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아리잠의 방콕꼬따오 - 첫째날.한밤의 카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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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아리잠의 방콕꼬따오 - 첫째날.한밤의 카오산

아리잠 3 1721

택시를 보내고 내려선 거리는 한밤중의 썰렁한 분위기 그자체였다...
약간의 두려움이 밀려왔다.

여기서부터 어그러지면 신군볼 면목이 없는데...
누군가를 꼬셔갈때 따르는 책임감은 어쩐지
가이드의 기분을 일말이나마 알게해주는것 같다.ㅡ.ㅡ

골목입구 딱한곳이 붐비고 불빛이 켜져있으며, 사람들이 많았다.
버거킹이 보인다. 지도를 펼치고 위치파악을 개시했다.
열라 -_- 찾기쉽다.

찾아볼 숙소와 경로를 설정한다음 드디어 카오산으로 들어섰다.

골목으로 우회전하여 단 한발국.
그 한발자국으로....

무질서와 양아치와 자유와 방종이 들썩대는 곳으로 세상이 바뀐다.
오오 이 일탈과 망가짐의 분위기...*.* (아이 저앙~)

가판에 물건파는놈 길바닥에서 연주하는놈 떼지어 다니며 떠드는놈
길가의 레스토랑에서 술마시는놈 물건을 사며 흥정하는놈
길바닥에 주저앉아 뭔가 먹는놈 노점상들 사람들 사람들...

그런데 왜일까...충격이나 감동이 없다...
지극히 덤덤하게 다가오는 길거리의 풍경과 사람들...
등위의 옷으로 꽉찬 짐때문인가? 오랜비행기탑승으로 인한 피곤?

하여간 그 인파들 속으로 섞여가면서
이질감도 친숙함도 아닌 낯선 감정에 스스로 당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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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방문한 돈나 게스트하우스

지나치기 쉬운곳에 있었지만 멀더 신군이 지나치는동안
아리잠이 마침 찾아냈다. 좁고 어두운 골목골목사이의 게스트하우스는
인도에서 겪었던 탓인지 지도에 적응이 쉬웠다 -_-;;;;

살풍경한 다른 숙소에 비해 아담하고 좋아보였으나 문이 닫혀있다.
12시이후에는 대문을 닫으니 쪽문을 이용하라고 팻말이 걸려있다.
잉...안에 사람이 보이는데, 이쪽을 좀 봐달라구.
짐을매고 숙소를 찾아 오래헤매고 싶지 않탄 말야~

안본다...ㅠㅡㅠ 쪽문도 찾을수 없다. 있긴 있는건가?
아시는분 좀 알려달라!!!! 담에 꼭 가보게.

두번째 시도한 럭키맨션

럭키맨션 카운터에서 30분이 넘게 실랑이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열받는다.
야간교대조인 이넘 방을 보여줬다가 예약된 방이라 안된다고 했다가
그러기를 4-5번에 가격을 이랬다저랬다...울화통이 터졌으나 딴데가기
귀찮아서 대충 내일 짐맡기는거 가능한지만 물어보고 올라갔다.

밤마실하고 돌아와보니
방에서 다소 냄새가 났으니 신군방은 괜찬타고 한다. 다행이다 -_-
담배를 한대물고 살풍경한 바깥복도에서 잠시 감상을 마무리하고 들어갔다.

씻으려고 보니 수건이 없다.!
물도 안주던데...비누가 없는건 당근이다...!!!!
휴지도 없어!!!!!! 우워어어어어
(비누와 휴지는 참을수 있다.
수건정도는 있어줘야되는거 아닌가?)

꾹꾹꾹꾹 눌러참고 내려가서 웃는얼굴로 물었다.
- 알바군아 수건하고 휴지안주나?
- 수건쓸려면 50밧 내라
- 뭐 돈내고 쓴다고? 진짜가?
- 진짜다 ㅡ.ㅡ

쓰읍...기분좀 많이 안좋타...숙소왔다갔다하는거 싫어하는데...
내일 무조건 옮겨야겠다.

이동네 원래 이렇나? 내가 모를수도 있는거니
아시는분 알려주시기 바란다.-_-;;;
어쨌든 럭키맨션은 여러가지면에서 아리잠 리스트에선 아웃.이다.





근데 숙소를 머하러 귀찮케 카오산로드바깥쪽에 잡냐구?

내 카오산 들어가서 바로 결심했다.
이길에 위치한 어떠한 게스트하우스도 안가리라.
2-3시넘어 떠들고 북적대고 뚝뚝이들소리에 음악소리들...
주침야활하면서 작심하고 놀 놈이면 몰라도 난 쉬러왔으므로
적어도 잠은 조용한 곳에서 자고 싶었다. 그래서 양끝으로 돌아 럭키맨션을
물색한거였는데...ㅡㅡ;;;;

장고의 악수란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께다. -_-
밤새 단 한.숨.도 못잤다.

글씨 방을 몇번이나 바꿔주는 바람에
나중에 지쳐서 그냥 확인도 안하고 키받아서 올라갔는데
그 방이 길변을 향하고 있었던것이다.

밤새도록 엄청난 뚝뚝이소리(진짜로 크당) 차들소리
4시에 잤는데 5시부터 들리는 건축공사하는소리...
비행기에서도 한숨도 못잤는데...살짝 돌아버리고 싶었다 -_-;;;;
뜬눈으로 9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미칠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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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실

가방을 던져넣고 거리로 나선 우리들은 카오산을 끼고
크게 한바퀴를 돌았다. 그냥 걸었다 한바퀴 주욱~
돌아보니 주변은 적막하고 그밤에 흥청대는곳은 카오산 일대에선
딱 카오산거리 한줄50미터정도 뿐이었다.

일단 길바닥 먹거리...
(아리잠이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다...)
볶음국수 시도...무조건 마이싸지팍치,플리즈
(볶음국수에 팍치가 드가는지 안드가는지 알수없어서...)

그다음 바나나로띠...
로띠집에서 만드는걸 유심히보면서 뭐가 맛날까 고민하다
바나나쪼꼬롯띠주문~

접시와 꼬챙이를 가지고 인도턱에 걸터앉아 먹기시작했다.
방금전에 도착한 우리는 마치 원래부터 여기있었던것처럼
셋다 아무 꺼리낌없이 주저앉아 줏어먹기 시작했다..

배낭을 맨 또다른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며 생경하다는듯
우리들과 사람들을 구경한다...
후훗 우리도 좀전에 왔거덩?

게눈감추듯 다 먹고나니-_-;;;; 과일아저씨가 지나간다.
수박한조각 먹어줬다...앗 맛있는데?
계절따라 다른건지 태국수박 별 맛없다던데 난 맛있었다.
이후에도 한번의 실패를 제외하고는 맛있게 먹었다.

후딱먹어치우곤 세븐일레븐구경갔다.
왠지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는 부자연스러운 우리들...-_-;;;;
뭔가 이상하다니깐 이상해이상해...

물과 아이스바를 물고 세븐일레븐을 나서서 럭키맨션으로 향했다.
아이스바를 물고 멀더가 말했다.
- 누나, 뭔가 좀 이상해요...
- 멍?
- 그냥...왠지 비행기 타고 멀리왔다는 기분도 안들고, 새롭지도 안코...
- .........................







그르타....아리잠은 이 생경한 기분의 정체를 마침내 깨달았다...
내가 둔.해.진.거였다....

멀더는 아마 이런분위기가 첨이라 얼떨떨해서 저런말을 했겠지만,
아마 시간이 흐르면 이 분위기가 미치도록 그리워질것이다...
(신군은 좀 예외로 미스테리다...-_-)

하지만 나의 생경함은 그런것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동남아를 다니면서 잃어버린 기대와 설레임...
뭐 대단하게 많이 자주 다닌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나는 첫여행의
그 기억조차 아려한 설레임을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슨일이든 첫경험은 소중하고 강렬하며,
또한 단.한.번.뿐일것이다.

물론 나갈때마다 다른곳을 보게되면 새로운경험과 감동을 가지게 되지만,
맨처음 비행기에서 내렸던 그때만큼은 못해지고...
여행을 거듭하며 익숙해지는 공통분모들에 안주하면서
나는 새로움을 잃어가고 있었던것이다...

조금 우.울.하.다.(아 사실은 만이 우울했다...-_-)
하지만 처음은 처음이라...경험자는 경험자라...
모든일엔 장점과 단점이 함께 존재한다.

여러여행의 경험이 오늘 나를 이곳에 동생과 동료를 꼬셔서 끌고올수
있게 만들지 않았나...

그래도 약간의 씁쓸함을 간직한채 태국여행은 바야흐로 개시되었다.









3 Comments
요술왕자 2004.10.21 07:04  
  쪽문은 골목을 나와 다음 골목으로 가면 집 뒤에 있습니다. ^^
아리잠 2004.10.21 10:18  
  허걱 -_-;;;; 다음골목!!!!!!! ㅠㅡㅠ 담번에 돈나꼭 한번 가렵니다.
해피걸 2004.10.22 13:22  
  전 첫경험이 3개월짜리여서...다음에 가면 어떤 기분이려나..궁금하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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