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2014년 7월 여행기--믿고 먹는 몬놈쏫 제품 등등
여행 횟수와 상관없이 제 여행기에 꼭꼭 등장하는 말은
[구시가지는 유서 깊은 식당들이 많아서 정말 좋습니다]
입니다.
그 이유 한 가지만으로도, 방콕 여행에서 시청 주변을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네요.
제 개인적인 느낌이기는 한데
이곳에는 제가 치앙마이 해자 안쪽에서 느끼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둘 다 오랫동안 형성된 시가지라서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정의하면 [이게 바로 태국 고유의 느낌이야]라는..... 제게는 그렇습니다.
이 구시가지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점포는 단연 몬놈솟입니다.
이 분점이 신시가지 한복판의 MBK에도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의외로 이곳에서 파는 빵이나 버터, 토스트 등등을 거의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우유, 푸딩,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등, [놈솟] 관련 제품들은 정말 사랑합니다.
놈솟 관련으로 안 먹어 본 것은 하나도 없을 거여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그 동안에 산 적이 없었던 몬놈솟 제품들을 다 구매해 봤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곳의 우유, 푸딩 등등이 얼마나 맛있는가는 이전의 여행기에서 너무 자주 이야기했기에 생략하고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첫번째 대박은 바로 이 우유입니다.
태국 이름은 모르고, 영어로는 이 제품이
[Butterfly pea milk]입니다.
일단, 우유가 보라색입니다.
식욕을 떨어뜨리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색은 보라색이라고 알려져 있어서였는지
저는 지난 8년 동안 한 번도 이 우유를 사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이 우유의 맛을 보고 일종의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다음에 방콕이나 치앙마이를 방문하면 일단 이 우유부터 살 것 같네요.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우유에 타로 가루를 섞으면 이 맛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 우유를 드셔 보신 분들, 그렇지 않나요?
몬놈쏫의 두 번째 대박 상품입니다.
몬놈쏫제 레몬 티입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아무리 찾아도 그 레몬티 병의 사진은 제가 찍지를 않았는지 보이지가 않네요.
오히려 잘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로만 쓰면 오히려 읽는 분들이 마음껏 상상을 펼치실 수도 있을 터이니까요.
제가 바로 이전 편에서 [이 레몬티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던 바로 그 레몬티 이야기입니다.
몬놈솟의 레몬티 색은, 위의 우유 사진 색깔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 정말 그 정도로 시커멓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었던 레몬 티는 거의 예외 없이 투명한 노랑색, 그야말로 [레몬]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몬놈솟의 레몬티는 무슨 탕약 달인 것처럼 진한 갈색입니다.
이게 정녕 레몬티가 맞느냐고 확인해 보았더니, 점원들은 웃으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 레몬티의 진가는, 일단 사 가지고 와서 몬놈솟의 우유와 섞어 보았을 때에 알았습니다.
이 티를 우유에 살짝 섞으니, 어떤 느낌이었느냐 하면
[이야, 이렇게 맛있는 밀크 티는 참 오랜만이다!]라는 [이거다!]의 느낌이 모처럼 들더군요.
이것은 가격도 좀 비쌉니다.
같은 용량의 우유들이 35-45바트임에 비해, 이거 하나만 55바트입니다.
레몬 밀크 티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두 번 추천합니다.
그야말로 [믿고 먹는 몬놈솟] 제품다웠습니다.
제가 예전에 [크르아 압손은 마치 초 칫처럼,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받고 있다]
라는 이야기를 여행기에 쓴 적이 있었나요?
사실은 저 자신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지 안 했었는지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1년이 넘도록 제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생각이었기에
말로 표현했든 안 했든 정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번에 제가 크르아 압손에 실망했던 이유는, 제가 이곳의 중점 품목이 아닌 너무 엉뚱한 주문을 해서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집에서 다루는 메뉴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손님의 요구에 맞춰 주려던
이 집의 노력을 오히려 칭찬해 줘야 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에는 배가 고픈데 제일 가까운 집이 이 집이라는 간단한 이유 때문에 할 수 없이 다시 들렀습니다.
주문했던 것도 기본적인 새우살 볶음밥이었습니다.
이런 메뉴가 진짜 주방의 실력을 볼 수 있는 메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훌륭했습니다.
더불어, 그 동안의 무지로 인해 제 마음대로 저평가를 해 버려서 미안합니다, 크르아 압손.
위의 두 가게는 제가 이렇게 정성들여 후기를 적지 않더라도 이미 성업하고 있는 가게들인데
너무 정성들여서 이런저런 말들을 적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주목받고 칭찬할 가치가 있는 것에는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는 평소의 방침대로
그냥 저의 칭찬 한 번을 이들 가게에 덧붙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