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코사멧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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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코사멧 2

MOON 0 1795

밤새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바람도 심하게 불어서 오늘 있을 보트트립 프로그램의
존폐여부가 심각하게 걱정되었다. 하지만 날이 밝으니 구름은 많았지만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씻고 예의 식사하던 곳으로 갔다. 어제 낯이 익은 아가씨가 서빙을 봐주었는데,
생존 태국어를 펴놓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했고, 우리의
서툰 태국어가 우수웠던지 아가씨는 연신 웃어대며 발음을 교정해 주었다. 여기와서
식사 때마다 커피를 마셨는데, 20B 밖에는 안되는 커피가 가져다 주는 행복은
우리를 마음만은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어느새 그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과도 친해져서 손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서
"사랑해요" 라는 말을 알려주니 정확한 발음을 구사할 뿐더러 재미있던지 동양
여자들만 보면 이 사람들이 수작(?)을 걸었다. 한 20명쯤 모여 썽태우를 나눠타고
보트 트립을 떠났다. 일행중에 동양 여자가 둘 있었는데 한 명은 영어가 아닌
유럽쪽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한국
사람은 나와 한기 단 둘뿐인줄 알았는데, 썽태우로 이동하는 중간에 영어를 쓰는
사람이 갑자기 한국어로 말을 걸어와 깜짝 놀랐다. 외국인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왔단다. 우리의 대화가 길어지자 여자분의 남자친구가 약간 우리를 견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우리만이 느낄 수 있었다. ^^;

오늘 일정을 함께 할 보트에 타니 좌석이 좁아보이기에 한기와 난 보트 지붕으로
올라갔다. 약간 뜨거울 것 같았으나 전망은 훨씬 좋았다. 지붕에는 우리 말고도
캐나다에서 온 청년 둘이 더 있었는데, 마침 내가 캐나다 투니(2달러 동전)를
목걸이로 하고 있었더니 먼저 와서 아는 척을 한다. 이 동전이 1999년도에만 특별히
발행된 동전이라 화제가 됐다. 이 친구들 역시 내가 머물던 벤쿠버 출신이라
많은 공감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것이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귀중한 팁이 아닐까 싶다.울

보트는 코사멧 해변을 따라 이동하였다. 넘실대는 바다와 한 몸이 되고 보니 이 곳이
바로 낙원이었다. 보트는 한 곳에 정박을 하더니 낚시할 도구들을 챙겨준다. 배 탈 때
오징어를 회치는 모습을 봤기에 오늘 점심은 오징어구나 싶었는데, 오징어의 용도는
낚시용 미끼였다. 한기는 취미가 낚시인 터라 내심 큰 물고기를 잡을 요량이었는지
기대가 큰 듯했다. 낚시 도구라고 해봤자 낚시바늘이 달린 줄을 세제통 같은 데 묶어서
주기에 과연 이런 걸로 잡힐까 했는데 여기 저기서 물고기를 낚아 올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생각 보다 많은 물고기들이 건져졌는데, 조금 얼빵하게 생긴 태국사람과 보트
지붕위의 우리와 캐나다 일행만 낚지를 못했다. 아마도 자리가 안좋았거나 미끼로
쓴 오징어거 머리 부분이라 고기들이 싫어했을 거라며 투덜대자 보트는 다시 출발하였다.
보트는 다른 곳에 정박을 하더니 스노클링 장비를 내주며 물고기나 다른 것들은 만져도
좋은데 성게 모양을 한 것들은 독이 있으니 만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노클링이었던가. 그러나 대부분의 서양 친구들은 물에 풍덩풍덩
잘도 뛰어드는데 나는 발이 안닿는 곳에서 수영을 한 경험이 없었을 뿐더러 스노클
자체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도 몰라서 망설였지만, 그래도 스노클링을 위해 코사멧에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는 법, 많이 창피했지만 나만이 터질 듯한(?) 구명자켓을 입고
물에 뛰어 들었다. 한기와 같이 하자고 했는데, 이 친구 여기 오기 전에 그렇게 하자고
하던 스노클링이건만 워낙 * 팔린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배신을 때린다. 사실 여행은
도전인데, 이 친구가 자주 이런 모습을 보이니 여행 중간 중간에 조금은 짜증이 났다.
여하튼 물에 뛰어들긴 했는데, 뷰 포인트가 있는 곳까지는 너무 멀었고 구명자켓 때문에
멀리 나아가기도 힘들어서 배 주위만 한 바퀴 돌고 올라왔다. 물 밑은? 아무 것도
안보였다. -.-;
괜히 물 밑에 들어갔다가 바다 가운데 매어 놓은 밧줄에 온 몸만 긁히고 말았다.
다음에는 남부 바닷가로 가서 정식으로 해야지 굳게 다짐했다. 코사멧은 스노클링에
적합한 해변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증거(?)로 쓰일 사진 한 방은 남겼다!!!

배는 인적이 별로 없는 코사멧 끝자락의 해변에 일행을 내려주고 1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여기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자의 모습도
볼 수가 있었는데 외설스럽다거나 저질스럽다는 느낌 보다는 자유스럽다는
느낌이 훨씬 더 와닿았다. 모래에 누워있자 한기와 캐나다 친구가 와서는 모래로
거대한 근육맨(?)을 만들어 주었다.
코사멧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개발이 안된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일게다.
그래서 바쁜 일정을 피하고 휴식을 위해서 팟타야를 뒤로 하고 코사멧에 온 건데,
잘한 결정인 것 같았다.

해변을 나와서 준비된 점심과 푸짐한 열대 과일들을 먹고 있자니 보트 뒤쪽에서는
바베큐 파티가 열렸다. 새우며 오징어, 작은 생선들을 구워서 먹었는데, 참으로
별미였다. 그런데 몇 개 집어 먹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만 바베큐를 찍어먹는 우리의
젓갈 비슷한 거에 아주 작은 고추 비슷한 걸 썰어 넣은 소스를 실수로 엎어버린 탓에
미안해서 자리를 일찍 뜨고 말았다. 머리 속에서 그 짜릿하고 고소한 새우의 맛이
떠나지를 않았지만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배는 왔던 길을 돌아왔다. 오는 길에 배는 거북이와 물고기를
기르는 양식장을 들렀다. 우리 어머니가 보시면 좋아하실 생선 한 보따리가 단 돈
10B 밖에 안했는데 용도는 거북이 먹이였다.

대략 5시간여의 보트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8시쯤 깨서 어제 봐둔 해산물 바베큐를 하는 해변으로 갔다. 태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될 것 같아 오늘은 조금 무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여러 해산물들을 쌓아 둔 곳에
가서 고르면 됐다. 우리는 큼지막한 새우 바베큐가 1kg에 250B(다른 종류는 1kg에 700B,
1000B 하는 것도 있었다), 맥주 2병 200B, 꼬치 2개 40B, 참치 스테이크 2인분 300B을
시키고 보니 식탁이 풍성하다. 거기다가 발 밑으로는 파도가 슬쩍 스치고 지나가니 더
없이 좋은 만찬이었다. 빗방울이 약간 떨어지자 소년들이 능숙한 솜씨로 파라솔을 치니
어느새 해변가는 파라솔꽃들이 한창이었다.

태국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고, 내일은 방콕으로 돌아가서 쇼핑을 한 후에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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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되는대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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