유일하게 숨통이 트이는 시간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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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남루앙의 에라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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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왕궁을 향해 조깅을 하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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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남루앙의 넓은 잔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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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물의 여신상 프라 매 토라니)

 

 

 

이튿날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고 새벽사원으로 알려진 왓아룬 을 보러가기로 한다.

태국의 관광지중에서 앞에 '왓'이 붙은 건축물은 사원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해인사, 범어사, 용궁사' 와 같이 '~~사' 라고 생각하면 된다.

열심히 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묵고있는 쌈쎈거리에 맛있는 팓타이(볶음국수)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기로 했다.

별 기대를 안하고 간 곳이었는데 무척 허름한 집이었는데,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지도를 들고 우리는 가까운 '팔람뺃' 이라는 선착장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따띠안' 선착장에 내려서 왓아룬으로 갈 요량이었다.

그런데 지도가 잘못된건지 우리가 잘못찾아간건지 도무지 팔람뺃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가르쳐준 곳으로 가면 선착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헤매기 50여분...방콕의 무더위가 나를 덥쳐오기 시작했다.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결국 툭툭이를 타고 안전빵으로 가까운 파아팃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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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매장간판이 안쪽에 붙어 있다.팓타이나나.태국어로 '여러가지 팓타이'라는 뜻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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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팓타이나나의 팓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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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아팃에서 탑승한 수상버스의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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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버스를 타고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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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팃 선착장에서 내린 우리는 바로 옆 매표소로 이동한다.

왓아룬으로 가려면 강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데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요금은 3바트)

왓아룬을 본 우리는 금방 그 규모에 압도되고 만다.

상당히 정교하고 아름다운 사원이었다.

하지만 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상당히 가파랐다.

아내는 무서워서 올라가지 않겠다고 버텼으나 나의 설득끝에 결국 올라가기로 한다.

"아~악~ 아아~~~밀지마 밀지마~!"

겁먹은 아내는 올라가는데만 한참이나 걸렸다.

하지만 탑에 올라가서 내려다본 강변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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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에서 사온 태국똥싼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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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가파른 탑계단.아내의 엉덩이가 너무 크게 나온 관계로 다른이의 사진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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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위에서 바라본 짜오프라야 강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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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배꼽시계는 한국에 있을때나, 태국에 있을때나 참 오차하나 없이 배고플때를 정확히 알려준다.

우리는 시내구경도 할겸 싸얌지역으로 가기로 했다.

그곳에 마분콩(mbk), 싸얌센터 등 쇼핑몰이 있어서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기에 딱 좋을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동네가 태국 젊은 패션리더들의 집합소라고 들었기에, 태국의 최신 패션트랜드도 구경할겸

겸사겸사 좋을것 같았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다.

그런데 방콕의 택시비는 참 고무줄 같다. 어떨때는 같은 거리라도 100받을 부르기도 하고 어떨때는 200받을 부르기도 한다.

역시나 협상력이 부족한 우리는 싯가(?) 보다 비싼 택시비를 내고 싸얌센터로 이동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깜짝 놀란다.

서울 시내의 여느 백화점 내부와 다를바없을, 어쩌면 조금 더 트랜디한 매장들과 트랜드세터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허기도 잠시 잊고 여기저기 매장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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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얌센터의 트랜디한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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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얌센터내의 의류매장,인테리어가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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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브랜드 소매상이 가득한 쇼핑몰 마분콩)

 

 

마분콩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 우리는 7층(정확히 기억나지 않음) 푸드코트로 향한다.

그런데 이곳 시스템이 상당히 특이했다.

한국에서 우리는 카운터에서 음식값을 지불하고 해당 식당의 식권을 받아서 기다리면 되지만

여기는 한곳에서 돈을 지불하고 그 금액이 충전된 카드를 받아서 각 식당에서 각각 결재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사실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한참을 앉아서 사람들이 하는걸 지켜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음식가격은 저렴한 편이었고 맛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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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부스에서 돈을 주면 카드에 그 금액을 충전해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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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카드를 받아서 먹고 싶은 식당에서 카드를 제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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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카드를 제시하고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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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킨 한국식 불판 덮밥)

 

 

식사를 마친 우리는 땡모빤(수박주스)를 하나씩 입에 물고 밖으로 나온다.

택시를 타려고 하다가 계속된 바가지(?)에 마음이 상한 나는 툭툭를 타고 가기로 한다.

마침 툭툭 기사가 우리에게 손짓을 한다.

"빠이 쌈쎈 쏘이혹 타올라이 캅(쌈쎈 쏘이6 까지 얼마에요?)"

"썽러이받(200바트요)"

툭툭은 좀더 저렴할줄 알았는데 택시비랑 똑같다.

"롯 너이 다이마이 캅"(좀 깎아줄수 있어요?)

"마이 다이...러이 하씹받(안되는데...백오십받요)"

마치 큰 인심을 쓰는듯 기사가 말한다.

역시나 협상에 약한 우리는 그가격에 합의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오늘도 방콕의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은 낮에 아난타 싸마콤 궁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밤에 꼬따오로 가는 롬프라야 버스를 타기로 되어있다.

숙소로 향하는 툭툭기사의 뒷모습이 듬직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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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쿨소 2014.12.15 16:15  
헉!! 티엔선착장까지 보트를 투어리스트보트를 다셨네요..
혹시 보트 깃발은 보시고 타셨는지요?

주황깃발보트는 17밧일텐데... 혹 그 돈주시고 주호아깃발보트 타셨을가 싶어서요..
간혹 그런일이 있더라고요.. 아는 사람한테는 제값주고 아니면 투어리스트 보트값 내라하고..
혹 바로오는 배가 투어리스트보트라 40밧짜리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아닐것 같네요..

택시는 일단 타시지 마시고 앞에 정차하면 문 열고 목적지를 말하고 타라하면 타시면 됩니다.
앞서 본 글을 보면 태국어를 어느정도 하시는것 같으신데 그 정도 태국어 실력이면 큰 무리 없이 잘 타고 다니실듯 한데...

싸얌에서 카우싼까지는 막히는 시간대도 130밧정도면 충분히 갑니다..
그리고 물론 흥정하시는 분들 많치만.. 메터 누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툭툭은 근거리.. 장거리는 매연나오고 덥고 택시가 갑입니다..
가격도 택시가 더 싸고요..
요즘 보니 툭툭 프라아팃에서 쌈쎈가는것도 40밧 달라하데요... ㅡ.ㅡ
무섭게 오릅니다..ㅋㅋ
날자보더™ 2015.02.23 00:56  
ㅎㅎ
저도 쿨소님처럼 '아, 투어리스트 보트를 타시다니...'했네요.
이상하게 여행지에 가면 숫자나 방향표시에 민감해지더군요.
나무하나 2015.03.15 18:07  
투어리스트 보트가 있군요. 새로운 정보 얻어갑니다.
태국어는 못하고 영어는 짧은데 잘 다녀올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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