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기다란 쉼표 열여섯, 다시 쿠알라룸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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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고 기다란 쉼표 열여섯, 다시 쿠알라룸푸르.

지지퍼그 4 1222


아침에 문을 열고 나오니 전편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지퍼양 주먹만한 바퀴벌레 사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우리 식구를 반가이 맞아준다. 재차 설명은 않겠다. 다만 그날 아침 우리는 그 주검들을 밟지 않기 위해 무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그만큼 쫘악~ 깔려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왜 사진 찍을 때 열쇠라도 옆에 두고 함께 찍지 않았는가 후회하고 있다. 열쇠 같은 걸 옆에 놓고 찍었으면 크기 비교가 확실히 될 터인데. 어찌나 큰지. ^^ 그러나 다시 그날 아침의 상황으로 되돌아가 보자면.... 너무나 황당하고 구역질나고 무서워서 (나는 벌레를 정말 무서워 한다.) 이렇게 사진을 찍은 것만 해도 대단했다고 평가된다...

^^

마지막까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은 타라. 나올 때 계산서에 보니 내 이름이 <수정>인데...(내 이름으로 체크인했다.) 자기들 맘대로 수 제니 (Soo Jenny)라고 써놓구...@@;;

암튼 타라, 안녕!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지만..그래도 여기서 즐거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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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바퀴. 많이 떨어져서 찍었는데도 디테일이 나왔다.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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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공항 가는 길에 또 만난 축제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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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해서 짐짝 타고 다니느라 신이나는 지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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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이 아닌 부켓 커피. ^^ 암튼 재미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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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좀 오래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에서 마음껏 매력을 발산하며 홍콩 단체 언냐들을 사로잡아 버린 지퍼양. 결국 슈렉오레오등 까까 선물을 잔뜩 받아들고 우리 비행기에 오른다. 에어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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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KL간 직행기차. 객실도 좋구 티비도 보여준다. 한번 타볼만 하다. 비싸도.

KL에 내리자마자 점심부터 먹자고 세식구가 난리...
기차역 한켠에 위치한 케니로저스 닭집. 말레이시아는 돼지고기도 안먹고 해서...주로 닭요리가 많다. 아무거나 되는대로 시키고 앉아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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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핀과 닭요리는 훌륭했다. 그러나... 저 스파게티는 읔! 누구 말마따나...파스 삶은 국물에 국수 담궈 먹는 듯한 아주아주 이상하고 역겨운 맛! 소스 제목이 생각 안난다. 제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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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쿠알라룸푸르에 왔음을 일깨워주는 모노레일.

기차역에서 부킷빈땅까지 택시를 탔다. 친절한 인도계 기사아저씨가 쿠알라룸푸르의 이곳저곳에 대해 무지 열심히 설명해주신다. 예의상 처음 듣는 얘기인 것 처럼 마구마구 호응해주며 들었다.
근데 아자씨, 우리 여기 열흘전에 와서 한번 훑고 갔었거덩?

로얄빈땅 호텔에 들었다. 아시아호텔즈에서 예약하고 갔다. 후불로.
엥? 비싸지 않은 곳이라 기대를 안했건만....그저 노바호텔의 악몽만 되풀이되지 않으면 된다고 빌었건만... 여기 너무너무 좋다. 외관하고 또 틀리다. 진짜 고급호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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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창문으로 내려다 보이는 지붕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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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넓고 침대 편안하고 (쿠션도 있었다.) 에또오...대리석 화장실에...가운, 인터넷, 슬리퍼, 각종 잡지와 신문, 체중계.... 전기 포트도 본중 가장 좋았다.

가격은 중간 정도였는데 시설은 우리가 가본 중 가장 고급호텔이었다.
횡재한 기분. 마구마구 편안해지는 기분, 그리고 동시에 홍콩에 가기 싫어지는 기분 등등..다양한 기분을 맛보았다.
(이틀 뒤 홍콩으로 가는데 이 시기 홍콩 호텔비가 두배이상 뛰었을 때라 허접한 한국인 모텔을 예약해둔 터였다.)
말라카도 꼭 가보고자 했는데 여행 후반 접어들면서 아이 컨디션과 여러가지 고려해서 포기했고...그래서 맘 같아서는 홍콩 취소하고 이 멋진 호텔에 묵으며 쿠알라룸푸르 근교를 좀더 여유있게 탐구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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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로얄빈땅에서 바로 맞은 편의 노바호텔을 비웃으며 찍어주었다. 여행 첫날 저 호텔 묵으면서 겪었던 황당함이여...ㅋㄷㅋㄷ...

호텔 체크인 후 짐 정리좀 하고나니 이미 오후시간. 어딜 가기도 뭣하고 해서...근처 쇼핑몰에 새로 생긴 과학놀이공원 (롯데쇼핑 안의 롯데월드처럼.) 가보자고 나섰는데... 아직 완전 개장이 아니라 별볼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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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놀이공원 코스모스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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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놀이공원을 포기하고 쇼핑몰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또 주책없이 배가 고파져서...(아까 파스국물 스파게티를 거의 남긴 관계로다가...) 델리프랑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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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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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먹을까. 맛난 델리프랑스의 크로와상 샌드위치...아유~ 침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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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를 스폰서로 둔 부킷빈땅 모노레일역. 역마다 각기 다른 스폰서가 붙는다.

부킷빈땅 헤메고 댕기는데 갑자기 비가 온다. 우기의 여행 중에 처음 만나는 낮(거의 저녁) 비다.
아무데나 비 피한다고 들어가서 또 아이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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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하상가나 전자상가 같은 쇼핑몰...말레이시아가 우리나라를 모델로 삼고 개발 중이라더니...여러모로 우리나라랑 비슷한 분위기 나는 곳이 많았다. 전체적인 도시의 느낌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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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이었다. 식당마다 붙어있는 라마단 세트 메뉴.

더욱 더 거세지는 비를 홀딱 다 맞고 (지퍼양은 유모차 비닐이 있어 하나도 안젖었지만) 물에 빠진 생쥐와 뿔은쥐(퍼그) 꼴이 되어 방으로 철수했다. 그사이 아기 침대가 와있었다. 지퍼양 또 흥분.... 아기 쿠션이랑...방수깔개랑...세심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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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안에서 안나오려고 하는 지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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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이런 호사를 누려본다냐. 비 쫄딱 맞고 들어와서 따신 물에 목욕하고 나오니 퍼그가 가운을 준비해준다.

실은 비 쫄딱 맞고 뛰어오다가 지나가는 차에 물벼락 맞고 내가 삐져있었다.
퍼그때문에 내리는 비가 아닌데도 퍼그에게 화가났다.
<남자가 길가로 가야지, 여자를 가장자리로 걷게 하면 어떡해. 덕분에 자동차 물벼락 나혼자 다 맞고, 남편이라는 사람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저~만치 벌써 혼자 뛰어가고.... 나는 치마가 물에 젖어 척척 감겨서 제대로 걷기도 힘든데..흑흑....>
요거이 이유였다.

많이 걸은데다가 비까지 맞아서 영..컨디션이 안좋다.
저녁먹을 시간이긴한데 나는 델리프랑스에서 먹은 것도 있고 (나만 먹었다.) 빗속으로 다시 나가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모성이 뭔지, 딸 저녁 밥 챙겨 먹여야겠기에 부랴부랴 나섰다.

비 때문에 가까운 곳으로 대충 들어갔다. 인기만점 스시 체인망, 스시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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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킹. 회전초밥집.

다 먹고 계산하는데 멤버쉽 카드 만들라고 난리다. "우리 여기 안살거든." 했더니 깜짝 놀란다. 여행자같이 안보이나. 현지인 다된 피부색 때문인가. 로컬인줄 알고 카드를 만들라 한 것 같다. 미안하다며 몰랐다며 수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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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맥주 사러 편의점 갔다. 오잉? 한국말 라면들. 근데 <상해라면> 저거이 히트네.... 혹, 안성탕면의 수출용?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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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참. 정말 심각하다. 우리 식구 먹기 위해 사는 것이 틀림없다. 이런 나자신이 싫다....T.T

계속됩니다....
4 Comments
겨울남 2004.12.11 13:27  
  요번에는 좀 시간이 걸린듯 합니다.
기다리다 목이 빠지는줄 알았어요....ㅋㅋㅋ
gg 2004.12.11 13:32  
  ^^ 제가 요즘 다른 일에 푸욱 빠져서 한번씩 날밤을 새곤 한답니다..그래서 자꾸 여행기가 늦어지네용.
동미 2004.12.11 22:15  
  오오~
다시 말레이로..ㅎㅎ
저도 기다리느라 눈빠지는줄 알았어요..ㅋㅋ
리노 2004.12.11 23:14  
  상해탕면 웃긴당....재밌게 잘보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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