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헝썬 - 빠이 매헝썬 여행 3 (알고보면 다정한 애인 매헝썬)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매헝썬 - 빠이 매헝썬 여행 3 (알고보면 다정한 애인 매헝썬)

SOMA 14 3726


건기의 태국북방지역은 엄청 춥다.

그리고 특히 산속 마을들은 더 춥다. 다행히 내가 판매하고 있는 고운 담요들을 두장 가지고 가서 잘 덮고 잤는데 문제는 자고 일어나서이다.

이불속에서 움직이기 싫을정도다.


어젯밤 묵었던 작은 리조트는 멋진 장식은 없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매우충실하고 특히 잠자리가 많이 청결해서 좋았다.

침대나 침대보도 저가 숙소에서 볼 수 있는 열악한 것이 아닌 비교적 아늑하고 편안한 것이다.

아쉬운것은 온수가 조금 약한것인데, 이런건 아무래도 전기온수기가 아닌 중앙식 온수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비용이 많이 드는지

그것이 잘 구비되어있다면 게스트하우스이상의 숙소로 인정해주는 편이다.

아쉽게도 이 리조트는 전기온수기를 사용하여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조금 있다.


하지만 1박 800바트라는 비용치고는 게스트하우스보다 조용하고 아늑하고 깨끗한 숙소라는 점에서 유용했다. 또한 간단한 조식이 제공되니 어찌 나쁘다 하겠는가..



직원이 살짝 나와 조식을 챙겨준다. 주방이 보이는 작은 식당.
비위생적이라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웃는 얼굴로 맞아주는게 좋아서 마누라는 준비한 홍빠오(붉은봉투로 안에 약간의 돈을 넣어둔다.) 를 직원들마다 건네준다.
호텔급이 아닌 작은 리조트 급이라 부페식이라든지 어메리칸 식으로 준비된 식단은 없고 가벼운 빵과 죽(xifan: 죽같이 묽어진 것이 아닌 다른재료와 함께 긇은 밥)을 주어 든든하게 챙겨먹고 다시 오전의 빠이를 구경하러 거리로 나왔다.



우리는 어젯밤 왓루엉 이라는곳에 차를 주차하고 거리로 나와 밤거리를 구경했는데 , 왓 끄랑 이라는곳 이르러 마눌이 갑자기 소리치며 우리가 이곳에 주차를 하였다고 했다. 걸어온 거리와 장소로 미루어 분명히 다른곳인데 , 마눌이 착각을 한것이다.
왜냐하면 왓루엉 과 왓끄랑 은 뜻이 비슷하다. 그래서 마눌이 착각을 했던것이다.



어쨋거나 오늘오전도 이곳 왓 루엉에 주차를 했다.
가만히 중심에 있는 제디를 보고 있자니 한 스님이 다가온다 .
빙긋이 웃으며 뭐라고 하자 , 마눌이 탐분을 하고 싶다고 나에게 홍빠오를 건넨다. 날더러 스님에게 주라는것이다.
내가 드리자 스님이 뭐라고 축언을 한다.
젝일.. 난 크리스챤이란 말이다....

사실 여자는 스님에게 직접 탐분을 할 수 없다. 주변에 남자를 통해서 하거나 물건을 건네게 된다.
스님도 절대로 한 공간에 여자와 같이 있을수 없다고 하니
아니 도와줄 수 없지 않은가 ...


거리를 돌다보니 어제의 그 이슬람사원이 보인다. 어젯밤 장사를 한 것 같은 폭스바겐 버스가 이곳에 주차해 있다




아침일찍 리조트에서 조식을 했지만, 그래도 거리의 조식을 먹어보지 않을 수 없잖은가,

반가운 빠텅꼬를 파는 사람이 있어 다가갔다.

무슬림 아저씨인데 얼굴은 약간 서구적이다. 음? 태국적인 인상이 아닌데 ?


아무래도 인도계나 파키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태국어는 오리지날 그 자체다.

나도 외국인이지만 솔직히 외국인임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이 더 많은 태국이다 보니 출신은 묻지 않는다.



왠만한 방콕의 중국계 빠텅코보다 맛이 좋다.

그래도 사진한장 찍으려 했는데 무뚝뚝하게 돌아서서 반죽을 개길래 억지로 불러서 한 장 찍었다.

저건 썩소다.. (아 색휘 진짜 귀찮게 하네... 하는 뭐 그런거? )


하지만 실물보다 잘 나왔다.

동네 구멍가게에도 들어가 한 컷.






또 다시 길을 떠난다.

구불구불 산길로 다시 들어서다가 한참 빵마파 라는 지역 부근에 거의 다 왔을 때 어느 전망대가 휴게소 가 눈에 뜨인다.

화장실도 있고 무엇보다 카렌족들이 조그만 부스들을 열고 물건이나 먹을것들을 팔고 있다.


그곳에서 고구마를 굽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서 고구마를 얼마쯤 샀다. 이것은 가스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잔뜩먹고 자면 내일아침에 나는 가스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 물론 쓸데는 없다.


아주머니의 아이가 있어 사진을 찍어도 좋냐고 하자 아주머니가 혹시 차안에 과자같은게 있냐고 묻는다 ..

실로 무서운 역공이다.

얼른 옆 구멍가게로 달려가 과자를 몇개 사서 아이에게 주었다. 꼬마에게 사진기를 들이대며 웃어달라고 하자 아이는 무척이나 심오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누구인가 , 또 여긴 어딘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지역에는 라후족이라 불리는 고구려의 호손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도 한다.

라후족은 태국어로 '무써' 라고 하는데 이 무써라는 말은 사냥꾼을 뜻한다.

아쉽게도 나는 그들의 언어를 확인해보지 못했다. 어순도 한국어와 같고 , 그들의 부족전설에서도 그들은 눈이 오는 곳에서 왔다고 하니 , 라후족 사람들은 어쩌면 고구려 혹은 만주쪽 사람일 것이라는 학설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으니 나는 이곳에 와야할 또 한가지 이유가 더 생겼다.

나중에 꼭 이들과 태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통화를 시도해 보리라는 것이다.




이 지역의 모든 카렌족들이 모두 무써인것은 아니다. 이 무써들은 카렌중에서도 비교적 소수인듯 하다.

흔히 레드카렌 , 화이트카렌, 그리고 롱넥으로 크게 나눠지는 모양인데, 그 외에도 여러 소수 카렌들이 있고 서로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헝썬에 거의 다 와 갈 무렵 탐쁠라 라는 곳이 있어 들어가보았다. 태국어로 하면 물고기 동굴이라는 뜻이다.
들어가보니 참 아름다운 정원이 있고 , 조그만 개천처럼 물이 흐른다 . 산중에 이런곳이 있다니 집을 짓고 산다면 참 아름다울만한 곳이다.

물고기 먹이를 조금 샀는데 , 물고기 먹이가 이상하다.
사료같은것이 아닌 무슨 과일쪼가리들이며 야채를 준다. 옛날 잔타부리 여행당시 카오차마오 쪽에 있던 계곡의 물고기들은 갓끈동부라는 야채를 사료로 먹던데
이놈들은 과일이며 야채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인가

들어가던 입구에 있는 냇가에 야채와 과일을 조금 던져줘도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깊이 들어가자 이런 동굴이 나오고 물고기의 종류가 바뀌었다.

마치 잉어처럼 튼튼해보이는 녀석들 .. 과일을 던져주자 바로 덥석 먹어버렸다. 배추처럼 아랫부분이 붙어있는 거다란 야채를 던져줘도 덥석덥석 먹어버렸다.

사람이 들어가면 피라니어처럼 잡아먹을 기세다.


탐쁠라... 저 동굴로 보이는 물속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대단한 광광지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 그래도 매헝썬에 들어가면서 잠시 쉬어갈만한 코스로 부족함은 없는것 같다.



이 탐쁠라의 옆에는 이곳에서 과거 고행을 했던 한 현자를 모시는 곳이 있다. 향내가 좀 있어서 그렇게 마음에 썩들지는 않는다.

이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오자 무엉매헝썬에 도달했다. 참 오래도 왔다. 올때 마눌은 들어오는 경치를 마음껏 감상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운전이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한굽이 한굽이의 경사와 커브가 심하기 때문에 차를 함부로 추월할수 없기때문이다.
매헝썬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식당을 찾아보는데 , 낮이라 그런지 마음에 드는 식당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왓 쩡캄을 찾아보기 위해 돌다가 만난 Fern 이라는 식당.
생각보다 고급식당이다. 하지만 매헝썬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 .




식당에 들어갈때 한 아저씨 한분이 문 앞에 계셨는데 , 들어가서 우리가 음식을 한두가지 주문하자 그분이 곧 서빙모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내 우리가 식사하는 내내 다소곳이 서서 물이 떨어지면 물을 넣어주고 , 얼음을 채워주고는 했는데, 우리가 매헝썬에서 어디를 보는것이 좋겠느냐고 묻자

안내 브로슈어를 가져와 어디어디를 가보라며 자세하고 자상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괜찮은 숙소가 있냐고 묻자 아저씨는 이 식당과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리조트가 있다고 말해주었고 아마도 할인이 가능할것이라 하여 일단 와이프는 아저씨의 친절함과 성실한 서빙에 대한 팁을 40바트 정도 주고는 그 리조트를 찾아왔다.


식당에서 소개를 받아서 왔다고 하자 1,800바트 의 스위트룸을 1,500바트에 묵을 수 있었기에 마음에 들어 이곳에 여장을 풀었다.



산속이며 자고일어나면 안개가 짖게 끼는 산중에 위치한 리조트이다. 이곳은 냉장고도 TV도 없다. 하지만 중앙식 온수시스템으로 뜨거운물도 잘 나오며 , 산속같은 위치에 대부분의 방이 방갈로 형식으로 떨어져 있어서 매우 아늑하고 마음에 든다.


일단 여장을 풀은김에 오후활동을 시작했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매헝썬에 오면 그래도 롱넥빌리지를 방문하는것이 우선이 아니겠는가..

인간동물원이다 하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이들의 대부분의 생계는 관광에 의존하는것도 현실이다. 그저 카렌족들에 대한 태국정부의 처우가 개선된다면 좋을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롱넥 빌리지는 매헝썬을 중심으로만도 3-4 군데 마을이 있다. 보통은 여행사를 통해서 입장료를 내고 가는곳도 있는 모양이지만

사실 마을을 찾아 스스로 방문한다면 별다른 비용이 없다. 다만 차가 없다면 보통은 들어가기 힘든 산골에 위치해 있으므로 어느정도 입장료라든가 교통비가 소비 된다고 봐야할것이다.



과거에 갔던 곳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깊은곳이다. 매헝썬의 서남쪽 자락 , 하지만 이번엔 매헝썬의 서쪽 산골에 위치한곳이라 배를 타지는 않았다.

그냥 근방에 있어서 스스로 찾아갔으므로 별다른 비용은 없었다. 다만 이들이 만든 물것이 보통 개인적으로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인 터라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모델비를 지불하고 사진을 찍는데 주력했다.



이번에 구입한 마이크로 포서드용 올림 45mm 1.8 렌즈가 파워를 발휘해주었다.


롱넥들은 보통 농사를 한다. 농사를 지어 스스로 먹고 산다.

자급자족을 한다는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들은 생업의 현장에 나가있고 , 실제로 빌리지는 어느정도 관광지화 되어있는것이 현실이다.


그저 젊고 귀여운 아가씨나 꼬마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아무래도 '보여주는 모습' 이니 만큼 외모가 상업적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가보다




아이들은 여행객들의 카메라 질에 때로는 질린다. 때로는 꼬마아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같이 있던 어머니가 아이더러 웃어주라고 해도 아이는 굳이 카메라를 외면한다. 어쩔수 없다. 관광객들이 다른 곳에서 다소곳이 앉아있는 아이를 향해 셔터질을 하니 그 아이는 맥없는 목소리로 물건하나 구입해달라고 하소연을 한다. 관광객들이 제품일 구매하려 보려해도 사실상 가내수공업 제품인지라 조악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구입들을 안하나보다.


하루종일 사진만 찍고 물건하나 구입해주지 않는 관광객들이 원망스러운가보다. 무척 피곤해보이는것이 딱하다.



난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겠다고 허락을 받는다. 보통 아이들은 허락하지만 역시 찍고 나면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어찌할까 하다가 사진을 한두장 찍는 사람들에게 20바트씩 주며 모델료를 주는게 어떠냐고 이야기하자 다들 좋아한다.


왠지 제품을 구입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조금은 가시는듯하다. 


정말 이들은 인간동물원처럼 이곳에서 구경거리가 되도록 강요받은 것일까 ?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것은 이들을 한곳에 거주하게 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태국정부의 탓일까 ?
아니면 자급자족의 삶의 가난 때문일까 , 아니면 나같은 여행객들의 호기심 때문일까 ..


그저 롱넥족 아이들의 고리처럼 그들의 마음 보이지 않는자리는 상처들이 가득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신난 한 관광객 꼬마하나 입에 돈을 물고 장난질을 한다. 세상은 참 다르다. 카렌으로 태어나 한평생 고리로 목과 어깨를 짓눌르며 사는 사람.

어린나이에 세상을 유람하며 걱정없이 고통없이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


 그저 나는 백인백세 (百人百世)라고 생각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고.. 한가지 확실한것은 행복도 불행도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저 짧은 백년이 안되는 세월 속에서 우리는 무에서 무로 돌아가는것. 그 안에서 행복과 불행이라는것은 개개인의 삶과 가치관에 달린것이 아니겠는게 하는것이다.





마을을 나오면서도 명랑하게 토산품을 찍어보았다.

망태기 , 태국에서 나오는 자연 수공예 제품들은 소품으로도 고풍스럽고 보기 좋다.

운이 좋아서 였을까 ? 맨 오른쪽 아래 망태기에는 매헝썬이라는 글과 그림이 예쁘다.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일것이다.




해가 지기전에 매헝썬 중심에 있는 왓 쩡캄과 왓 쩡루엉을 들어가보았다.

미얀마스타일의 사원으로 태국의 여느사원과는 분위기도 다르고 내부의 본존불도 , 역사적 장신구나 안의 각종 소품들도 모두 미얀마 스타일이다.

미얀마의 장인을 불러다가 만든것이라고 하니 사실 무척 생소하고 이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건축스타일만은 아름다움이 많이 느껴진다.




해가지면 이 곳에서 빠이와 마찬가지로 워킹 로드 마켓이 펼쳐진다.

빠이처럼 톡톡튀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물건들 , 상품들 , 먹을것들이 볼만했다.

뭐랄까 태국의 상품들 , 솔직히 품질이나 가격적으로 고급제품이라 할만한것들은 지방 소규모 생산업자들에게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재기발랄한 상품에는 제조업자의 개성과 성격들이 잘 드러나있는 경우가 많다.

방콕도 치앙마이도 , 빠이도, 매헝썬도 .. 과거 가보았던 딱 도 , 후아힌 , 쁘라쭈업도 .. 그리고 이싼도 그렇다.

제품의 개성들이 강하다. 하지만 비싸다고 할 수 없다.(물론 품질도 좋다고는...)



지방여행을 다니다보면 저녁시장을 돌아다니는것은 즐거움이다.

나도 그 지방을 가면 셔츠나 바지를 구입한다. 그리고 집에서 편하게 입는편이다.


의외로 식당들이 눈에 띄지 않아서 간신히 한참을 걸은 후에야 국수한 그릇 먹을 수 있었다. 맛에 무신경하고 불친절한 아저씨가 서빙을 했다.

어떤 여행객은 아저씨가 불친절해 그냥 나가기도 했는데 , 그냥 불친절한 서빙은 자주있는것도 아니니 역시 하나의 즐거움이라  생각하고 악착같이

국수를 먹어주었다.


돌아오던길에 왓 쩡캄의 등이 예뻐서 한 컷 찍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매헝썬의 중심사원이다.


산속에 위치한 리조트라 밤길에 찾기가 쉽지않다.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이곳은 친자연을 표방하는 고사리리조트 ..(Fern resort)이다.

전기는 들어오고 WIFI도 되지만 (로비만) 티비나 냉장고가 없다. 다들 그냥 심심한지 일찍들 잔다. 뭐 그런맛에 여기 있는게 아니겠는가...


밤이 되니 꽤 춥다. 리조트 어느곳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여직원이 있어 함께 앉았다.
여직원은 친절하게도 고구마를 구워준다. 고구마를 구우며 직원과 나와 마눌 , 그리고 군고구마를 좋아하는 개한마리와 매헝썬의 밤을 만끽할수있었다.
우리는 식당에서 이곳을 소개받아 왔고 덕분에 300바트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묵을수있었는데 , 그냥 이곳 사장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 알게된 사실이 있었다. 아마도 식당에서 계속 물과 얼음서빙을 하던 안경쓴 아저씨가 아마 이곳의 사장님인듯하다.

고맙다고 쥐어준 40바트의 팁을 받고 그분이 이곳 방을 300바트 할인해준것이 아닌가 싶은데 , 역시 태국의 대인은 마음을 받고 마음으로 되돌려주는 멋을 아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밤늦게까지 고구마를 까먹으며 이 직원과 카렌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신은 화이트 카렌족이며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카렌족들은 화이트카렌 그리고 큰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카렌들은 레드카렌 , 또 롱넥 으로 크게 구분된다 하였다 . 그외에 여러 작은 부족들이 있단다. 치앙마이 몽족이며 , 무써라 불리는 라후족이야기며 모든것이 호기심 , 또한 직접 대면하는 카렌과의 즐거운 담화.. 매헝썬 산속의 밤은 정말 잊기 어려운추억이다.



아침에 일어나 사진을 찍은 이 처자가 어제 밤 모닥불을 함께 피우며 군 고구마를 잔뜩주고 많은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누던 사람이다.

역시 아침에 보니 무척 귀여운 얼굴이다. 밤새 이야기할때 무척 부드러운 어투며 , 까불며 뛰어다니던 주인집 아이를 잘 다독이던 모습이 인상깊던 좋은 누나 좋은 어머니가 될거같은 느낌이 인상깊었는데 , 역시 마음씨가 얼굴에 드러나는듯하다.




산속리조트라 아침엔 이렇게 운무가 낀다.

벌써 해가 어느정도 올랐는데도 안개와 물소리가 참 신비롭다.




여느 호텔과 마찬가지로 조식은 아메리칸 스타일 .. 햄과 빵 , 그리고 약간의 죽이 제공된다.

메뉴는 단조롭지만 정갈한 식당 매무새가 마음에 든다.



어젯밤 리조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뭔가 일을 하던 젊은이가 식당에서 서빙도 하고있었다.

이 친구도 화이트 카렌이라고 한다. 처음엔 묻는 말에 쭈빗쭈빗 대답하다가도 조금 농을 주고받자 무척 발랄하게 까분다.


아마도 친절히 서빙만했다면 나는 이 식당이야기를 뺏을것이다.

서빙하던 직원들은 카렌도 있고 , 치앙마이사람도 있었다. 자기들끼리 즐겁게 농담하고 있는데 끼어들어 한국사람이 이런저런 농을 함께 주고받으니 모두 재밌어한다.


이곳엔 한국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드물게 오긴하는데 대체로 태국어를 상당히 잘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곳은 한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진게 없어 일반여행객들은 잘 찾아오지못하고 , 태국생활을 하거나 하여 태국의 소스로부터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찾아올수있는곳이 아니겠나 하며 이야기를 했다.

모두 ㅋㅋㅋ 하고 웃는다 .


참 마음에 드는 리조트다.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친절함이 아닌 모두 즐겁고 화기애애한 친절함 . 사람들의 순박함이 느껴지는 친절이다.



마눌은 대인배다. 신년을 맞아 홍빠오(붉은봉투)에 100바트씩 넣어 잔뜩가져왔다.

그리고는 한장씩 로비직원들에게 돌리는것이다. 사실 빠이의 리조트에서도 돌렸다. 친절하게 아침밥을 챙겨주던 직원에게도 , 짐을 들어주던 벨보이에게도,

마눌은 한 봉투의 따뜻한마음을 전달했다.

그들이 고마워하건 고마워하지않건 마눌은 고맙다며 마음의 표시를 한다.


작은 봉투에 환해진 그들의 표정도 , 사실 우리가 이곳에서 느낀 아름다움과 행복한 삶에 대한 가치에는 눈꼽만큼도 미치지 못할것이다.

그저 마음만 전달했다. 고맙다고..



빠이는 다정하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친절하다. 하지만 그것은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마치 다정하고 말많고 잘꾸미는 여자친구처럼 .

하지만 매헝썬은 시니컬하다. 일부러 예쁘게보이려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뜯어보면 세련된 이목구비와 따뜻한 말투를 가진 여인처럼 매력적이다.


나는 매헝썬에 깊은 아름다움을 느낀다. 돌아가는길에 빠이를 들러서 가겠지만 매헝썬은 언제고 다시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는곳이다.




이른아침 매헝썬을 떠나기전 프라탓 더이 컹무에 올라 매헝썬의 시내를 바라보았다.
적은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 나름대로 소망들을 기원한다. 파란하늘 , 그리고 자연속의 사람들. 정말 매헝썬은 나에겐 다정하지만 타인에겐 도도한, 나만의 즐거움을 주는  애인같은 매력을 지닌곳이다.

다시 1,800여 굽이를 다시 되돌아갈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14 Comments
동쪽마녀 2012.05.12 14:47  
마음 잔잔해지는 참 좋은 여행기입니다, SOMA님.
제가 좋아하는 매홍손의 얘기라서 들어왔어요.
참 좋은 리조트에서 묵으셨군요.
SOMA님과 사모님께서 좋은 분이시라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번 여름에 치앙마이에 가는데,
매홍손에 갈 수 있을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SOMA 2012.05.12 17:20  
재밌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내는 확실히 좋은사람이지요. 간혹썰렁한글들에도 덧글을 많이 달아주시는 동쪽마녀님도 좋으신 분 같습니다. 올 여름에 꼭 원하시는 매헝썬 여행을 하실수있기 바랍니다.^^;
하늘빛나그네 2012.05.13 01:08  
빠이의 건물에서 미얀마의 느낌이 많이 나네요. 정말 미얀마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롱넥족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인물사진을 참 어려워 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이야기를 건네고, 그들의 생각과 삶을 담았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제가 그정도의 사람이 못되는듯 해요.
SOMA님의 사진을 보니, 그런면에서 저보다 훨씬 나으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SOMA 2012.05.13 01:32  
매헝썬같은경우 주 사원인 왓쩡캄의 경우도 미얀마에서 장인을 불러다 만들정도로 미얀마의 영향이 큰 곳입니다. 안의 본존불도 모두 미얀마식을 따르고 있죠... 정작 저는 아직 미얀마를 다녀와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네요.

저같은경우는 사진스킬이야 아직 부족함을 느끼지만서도 그냥 사람과 이야기하고 ,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람사진을 좋아하는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람사진도 많은편인가봅니다..^^; 혹 하늘빛나그네님께서 태국어가 되시거나 잘 하시는 언어권으로 가신다면 아마도 좋은 사람사진을 많이 찍으실수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제가 하늘빛나그네님보다 나은점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열혈쵸코 2012.05.13 01:36  
올려주신 글과 멋진 사진덕분에 매홍손에 가보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런 조용한 산속마을의 분위기에요. ^^
물고기는 좀 무서워보입니다..
SOMA 2012.05.13 01:55  
매헝썬은 정말 멋진곳입니다. 아마 꼭 좋아하실거같습니다. 물고기는 ...저도 무섭네요. 예전에 잔타부리의 카오차마오의 플리우폭포에 놀러갔을때 물고기와 사람들이 즐겁게 물속에서 노는것을 봤습니다. 물론 저도요 ... 하지만 저녀석들은 좀 파워가 세보이네요.. ㅎㅎ
핫산왕자 2012.05.13 17:41  
Sawasdee krab~

사진 잘 찍는 분들 부럽습니다

SOMA님 사진 좋습니다~^.^*
SOMA 2012.05.14 01:12  
감사합니다.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SOMA 2012.05.14 01:13  
팟타야너구리님 반갑습니다. 덕플에 힘이 되네요 .. (하지만 칭찬이 과하십니다~ ㅎㅎ)
시절인연 2012.05.14 21:44  
SOMA님의 소박한 글에 울컥 거리네요..
잔잔히 이야기 해주는 것 처럼..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SOMA 2012.05.15 00:52  
감사합니다. 워낙에 좋은곳을 다녀와서 그런가 저도 마음이 일순 정화되었었나 봅니다...
구리오돈 2012.05.14 22:56  
오늘도 멋진 사진과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SOMA 2012.05.15 00:54  
구리오돈님의 글도 저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