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앤데이의 태국 여행기 #06 깊은 바다 안에 은하수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나이트앤데이의 태국 여행기 #06 깊은 바다 안에 은하수

kameo99 1 4419
하루하루 빈둥 대는 방콕의 일상.
 그동안 실컷 받고 싶었던 타이맛사지, 먹고 싶었던 태국음식, 낮술, 여행자와의 대화.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여행에 대한 회의감이 남아있을 때쯤이었다. 함께 술을 먹던 멤버 중에 '김마' 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맨 처음 이쁜 그녀들이랑 떼로 술을 먹으로 다닐 때도 함께 했던 멤버인데, 여자애들이 너무 이뻤던지라 그 안에서 튀었었다. 왜냐. 못생겼으니까. (대놓고 너 못생겼어 라고 얘기하니까 뒷담화아님) 

 근데 이 아이, 항상 언제나 다이빙 얘기를 할 때면 웃음 꽃이 활짝 피면서 열변을 토해낸다. 말도 잘하고 성격도 좋다. 다이빙을 하는데 등급이 마스터라고 한다. 다이빙에 관심이 없었으니 별 관심도 없었다. 오히려 바다 스포츠 중 최고는 서핑이라고 말하는 나와 맨날 다이빙 vs 서핑의 주제를 가지고 말싸움을 벌였다.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되는 다이빙은 골프처럼 귀족스포츠다.
 서핑은 나 몸 뚱아리 하나랑 보드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서프 보드에 몸을 맡겨 먼 바다로 나가 파도를 기다리며 자연과의 인내심 대결을 하고, 그리고 파도가 오면 그 파도 위에 몸을 실어 타는 그 느낌이 최고라고 난 얘기를 하고.

 김마는 언제나 바닷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162930404E7FEC2C315AB1
 [ 사진 : 오빠~ 바닷속이 얼마나 아름답다구요! ]

 덕분에 오현이는 조금 흥미가 생겼는지, 나에게 " 형님 우리 다이빙이나 하러 가요~ " 이렇게 얘기했지만 별 흥미가 없던 나로서는 콧방귀만 나올 뿐이었다. 그러던중 발리나 빨리 가자는 생각이 들어 발리로 루트를 확정 했다. 발리로 갔다가 서핑 한두달 하고 다시 태국돌아와서 인도로 넘어가야지. 생각하고 친구 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몇일. 김마랑 부쩍 친해져서 얘기를 많이하는데 김마는 나를 다이빙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럴 때마다 흥미롭게 듣다가 결국 마지막엔 " 발리나 가야겠다 " 로 대화가 마무리. 

 김마를 보면서,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배낭여행의 즐거움을 알려주려고 해도 사람들이 별 흥미를 못느끼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렇게나 재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날도 술을 엄청 마시고, 밤늦게 디디엠 1층에 앉아서 김마랑 얘기를 하고 있었다. 
 살짝 다이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김마를 애태우기 위해서 전혀 관심없는 척하고 있었다.

 김마는 꼬 따오에 '코랄 그랜드'에서 다이빙을 했고, 거기서 일을 했다고 하면서 꼭 코랄로 가라고 하는거다.
 꼬 따오에 이미 한국 다이빙 샵들이 꽤 많은데, 그 중에 코랄이 최고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거다.
 
 코랄 그랜드 (이하 코랄),  부다 뷰, 아시아 다이브 (아시아)  등이 있었는데, 김마에게 들은 얘기는 이러했다. 코랄이 제일 성의 있고, 잘 가르치고, 최고 실력자 CD (코스 디렉터)인 대니 쌤이 있어서 초강추 한다는거다. 근데 나도 흥미가 있었던지라 솔직히 조금 알아본터라 김마에게 이런 얘기를 꺼냈다. 

 - 근데 다른데는 오픈워터가 6800정도 하는데 코랄만 9800이야 3000밧트나 비싸잖아
  그러자 김마가 한숨을 쉰다.
 - 그래요 솔직히 가격 얘기 나올 줄 알았어요, 가격 얘기나오면 진짜 할말이 없어요
 - 왜?
 - 그렇잖아요 제가 아무리 코랄 좋다고 얘기해도 사람들은 싼데 찾으니까요
 - 코랄은 그럼 왜 가격 안내려?
 - 대니 쌤이 가격 타협안해요. 다른데는 대신 책도 복사본 쓰고 주고 이러는데 코랄은 진짜 정식교재도 주고
   비싼 대신에 제대로 해줘요
 - 그래도 3천밧이나 차이 나는데
 - 그니까 이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직접 가서 겪어 보기 전에는 몰라요
 - 그럼 아시아 가야겠다
 - 아시아는 가지마요. 차라리 그럼 부다뷰 가요
 - ㅋㅋㅋㅋㅋㅋㅋ 
 - 코랄 진짜 사람들 너무 좋은데 돈이 문제면 어쩔 수 없죠 

 
 꼬 따오에 있는 다이빙 샵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다.

 - 좋아! 그러면 지금부터 3천 밧을 더 주고도 코랄로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봐. 날 한번 설득해봐!
 
 그러자, 다시 코랄은 사람들이 너무 좋고, 교재도 제대로 주고, 교육도 제대로 하고, 블라블라~ 근데 가장 강점은 사람이 너무 좋다라는 것. 

 사실 김마 얘기를 들으면서 코랄로 어느정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3천밧이면 꽤 큰돈이 되버려서 거의 12만원돈. 12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이 정도까지 대충 결심했으면서도 김마를 약올리느라 다시 또 다이빙을 하네 마네 하면서 약을 올렸다. 

 - 아 몰라 복잡해 발리나 가야겠다
 - 아오! 얄미워. 때리고 싶어요
 - ㅋㅋㅋㅋㅋ 다이빙 진짜 재밌어? 
 - 진짜 재밌어요 
 라며 김마는 다시 또 다이빙 하면서 본 해양 생물들, 바닷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나이트 다이빙에 대해 얘기하는데, 역시 문창과 출신 답게 설명이 아주 문학적이었고, 말만 들어도 그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202930404E7FEC2D34DC82
122930404E7FEC2E3594D3
       [ 사진 위 : 실제로 다이빙을 해보니 위에 풍경은 뭐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정도 ㅋㅋㅋ ]

 - 뭐가 제일 이쁘냐 물고기중에
 - 저는 웨일샥이 제일 멋있는거 같아요, 꼬 따오에서도 정말 어쩌다 한번 씩 볼 수 있는데 장난아니에요
 그러면서 사진을 보여준다. (아이폰에서)
 
 이게 웨일샤크다. 
152930404E7FEC2E38E3C8
 
142930404E7FEC2E3741E3
 
 
 
 
 
 - 제가 제일 좋아하는게 나이트 다이빙이에요. 밤 바다에 들어가서 라이트 끄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고요한 밤바다속에서 내 숨소리만 들려요. 그리고 라이트를 키는 순간 수 많은 해양 생물들. 너무 이뻐요. 밤에 플랑크톤들이 라이트 불빛에 반사되는게 마치 별 같아요. 그리고 나이트 다이빙 끝내고 뭍으로 올라와서 해변에 누워 하늘을 보면 또 별이 쏟아지고. 너무 행복해요

 나이트 다이빙을 설명하는 김마에 표정은 정말 최고였다.
 김마는 아이폰을 건네면서 물속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132930404E7FEC2E367B3F
 [ 사진 : 나이트 다이빙 하러 가는 다이버들, 장비 착용모습 등 ]
172930404E7FEC2C324D20
 
192930404E7FEC2D3305CE
 나는 마음의 결정을 어느 정도 내렸다.
 다이빙을 하러 갈 것이고, 코랄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아.. 배고프네 
 이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김마가 " 오빠 라면 사다드릴까요? " 이런다. 
 - 어 컵라면 하나 사와
 라고 말하자, 냅다 밖으로 나가더니 금방 컵라면을 사왔는데 이게 왠걸 컵라면에 물까지 받아왔다. 디디엠에서 받아도 되는데 

 - 오 센스! 물까지 받아오다니 좋아 아주! 
 - 오빠, 그니까 코랄 가요!
 - ㅋㅋㅋㅋ 알았어

 즐거웠다. 간만에 뭔가 할 일이 생긴 느낌이었다. 이렇게 김마랑 얘기하고 있는데 디디엠으로 문의전화나 길 물어보는 전화가 많이 와서 사람도 없고 해서 내가 전화 받고, 길을 도저히 못찾겠다는 한국여자를 마중 나갔다. 한국여자가 답례로 맥주 한병 사주고, 그거 나눠마시면서 김마랑 다이빙 얘기를 더 나누고 있는데 문 밖에서 익숙한 얼굴이 들어온다. 

 벌떡 일어나 가서 포옹 한번.
 친구 쓰리가 왔다. 여자친구랑 같이 휴가를 온 것.
 반갑게 해후하고, 처음보는 쓰리 여자친구랑 인사나누고, 밤이 늦어서 예약해놓은 숙소가서 잘테니 내일 보자고 얘기를 하고 그리곤 다시 갔다.

 드디어 쓰리도 왔고, 다이빙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슬슬 다시 뭔가 즐거워지려는 모양.
 
 담날 부터, 쓰리까지 해서 다 함께 재미나게 놀고, 쓰리는 동부쪽에 있는 섬, 꼬 창에 리조트 예약해놔서 거기 며칠있다가 올라올꺼라며 갈껀데 같이 가자고 얘기했는데 난 꼬 창도 갔다왔고 해서 별로 내키지 않아서 "커플 가는데 뭐하러 가 " 이러면서 거절을 했다.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맘 먹긴 했는데 당시 다이빙을 하러 어차피 남부섬으로 향하니 다이빙을 하고 난 뒤에 말레이시아로 가서 말레이시아에서 발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일단 태국친구들 좀 만나고, 쓰리 한국으로 보내고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했다.

 태국친구들이 바뻐서 겨우 주말에 약속을 잡을 수 있었고, 마침 쓰리도 그 때쯤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니 월요일 정도에 다이빙을 하러 가면 되는 상황. 근데 막상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결정 하고 난 뒤에는 오현이가 문제였다. 오현이 같은 경우엔 한국 돌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해서 빨리 갔다왔어야 했는데 당시에 쓰리오고 다시 한참 또 재밌었을 때라 오현이는 그냥 기다렸다가 같이 내려가기로 했다.  그냥 먼저 내려가라고 해도 오현이는 괜찮다며 같이 내려가길 원했다.

 그렇게 잠시 있는 동안, 김마는 친구가 태국 북부 여행중이라고 빠이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빠이 갔다가 와서 자기랑 같이 꼬 따오로 가자고 얘기를 하고 북부로 떠났다. 

 다이빙을 하기로 결심을 먹고, 이제 방콕을 떠날 생각을 하니 아주 마음이 가벼워졌다.
 역시 뭔가 색다른게 필요했었나 보다.

 김마가 태국 북부로 떠나기 전에도 계속 다이빙 얘기를 나눴는데, 김마가 " 대니쌤이 아마 많이 좋아할꺼에요 "
 
 - 오빤 완전 꼬 따오 체질이에요, 술 좋아하지, 바다 좋아하지, 사람 좋아하지
 - 그래?
 - 거기도 사람들 술 엄청 많이 먹고, 사람들 너무 좋아요

 이러면서 꼬 따오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를 나눴다. 기대가 점점 커졌다. 다른 업소 보다 뻔히 12만원 정도가 더 비싼 상황에서 결정한 코랄 그랜드. 김마를 믿어보기로 했다. 좋은 아이가 말하는 좋은 사람들, 좋은 교육이 무엇인가 직접 느껴보기로 했다. 

 다이빙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
 
이렇게 다이빙이 시작됐네요. 이때만해도 이렇게 빠져들줄을 몰랐는데
badasanai.com에 가면 뒷편도 볼수 있어요~
1 Comments
윈디걸 2013.07.28 14:07  
ㅎㅎ저도 11월에 60일동일가는데~가자마자 따오들어가서 자격증따러갑니다~너무기대되요ㅎㅎ코랄어떻든가요? 지금 샵을 고르는중이라서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