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가는 푸켓 여행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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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만에 가는 푸켓 여행 5

혜은이 2 3360
5. 네째날 월요일<?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오늘은 빠통 노보텔 빈티지로 옮기는 날..

 

식당이 한산하니 좋다

아이스커피 주문하고,

팬케익 코너에 바나나가 있길래 로띠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못알아 듣는다 -.-;

바나나 크레이프라고 해도 모르고..-.-;;

옆에 지나가던 직원이 뭐라고 설명해주니 그제야 알겠다는데.. 정작 나한테 만들어 준 것은 팬케익 반족으로 만든 로띠 비스무리한 거였다

로띠는 아니지만 맛은 좋았다 (바나나 팬케익.. ㅋㅋ)

 

오늘도 쌀국수를 주문했다

간장, 고추가루, 빨간고추 들어있는 식초(?), 설탕.. 이렇게 4가지 소스를 넣어서 먹는데 간장그릇에 아주 긴 머리카락이 하나 있다

직원한테 이야기했더니 sorry.. 하면서 간장그릇을 가져가더니 한참 지나도 소식이 없다

 

기다리기 귀찮아서 옆에 있는 다른 간장(볶음밥에 뿌려먹는)을 대신 뿌렸는데 완전 망했음!!

국물 맛이 평소 먹는 그 맛이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맛이 이상했다

우리나라도 조선간장(?)과 왜간장(?)이 있듯이 태국도 밥에 뿌리는 간장과 국수에 넣는 간장은 완전 다른가 보다..

국물 한 스푼 떠먹고는 그대로 포기..

다시 말아달라고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배불러서 포기..

 

크로와상, 볶음밥+간장소스, 스크램블 에그, 파파야와 요구르트.. 이렇게 차려놓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서는, 어디서 왔냐.. (자기는 요르단에서 왔다고 함)

혼자 왔냐..

합석해도 되냐..

다 먹었다고 했더니 밥 먹고 뭐 할거냐..

수영장 간다고 했더니 같이 가도 되냐..

 

뭐지.. 이것은?

당황스러웠지만 노땡큐라고 하니 아쉬운 듯(?) 자기 자리로 가길래 얼른 반대방향으로 빠져나왔다

이런 일은 태어나서 처음인데 이걸 기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오늘은 horizon pool(메인 풀)에서 놀았고 노서아 가비를 읽었다

몇 달 전에 개봉했던 영화의 원작인데 시간이 없어서 영화는 못봤다

소설이라 술술 읽히기도 했지만 스토리가 재미있었다

실제 영화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김소연과 주진모가 배역에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아관파천이라는 같은 사건을 두고 어제 읽은 책과 오늘 읽은 책이 시각이 다르니 참 재미있다

 

책 읽다가 방에 돌아가서 짐정리를 마무리했다

툭툭을 기다리며 어제 오후에 구입한 구아바를 먹었다

맜있다 ^^

 

택시를 불러달래서 타고 갔는데 리조트에서 택시를 따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입구에 사설택시 업자들이 모여있는데 거기에 연락하는 것 같았다

근데 빠통에 도착해서 1000밧짜리를 주니 잔돈이 200밧 밖에 없다고 한다

팁을 100밧 달라는 건가? -.-;

잠시 갈등했지만 로비에 가서 돈을 바꿔서 주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ok 한다

(팁 달라는 뜻은 아니었나 보다)  

 

1시 반쯤 도착했는데 10분쯤 기다려서 방으로 안내받았다

내 방은 1층인데 풀억세스는 아니지만 수영장이 코앞이다

두꺼운 커튼을 쳐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만 어두운 것이 싫어서 얇은 커튼만 쳤다

밖에서 다 보일까???

내 방 앞 수영장에는 지금 서양 남정네들 서넛이 열심히 놀고 있는데?

에라~~ 모르겠다.. 볼 테면 보라지 뭐..

 

방 구경을 대충 하고.. 마사지 받으러 나갔다

나는 2007년 이후로 오리엔탈 마사지의 충성 고객이었다

근데 최근 모 사이트에서 오리엔탈 마사지 가격이 올랐는데 가격에 비해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리뷰를 읽었기 때문에 일단 렛츠 릴렉스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은 노보텔 빈티지를 선택한 이유가 (신규호텔이라는 호기심과 더불어) 오리엔탈 마사지 때문이었는데.. -.-;;

 

근데 문제는..

짐을 급하게 챙기느라 가이드북을 빼먹고 왔다는 것!!

(그래서 푸켓타운에서 바미국수도 먹으러 갈 수 없었다 ㅠㅠ)

렛츠 릴렉스가 어디에 있었더라?

 

2007년에 푸켓 처음 왔을 때 홀리데이 건너편에 있는 코트야드 바이 매이엇 빠통(그때는 그 이름이 아니었다)에 묵었는데 그 때 오리엔탈 마사지에 다니면서 대로변에서 렛츠 릴렉스를 얼핏 본적이 있다

하지만 그 후로는 빠통에서 정실론보다 아래쪽에 묵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하고 일단 나섰다

만약 못 찾으면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지 뭐..

 

다행히 한눈에 렛츠 릴렉스를 찾아냈다!

어찌나 반갑던지.. ^^

Back & shoulder 마사지도 있다(600)

렛츠 릴렉스는 5층 건물인데 1층은 로비 및 대기공간과 발 씻는 곳이 있고, 2층은 발 마사지와 back & shoulder 마사지, 3층부터는 타이마사지와 오일마사지인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있는 마사지샵은 처음 봤다 우와~~

 

근데.. 2층에서 back & shoulder 마사지를 받았는데 이럴 수가..

매트리스에 엎으려서 받는 것이 아니라 의자에 앉아서 받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B&S 마사지야???

나름 평판이 좋다는 킴스마사지도 아니고, 렛츠 릴렉스도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B&S 마사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ㅠㅠ

 

마사지 자체는 그런대로 시원했지만 의자에 앉아서 받는 B&S 마사지라니.. 나는 용납이 안되었다

그런 건 미국(시카고 출장가서 컨벤션센터에서 흑인들이 그렇게 마사지해주는 걸 본적 있다)이나 한국(의자에서 받는 마사지 체인점 있음)에서나 받는 거지 여기는 태국이란 말이닷!!!

마지막 이틀동안 마사지나 원없이 받으려고 일부러 빠통을 선택했는데 나의 소박한 바램은 완전히 물 건너 갔나.. ㅠㅠ

 

마치고 보니 2층에 빈 자리도 많던데 하필 화장실 앞이라니 빈정 상했다

게다가 이상한 냄새가 계속 났는데 처음에는 그게 화장실 냄새인줄 알았다(화장실 코 앞 -.-;;)

근데 그건 아니었고 1층 로비에서도 그 냄새가 났다

건물 전체에 무슨 향을 피워놓은 것 같은데 그 냄새가 싫었다

결론적으로, 나와 렛츠 릴렉스의 만남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B&S 마사지가 결정적이었지만 마치 5층짜리 마사지 공장 같았다 -.-;;

 

일단..

넘버 6에서 밥을 먹으며 마음을 좀 가다듬기로 했다

상처받은 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길가쪽 자리에 앉고 싶어서 젊은 서양남자 두명이 있는 자리에 합석했다

눈인사를 나누고 열심히 먹다가 우연히 옆을 보니.. 어머나!

두 남자가 서로 먹여주고 있다!!

우와~~ 이게 말로만 듣던 성적 소수자들이구나..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너무 티내면 실례일 것 같아서 모른체하고 밥만 열심히 먹었다

 

모닝글로리 볶음과 똠양꿍을 시키고 맨밥을 추가했다(70  + 150 + 10)

코코넛 과육을 숟가락으로 퍼먹고 싶었는데 없다니 아쉽다

음식은 맛있었다

새우도 엄청 크고 듬뿍 들어있다

좋아 좋아~~~ ^^

 

더위도 식힐 겸 정실론 커피클럽에서 어제 저녁에 구입한 망고스틴을 까먹었다

2-3개 정도 상했지만 그래도 달고 맛있었다

근데.. 망고스틴 씨는 먹는 걸까? 버리는 걸까?

기분에 따라 먹기도 하고 뱉어내기도 하는데 먹을 때마다 궁금하다 ㅋㅋ..

 

정실론 구경하다가 세일하는 곳에서 SPEEDO swim suit 발견!

필리핀님이 이번 겨울에도 쑤린 가신다는데 거기 묻어가기로 했었다

photo-allergy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데 저거 입고 스노클링하면 좋겠는데?

필리핀님께 문자로 여쭈어 본 후 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했다(780)

빨강, 노랑, 하늘색.. 3가지가 있는데 나한테 맞는 것은 노란색뿐.. yellow pig 처럼 보이겠지. -.-;;

근데.. 이거 안에 팬티를 따로 입어줘야 할 것 같다 -.-;;

노란색 수영복 안에는 무슨 색 팬티를 입어야 할까???

 

빅씨에 가서 망고 슬라이스를 1팩 샀다(60)

망고스틴도 샀다 (10 30)

크기는 좀 작지만 센탄이나 탑스에서 산 것보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렛츠 릴렉스의 B&S 마사지에 배신감 느꼈기 때문에 오리엔탈 마사지에 가보기로 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데 최근 리뷰 따위는 잠시 잊자..

 

근데

근데

저녁 8시인데 평소 같으면 한참 북적거릴 시간인데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손님도 없지만 직원이 하나도 없다

불은 훤히 켜져 있는데.. 다들 어디 갔지??

헬로우.. 하고 불러봐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후다닥 내려왔다

 

이상하다.. 분명히 오리엔탈 마사지가 맞는데 무슨 일이지?

 

정신차리고 보니 간판이 바뀌었다

“orientala spa”

 

주인이 바뀌었나 보다

원래 주인은 권리금 받고 팔고, 새 주인은 마사지 가격을 올렸는데 이 와중에 기존 마사지사들과 트러블이 생겨서 실력있는 마사지사들이 대거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나..

그건 그렇고.. 나는 완전 멘붕이 됐다

 

후기를 읽는 사람들이 내 심정을 이해할지 모르겠다

오리엔탈 마사지는 타이마사지를 맨 처음 접한 곳일 뿐만 아니라, 환상의 back & shoulder 마사지에 몸이 녹는듯한 기분을 처음 느꼈던 곳이고 나한테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거기가 유령도시처럼 변해버렸다니..

갑자기 내가 길 잃은 어린양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ㅠㅠ

 

마사지를 포기하고 쓸쓸한 마음으로 호텔로 왔는데 수영장에 아무도 없다

기분전환겸 야간 수영이나 한판..?

 

배영 자세로 누웠다

팔을 휘두르지 않아도 힘 빼고 가만히 있으니 안가라 앉는다

별이 하나 떠있다

삐까뻔쩍 조명천지인 빠통에서 별이라니.. ^^

별이 나를 따라다니고 나도 별을 따라 다녔다

작은 별 하나가 큰 위로가 되었다

 

마음을 좀 진정시킨 후 기운을 내서 렛츠 릴렉스로 다시 갔다

back & shoulder 마사지와 가장 근접한 오일마사지를 받으려고 했는데(1시간 1200) 풀북이라서 오늘은 안된단다

이런 ㄷㅈ!!!

할 수 없이 2시간짜리 타이마사지를 받았다(800)

 

집에 가는 길에 무슬림 아가씨가 파는 바나나 로띠를 하나 사먹었다(40)

맛있다 ㅋㅋ

 

방에 들어와서 씻고, 데이베드에 반쯤 누워서 노서아 가비를 마저 읽었다

엄청난 반전이다

임신헸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나중 이야기가 없어서 궁금했다

 

 

사진 1. 노서아 가비

사진 2. 모닝글로리 볶음과 똠양꿍

2 Comments
필리핀 2012.11.09 14:26  
마사지에 실망하다가
로디 하나에 급행복... ㅋㅋ 재밌네요~
옐로우 피그 슈트도 올려주시지... ^^;;;
혜은이 2012.11.11 21:09  
핸폰과 컴을 연결하는 짹을 분실해서 후기 쓰느라 직원한테 잠시 빌렸거든요..
짹을 다시 빌려다가 엘로우 피그 수트를 찍어서 올려보겠습니다 (장담은 못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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