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기다란 쉼표 열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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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고 기다란 쉼표 열둘, 평범한 하루.

지지퍼그 9 1534


오늘은 그냥 평범한 하루. 걍 아침에 일어나서 호화로운(?) 홀리데이인의 아침식사에 만족하고 식당 바로옆 키즈룸에서 아이 놀리다가 바로 수영복 갈아입고 나와서 수영장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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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대식가들답게 언제나 푸짐한 우리 세식구 아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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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무도 나를 한국인으로 생각해주지 않았다. 오해대상 1순위는 언제나처럼 <중국인> 2순위 <태국인> 3순위<태국+호주 혼혈>

3순위가 너무 우끼다. 태국사람 중에 호주가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필 호주??? 내가 호주산 가방이나 뭐 그런거 들고다닌 거 있었나???
3순위는 주로 현지 태국인들로부터 받은 오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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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지난번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아이는 가르치지 않아도 어느순간 혼자서 수영을 익히려고 애쓰고 있다. 어린이 풀에 풀어놓으니 다른 아이들 하는 거 보고 자기도 수영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홀리데이인 어린이풀에는 유난히 유럽서 온 아이들이 많았다.)

물속에서 균형잡고 서보기, 가만히 얼굴을 물속에 집어넣고 숨 참아보기, 수영장 벽잡고 발차기 해보기....등등....혼자 내버려두고 나와서 지켜보니 저렇게 수영독학에 열심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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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결과. 튜브끼고 온 수영장을 혼자서 다 헤엄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튜브끼고서...지만 발차기를 하고 방향을 틀어가며 가고싶은 곳에 다 간다. 지퍼양이 제일 자주 들른 곳은 성인풀 안에 있는 수중바. 자기 놀이터인줄 안다.

이날 수영을 좀 오래 한 결과...나도 새로이 익힌 기술이 하나 있다. 브이~!
리조트에서 물안경 끼고 수영하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는게 보통인데 (가끔 중국사람도!)
나는 서울서 수영강습을 오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케 머리 내놓고 유유히 헤엄치는지..서양애들이 이해가 안되던 터였다.
그런데 이날 여러번 연습 끝에 나도 머리 내놓고 평영하기 기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헤헤.
별거 아니지만 이제 귀찮고 스탈 구기는 물안경 안쓰고 서양애들처럼 아무 준비없이 풍덩 뛰어들어 머리 내놓고 수영하면서 얘기도 하고 풍경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히히.
아점마 되고보니 별거 아닌 발전에도 무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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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자세가 X팔리긴 하지만... 머리 내놓고 수영하는 내가 너무 기특해서 한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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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물놀이에 아이는 낮잠 떨어지고.... 나는 편안한 휴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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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일식집 ZEN.

기다려도 아이는 깨지 않고 배는 고파죽갔고...할수없이 결정하기를 애 자는동안 우리끼리 후딱 밥먹자고....ㅋㅋ 아무데나 가까운데 간다고 간것이 젠이다.
간만에 입맛에 맞는 일식, 돈생각 않고 미친듯이 먹어댔는데....헉, 여기 비싼데였다.
천원짜리 음식도 맛없으면 아깝고 십만원짜리 음식도 맛있으면 아깝지 않다. (진짜? 과연그럴까...-_-;;) 즉, 값에 어울리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젠은? 카드 긁을 때 손이 떨렸지만 솔직히 만족스럽고 기분좋아 배 떵떵거리며 나왔다. 젠에서 배터지게 먹고 나온 값은 총 3만원. 비싸지도 않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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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우롱차는 꽁짜.

원없이 먹고 일어서려는데 잠이 딱, 깨어버린 딸. 나가서 싼 거 먹일까, 여기서 한접시 더 시켜 먹일까, 잠시 고민하다가 나중에 계모 소리 들을까봐 장어롤 한접시를 시켜주었다. 아이 먹을 거라고 하니 작게 작게 썰어주었다. 몇개라도 남기겠지 했는데 한접시 뚝딱 다 먹어버린 지퍼양. 대식가 세식구. 그래도 제 새끼 입으로 오물오물 음식 들어가는 거 보는 애미 맘은 어찌나 행복하고 감미롭기까지 하는지....(제대로 못먹고 사는 아이들도 지구 위에 많은데...죄송합니다아...)

세식구 배 두드리며 나와서... 유혹이 가득한 빠똥 거리 시장에서 샤핑 좀 하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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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티셔츠 9,000원. 퍼그 슬리퍼 6,000원. 간식거리들 기억안남. 부채 개당 3,000원.

친정엄마 선물주고 나도 하나 가지려고 3,000원 짜리 부채를 두개나 샀는데 이런...여행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지퍼양 손에서 아작이 나고말았다.

식사하고 돌아와서 미리 약속해 둔대로 썬라이즈 사장님을 기다렸다. 사장님께 내일 팡아만 투어 바우쳐를 샀다. 정말 친절한 썬라이즈...라고 내 기억 속에 꼬아꼬아 박아두고...
전화로 카오락 와나부리 리조트 취소하고 캔슬차지 3,500밧 확인하고...
밖으로 기어나와 여기저기 헤맨 끝에 빠똥 타라 리조트 디럭스룸 2박 길거리 여행사에서 총 3,400밧에 샀다. 와나부리 랑데뷰 1박보다 더 싼 타라빠똥 디럭스 2박.
1밧짜리 인터넷 방에서 인터넷도 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도 하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코코아 넛.
역시 썬라이즈에서 추천 받은 곳인데 중국인들이 하는 곳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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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밧(30원)짜리 인터넷. 빠똥에는 이런 곳이 몇군데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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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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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과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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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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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넛 주변으로 노천 해산물 식당가. 싸고 분위기 좋고 사람들도 많고... 맛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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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코코아넛.

모닝글로리(야채) 볶은 거랑 왕새우구이, 뿌팟퐁커리 (게 카레 볶음), 음료수, 맥주, 물, 밥 등등 다 합쳐서 2만 7천원 나왔다.

특히 뿌팟퐁커리는 까따마마와는 또다른 싱싱함과 깊은 맛이 있었다. 강추.

푸켓 빠똥, 신난다.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 모두모두 풍부한 곳. 바가지를 쓰고도 저렴한... 여행자들의 천국.

구경하다 지쳐 들어와 내일 팡아만 투어를 기약하며 코오~

계속됩니다....


9 Comments
겨울남 2004.11.28 13:47  
  오! 요번리플은 제가 일등이네요...
언제봐도 멋지고 재미난 여행기입니다.
여행기 땜시 태사랑에 하루에도 몇번씩 접속하곤 하는데
오늘 새로운 여행기가 올라와 있으니까 넘 좋네요....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려요......
지퍼팬!! 2004.11.28 15:00  
  여행기 보러 부랴부랴 들어왔는데... 떡하니 여행기가 있어 어찌나 행복한지... 제게 이런 작은 행복을 던져주시는 지퍼어무니께~~~~~~ 만쉐이!!
스컬리 2004.11.28 15:53  
  저도 주말이라서 혹시나 하고 들어 왔는데~^^ 아이 신나라~~~나머지 여행기도~~~어여어여요~~
아부지 2004.11.28 20:22  
  잘봤습니다. 제가 빠통을 무척좋아하는데..ㅎㅎㅎ
동미 2004.11.28 20:26  
  히히.
오늘도 기분좋게 신나하면서 읽었어요 ^^
좋은 여행이셨네요..ㅎㅎ

근데. 지퍼양.
지지님 닮아서 그렇게도 이쁜가봐용 ^^
gg 2004.11.28 21:36  
  어여어여 분발하고는 있는데...^^  저도 얼렁 얼렁 다쓰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고파요. 마치 탈고한 작가처럼. 히히.
lombok 2004.11.29 15:23  
  팡아만을 보고 싶어 이번 겨울 떠나볼까 계획하고 있는데 지지님의 사진과 글을 통해 더 자세하게 볼수있겠네요. 늘 그렇듯이 기대가 됩니다. 
Miles 2004.11.30 02:51  
  싼거 먹이면 계모???? ^^

우리딸은 어릴때 알러지가 있어 조금만 이상한거 먹으면 토해서 음식보면 아이먼저 먹인 저는 콩쥐 엄마라우.

한국서 마루타 한편만 읽고 나서 부터는 제가 수(?)를  쓰려고 하면 딸래미는 "마루타  엄마부터 드세요~".
gromit 2005.04.20 02:58  
  한참 전 싱가포르 카페에서 님 여행기 잼나게 읽었었는데 이곳에는 여행기가 더 많이 있네여, 출근해야 하는데 많은 여행기들 읽다가 밤새겠습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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