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크라비-시밀란 일가족 여행기(5) - 푸켓에서 크라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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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에서의 둘째날 아침. ‘꼬따 카우 만 까이’라는 깔끔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크리스탈 인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흰밥 위에 담백하게 구운 닭고기나 바삭한 돼지고기를 올려준다. 그런데 약초달인 물로 밥을 짓는지 밥에서 약한 자스민 차 냄새 같은 게 배어 있어서, 향에 민감한 우리 딸아이는 고명으로 얹힌 돼지고기만 먹고 만다.
크라비로 가기 전에 올드타운을 한번 더 둘러보기로 했다.
까오랑 힐이라든지, 프롬텝 곶, 나이한 비치, 짐톰슨 아웃렛 매장 등도 들러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교통편이 원활치 않아 비싼 택시 타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어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처음 방문한 곳은 타본 호텔. 푸켓에서 제일 오래 되었다는 호텔이다.
겉에서 보면 그냥 낡은 중급호텔처럼 보이지만 로비 안을 들여다보면 오래된 목재 천장이나 대리석 바닥, 앤틱가구처럼 보이는(사실은 진짜 앤틱가구지 뭐...) 의자와 테이블 등이 역사를 말해준다.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은지 입장료 30밧을 받고 있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기보다는 예전의 소품들을 모아놓은 방을 둘러보며 푸켓의 옛모습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예전에 방콕에서 방문한 짐 톰슨 하우스 생각도 나고...(물론 짐 톰슨 하우스가 훨씬 호사롭지만.)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타이후아 박물관. 무역으로 번성했던 푸켓의 과거 영화로웠던 시대를 보여준다는데... 뜨아
...입장료가 성인 200밧, 주니어 100밧...우리 3가족 합이 500밧. 그냥 조용히 돌아나왔다. 규모가 그리 큰 것 같지도 않은데 입장료가 너무 비싼 듯하다.(우리만 그런가....)

소득없이 그냥 돌아가기가 좀 뭐해서 요왕님과 고구마님이 많이 칭찬하신 국수집을 한번 찾아가보기로 했다. 우리 숙소에선 좀 먼데 박물관에서는 그리 멀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복잡한 도로(인도도 제대로 없어서 차도 가장자리로 걸어야 했다), 처음 보는 지리 때문에 생각보다 더 헤매고 나서야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야우 옌따포’라고 쓰여져 있다는데 우린 태국어를 모르니 그냥 가지고 간 사진보고 찾았다.
이곳도 숙소 앞 란 미 똔포처럼 손님 많은 미 혹끼엔 국수집인데 그곳보다 훨씬 깔끔하고, 맛도 더 좋았다. 입맛없던 딸아이가 국수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으니 맛은 확인이 된 셈~ 가격은 역시 세식구 합해서 230밧 정도...국수랑 돼지고기 꼬치(싸테)를 먹었다. 맛있긴 한데 아무 일 없이 오로지 국수만 먹자고 찾아가기엔 좀 부담스러운 거리..숙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올드타운 둘러보다가 그 근처까지 갔다면 한번 찾아가 볼만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게스트하우스에 맡겼던 짐을 찾아서 로빈슨 백화점 앞으로 갔다. 크라비로 가기 전 백화점 앞에 있는 킴스 마사지 숖에서 마사지를 받기 위해서다. 킴스 마사지가 이곳에서 꽤 유명하여 본점과 분점이 있다. 어제는 분점(킴스2)에서 백 숄더 마사지를 받았는데 아프기만 하고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았다.(어제 여행기에 써야했는데 이제서야 기억이 났다. 망할 기억력...
)

그래서 이번엔 본점으로 가 봤더니 규모도 훨씬 크고 손님도 많다. 마사지사도 분점은 젊은 사람이 많은데 본점은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다.
백 숄더 마사지를 받아야 비교가 정확하지만 겁이 나서 그냥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훨씬 만족도가 높았다. 뭐 마사지사마다 다른거긴 한데 그래도 평균적으로 봤을 때 킴스 본점이 더 낫다고 본다. 나중에 푸켓에 돌아와서 다시 다른 마사지사에게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역시 좋았다.
마사지 받고 나서 푸켓 구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엑스포마켓이라는 시장을 따라 가면 구터미널이 나온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 축소판 같은 곳으로 주로 의류나 악세사리, 신발, 가방 등을 판다. 이곳에도 ‘대형마트 반대’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씁쓸했다. 자본에 밀려나는 소시민들의 모습은 세상 어디나 똑같구나....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하는 순간....
구터미널에서 신터미널로 직행하는 썽태우(10밧)를 타고 30분 정도 푸켓타운을 관통해 타운 외곽의 신터미널로 갔다.
크라비로 가는 버스는 매 시간마다 있고, 큰 버스와 미니버스가 있다. 난 큰 2층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티켓 파는 직원이 무조건 미니버스 표를 사란다.(140밧) 아마도 시간이 앞선 것을 사라고 그런 것 같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는데 표가 매진이라고 하여 한 시간 후의 것을 샀다. 외국인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 손님이 많았다. 마지막 버스가 6시 반 차인데, 나중에 버스 이용하실 분들은 시간 딱 맞춰 왔다가 표를 못 구해 낭패 보지 않도록 미리 도착하는 게 좋겠다.
우리가 탄 미니버스(밴)는 새 차이고 승차감도 좋았다. 아무래도 만석이라 보니 좀 비좁긴 했지만...
나중에 크라비에서 푸켓으로 돌아올 때는 큰 2층버스를 탔다.(160밧)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우리는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직행이고, 크라비 다와서 중간중간 몇 번 손님이 타고 내리긴 하나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는다.
푸켓에서 크라비로 가는 배편도 있는데 가격도 비싸고(450밧), 하루 운행하는 배편도 그리 자주 있는 것 같지 않다(이건 자세히 알아보지 않아 확실치 않다). 또 배가 크라비 타운 내부의 작은 부두로 가는 게 아니라 시 외곽의 여객선 터미널로 가면 타운까지 들어가는데 추가로 택시비가 든다. 2011년도에 피피섬에서 크라비로 갔을 때 타운에 있는 짜오파 부두로 가는 게 아니라 새로 생긴 외곽의 여객터미널로 배가 갔었다. 푸켓에서 크라비 갈 때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크라비로 이동할 때 버스 추천한다. 그리고 다른 여행자분도 말씀하셨지만 가능하면 사적으로 운행되는 여행자버스보다는 터미널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푸켓보다는 크라비 아오낭에 여행자버스가 많은데 그거 탔다가 징하게 고생한 경험담이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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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보다는 원래 여행기가 좀더 자세했는데, 날아가버려서 다시 썼더니 좀 간단해졌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안 빼먹으려고 애썼는데, 모르겠네요 다 써졌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