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삽질힐링여행 8 - 일정의 마무리는 맛있는 걸 먹어줘야 제맛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은 싫어하지만,
여튼 크루아 압손에 도착!
안에 들어가니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
게살이 알차게 들어있는 뿌팟퐁까리(게카레)도 주문하고,
동생이 먹고싶어했던 까나무끄럽도 주문한다.
근데 그냥 까나무끄럽을 주문하면 양이 너무 많을것 같고, 밥을 더 시켜야 하고 등등 남길것 같아서
(라고 썼지만 그냥 그게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서 그렇게 주문했다. 재정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던 상태였음. 왕궁 입장료 너무 비싸ㅠ)
까나무끄럽 '랏카우(덮밥)'로 주문을 했다.
외국인 여행객 중에 이렇게 주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지
우리가 랏카우로 주문을 하자 일하시는 분들이 다들 놀라면서도 재밌어 하셨다.
아, 랏카우? ㅎㅎㅎ 알았어. ㅎㅎ 근데 그런걸 주문할 줄은 어찌 알았을까? ㅋㅋ
이런 느낌??
우리에겐 무적의 태사랑 지도가 있으니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실력이 안되니까 쑥스럽게 웃으면서 넘어간다.
여행 내내 정말 유용하게 잘 쓴 태사랑 지도 너무 고마웠다.
영어를 못알아 들을 경우엔 지도를 꺼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태국말을 보여주면 다 소통이 됐다.
뿌팟퐁까리, 까나무끄럽 랏카우와
주방장인지 누군지 와서 우리에게 오늘 스페셜 메뉴라면서 주문을 권했던 두부튀김
여기에 내가 먹을 쟈스민 라이스 하나까지 해서
주문한 음식이 모두 나왔다.
맛있어! 를 연발하며 먹었지만
게살이 저렇게나 실하게 들어있는 게카레 맛이 왠지 밍밍했다.
카레 맛도 잘 안나고, 간도 좀 안돼 있는거 같고..
제일 먼저 나왔던 두부튀김은 언뜻 대만의 취두부를 연상케 했지만,
신선한 두부였고, 엄마의 두부 부침을 생각나게 하는 맛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소스가 달콤한 맛이어서 엄마 생각이 갑자기 안나더라.
엄마가 해준건 간장소스였던지라 ㅋㅋ 매치가 안돼~~
두부 크기가 더 작았다면 더 바삭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약간.
기대했던 랏카우는 생각보다 양이 적고 돼지고기가 적었는데
나중에 봤더니 가격도 원래 가격보다 저렴한 것이,
밥을 넣고 양을 줄여서 판 것 같았다.
근데 둘이 갔으니까 그렇게 먹는게 더 나은듯!
여튼, 까나무끄럽은 약간 짰었는데 간이 좀 밍밍했던 게카레와 함께 먹으니 간이 잘 맞고 좋았다.
엄청 배가 고파서 소도 삼킬 기세였는데
고작 그거 먹고 배가 빵빵해져버린 우리는 걸어서 호텔로 가기로 했다.
민주기념탑을 중심으로 지도를 펼치고 또 모험을 시작!
맥도날드 옆에 있는 골목길로 해서
이 길이 맞나?
싶은 마음이 드는 길로 들어간다.
믿는건 지도 뿐이다.
그렇게 좀 가다 보니 태사랑 지도에 표시된 붤거킹이 나오고,
슬슬 익숙한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모험 성공!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아직 맛보지 못한 태국맥주를 샀다.
세 가지 맛 창, 싱하, 생수, 동생이 관심을 보인 애플민트맛 탄산수까지 무겁게 쇼핑을 끝내고 호텔로 들어가서
냉장고에 넣어둔 후,
이젠 안주를 사러 나가야지~ 유훗~
크루아 압손에서 저녁을 먹은 시간이 4시 반 쯤 이었나..
여튼 저녁밥 시간이라기엔 너무 일렀던 시간대라서
밤에 배가 고플거 같아서 음식을 좀 사두기로 했다.
일단 문을 닫아서 가지 못했던 쏨땀 욕크록으로 향했다.
한국 여성분이 한 분 식사를 하고 계시고,
우리가 들어서자 우거지상을 하고 있던 점원 아줌마 표정이 더 일그러진다.
싸가고 싶은데 포장 되냐고 묻자
잘생긴 카운터 총각이 당연히 된다고 한다.
메뉴를 보고 닭튀김과 쏨땀을 주문했는데,
동생이 게가 들어간 쏨땀을 주문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잘생긴 총각이 쏨땀을 만들면서
"Spicy?"
라며 묻길래
"응응^^ Spicy^^"
이렇게 대답해 줬었는데,
이 때 내가 이해한 대화의 의미는
좀 매운데 괜찮아?
응응! 매콤한거 알아~
이런거였지만
실제로 그가 이해한 대화는
맵게 해줄까?
응응! 매운거 좋아!
이런 거였던거 같다는걸 며칠 후에 다른 가게에서 비슷한 대화를 한 번 더 해보고 알았다.
그렇게 우리 음식이 포장되길 기다리는 동안
한국인 남성이 한 명 가게에 들어오려고 했으나,
우거지상을 하던 그 아줌마 점원은 더욱 얼굴을 찌푸려 똥씹은 표정을 했고,
그 남성은 한 발 들여놓다가, 이제 문을 닫는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 발길을 돌려 나가야 했다.
몇 시에 문을 닫냐고 하자 지금 닫는다고 했는데
그 때가 7시 30분이 조금 안됐을 때였다.
원래 7시에 닫는데, 그 전에 식사하던 손님이 있어서 문을 못닫은거 같았다.
근데 내가 들이닥쳐서 포장을 해달라 한거지.
포장이라서 주문을 받아준 것도 같다.
우리 때문에 늦게 가서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하고 포장을 받아 나오려는데
옆에서 누가 자꾸 안녕하세요. 이러면서 말을 건다.
근데 자신감있게 용무가 있어서 말거는게 아니고
그냥 들리면 대답이나 해보지 식의 그런 던지는 말이다.
나는 으례 하는 호객행위 같은거라 생각하고 대강 건성으로 대답했는데
조금 있다가 보니 그 옆 APPLE 가게 종업원이 우릴 기억하고 인사를 했던 거 같았다.
장사하는 집에서 손님이 한둘이 아닐텐데 기억해주고 인사해준게 너무 고마웠지만,
당시엔 갑자기 쏟아지는 빗방울 때문에 우산없이 허둥댄지라
제대로 인사를 받아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어차피 비는 오고,
하루종일 들고다니던 우산은 그 잠깐 사이에 비가 오겠냐며 호텔에 두고 나왔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어차피 람부뜨리는 지나야 하고~
그래서 그냥 가는 길에 보이는 팟타이 집에서 팟타이를 샀다.
지나가다 보여서 그냥 산건데, 거긴 A4지에 한글로 "팟타이 최고에요!"라고 적힌걸 코팅해서 걸어둔 집이었다.
한국사람이 최고라고 했으니 맛은 어느 정도 있을거 같아서 의심없이 주문.
물론 의심 했어도 주문했을거다. 태국에서 팟타이 없이 어떻게 맥주를 먹어~
그 옆에 스프링롤도 안먹어 봤으니까 같이 주문한다.
두 개를 사서 그런건지, 아니면 아저씨 인심이 원래 후한건지
호텔에서 열어 본 팟타이는 넘칠듯이 엄청 많았다.
그렇게 호텔로 돌아가는 중에 우린 망고밥도 샀다.
어제 먹은 스티키라이스가 너무 맛있었다면서 동생이 오늘도 사자고 해서다.
아무데서나 보이는걸로 사려고 했는데
동생이 어제 샀던 그 스티키라이스 청년한테 가서 사야 한단다.
그 집에서 샀던게 맛있었던거라고.
은근 길치, 방향치인 내가 어디서 샀는지 기억을 못해서
너 어딘지 알아? 이러니까
자기가 안다면서 쓕쓕 헤치고 길을 찾아 나갔다.
오올~ 제법인데~
그렇게 모든 길거리 음식 콜렉션을 완성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찍은 뿌듯한 사진
팟타이는 저게 1인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흘러넘치게 많이 주셨고,
맛있었다.
스프링롤은 비가와서 우리가 막 뛰었던지라 흔들렷는지 소스가 많이 샜지만
맛있었다.
망고밥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일 먹음직해 보이는걸로,
특히나 비 오는데 비 제일 안맞은 걸로 골라주었고
맛있었다.
장동건 닮은 카운터 청년이 만들어준 쏨땀도
스파이시? ㅇㅇ 스파이시 덕분에 엄청 매웠지만
맛있었다.
에게~ 누구 코에 붙이라고가 절로 나오는 닭튀김도
한 입에 쏙 먹기에 적절하고, 이미 배가 불렀기 때문에 양이 적어도
맛있었다.
그 날 우리가 해치운 맥주
맥스랑 맛이 비슷하다던 창 엑스퍼트는 너무 배가 불러서 뜯지 못했다.
저기에 놓여있는 순서대로 까서 마셨는데,
창 드래프트를 마시고 싱하를 맛본 동생이
"이거(창 드래프트)는 현대맛, 이거(싱하)는 삼성맛이다"
라는 절묘한 표현을 했다 ㅋㅋ
드래프트라서 창이 더 알콜맛이 강하고 전체적인 맛이 거칠고 강한 느낌이었고,
싱하는 부드럽고 상냥한 느낌의 맛이었다.
자긴 싱하가 제일 입에 맞다고 했다.
난 뭐, 다 맛있더라 ㅋㅋㅋㅋㅋ
그런거 안가려~
근데 창 엑스퍼트가 젤 맛나긴 했음 ㅋㅋ
그래서 난 맥스를 좋아함
이렇게 또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오늘의 지출내역>
날짜 | 사용내역 | 사용금액 (THB) | 비고 |
08월 08일 | 물 500ml | 20 | 왕궁 앞 길거리 |
왕궁 입장료 *2 | 1000 | 비쌈-_- | |
두리안 | 80 | 타창 시장 | |
망고스틴 | 50 | ||
서브웨이 (점심) 277 | |||
서브웨이 멜트 | 129 | 왕궁 앞 서브웨이 | |
스파이시 이탈리안 | 109 | ||
콜라 L | 39 | ||
강 건너는 배삯 *2 | 6 | ||
왓 아룬 입장료 *2 | 100 | ||
강 건너는 배삯 *2 | 6 | ||
망고쥬스 | 20 | 타창 시장 | |
용과쥬스 | 20 | 왓포 앞, 근데 왜 보라색? | |
툭툭 (크루아 압손) | 40 | ||
크루아 압손 (점저) 530 | |||
뿌팟퐁까리 | 370 | 크루아 압손 | |
까나무끄럽 랏카우 | 70 | ||
두부튀김 | 60 | ||
밥 | 15 | ||
물 | 15 | ||
딸기맛 환타 | 15 | 길가 슈퍼, 유리병 | |
싱하 물 1L *2 | 20 | 편의점 | |
창 엑스퍼트 500ml | 45 | ||
창 드래프트 500ml | 42 | ||
창 클래식 500ml | 42 | ||
싱하 300ml | 36 | ||
창 애플민트 탄산수 | 10 | ||
쏨땀 욕크록 (술안주) 95 | |||
쏨땀 (그냥 작은 게 들어간 것) | 40 | 쏨땀 욕크록 | |
치킨 윙 | 55 | ||
망고밥 | 30 | 길거리 | |
팟타이 (계란) | 30 | ||
스프링롤 | 25 | ||
계 | 25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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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땀 총각이 장동건을 닮아서 그런건 아니고 쏨땀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날게가 들어갔는데 게가 하나도 비리지 않고 정말 맛있었어요.
좀 많이 스파이시 하긴 했지만
매우면 맥주 마시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