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저가 패키지를 통한 가족여행 14
5일 째 밤/9월26일
공항으로 가는 길에 가이드가 말한다.
"여러분 모두 여권주세요, 보딩을 먼저하고 환타씨쇼를 보러 갈 거니까, 여권 먼저 주세요"
"환타씨쇼를 보시지 않는 분은 11시30분(12시30분?) 일행이 올 때까지 공항에서 기다리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 : "짐을 먼저 부치고 쇼를 보러간다구요?"
가이드 : "네"
잘됐다, 그렇다면 대충 8시부터 2시까지 6시간정도 시간이 있다. 이시간에 차를 대절해서 푸켓타운이나 빠통비치로 가 밤거리 구경와 쇼핑,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면 되겠다.
나 :"여권 여기 있어요"
가이드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여권을 받는다.
잠시후 공항에 도착하니 7시.
"잠깐, 그럼 11시30분 미팅이면, 우리는 2시에 올 예정인데.. 여권없이 어떻게 비행기를 타지?
착각했다. 다시 여권을 돌려받으며 "우리가 직접 짐을 부친다"고 가이드에게 말하니. 가이드 얼굴이 실망으로 가득하다.
"꼼작없이 공항에서 기다릴 뻔 했네"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이제부터 바쁘다, 짐부치고 대절하든 렌트하든 쇼부를 빨리보고 최대한 오래 시내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공항에 새벽 2시까지 돌아와야 3시비행기를 탄다.
가이드와 일행에게 인사를 하고 공항내에 들어가 짐을 부칠 대한항공창구를 찾는다. 아무리 둘러 봐도 없다. 급한 마음에 공항안내데스크에 물어보니 12시30분 대한항공창구가 열린다고 한다.
와이프 : "먼저 짐을 부친다고 하더니, 아마, 여행사만을 위한 다른 창구가 있나 봐, "
말을 듣고 가이드에게로 달려간다.
나 :"대한항공 창구가 없네요"
가이드 : "아니 그것도 모르셨어요, 푸켓을 많이 다니신 분이"
나 : "아니 먼저 짐을 부친다고 하더니, 그럼 그것은 뭡니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가이드 :
"11시30분까지 짐을 가지고 있다가 부칩니다. 왜요, 뭐 잘못됐습니까"
약간 열받은 나 :
"아 먼저 짐을 부친다니까, 여행사를 위한 무슨 특별한 창구가 있는 줄 알았죠"
순간 속으로 "속았다," 안내데스크에서는 12시30분이라고 했는데...," 라고
생각하며, 이젠 나도 씩 웃어주며 자리를 뜬다.
"이젠 싸우기도 지겹다."
이제 모든 게 이해된다. 쇼를 보지 않는 사람들을 공항에 붙잡아두면 개별행동을 못할 것이니까, 보딩을 먼저한다며 여권을 볼모로 잡은 것이다. 물론 쇼를 보지 않는 사람은 지루하게 공항에서 기다리는 벌도 받아야 하고 일석삼조다.
순간 계획이 뒤틀리니, 마음이 바쁘다.
"할수 없다. 짐을 공항짐보관소에 맡길 수 밖에"
그러나 공항1층 짐보관소도 9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럼 방법은 하나 차를 대절해서는 짐을 가지고 다니기 힘들고, 짐이 다들어가는 차를 렌트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시간 7시40분, 계획대로 안되니, 식구들이 초조하게 기다린다.
공항문밖으로 나서니 랜터카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흥정을 걸어와, 그 중 한명하고 6시간사용, 보험포함 조건으로 혼다 째쯔를 1000b에 빌리기로 한다. 그런데 공항이 아니고 회사로 가서 계약을 해야한다.
"오 큰 짐 두개가 트렁크안에 다들어가고도 넉넉하다. 시빅은 역부족이었는데"
이제, 짐을 다 싣고 모든 가족이 탄 채로, 렌트카회사에 간다. 다행히, 랜트카회사는 공항 바로 맞은 편에 있었고, 조그만 가족회사 같다.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 아들녀석도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외국인과 계약한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기한 아들이 옆에서 또릿또릿하게 아빠가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나 실수, 여행후, 계약서를 보니, 차는 꼼꼼히 살폈으나, 차안에서 기다리는 식구생각에 마음이 쫒겨, 계약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나보다. 보험포함이 빠져있다.
역시 휘발류는 거의 비어 있어서 시간과 이동거리를 감안 300b만 차에 넣는다.
나 :"어디로 가실까요"
어머니 "어제 로빈슨에서 본 화장품이 아무래도 아까워, 다시 거기로 가자"
나 :" 어떻하죠, 가이드가 8시30분에 문을 닫는데요. 그럼 쇼핑을 하거나 밤거리를 구경하기에는 빠똥이 제격이니, 그리로 가죠"
8시가 지난 공항고속도로는 뻥 뚤려 있고 차도 없어 100km정도로 달린다. 지도를 보니 해안도로와 푸켓가운데를 통과해가는 갈림길이 있다. 가운데 길이 더 크고, 잘 뚫려 있으나 거의 푸켓시내까지 가서 빠통으로 가는 돌아가는 길이라 해안도로를 택한다.
캄캄하고 꾸불꾸불한 해안도로를 45분정도 달리니 드디어 빠똥. 다른 비치는 저녁에도 조용하고 한 적한데 이곳만은 아직도 흥청망청이다.
일단 쇼핑과 구경을 위해 20b을 주차원에게 주고 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쇼핑센터
빠똥에서 유일한 쇼핑센터에 들어선다. 내가 아는 한 여기가 제일 쌌었다. 허나 여기는 로빈슨에 비해 물건도 없고, 가격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 아니 한국보다 비싸다.
"로빈슨에서 본 60b 니모인형이 여기서는 199b, 한 푼의 에누리도 없다"
밖에 쇼핑가에는 다른 비치에서는 볼 수 없던 많은 관광객이 흥미있게 물건들을 구경하며 지나간다. 부모님도 외국의 밤거리를 자유롭게 걷고 구경하는 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것도 30분 정도 지나자 힘드신가보다, 처음에 재미있어 하던 애들도 힘들어 한다.
9시 50분 빠똥의 살인적인 물가를 안 이상, 더이상 쇼핑은 포기하고 로얄파라다이스호텔로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가는 길에 보이는 뒷골목의 수 많은 정육점 불빛의 바를 보니, 예전에 빠통의 노천 바에 만난 38살의 독일인이 20대 였던 나에게 해 준 말이 생각난다.
'너는 젊어서 푸켓에 올 수 있으니 다행이야, 난 너무 늙어서 푸켓을 알았어... 넌 젋잖아, 부럽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미쳤어, 미쳤어,"
그래 술집이 지금처럼 새벽2시에 문닫기전에는 여기는 아침 6시까지 미쳐서 돌아갔다.
돈 많은 관광객을 잡으려는 프리랜서 태국 술집아가씨와 하룻밤 욕정을 채우려는 관광객들. 그 사이에서 꽃을 파는 6,7살의 아이들 그리고 그 손을 잡고 따라 나선 어린 동생들, 또한 나에게 3대1로 섹스하자는 게이들....
그렇게 점점 밤이 깊어 갈수록 모든 것을 잊은 채, 그렇게 미쳐갔다.
지금도 그가 말한 부러움과 미쳤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허나 서로 생각하는게 다르고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미쳐가는 빠통의 밤거리에서 미치지 못한 우리는 그렇게 미치지 못한 공통점을 가진 채 서서히 미쳐가고 싶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15살정도의 애띤 게이소년과 60,70먹은 배나오고 머리벗겨진 중늙은이 게이커플.
이들은 새벽 3시가 넘은 야심한 밤에 너무도 다정하게 노천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사랑을 나눈다.
처음에는 이 모습을 보고 역겨웠으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며 너무도 다정해 보이는 이들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럽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둘이서 행복할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이들을 욕할 수가 있을 까."
비록 소년은 돈을, 중늙은이는 소년의 육체를 탐닉하지만, 만일 둘이 이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행복하다면, 나는 조용한 방관자가 될 수 밖에.
이렇게 푸켓의 밤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서 그렇게 자신을 잊어가며 미쳐가고 있었다.
"여기가 유명한 빠똥바거리에요, 한국의 이태원같은 곳이죠"
역시 어머니는 흥미를 보이시지 않는 데, 남자인 아버지는 내색은 안하시지만 흥미로운 눈치다.
로얄 파라다이스 호텔로 차를 몰고 가니 로얄파라다이스로 들어가는 골목을 막는 태국인이 10분안에 나가는 것은 무료라고 하며 들여보네준다. 주차요금이 얼마냐고 물어도 고개만 저을 뿐.
"영어할 줄 모르나"
10시 호텔에 가니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나와 로얄호텔입구 왼쪽에서 10m정도 걸어가니 오른쪽건물에 마사지숍이 있다. 500b을 400b에 흥정 마사지를 받는다.
"아, 이렇게 시원한 마사지는 평생처음이다."
부모님도, 와이프도 모두 감격, 감격. 마사지사가 고마워보기는 처음이다.
아버지 : "내 마사지사 남자처럼 생겨가지고 정말 힘이 좋더라"
와이프 : "레이디보이예요, 아버님"
나 :" 뭐, 아 그랬구나, 여기는 여자마사지사도 있지만 남자는 게이들이 마사지해주는 게이마사지숍인가보다.
"어쩐지, 사타구니부근을 할 때는 무엇인가 살며시 내 주요부위를 누르고 있더니"
눈을 감고 있어 나는 이때 이녀석이 사타구니 혈을 누르면서 코를 살며시 대고 있는 줄 알았다. 비록 와이프는 아니라고 하지만 약간 찝찝하다. 하지만 워낙 시원하니 만족한다.
그래 출입을 통제하는 입구부터 게이들이 쇼의상을 입고 서 있더니, 여기는 게이해방구인가보다.
게이하니까 또 나를 열심히 쫓아다녔던 레이디보이가 생각난다. 그녀석, 아니 그녀는 정말 나를 좋아 했는데, 나중에는 그녀의 정성에 마음이 동해, 친구가 되었다. -호텔 립셉션니스트 였다-
"나도 같은 피가 흐른다고 했는데"
그 때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바람직한 삶과 최소한의 예의를 운운하며 자신은 자신만의 서투른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지 모른 채,그녀 주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교양과 상식에 사로잡혀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는 그녀에게 단지 그들만의 기준을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처절하게 상처를 줬다.
"그러나 무엇이 바람직한 삶일까"
"세련된 말투와 고상한 말투로 위장한채 자신만의 가면으로 사로잡혀사는 인간들보다는 한시를 살아도 떳떳이 자신을 드러내며 솔직히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삶이 더 나은 삶이 아닐까."
지금도 무엇이 바람직한 삶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위해,상처받을 줄을 알지만 남에게 피해주지 않은 채, 그렇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그녀는 적어도 나보다 순수했고 용기가 있었다.
이렇게 마사지를 끝내고 골목통제구역을 벗어나려는 순간, 아까 그녀석이 실실웃으며 잡는다. 아차 싶다. 주차권이라도 있으면 받을 걸. 그녀석이 보여준 종이를 보니 그 10분이 지나면 벌금 200b을 내야한다.
"에고, 아까워"
12시30분, 이렇게 빠똥을 벗어나 공항으로 향한다. 차를 돌려주고 공항에 들어서니 1시30분.
짐을 부치러 대한항공부스로 가니 "이건 웬걸". 다른 가이드녀석 이제야 다른 팀 여자애들을 이끌고 짐을 부치러 온다.
결국 12시30분 창구문을 여는데 11시30분에 보딩한다는 것도 거짓이고, 지들도 별수 없이 환타씨쇼보고 창구문이 열어진 이제야 보딩하는 것이다.
탑승시간이 가까와지자 다른 팀의 가이드녀석, 여자애들을 둥글게 모으고 마지막 인사말을 하며 화이팅을 외친다.
각자 무슨 의미로 화이팅을 외치는 지, 혹은 아무생각없이 화이팅을 외치는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나도 화이팅이다.
"화이팅!!!!!"
이렇게 우리가족의 푸켓여행은 끝을 맺는다.
"녀석들 많이 보고 느꼈으면 좋겠는데"
여행팁 :* 공항짐보관소 짐1개 60b
*게이마사지 적극추천
*소니 캠코더 메모리스틱 128M면 6일 충분 640*480사이즈로 640장
가능, 캠코더와 디지탈카메라겸용이라서 그런지 6일간 250장정도
찍어서 혹시 몰라 예비로 준비한 UBS이동하드디스크 518M는 필요
없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가이드가 말한다.
"여러분 모두 여권주세요, 보딩을 먼저하고 환타씨쇼를 보러 갈 거니까, 여권 먼저 주세요"
"환타씨쇼를 보시지 않는 분은 11시30분(12시30분?) 일행이 올 때까지 공항에서 기다리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 : "짐을 먼저 부치고 쇼를 보러간다구요?"
가이드 : "네"
잘됐다, 그렇다면 대충 8시부터 2시까지 6시간정도 시간이 있다. 이시간에 차를 대절해서 푸켓타운이나 빠통비치로 가 밤거리 구경와 쇼핑,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면 되겠다.
나 :"여권 여기 있어요"
가이드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여권을 받는다.
잠시후 공항에 도착하니 7시.
"잠깐, 그럼 11시30분 미팅이면, 우리는 2시에 올 예정인데.. 여권없이 어떻게 비행기를 타지?
착각했다. 다시 여권을 돌려받으며 "우리가 직접 짐을 부친다"고 가이드에게 말하니. 가이드 얼굴이 실망으로 가득하다.
"꼼작없이 공항에서 기다릴 뻔 했네"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이제부터 바쁘다, 짐부치고 대절하든 렌트하든 쇼부를 빨리보고 최대한 오래 시내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공항에 새벽 2시까지 돌아와야 3시비행기를 탄다.
가이드와 일행에게 인사를 하고 공항내에 들어가 짐을 부칠 대한항공창구를 찾는다. 아무리 둘러 봐도 없다. 급한 마음에 공항안내데스크에 물어보니 12시30분 대한항공창구가 열린다고 한다.
와이프 : "먼저 짐을 부친다고 하더니, 아마, 여행사만을 위한 다른 창구가 있나 봐, "
말을 듣고 가이드에게로 달려간다.
나 :"대한항공 창구가 없네요"
가이드 : "아니 그것도 모르셨어요, 푸켓을 많이 다니신 분이"
나 : "아니 먼저 짐을 부친다고 하더니, 그럼 그것은 뭡니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가이드 :
"11시30분까지 짐을 가지고 있다가 부칩니다. 왜요, 뭐 잘못됐습니까"
약간 열받은 나 :
"아 먼저 짐을 부친다니까, 여행사를 위한 무슨 특별한 창구가 있는 줄 알았죠"
순간 속으로 "속았다," 안내데스크에서는 12시30분이라고 했는데...," 라고
생각하며, 이젠 나도 씩 웃어주며 자리를 뜬다.
"이젠 싸우기도 지겹다."
이제 모든 게 이해된다. 쇼를 보지 않는 사람들을 공항에 붙잡아두면 개별행동을 못할 것이니까, 보딩을 먼저한다며 여권을 볼모로 잡은 것이다. 물론 쇼를 보지 않는 사람은 지루하게 공항에서 기다리는 벌도 받아야 하고 일석삼조다.
순간 계획이 뒤틀리니, 마음이 바쁘다.
"할수 없다. 짐을 공항짐보관소에 맡길 수 밖에"
그러나 공항1층 짐보관소도 9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럼 방법은 하나 차를 대절해서는 짐을 가지고 다니기 힘들고, 짐이 다들어가는 차를 렌트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시간 7시40분, 계획대로 안되니, 식구들이 초조하게 기다린다.
공항문밖으로 나서니 랜터카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흥정을 걸어와, 그 중 한명하고 6시간사용, 보험포함 조건으로 혼다 째쯔를 1000b에 빌리기로 한다. 그런데 공항이 아니고 회사로 가서 계약을 해야한다.
"오 큰 짐 두개가 트렁크안에 다들어가고도 넉넉하다. 시빅은 역부족이었는데"
이제, 짐을 다 싣고 모든 가족이 탄 채로, 렌트카회사에 간다. 다행히, 랜트카회사는 공항 바로 맞은 편에 있었고, 조그만 가족회사 같다.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 아들녀석도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외국인과 계약한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기한 아들이 옆에서 또릿또릿하게 아빠가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나 실수, 여행후, 계약서를 보니, 차는 꼼꼼히 살폈으나, 차안에서 기다리는 식구생각에 마음이 쫒겨, 계약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나보다. 보험포함이 빠져있다.
역시 휘발류는 거의 비어 있어서 시간과 이동거리를 감안 300b만 차에 넣는다.
나 :"어디로 가실까요"
어머니 "어제 로빈슨에서 본 화장품이 아무래도 아까워, 다시 거기로 가자"
나 :" 어떻하죠, 가이드가 8시30분에 문을 닫는데요. 그럼 쇼핑을 하거나 밤거리를 구경하기에는 빠똥이 제격이니, 그리로 가죠"
8시가 지난 공항고속도로는 뻥 뚤려 있고 차도 없어 100km정도로 달린다. 지도를 보니 해안도로와 푸켓가운데를 통과해가는 갈림길이 있다. 가운데 길이 더 크고, 잘 뚫려 있으나 거의 푸켓시내까지 가서 빠통으로 가는 돌아가는 길이라 해안도로를 택한다.
캄캄하고 꾸불꾸불한 해안도로를 45분정도 달리니 드디어 빠똥. 다른 비치는 저녁에도 조용하고 한 적한데 이곳만은 아직도 흥청망청이다.
일단 쇼핑과 구경을 위해 20b을 주차원에게 주고 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쇼핑센터
빠똥에서 유일한 쇼핑센터에 들어선다. 내가 아는 한 여기가 제일 쌌었다. 허나 여기는 로빈슨에 비해 물건도 없고, 가격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 아니 한국보다 비싸다.
"로빈슨에서 본 60b 니모인형이 여기서는 199b, 한 푼의 에누리도 없다"
밖에 쇼핑가에는 다른 비치에서는 볼 수 없던 많은 관광객이 흥미있게 물건들을 구경하며 지나간다. 부모님도 외국의 밤거리를 자유롭게 걷고 구경하는 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것도 30분 정도 지나자 힘드신가보다, 처음에 재미있어 하던 애들도 힘들어 한다.
9시 50분 빠똥의 살인적인 물가를 안 이상, 더이상 쇼핑은 포기하고 로얄파라다이스호텔로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가는 길에 보이는 뒷골목의 수 많은 정육점 불빛의 바를 보니, 예전에 빠통의 노천 바에 만난 38살의 독일인이 20대 였던 나에게 해 준 말이 생각난다.
'너는 젊어서 푸켓에 올 수 있으니 다행이야, 난 너무 늙어서 푸켓을 알았어... 넌 젋잖아, 부럽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미쳤어, 미쳤어,"
그래 술집이 지금처럼 새벽2시에 문닫기전에는 여기는 아침 6시까지 미쳐서 돌아갔다.
돈 많은 관광객을 잡으려는 프리랜서 태국 술집아가씨와 하룻밤 욕정을 채우려는 관광객들. 그 사이에서 꽃을 파는 6,7살의 아이들 그리고 그 손을 잡고 따라 나선 어린 동생들, 또한 나에게 3대1로 섹스하자는 게이들....
그렇게 점점 밤이 깊어 갈수록 모든 것을 잊은 채, 그렇게 미쳐갔다.
지금도 그가 말한 부러움과 미쳤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허나 서로 생각하는게 다르고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미쳐가는 빠통의 밤거리에서 미치지 못한 우리는 그렇게 미치지 못한 공통점을 가진 채 서서히 미쳐가고 싶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15살정도의 애띤 게이소년과 60,70먹은 배나오고 머리벗겨진 중늙은이 게이커플.
이들은 새벽 3시가 넘은 야심한 밤에 너무도 다정하게 노천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사랑을 나눈다.
처음에는 이 모습을 보고 역겨웠으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며 너무도 다정해 보이는 이들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럽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둘이서 행복할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이들을 욕할 수가 있을 까."
비록 소년은 돈을, 중늙은이는 소년의 육체를 탐닉하지만, 만일 둘이 이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행복하다면, 나는 조용한 방관자가 될 수 밖에.
이렇게 푸켓의 밤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서 그렇게 자신을 잊어가며 미쳐가고 있었다.
"여기가 유명한 빠똥바거리에요, 한국의 이태원같은 곳이죠"
역시 어머니는 흥미를 보이시지 않는 데, 남자인 아버지는 내색은 안하시지만 흥미로운 눈치다.
로얄 파라다이스 호텔로 차를 몰고 가니 로얄파라다이스로 들어가는 골목을 막는 태국인이 10분안에 나가는 것은 무료라고 하며 들여보네준다. 주차요금이 얼마냐고 물어도 고개만 저을 뿐.
"영어할 줄 모르나"
10시 호텔에 가니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나와 로얄호텔입구 왼쪽에서 10m정도 걸어가니 오른쪽건물에 마사지숍이 있다. 500b을 400b에 흥정 마사지를 받는다.
"아, 이렇게 시원한 마사지는 평생처음이다."
부모님도, 와이프도 모두 감격, 감격. 마사지사가 고마워보기는 처음이다.
아버지 : "내 마사지사 남자처럼 생겨가지고 정말 힘이 좋더라"
와이프 : "레이디보이예요, 아버님"
나 :" 뭐, 아 그랬구나, 여기는 여자마사지사도 있지만 남자는 게이들이 마사지해주는 게이마사지숍인가보다.
"어쩐지, 사타구니부근을 할 때는 무엇인가 살며시 내 주요부위를 누르고 있더니"
눈을 감고 있어 나는 이때 이녀석이 사타구니 혈을 누르면서 코를 살며시 대고 있는 줄 알았다. 비록 와이프는 아니라고 하지만 약간 찝찝하다. 하지만 워낙 시원하니 만족한다.
그래 출입을 통제하는 입구부터 게이들이 쇼의상을 입고 서 있더니, 여기는 게이해방구인가보다.
게이하니까 또 나를 열심히 쫓아다녔던 레이디보이가 생각난다. 그녀석, 아니 그녀는 정말 나를 좋아 했는데, 나중에는 그녀의 정성에 마음이 동해, 친구가 되었다. -호텔 립셉션니스트 였다-
"나도 같은 피가 흐른다고 했는데"
그 때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바람직한 삶과 최소한의 예의를 운운하며 자신은 자신만의 서투른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지 모른 채,그녀 주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교양과 상식에 사로잡혀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는 그녀에게 단지 그들만의 기준을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처절하게 상처를 줬다.
"그러나 무엇이 바람직한 삶일까"
"세련된 말투와 고상한 말투로 위장한채 자신만의 가면으로 사로잡혀사는 인간들보다는 한시를 살아도 떳떳이 자신을 드러내며 솔직히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삶이 더 나은 삶이 아닐까."
지금도 무엇이 바람직한 삶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위해,상처받을 줄을 알지만 남에게 피해주지 않은 채, 그렇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그녀는 적어도 나보다 순수했고 용기가 있었다.
이렇게 마사지를 끝내고 골목통제구역을 벗어나려는 순간, 아까 그녀석이 실실웃으며 잡는다. 아차 싶다. 주차권이라도 있으면 받을 걸. 그녀석이 보여준 종이를 보니 그 10분이 지나면 벌금 200b을 내야한다.
"에고, 아까워"
12시30분, 이렇게 빠똥을 벗어나 공항으로 향한다. 차를 돌려주고 공항에 들어서니 1시30분.
짐을 부치러 대한항공부스로 가니 "이건 웬걸". 다른 가이드녀석 이제야 다른 팀 여자애들을 이끌고 짐을 부치러 온다.
결국 12시30분 창구문을 여는데 11시30분에 보딩한다는 것도 거짓이고, 지들도 별수 없이 환타씨쇼보고 창구문이 열어진 이제야 보딩하는 것이다.
탑승시간이 가까와지자 다른 팀의 가이드녀석, 여자애들을 둥글게 모으고 마지막 인사말을 하며 화이팅을 외친다.
각자 무슨 의미로 화이팅을 외치는 지, 혹은 아무생각없이 화이팅을 외치는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나도 화이팅이다.
"화이팅!!!!!"
이렇게 우리가족의 푸켓여행은 끝을 맺는다.
"녀석들 많이 보고 느꼈으면 좋겠는데"
여행팁 :* 공항짐보관소 짐1개 60b
*게이마사지 적극추천
*소니 캠코더 메모리스틱 128M면 6일 충분 640*480사이즈로 640장
가능, 캠코더와 디지탈카메라겸용이라서 그런지 6일간 250장정도
찍어서 혹시 몰라 예비로 준비한 UBS이동하드디스크 518M는 필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