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중에 도착한 돈무앙 공항에서 열차로 아유타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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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에 도착한 돈무앙 공항에서 열차로 아유타야 바로가기

포월 7 2301
<자정무렵 도착한 돈무앙 공항에서 기차로 아유타야 가기 >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 30분. 비행기가 방콕의 돈무앙 공항에 닿았다.
태국은 우리나라 보다 2시간이 늦으니 한국시각으로는 새벽 1시 30분인 셈이다

배낭을 찾아 대합실로 나오니 늦은 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다. 물론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은 있을 리 없다. 대합실 의자에 잠시 앉아 어떻게 하나 궁리를 하는데 옆에 있는 청년들이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한국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들이었다.
방콕 가는 교통 편을 물으니 택시를 타는 게 좋단다. 택시비는 300바터쯤 된다고.
택시가 편하고 빠른 것은 알지만 배낭 매고 여행하면서 처음부터 거금을 들여 택시를 탈 생각은 없다.

공항 내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무작정 공항 밖으로 나와 보니 어둠 속에서 남국의 열기가 훅하고 느껴진다. 지금 서울은 한겨울인데 비행기로 겨우 댓 시간 날아 오니 한여름이다.

길가에 서 있던 택시 기사들이 어디로 갈 거냐며 몰려들었다.
길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육교가 보여 다시 공항 안으로 들어 오니 건너편 에어포트 호텔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가이드북을 뒤져보니 그 호텔은 꽤 비싸다고 되어 있다.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서 내려 호텔쪽으로 가는 복도처럼 된 긴 육교를 걸어 가는데 좌측 아래로 기차 철로가 보이고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많이 서 있다.

저기가 돈무앙역인가 본데 이 밤중에 어디로들 간다고 저렇게 서 있지?
복도 끝에서 좌측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니 호텔 로비다. 호텔비를 물어 보려다가 그만 두고 바깥쪽으로 나갔다.

길 건너에 조그만 역사가 보여 일단 가 보기로 했다.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조심조심 횡단하여 역 구내로 들어서니 대합실이 마치 강원도 정선에서 본 시골역 같다.
개찰구에도 지키는 사람이 없어 철로 가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느냐고 물으니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중에서도 아유타야 어쩌고 한다.

아유타야? 그것 잘 됐군.
그때 저쪽에서 기차 소리가 들리더니 기차 불빛이 보인다.
기차표를 끊어야겠는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역사 건물에 붙어 있는 행선지와 요금표도 전부 태국어. 매표소 앞에 서 있는 매표원과 이러쿵 저러쿵, 행선지와 요금을 두고 의사를 통하려고 하는데 벌써 기차는 플랫 홈에 들어섰다.

“아유타야! 아유타야!”
나는 역무원에게 그냥 외쳐댔고, 그는 아유타야까지 51바트라 했다.
어두운데다가 태국 돈이 낯설어 어느 것이 50바트이고 100바트인지 구분이 안되어 희미한 불빛에 이리 저리 돌려 가며 비춰 보고 황급히 돈을 주고 기차표를 받는데 기차가 벌써 떠난다. 서서히 움직이는 기차를 뛰어 가서 올라 탔다.
기차표를 2장 주는데 좌석제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이 기차가 방콕의 화람퐁역에서 23시23분에 출발한다는 마지막 열차인 모양이다.

기차 안은 조명이 희미하고 밤중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타고 있다. 차장이 지나 가길레 기차표 2장을 모두 내밀었더니 어느 자리를 가리킨다. 차표 2장의 의미가 뭔지는 알 수도 없고, 내가 준 요금이 맞는지 어떤지 물어 볼 사람도 없다.

우리나라 통일호 열차처럼 딱딱한 의자에 겨우 엉덩이가 아프지 않을 만큼 쿠숀을 깔고 2명씩 마주보고 앉게 되어 있다. 기차 안의 얼굴들도 우리와 거의 같은 황색이라 친근한 모습이다.

창 밖으로는 광활한 중앙평야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열어 놓은 창문으로 밤 공기가 상쾌하다. 가벼운 흥분으로 가슴이 설렌다. 기차가 역에 닿을 때 마다 목을 빼서 간판을 보지만 어둠 속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는 손바닥으로 내 가슴팍을 가리키며 “아유타야” 하고 옆자리 남자에게 말했다.
그는 영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내가 하는 말뜻을 알아 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승무원이 기차표 검사를 하고 지나갔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기차가 어느 역에 닿자 그제서야 옆자리 남자가 여기라고 알려 준다.

“컵쿤, 컵!”
내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태국어로 고맙다고 인사하고 배낭을 짊어지고 급하게 기차에서 뛰어 내렸다.
7 Comments
*^^* 1970.01.01 09:00  
그 뒤 여행담도 들려주세요. 잼나겠는데요??
*^^* 1970.01.01 09:00  
정말 운이 좋군요..담엔 저도 그렇게 가봐야겠네요
*^^* 1970.01.01 09:00  
돈무왕역으로가는통로길 일반여행자가차기어려운데용하게찾았군요
*^^* 1970.01.01 09:00  
이해 안되는 부분이 어떤?
*^^* 1970.01.01 09:00  
이해가 안돼네?나만 그런가?
*^^* 1970.01.01 09:00  
근데 왜 51밧이나 주셨을까...? 두명 요금을 냈나보네요...
*^^* 1970.01.01 09:00  
공항에서 밤세울 것 없이 아유타야 가는 것도 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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