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도망자의 태국여행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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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도망자의 태국여행기 -시작-

청주이씨 6 1742
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한 건데?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잔말 말고 다시 출근해! 일주일 동안 잠수 탔으면 된 거 아냐?”
좀 더 쉬고 싶습니다. 생각을 좀 하고.”
헛소리 하지 말고 내일부터 당장 나와!”
떠나고 싶었다.
2010년 봄 나는 첫 직장을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 3달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자신했다. 글을 쓰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대학교 시절 종종 아르바이트를 했던 호텔을 찾아 일을 했고, 250만원이라는 돈을 모았다.
어디로 갈까? 한 달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첫 해외여행을 망치지 않기 위해선 장소선택이 중요했다.
일본? 중국? 필리핀?.’
아르바이트를 했던 호텔 매니저님은 태국을 추천했다.
태국은 꼭 가볼만한 곳이다. 관광의 나라, 미소의 나라, 치안도 좋고 돈이 없는 너에겐 딱 맞는 곳이다. 태국에서 푹 쉬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아봐.”
매니저님의 추천으로 망설임 없이 태국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목적지가 정해지자 여행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비행기 표? 까짓것 제일 저렴한 거로 구하자라는 심정으로 대만을 경유, 방콕으로 향하는 에바 항공의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첫 해외여행이었지만 초조함이나 긴장은 없었다.
그런데 친구들은 달랐다. 당시 태국은 레드셔츠의 데모가 점점 격해졌고, 심지어 시위 속에서 사망하는 사람도 생기는 상황이어서 모든 친구들이 만류했다.
거기가면 너 죽거나 다친다는 친구들의 의견을 가볍게 무시하고 201052일 태국 방콕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경유하는 비행기 표는 정~말 저렴한 가격인지라 대만에서 17시간을 체류, 꾀죄죄한 모습으로 태국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마친 뒤 카오산로드 행 공항버스표를 구입, 밖으로 나왔다.
  
<태국서 구입한 첫 버스표. 지난 2011년 공항버스는 없어졌다.>    
태국의 첫 느낌은……더웠다.
스콜이 한차례 지나가고 난 뒤여서 습기까지 더해지자 마치 한증막에 온 기분이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잔뜩 오만상을 쓰고 있을 나였지만 웃음이 나왔다.
행복했다. 혼자의 힘으로 무사히 태국에 도착해 성취감마저 들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창밖에 보이는 풍경들은 내가 생각했던 태국과는 전혀 달랐다 
<입국 수속 후 처음 접한 수완나폼 야외. 너무 긴장해서 첫 날은 사진이 두 개 밖에 없다.> 
영화에서 보이는 태국이란 방콕이든 다른 도시든 네모난 기둥위에 세워진 목조건물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방콕은 마치 세련된 도시의 느낌이었다.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40여분간을 달리니 카오산로드에 도착했다.
짐을 내리고 지도를 펼치니 툭툭 기사들이 다가와 내게 말을 걸었다.
툭툭! 웨알아유고잉? 헤이 미스터!”
툭툭이외에는 전혀 알아들을 수도 없는 영어로 말을 거는 툭툭 기사들을 애써 무시한 채 나는 태사랑 지도를 펼쳐 출국 전 예약해 둔 홍익인간의 위치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홍익인간을 찾아가는데 만약 지도가 없었다면 나는 주저앉아 울었을지도 모른다. 왓차나송크란 사원을 가로질러가는데 워낙 복잡했기 때문이다.(태사랑 지도를 만들어 주신 요술왕자님 및 여러 태사랑 회원 분들 감사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홍익인간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시간은 54일 낮 12시께. 첫 여정의 시작이다.
 
 
추신 '3년전 기억을 떠올리면서 쓰다보니 많이 힘들어요. 매주 한개씩 올려 볼 생각입니다. 많은 관심 보여주세요. 아 그리고 http://blog.naver.com/isak84 이 블로그에도 연재하려 합니다.
6 Comments
어디가아 2013.06.18 09:33  
사기 잘 지내냐 ? 우째 요샌 연락도 없고 ...
너 사기맞지
청주이씨 2013.06.19 11:33  
오 지배인님 맞으시죠?ㅋㅋㅋ 저 잘지내고 있죠 ㅋㅋㅋㅋ
지뭉 2013.06.18 09:36  
이름이 사기? 어째거나 사진이 에박이네요
청주이씨 2013.06.19 12:40  
하하 ^^; 제 이름 맞습니다. 사진 수정했고요
어디가아 2013.06.19 17:38  
또 가셔야지  이번엔 언제 도망 가시나?  샥샥샥      글쓰는재주는 있구먼
청주이씨 2013.07.01 23:29  
흐흐 슬슬 돈 모으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전화드릴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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