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부부의 갈팡질팡 태국 에어텔 여행기-리허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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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의 갈팡질팡 태국 에어텔 여행기-리허니문

락애로희 3 3152
 
50대 부부의 갈팡질팡 태국 에어텔 여행기-리허니문

1. 확정까지의 갈팡질팡 

  23년 만의 외국여행을 아내와 같이 가기로 결정하고 바쁘게 움직인 2주.

  여행 그 자체보다도 준비가 더 재미있다는 말대로 정말 신나는 날들이었다.

  여행사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며 패키지, 에어텔, 베낭여행의 내용을 알아보고 비교하여 내린 방콕 3박5일의 에어텔.

  밤늦게까지 아내와 상의하며 일정과 비용이 맞는 여행상품을 골라 신청하고서야 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젠 드디어 가게 되었다며 기뻐하였지만 다시 점검하니 3개의 좌석 배당에 3명이 신청이 완료되었고, 우린 추가로 신청한 것이었다. “출발”이라고 되어 있기에 신청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직장에도 이미 통보를 하여 대리 근무자를 선정하였던 터라 일정이 변경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조사하니 이건 또 웬일인지 일정이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좌석이 0석이라고 되어 있어 신청을 해도 되는지 걱정이 되었다.

  계속 조사하니 다른 여행사의 상품에 일정이 맞는 것이 있어 신청하고 다시 안도하였지만 다음 날 전화 연락에선 마지막 날 밤 호텔 예약이 안 된다고 한다.

  다시금 일정을 맞춰 어쩔 수 없어 좌석이 0석이었지만 신청하고 기다리니 여행사 담당자가 자리를 확보하였다는 연락을 해주어 그제야 안심하고 계약금을 보낸 뒤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하였다.

2. 관광목적은 리허니문으로...

  여기저기 블로그와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여행 선배들의 글을 읽다보니 정말 좋은 정보들이 많아 고마웠다. 특히 태국과 방콕의 한글지도를 올려주신 분을 비롯하여 자세한 여행일지를 써주신 분들의 글이 얼마나 고맙던지...  하나씩 읽으며 지도에 동선을 그어가면서 지리를 읽히다 보니 준비 기간에 이미 방콕을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우린 어떤 목적으로 여행을 할까도 생각하게 해 주는 글도 있어 토의 결과 리허니문으로 목적을 정했다. 표면상 이유로는 신혼 여행이후 처음으로 둘만이 가는 해외여행이어서 그랬지만 내면적으로는 허니문으로 간 분의 글에 매일 환영 과일이 방에 놓여 있었다는 글에 마음이 끌려서...

  그러나 호텔에서는 묻지도 않았고, 첫 날 모두 받았다는 환영 과일도 행사기간이 끝나 주지 않기에 우리끼리 리허니문을 즐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3. 마음만 급한 인천공항 출국
  
  기분 좋은 날, 모든 준비도 빨라 출발 3시간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고, 하나여행사 안내원을 만나는 장소도 단숨에 찾아냈던 것이 흠이었는지 안내를 들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만 들었던 가 보다.
  진에어 창구에서 좌석배정을 받은 뒤 올리브영이 제공하는 고추장을 받아 기내식을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지하로 내려가 받은 뒤 27번 28번 게이트를 찾아 이쪽저쪽 두리번거렸지만 끝내 찾을 수 없어 직원에게 물으니 다시 4층으로 올라가 출국심사를 받은 뒤 27번 게이트로 갈 수 있단다.  마음만 앞서서 출국하였지 정작 출국 심사도 받지 않은 20여년만의 해외여행은 이렇게 갈팡질팡 시작되었다.

4. 태국 공항에서의 갈팡질팡

  6시간에 걸친 비행의 피로를 진에어 승무원들과 같이한 간단한 체조로 풀어내고 발걸음도 사뿐사뿐 걸어가며 마중 나온 기사를 만나러 B, C 출구를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고, 2층 3층을 오르내려도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어 태국 안내원에게 물었으나 서로의 짧은 영어로는 소통이 안 되어 결국 한국어 통역의 전화서비스를 받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고,  하나투어 담당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뒤 안내원을 바꾸니 앞쪽으로 가라고 하기에 갔지만 역시나 B, C 게이트를 찾을 수 없기에 하나투어 담당에게 다시 전화하니 “아직 출국 심사를 받지 않으셨으니 Immigration이라 쓰인 곳으로 가세요”라는 안내를 해주어 그제야 마음만 태국 땅을 밟았다는 사실을 알고 해외여행 촌뜨기의 갈팡질팡2임을 알았다.

5. 왕궁 뒷문 안내원 - 1시 이후에 오세요.

  기분 좋은 아침.
  피곤도 느끼지 못하고 6시에 일어나 로얄 오키드 쉐라톤 호텔 뷔페를 맛있게 먹은 뒤 Phraya 부두에 갔더니 그 곳은 강을 건너는 배를 타는 곳이라며 쉐라톤 호텔 건너편으로 가라기에 호텔의 셔틀보트장으로 가니 외국인 노인이 돌아나오며 10시 이후에 배가 다닌다며 택시로 가야 된다며 떠난다. 아무래도 이상하여 다시 호텔 밖으로 나와 살펴보니 호텔 옆에 부두를 향하는 길이 있어 부두에 갔지만 배 운행시간이 늦기에 시내 구경 겸 큰 길까지 걸어가다 도움을 받아 1번 버스를 타고 포 사원(Wat Pho)에서 내렸는데 돈도 받지 않았다.(서민용 무료 버스였었다.) 왓 포를 구경하고 나와 왕궁 뒷길로 가다가 태국인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가니 안내원이 우리만 제지하며 1시 이후에나 오란다. 포기하고 새벽 사원(왓 아룬)으로 가렸더니 아내가 뭔가 의심쩍다며 다시 정문으로 가자고 하여 먼 길을 걸어 정문으로 가니 “Open Every Day"라는 큰 안내문이 보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후문 안내원의 설명-지금은 기도시간이라 들어갈 수 없다-을 제대로 못 듣고 1시 이후에 오라는 말만 알아들었던 것이 문제였었고, 왓 포에서 왕궁으로 걸어가다가 생긴 일이었음을 알게 되어 또 다른 추억을 남기게 되었다.


6. 지치고 지친 시암 니라밋 쑈장 찾아가기

  태국 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시암 니라밋 쑈를 보기로 결정하고 방콕 지하철 노선 MRT 9번 역(Thai Culture Center)에서 내려 태국 문화회관을 찾아 걸어가는 길은 지도로 공부한 것 보다 오래 걸렸다. 더운 날씨에 힘들게 갔는데 이게 웬 일?  태국 문화회관이 아니라 별도의 장소에서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 방콕지도와 구글 지도로 찾아 봤고 태국문화회관인 줄 알고 왔는데...
  다시 힘들고 지친 길을 걸어 시암 니라밋 쑈장으로 갔더니 개장도 안했다며 대기하란다. 기다리다가 첫 손님으로 입장하였고 첫 손님으로 뷔페를 먹으며 지친 다리를 쉬게 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충분히...

7. 맥주는 싱거워서 태국 소주를 간신히 찾았으나...
  
덥고 지칠 때 맥주는 그런대로 갈증을 해소하고 피로도 풀어주었으나 태국 전통술을 마시고 싶어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도움을 청하니 종이에 적어주기에 암파와 수상시장 가게에 보여주고 33도 술을 사서 마시는데 우리가 시장상인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독한 술이라며 우리가 마시는 것을 구경하기에 한 잔씩 권했지만 거의가 피하고 한 명만 받아 마셨다. 상인들이 우리가 마시는 것을 구경하며 낄낄거리기에 우리도 덩달아 즐거워했다. 그러나 역시 독주였었나 보다. 배에서 사 먹은 생선 안주와 꼬막, 팟 타이 등과 섞여 탈이 나서 하루 종일 고생을 하다가 약을 먹고 겨우 진정이 된 잊지 못할 태국 술 라오까오(?)

8. 말린 과일을 사고 싶은 데...

  생과일을 가지고 올 수 없으니 말린 과일을 사오고 싶어 여기저기 물었지만 살 수 없었다. 간신히 찾은 OTOP에서 바나나 말린 것과 감자 말린 것을 샀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공항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점에 들어가니 망고를 비롯한 말린 과일들이 많았지만 이미 돈을 다 써버린 뒤여서 씁쓸하게 지나쳐 왔다.

9. 인상쓰는 줄 알았는데 실수를 인정하고 헤벌레 웃는 귀여웠던 택시기사

  겜스 갤러리를 찾아가 보석은 비싸서 사지 못하고 Silk 제품을 사왔는데 다시 겜 갤러리를 가자고 하기에 현지인이 전화번호 안내소로 문의하여 받은 전화번호는 연결이 되지 않고, 그 분이 직접 택시기사에게 대략의 위치를 설명해주며 태워주기에 안심하고 가면서 리허니문을 즐기고 있는데 이게 웬 일?
  기사가 멈추어 물어가며 찾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지도를 보며 확인하니 상당히 먼 곳까지 와 있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대략의 위치 등을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방향을 찾게 되었고, 미터기가 올라가는 만큼 마음 속 갈등도 커졌다. 더구나 택시의 기름도 떨어져 경고등도 들어와 있는 상태. 우리 둘의 의견이 달랐지만 택시기사가 무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여 간단한 불만만 제기하고 돈을 주었더니 헤벌레 웃는 얼굴이 어찌나 귀여웠던지... 그도 긴장하고 있었던 것을 우리는 무섭게 보았던 것이고, 그도 자기 실수를 인정하였다가 우리가 크게 따지지 않으니 긴장이 풀려서 헤벌레 웃었던 것이었다. 아마도 도시 외곽에서 올라 온 택시 기사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도 웃으며 헤어졌던 택시 타기.

10. 리허니문이라 부르기에 충분한 여행

  하나여행사의 자세한 안내문과 담당자의 친절한 도움이 50 후반의 에어텔을 가능하게 해주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현지 담당자와의 통화로 해결이 되어 큰 도움을 받았다.

  50대의 대부분이 패키지로 여행을 다녀오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에어텔로 도전하였고, 갈팡질팡의 연속이었지만 무사히 집에 돌아오게 되었기에 누구든 마음만 먹고 준비를 한다면 에어텔 여행도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갈팡질팡의 연속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리허니문 여행이라 부르기에 충분하였다.
 
3 Comments
지훈정 2012.11.19 20:48  
와우! 너무 멋있어요!!
살살이 2012.11.28 01:23  
내용이 너무나 진솔하셔셔 너무나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저는 비록 리허니문은 아니었지만
처음에 태국 여행시 느꼈던 것이 새록 새록 사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님의 글이 너무나 진솔하셔서 저에게 다시금 그날의 느낌을 전해주네요
글을 너무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칠곡쭈야 2012.12.06 15:46  
멋져요~
이제 60대 리허니문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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