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번잡스러움에 지치게 되면 어디든지 떠나고 싶어진다

그 행선지를 치앙마이로 결정하고 나서는 2시간정도 말레이지아 호텔 주변의

여행대리점을 2~3군데 다녀봤다

어디나 그날 밤 출발하는 치앙마이행 투어 버스 요금은 최저 180B

결국 친절하게 응해주는 여행대리점에서 투어 버스 티켓을 사기로 한다

"오후 7시 30분에 말레이지아 호텔 로비에서 기다려주십시오"

라도 여행사 직원이 말한다

이제 호텔에 가서 기다리든 거리를 구경하든 자유이다

여행사 직원과의 약속대로 7시가 되기 조금전에 말레이지아 호텔에 도착하여

로비에서 대기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버스는 7시 30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는다

무슨 사고가 생긴것은 아닌가!?

점점 불안해지는데 7시 45분이 다 지나서야 겨우 버스가 맞이하러 왔다

맞이하러 온 사람은 타이 청년으로 흰 이를 드러내보이고 웃으며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

늦은데 대한 변명은 아예 없다

그냥 이곳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한가보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방콕의 밤거리를 달려 도중에 여기저기 몇군데인가의 호텔에

멈추어서 다른 이들을 더 태우고 나서야 간신히 치앙마이행의 푸른 대형 버스에

도착한다

이제 떠나야지...

9시 10분이 지나서 드디어 출발이다

버스는 거의 만원으로 비어있는 것은 2~3자리뿐이다

옆자리에는 서양 여자가 타고 있다

서양 냄새가 별로 풍기지 않는 말수가 적은 여자이다

차내에는 외국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몇몇있다

미국인.. 말레이지아인..싱가포르인.. 등..

그러나 대부분의 좌석은 타이인이 차지하고 있다

한밤중인 01 : 30분쯤 버스가 멈추어서고 승객들은 천천히 차에서 내린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식시간이라고 생각하여 옆에서 잠들어 있는 서양여자까지

깨워 하차했다

에어콘이 너무 잘 작동되어서인지 차내보다는 밖의 공기쪽이 훨씬 기분이 좋다

차내에서는 오히려 얇은 스웨터가 필요할 정도였다

정거한 곳은 타이식 드라이브 인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테이블에 앉아서 야식을 기다린다

우리 앞에 나온 야식은 죽과 작은 접시에 담겨진 반찬 한 접시이다

내용물은 물고기.. 치킨.. 달걀.. 고기 등이다

새벽 1시 50분이 지나서 다시 버스는 치앙마이를 향하여 출발한다

청바지에 티셔츠 거기에 샌들 차림의 간편한 복장인 여행객에게 에어컨이 너무

잘 가동되는 차내는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다

모포를 1장씩 지급받았지만..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상반신에 모포를 걸치면

양손이 추워지는 그런식이었다

외부는 캄캄하여 속력을 내고 있어도 그런 속도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도중에서 트럭을 추월해 갈때만 상당한 속력을 내고 있구나 하고 속도감을

실감할수 있을 뿐이다

아침 7시쯤 치앙마이에 도착한다

버스는 천천히 버스 스테이션(치앙마이 아케이드)에 도착한다

푸른 제복의 버스안내양에게 "콥쿤 쿠랍" 이라고 하면 "마이펜 라이 카" 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웃는 모습에서 그녀가 타이식 미인임을 새삼 깨닫는다

좀더 잘 사귀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하면서 차체를 뒤로 하고 거리로 나선다

배낭을 메고 한걸음 떼자마자 삼로 아저씨가 주위로 몰려든다

누구를 택할 것인가...

그건 당신의 몫이다...



--세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