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산-방콕-농카이(2014년10월10일 - 10월13일)
가슴에서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오면 그 때 부터 매일같이 항공사, 여행사의 웹사이트를 예의주시한다.
10월10일자 부산발 방콕행 117,700원 짜리 제주에어 편도 티켓을 낚아챈다. 이틀 남았다.
동선을 짜고 정보를 모은다. 치밀하거나 정확할 필요는 없다. 난 시간이 많다.
10월10일
항공사에서 편도티켓은 목적국에서 입국거절 될 수 있으니 항공사 면죄부용 서약서를 쓰란다.
5월의 무겁고 습한 밤과는 달리10월의 방콕 밤은 선선하고 건조하다.
공항근처의 호텔에서 한국산 컵라면에 태국산 맥주를 곁들여 배를 채우고 잠자리에 든다.
2번째라고 프론트직원도, 침대도, 셔틀버스도 친숙하다.
10월11일
호텔 근처 시장의 노점 할머니에게서 찹쌀밥과 명태포를 사서 컵라면과 함께 아침식사를 마친다.
호텔 셔틀버스,공항철도,MRT를 번갈아 타고 훨람퐁역에 도착한다.
일찍 서둘렀건만 저녁출발 농카이행 기차의 침대표가 없다. 난감하지만 Soft seat표(498밧)를 구매한다.
역사내 짐보관소에 베낭을 맡기고(45리터 베낭,7시간 보관에 50밧) 쌈얀시장-국립경기장-마분콩-시암-짐톰슨의 집을 도보로 갔다가 되돌아온다. 사설환전소에서 넉넉히 환전도 해둔다. 그리 덥진 않다.
시간이 남는다. 역앞 커피숍과 식당을 들러 시간을 떼우고 와이파이를 통해 농카이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내가 살던 세상과 소통을 한다.
혹시나 싶어 기차표 매표 창구에 침대표를 알아본다. 다행히 upper bed표가 있다. 240밧을 주고 환표한다. 난 여전히 포시랍다.
10월12일
길고 깊은 잠을 잤다.
08시 경에 농카이의 아담한 역에 도착한다. 역에서 라오스국경까지는 성태우 1번을 타면 10분 정도 걸린다.
하루정도 농카이에 머물자 싶어 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Sawasdee G/H에 여장을 푼다.
이 너른 집에 객이라고는 서양할머니와 둘 뿐이다. 친절하고 상냥한 여주인장은 450밧 방을 400밧에 기꺼이 내어주고,
안내문 한글 번역을 해줬다는 간단한 노고를 이유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큰 보상을 해준다.
밤늦도록 자전거를 타고 작은 국경도시의 강변, 공원, 국경, 시장을 다녀본다. 슬픈 아기 코끼리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