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에 처음으로 더웠던 2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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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에 처음으로 더웠던 2월 (中)

무키 2 1237
여전히 잘 모르는 이미지 업로드는... 
속 편하게 그냥 밑의 링크로 가심이...

대망의 셋째날이었습니다. 
  오전에 수상시장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건지는 봉사활동을 하러 한 수상시장에 갔습니다. 봉사활동에 집중하느라 사실 사진이 없어서(있어도 다 사람들 얼굴이 단체로 나온 사진이라..) 그랬지만 나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태국에 별 흥미가 없었는데 참 신기한 나라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으니깐요. 어제 대표로 방문했던 대학교에서도 저희 학교 봉사활동 소식에 자신들도 참여를 하겠다며 아침부터 같이 했습니다. 태국 학생 4명과 한국 학생 10명이 조를 이뤄서 강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썩은 부레옥잠을 건져내는 일이었는데 자꾸 뒤에 앉아서 양산을 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태국 여학생이 신경쓰였습니다. 그룹장이기에 제가 같이 하자고 하니 알겠다고 일어나며 말을 하는데 남자이더군요. 트랜스젠더인 학생이었는데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으니 태국에선 굉장히 흔한 일이니 부담스러워 하는 태도는 상대방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행동을 보니 천상 여자더라구요 ㅋ 봉사활동이 끝난 후 태국 학생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생겨 서로 이야기하며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야기 해보니 뭐 일반 여학생들이랑 다를게 없더라구요 ㅎ 그룹 여동생들은 완전 이야기 잘 통한다며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ㅋ

  봉사활동이 끝나고 오후에 방문한 곳이 그 유명한 카오산 로드. 직접가니 정말 관광객들로 넘쳐나더군요. 괜히 관광객들의 성지라고 불리는게 아닌가 봅니다. 그 모습은 제가 사는 부산의 국제시장과 조금 비슷했지만 태국 상인들과 서양 관광객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조금 특별해 보였습니다. 거리에는 맛있는 과일을 썰어 팔거나 쥬스를 만들어 팔고 곳곳에 팟타이 파는 아주머니 분들도 보였습니다. 길에서 파는 수박쥬스와 함께하는 팟타이는 정말 태국 여행의 갑오브 갑이었습니다! 물건 사며 흥정도 하고 재미있게 돌아보는데 저에게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왠 아시아인(태국인처럼 생기진 않았습니다)이 지나가는데 막 영어로 욕을 하고 지나가는겁니다. 지져스 어쩌구 저쩌구 하며 막 욕을 하면서 지나가길래 조금 길게 쳐다보게 됬는데 갑자기 날 보더니 뭘 보냐며 나랑 싸우자는겁니다. 제가 덩치가 좀 큰편이라 눈에 띄었나 봐요;; 전 괜히 문제일으키기도 싫고 그 사람이 약을 한 사람처럼 눈이 풀린게 무슨 이상한 짓을 할까봐 주변 상점에 그냥 들어가버렸는데요 그 분이 자꾸 욕을 하며 나오라고 하더군요. 계속 싸우자면서.. 그러자 상인이 얼른 꺼지라며 경찰 부른다니깐 LTE A급으로 사라지더라구요.  그래서 상인에게 물어보니 저 사람 매일 저런다고... 자기 생각에 태국인은 절대 아니고 아마 일본인일 꺼라며.. 그 사람 때문에 계속 불안해하며 카오산을 둘러봐야했습니다 ㅠ

  모든 행사 절차가 끝나고 숙소에서 쉬다가 그래도 먼 나라에 왔는데 태국의 밤도 구경해보자 싶어서 여자 동생들이 나가는데 구경 겸 보호차 같이 따라 나섰습니다. 동생들이 미리 조사한 클럽이 있다며(루트 66이라고..) 거기로 가자고 해서 나갔는데 택시기사한테 거기 가자고 하니 "아 거기 별로야 구림, 내가 더 좋은데 아는데 거기 가자!" 하는겁니다. 다들 동남아 여행이 처음인지라 진짜 좋냐고 책임지냐고 여러번 물어 확답을 듣고는 그러자고 했습니다. 갔더니 두둥.... 성인 나이트... 트랜스젠더 누님들이 문 앞에서 조만간 우리 공연하니까 얼른 들어가자고...

  우리는 그제서야 속았음을 느끼고 날린 돈과 시간을 아까워하며 근처 맥도날드에 앉아있었습니다. 이왕 나온거 원래 계획한대로 가자! 해서 주위에서 택시를 잡고 루트 66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그 근처라 돈은 얼마 안들더라구요. 사실 개인적으로 루트 66은 클럽 느낌보다는 뭔가 한국 감성주점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성주점은 제가 안가봤는데 댄스 플로어보다 테이블이 많다면서요? 그거라면 루트 66이랑 굉장히 비슷한거 같아요) 

  그렇게 구경하고 즐기고 나오고 숙소로 가는 택시를 잡으려는데 택시 전부 다가 좀 특이하더군요. 미터기를 안켠다고;;; 그래서 그런게 어딨냐니 여긴 다 그렇다며 타기 싫으면 다른 택시 타라고 합니다. 이게 바로 RCA ROAD의 법칙이라 결국 전체 택시들 다 마찬가지라며. 
뭐지 이 당당한 나쁜 남자의 매력은? 하며 저는 다음 택수부터 흥정을 시작했습니다. 

"XX호텔까지가는데 얼마에요?"
"얼마 입니다"
"저 앞 택시는 그거 반이라는데 너무 비싸네"
"그럼 저기로 가요!... 아.. 잠만염 ㅠㅠ 진짜 가요?"
이 방법으로 몇대의 택시를 보내고 가장 저렴한 가격을 골라 호텔로 오니 아까 저희를 성인 나이트로 안내해주신 분이 미소를 지으며 우릴 쳐다보네요. 아우 화딱지나! ㅋㅋㅋ 그래도 나름 태국의 밤을 볼 수 있어 그걸로 만족하고 다음날을 위해 잠을 청합니다. 여러분은 절대로 남을 쉽게 믿지 마세요 ㅠㅠ ㅋㅋ



원래 상 하 편으로 끝낼려고 했는데
조회수가 많아서 왠지 욕심이 생겨서... ㅋㅋㅋ 중편을 넣어봤습니다
이제 하편만 남았네요 ㅋㅋ  


  
2 Comments
Cal 2013.07.17 18:38  
저번 편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것도 재미있어요!  하편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루트 66이면, 미국 서부의 오래된 그 길 이름 말인가요?  그 길 자체도 꽤나 감성적인 길이던데, 그 이름을 본딴 주점도 감성적이로군요.  글을 정말 조리있고 재미있게 잘 쓰셔요.  게다가 봉사활동도 할 줄 아시는 젊은이, 참 멋집니다!
무키 2013.07.18 14:14  
아~ 루트 66이 그런 깊은 뜻이... ㅎ
제가 글을 잘 쓴다기 보다는 에피소드가 워낙 특이해서요; ㅎㅎ

저야 공짜로 간거라 봉사활동이든 뭐든 시키는대로 할 자신이 있었을 떄랍니다 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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