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크라비-시밀란 일가족 여행기(6) - 크라비 숙소와 투어, 주말시장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푸켓-크라비-시밀란 일가족 여행기(6) - 크라비 숙소와 투어, 주말시장

jyn0726 0 2967
푸켓에서 출발한 지 2시간 반 정도 지나 크라비에 도착했다. 크라비 버스터미널에서 내려줄 줄 알았는데 미니버스가 계속 간다. 그러더니 크라비 타운으로 들어가 보그 백화점 앞에서 우리 가족을 내려 주었다. 나는 못 들었는데 남편이 이 버스가 아오낭까지 간다고 운전사가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보그 백화점 앞에서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2011년도 겨울에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기 때문이다. 왠지 편안하고 맘이 느긋해진다. 복잡하고 낯선 푸켓에서 긴장하고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싸악 펴지는 느낌....낯설고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만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휴가 때 같은 곳만 계속해서 찾아가는 유럽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휴가니까....어드벤처가 아닌 익숙함과 편안함이 있는 곳, 하지만 악전고투하는 일상의 배경은 아닌 곳....거기에서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게 여행의 목적이 될 수도 있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번엔 럭셔리 리조트에서 멋진 휴양을 한번???” 했더니 남편이 꿈도 꾸지 말란다.
 
짜오파 거리 시작하는 지점, 야시장이 서는 선착장 근처에 있는 넘버 7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짐을 풀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넓고 쾌적한 방. 패밀리 룸이어서 화장실과 욕실이 방에 딸려 있다. 2인용 방들은 복도에 있는 욕실(화장실)을 공동사용해야 한다. 방들은 각기 다른 색깔로 벽이 칠해져 있고 그 색깔이 방 이름이 된다. 패밀리 룸은 레드와 블루 2개였는데 위치는 같고 층만 다르다. 이곳에서 5박을 했는데 두 방 다 사용해 봤다.(3박/2박) 작은 개미가 좀 있다. 뭐 그 정도야....바퀴만 아니면 되지....침대가 삐걱거리는 쇠침대가 아닌 튼실한 나무 침대여서 좋았고, 4인 기준이라 2층침대가 있어서 딸아이가 좋아했다.
많이 입소문난 전통적인 숙소들 외에 새로 지어진 깔끔한 숙소들도 상당히 많으니 체류기간이 길면 가서 둘러보고 숙소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족들은 아무래도 짐이 많으니 풀렀다 쌌다 하기 귀찮아서 한 군데 머무르는 게 낫겠지만...
        2948617673_jBut2wrK_ED81ACEAB8B0EBB380ED9998_SAM_0144.JPG       2948617673_qmOpB2MU_ED81ACEAB8B0EBB380ED9998_IMG_0718.JPG   
투어도 숙소에서 모두 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격의 편차가 있으니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다. 우리 가족은 5박 6일 동안 3개의 투어를 다녀왔는데 2개는 편하게 숙소인 넘버7 게스트하우스에서 했고, 1개는 짜오파 거리 입구의 팩업 게스트하우스에서 했다. 우리 숙소 아주머니께서 별로 흥정에 능수능란하시질 않으셔서 그냥 정해진 가격 그대로 받으시는 타입....숙소랑 투어비랑 해서 한번에 만 밧에 가까운 현금을 드렸는데 200밧 깎아달랬더니 웃으시면서 100밧 깎아 주셨다.
가족이 3인이니 100밧씩만 투어비가 싸도 300밧이 차이나니, 마지막 투어는 숙소에서 안하고 싸다고 알려진 여행사들을 둘러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둘러본 결과 가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무척 싼 가격에 투어 다녀왔다고 글들이 올라오는데 그건 비성수기일 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일한 투어의 경우 여행사에 따라 가격이 인당 50-100밧 정도 차이가 난다. 200밧까지도 차이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경쟁이 치열한 아오낭지역 여행사일 경우가 많다. 크라비 타운의 경우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물론 가열찬 흥정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분은 더 깎으실 수도 있을 것이다.
4-5군데 정도 알아보니 찬차레이 옆의 미스터k 여행사, 팩업 게스트하우스 투어 가격이 나쁘지 않았다. 팩업의 경우 숙박과 연계하여 투어를 하면 더 싸게 해준다.(우리 숙소는 그런 게 없어 아쉬웠다. 아무래도 투어보다는 숙박에 치중하시는 듯....)
 
투어가 무척 다양한데 우리는 그냥 이름이 같으면 내용도 다 똑같은 걸로 알고 있다가 나중에 아쉬워한 적도 있었다. 예를 들어 홍섬 투어의 경우 다 똑같은 홍섬 투어가 아니다. 스노클링 포인트도 다르고, 카약을 섞어서 할 수도 있고, 타고 가는 배의 종류도 다르다. 가격만 신경쓰다 보면 투어의 내용이 빈약해질 수도 있다. 가격이 싸지는 게 아니라 투어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잘 알아보고 자기가 꼭 하고 싶은 것은 추가하거나 생략할 수 있으니 그런 걸 다 따져서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보면 좋겠다.
 
크라비에 도착한 날이 마침 금요일이라 주말시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먹을거리, 입을거리, 각종 장신구, 기타 등등....다양한 것을 사고 파는 큰 장터가 보그백화점 뒤에서 벌어진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주말시장으로 출동~
달달한 코코넛 풀빵도 먹고, 생과일 주스도 먹고, 딸아이 좋아하는 닭튀김도 산다. 즉석에서 까서 파는 망고도 빼놓을 수 없지... 쭈꾸미를 꼬치에 꽂아 불에 구운 것도 하나씩 사먹어 보고...중앙무대에선 한참 동네 아이들이 캐롤을 부르며 흥을 돋운다.(크리스마스 무렵이었으니)
작년에 왔을 때는 스케줄 때문에 흘낏 쳐다만 보고 지나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정말 금,토,일 사흘 내내 주말시장에서 저녁시간을 다 보내다시피 했다.
 
이 와중에 우리 딸아이 눈을 사로잡은 게 있으니 헤나 문신. 진짜 문신이 아니라 헤나 염색으로 그림 그리는 것 말이다. 하도 해달라고 해서 허락했더니 떡하니 왕도마뱀 도안을 고른다. 아저씨는 열심히 나비를 권하고, 아빠랑 엄마는 꽃 같은 걸 하라고 아무리 권해도 왕도마뱀이 좋단다....
       2948617673_FBHfGUsZ_ED81ACEAB8B0EBB380ED9998_SAM_0021.JPG
그걸 그리고 있는 동안 온동네 사람들이 신기한지 서서 구경한다. 아이들도 보고, 어른들도 보고, 노인분들도 보고....관광객이 헤나 문신하는 거 처음 보나보다.
이렇게 끄라비의 밤은 깊어만 간다...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