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Nimman, so nim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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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5: Nimman, so nimman

Cal 6 2616
아침에는 6시쯤 일어났다가, 일어나는 것을 너무나 아쉬워하면서 다시 잤습니다,
베란다에서는 항상 7시쯤 뭔가 전체 방송을 하더군요.
무슨 내용인지는, 태국어라서 전혀 모르겠지만
뭔가 종교적인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8시쯤 일어나서, 리조트의 아침 풍경을 좀 더 사진에 담고
9시경에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어제 작성했던 고객 의견서도 갖다 주었습니다.
밥을 먹으러 가 보았더니, 마침 식당에는 저 혼자 있더군요.
 

밥을 먹고 나온 뒤에는 10시 반에 님만해민으로 가는 셔틀을 타야 했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차근차근 짐 정리를 하였습니다.
짐 정리를 하면서도 이 곳을 떠나는 것이 참 아쉽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이상하게도 제 방의 전화로는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가 되지를 않더군요.
할 수 없이 손수 트렁크를 끌고 방을 나왔는데, 마침 직원 하나가 카트를 불러 주었습니다.
이 곳의 직원들은 전반적으로 참 친절합니다.
베란다에서의 마지막 순간은, 제가 좋아하던 바로 그 연못에서 그네를 타면서 보냈습니다.
 

셔틀버스 안에서는 Ulf라는 이름의, 전직 루프트한자 파일럿을 만났습니다.
함부르크 출신이고 프랑크푸르트에 오래 살았으며, 이제 은퇴해서
파일럿일 때에 늘 한 번쯤은 찬찬히 와서 둘러보고 싶었던 태국에 3주 계획으로 왔답니다.
어제는 항동의 산 정상에 있는 파고다에까지 직접 걸어서 가 보았다더군요.
부처를 섬기기 위해 지어진 탑인데, 짓던 도중에 자금이 떨어져서 아직 미완성이랍니다.
그 분이 말하길, 리조트가 너무 좋은 나머지 방에 있으면 아무데도 나가고 싶지 않아서 자꾸 건수를 만들려고 한답니다.
이 분 덕에 올 때에 심심치 않게 왔습니다.
, 재미있는 질문 한 가지를 받았습니다.
자기는 저와 태국인들이 서로 다르게 생겼다는 느낌을 잘 못 받는데, 태국인들은 당신이 한국인인 것을 잘 알아보느냐고 물어서, 거의 항상 보자마자 안다고 하고서는
[그러면 당신 독일인들은, 예를 들어, 핀란드인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라고 물었더니, 당연하다고 하면서
[그런 것은 정말 세상 어디나 똑같은 일이군요]라고 대답하더군요.
 

님만해민에는 약 11시쯤 도착하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몇 걸음 걷지 않아 바이욕 호텔이 나와서 체크인을 했는데,
생각보다 방이 정말 좋더군요.
님만에서의 제 생활 형태에는 서비스드 아파트먼트식이 참 좋은데
이 곳이 딱 그러한 형태였습니다.
창문도 남향으로 나 있어서 따뜻한 햇볕이 들고 있었습니다.

 
12시에 방에서 잠깐 나왔을 때에는
세븐일레븐에서 타이 밀크티와, 가까운 식당에서 닭고기밥을 사 가지고 와서 방에서 먹었습니다.
(이래서 제가 서비스드 아파트먼트식을 좋아합니다)
태국에서 제가 가장 먹고 싶어했던 것이 닭고기밥이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그 후에 또 5시쯤 다시 한 번 나가서
몬놈솟의 아이스크림과 우유, 밀크푸딩을 사 왔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코코넛맛이 없어서 그냥 밀크와 블루베리맛을 샀는데 둘 다 좋더군요.
밀크 푸딩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병에 담은 몬놈솟의 우유를 사니, 제가 주문을 잘못했는지 아주 뜨거운 우유를 주더군요.
환경호르몬이 걱정될 정도였던 것은 물론이고, 다음 날 보니 크림 라인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 우유는 치앙마이를 떠날 때까지 끌고 다니다가 겨우겨우 다 먹었습니다.
(결코 맛이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8시에는 또 깟쑤언깨우 방향으로 나가서
님만해민의 거리 안쪽과, 백화점의 신발 등 이것저것을 열심히 구경한 후에
레몬트리의 팟키마오 꿍과 탑스 수퍼에서 망고 하나를 사 왔습니다.
낮에도 까이양 위차옌을 찾으려고 할 때에 그랬지만
밤에 깟쑤언깨우를 찾아갈 때에도,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어떤 길로 가야할지가 조금 헛갈리더군요.
 
그리고 님만도 약간은 변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더 흥청망청한 분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길 건너기조차 보통 어려운 일이 된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숙소는 어쩌다 보니 님만의 한가운데이지만, 다음에는 님만에 오더라도
좀 변두리의 숙소를 잡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한 쪽에서는 떠들고 놀고 있는데도, 가는 길에 보니 그 밤 늦은 시간에
티셔츠 공장의 젊은 여직원들은 열심히 일들을 하고 있더군요.

 
이 날은 제가 님만해민에서 맛있었다고 생각한 것들은 다시 한 번 다 먹어 봤다는 점에서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레몬트리의 팟키마오꿍은 역시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보다는, 산 속에서 조용히 있었을 때가 제게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밤에도 일하는 티셔츠공장 직원들)
6 Comments
동쪽마녀 2012.11.29 23:20  
님만해민이 좀 그렇지요?
일식집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늘어났고,
클럽도 더 많이 생겨나서 와글와글한 느낌이랄까, 그랬었는데,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었군요.
그런데,
바이욕이 서비스트 아파트먼트 형태라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내부가 무척 궁금해지네요.
겉으로 봤을 때는 객실이 아주 좁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었거든요.

Cal님은 우리나라 사람처럼 보이시나 봅니다.
저와 도로시는 입 다물고 있으면 너무도 당연하게 태국어로 질문들을 하셔서,
띄엄 띄엄 태국어로 대답하다가
결국 콘 까올리라고 실토를 한 적이 다반사였어요.^^
Cal 2012.11.29 23:43  
그러게요, 저는 님만해민의 토속적 가게들을 좋아하는데요(까이양 위차옌, 롯 이얌, 또 Soi 5 근처의 닭고기밥집 등등)
우리같은 관광객이 [딱 적당했던] 님만해민의 세련된 분위기를 너무 시끄럽게 변질시킨 것은 아닐까
좀 미안해하고 왔습니다.

예, 바이욕은 아파트먼트 스타일이고
주방이 무지하게 큰 편이어요.
뭐를 해 먹기 아주 좋게 되어 있습니다.
가족 여행에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내부는........ 그냥 좀 연식이 된 아파트 내부를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방이나 부엌이나 정말 넓어서, 아주 편하게 있다가 왔습니다.
하늘빛나그네 2012.11.30 12:59  
님만해민은 몇년전 처음으로 치앙마이를 갔을때 기억이 별로였나봐요.
태국인데 태국같지않은, 무척 몸에 안맞는 옷을 걸치고 도시를 걷는 기분이어서 잘 안가게 됩니다.
어쩌면, 저 혼자만의 느낌일지도 모르지요.
Cal 2012.12.01 23:00  
아, 그러셨군요!  저도 그런 기분을 전혀 모르겠다고는 못 하겠어요.
4-5년 전쯤은 딱 적당했던 정도의 기억이었는데,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쿨소 2012.12.03 14:38  
전 님만해민 가본지가 오래라..
그리 많이 변했나요??

제가 갔을때만해도 치앙마이대학 학생들과 여행자들 정도가 노천에서 맥주마시고 했는데..
골목들도 조용하고 물론 클럽이라고 해야하나 나이트 주변은 시그러웠지만..
대부분 조용했던걸로 기억이 되네요.. 무앙까올리도 많이 있었고..

그립네요.. 님만해민.. 갓쑤언깨우도..
Cal 2012.12.03 23:13  
그렇죠, 딱 그 정도가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깟쑤언깨우는 요즘 좀 불황인 듯한 느낌이 들어요.
치앙마이 북쪽에 큰 쇼핑몰이 하나 세워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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