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의 짧은 이야기 1 -20시간의 하노이.
(이 글은 그제 오전..숙소 수영장 벤치에 엎드려..주르륵~ 메모해 온 것이랍니다. ^^)
지난 9월 이후 더 이상 태사랑에 여행 후기를 올리지 않았다.
이유인 즉, 더 이상 방타이는 새로운 경험을 위한 공간이 아닌, 힘 들 때..쉴 수 있는 쉼표 같은 곳이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와서 나는 60%는 호텔에서 30%는 식당과 쌈센 등지의 거리에서, 오직 단 한번 시내에 나갔다 왔을 뿐이다.
한국에서 지난 몇 달 나의 신경줄은 다할 대로 팽팽해져 신랑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었으며, 무엇보다 상식의 혼돈을 겪으며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극에 달았던 일주일간 몸무게는 4kg이 빠졌고, 입에서는 역한 냄새가 났다,. 하지만, 이 땅에 발이 닿는 순간..놀랍게도 내 머리는 맑아졌고, 놓고 간 모든 고민은 떠오르지 않았다.
어젯밤 신랑과 쭉쭉 들이킨 쌤솜버킷 세 양동이로 콧구멍만한 헬스장 한 쪽에서 찾아낸 체중계는 내 몸무게가 그새 돌아왔음을 알려줬고, 마치 다이어트에 기대라도 했던 것마냥 묘한 아쉬움마저 생겨났다.ㅎㅎㅎ
1. 20시간의 베트남 하노이 관광..
처음으로 경유 항공을 이용했다. 내가 티켓팅을 한 시기에는 같은 가격대의 직항의 저가 항공 표도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지난 동반 여행 이후 몸이 안좋은 신랑에게 다시금 좁디 좁은 공간에서 무리를 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낯선 곳을 두려워 하는 난 20시간의 체류 시간을 위해 베트남-하노이를 공부하는데 에너지를 투자했다. 하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인천 공항에서부터 '멘붕'을 당했다. 거주지가 인천인 난 정확히 2시간 전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시간을 쪼개고, 계획을 세우는게 익숙한 평벙한 한국인답게 면세점에서 쇼핑할 목록과 로밍폰 대여, 아침 식사를 계획한 쪽지를 들고, 베트남 항공을 찾았다. 왠걸~~ 줄이 엄청나게 길다..전산 문제라나? 줄을 서서 한시간 가량 티켓팅을 위해 대기하며 신랑에게 롯데리아 햄버거를 먹게 하고, 로밍폰을 임대하였다. 면세점에서는 각기 담배 한 보루를 챙겼을 뿐..보딩타임을 지키기 위해 벨트 트레인을 타러 뛰다 싶이 걸었다. 숨이 찼고, 이유모를 화가 났다. 난 더 일찍 출발할 수 있을 수 있었는데, 뭘 안다고 늑장을 부렸던 것인가... ... . 또한, 네이버 지식인 님께선 스탑오버가 아니면, 짐을 방콕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애초에 작은 가방 하나씩 달랑 매고 다녀오려던 것을..과도를 챙겨갈 욕심에 화물용 캐리어를 챙겨 갔더랬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 왈..공항 대기가 이닌 이상에야 수화물을 찾았다가 내일 아침, 베트남에서 출국 시..다시 붙이란다..젠장~! 뭔가 엄청 꼬이는 기분..(지금 컴퓨터에 옮겨 적으며..혼자 웃고 있습니다..대단한 일도 아닌데..저 마음이 정말 많이 꼬여 있었군요~!ㅎㅎ)
베트남의 정보 중 오토바이로 인한 매연과 택시 바가지, 환전 등의 관련글이 워낙 많았던 터라..공항에서 달랑 50달러를 환전하고, 비교적 안전하다는 하노이 혹은 마이린 택시를 찾았다. 환전 시 50달러 이상과 이하에 따라 환율이 약간 달랐다. 항박까지 35,000동. 한 가지 안 사실은 하노이 시민들 역시 본인들의 화폐에 '0'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0 세 개는 제하고 말한다. 40,000동이면 "포티" 이렇게..^^; ㅇ ㅏ..그리고, 택시 기사님을 클락션을 넘넘 많이 울린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3-40분 정도 걸린 듯 한데..진짜로 200번 가량 눌렀다.. 우리는 기사에게 단 한 푼의 팁도 주지 않기로 했다. 우린 더 이상 안바쁘다고~!!
하노이 레가시-항박 호텔은 모텔 크기였으나, 깨끗하고 친절했으며, 밖이 시끄럽고, 공기가 안좋아 창문이 없어 더욱 좋았다. 짐을 정리하고, 숙소 바로 앞의 금은방에서 50달러를 더 환전했다. 공항에 비해 천 칠팔백원 이익이었다. 그리고, 슬슬 걸어 호안끼엠 호수에 갔다. 근처를 산책하며 왜 호수가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 흥정도 미터도 자신 없어, 만동을 내밀며 택시 기사에게 " 꽌 안 응온. 오케이?"를 외쳤고, 우리는 금새 갖고 간 사진과 같은 식당앞에 내려졌다.
사실, 비행기가 비 탓에 한 시간 반 지연되어 출발하였고, 비행기의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았으며 나의 식욕은 어느 때보다 왕성해져서 위장이 아플 정도였다. 굶주리고, 낯선 이방인의 특권?으로 준비해 간 음식 사진을 주욱 늘어 놓고, 점점 동공이 커지는 어린 종업원의 시선을 멋적은 웃음으로 무시한 채..pointing은 끝날 줄 몰랐고, 우리 둘은 2만 5천원 상당의 음식을 30분만에 헤치운 후 유유히 자리를 일어났다. 신랑에게는 분짜가..내게는 마른 라이스 페이퍼로 쌈을 싸 먹는 음식이 제일 잘 맞았다. 먹는 방법을 너무도 친절하게도..바디 랭귀쥐로..설명해 준..직원에게 나름 만족으서운 팁을 선물하고, 우리는 나름 훌륭한 방향 감각을 지닌 탓에 걸어서..호안끼엠 호수를 지나 숙소로 돌아오는데..작은 슈퍼마켓에서 G7커피를 사고, 내일 아침 이른 출발을 위해 바게뜨도 2개 샀다. 그리고, 들어오려는데..숙소 인근의 목욕탕 의자에 앉아 다슬기 비슷한 삶은 소라류를 열심히 먹는 임신부가 눈에 들어 왔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와 번잡한 길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탓에 쭈그리고 앉아 한 그릇을 뚝딱..비우고는 국물까지 들이켰다. 난 참 맛있었는데, 신랑은 비리단다..ㅎㅎ 일단 숙소에 들어왔으나, 나의 밤은 아쉬었고, 신랑은 허리가 아팠다. 신랑을 뉘여 놓고, 혼자서 밤거리를 나섰다. 오면서 보아둔 마사지샾에 갔다. 발마사지 한 시간..참 시원했다. 결국 등 마사지도 한 시간 추가하였다. 그리고, 만족스러운만큼 팁을 내었다.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결심한 바는..팁을 의무적으로 주진 않겠다는 것이었다.
일전에는..택시를 타도 거스름돈 정도는..식당에 가도 잔돈 정도는..늘 팁으로 남기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지만, 어느 순간 의무처럼 느껴지니..좀 억울한 느낌? 내 자신이 미련한 느낌이 들어..팁은 내가 그들의 친절과 봉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마음에 우러나올 때..주고 나서 기쁜 마음이 드는 금액을 주기로 했다.
숙소의 잠자리는 편하였고, 우린 아침 6시 불꺼진 프런트에서 여러번.."익스큐즈 미!"를 외쳐 쇼파에 곤히 잠든 직원을 깨워 여권을 돌려 받고 체크 아웃을 하고, 어제보다 10분의 1쯤만 클랙션을 사용하는 친절한 기사의 택시를 타고 25000동의 택시비에 5000동의 팁을 지불하고, 공항으로 갔다..
고속버스 대합실보다 조금 큰 노이바이 공항의 물가는 한국과 다르지 않았으나, 제품의 종류와 품질은 딱 7-80년대의 우리의 것과 비슷하였다. 보딩시간을 기다리며..둘러 본 난 자국 수도에 위치한 국제 공항임에도 비싼 가격으로 면세점과 일반 상점을 섞어 놓고, 달러만을 받는 그들의 현실과 택시를 타고 오며..마치 새마을 운동을 연상시킬 만큼 도로가까지 쓸거나 국민 체조 같은 단체 체조를 하는 여러 사람들을 목격하며, 공동체 의식 혹은 그들이 지녔던 사상의 잔상을 목도한 터라.. 조금은 혼란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이 되었다..
베트남의 하노이..아직까지는 그저 나의 현실적인 문제들에게 물리적으로 멀리 있음에 안도하는 수준이었다.. 그러하기에..난 이 곳을 영영 다시 안갈지도 모르겠다... ... .
아니다..언젠가..하롱베이를 방문하고 싶거나.. 정말 잘 하던 마사지샵이 그대로 있다면..다시 갈 지도... ... .
세상에.."단언컨데.."를 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