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헝썬 -빠이 매헝썬 여행 2 (빠이의 매력은 어디에?)
치앙마이에서 매헝썬 까지는 1,864의 커브가 있다고 한다. 쉬엄쉬엄 갔다고는 하지만 왕복이었으니 나는 3,700여 커브를 지나왔다.
지난번 움팡의 티러수 폭포에 놀러갔을때가 1219의 죽음의 커브라고 했던가 ..
솔직히 움팡까지 들어가는 길은 이번 굽이에 비하면 그렇게 위험하지도 힘들지도 않았던것 같다.
그나마 하루씩 쉬어간다는 것은 여행의 묘미인 여로에서의 설레임이 아니겠는가..
겨울(건기)의 태국북방은 한국의 초가을처럼 단풍이 .. 아니 나뭇잎의 색이 노랗게 , 붉게 변한다. 물론 초록의 활엽수들도 있다.
하지만 산골이니만큼 오전과 오후의 빛내림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평화롭다.
산골의 논 밭의 작은 초가집 그리고 오전 오후의 따뜻한 색의 햇빛이 드리워질때면 그림이 따로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치앙마이에서 매헝썬 까지는 그런 구간들로 이루어져있다.
빠이는 그 명성에 비하면 결코 큰 도시는 아니다.
태국인들에게보다도 더 유명한 시골마을 빠이.. 아름답게 색이바랜 나뭇잎사이로 오전이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빠이로 들어오는 입구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부터 뭔가 지나칠 수 없는 비범한 철교..
내려서보니 마치 매남쾌 (콰이강)의 다리를 연상시킨다. 외국인은 거의 없고 일부 태국인들만이 이곳에서 땡볕에서 땀을 흘리며 사진들을 찍고 있다.
어색한 포즈와 표정의 태국인들이다. 주변엔 약간의 노점들이 보이는데 땡볕의 대낮이어서 그런가 손님들이 거의 없다.
이 다리는 역시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매헝썬을 통해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만든 철교라고 한다. 역시 싸판매남쾌(콰이강의 다리)처럼 영화를 한 번 타야 유명해질려나..
전쟁의 상흔에 대해 상기하고 애도하는것은 중요한일이다만 왠지 모든것이 어설프다는 느낌에 깐짜나부리와 같은 숙연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물이 없는 건기여서 그런지 역시 주변의 뗏목트래킹 같은곳도 전혀 장사가 되어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암퍼 빠이는 조금 더 들어가야한다.
이곳에서는 그냥 가볍게 근처 상점들을 보고 남들 사진찍는데 몰래 피사체의 뒷켠에 서서 괴상한 표정만 지어보이고 말았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오자 더 세련되고 아름다워 보이는 건물과 까페가 나왔다. Coffee In Love ?? 잘 보이지 않던 여행객들이 이곳에서는 많이 보이길래 내려서 까페로 들어갔다. 의외로 태국인들이 많다. 그리고 좋은 전망.
말했듯이 나는 남들 하는것은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커피를 시켜 기다리다가 가장 좋은 자리에 있는 커플을 바라보며 몰래 풍경사진을 찍는듯 한장 찍었다.
뭐랄까 ... 이 까페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 ??
어차피 얼굴도 잘 안보이고 약간의 실루엣을 이용한것이니 도촬이니 , 초상권이니 하는 부분은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도촬을 즐기니까 .. (그렇다고 변태도촬은 하지 않는다.)
기다리는 동안 빠이에 대한 정보를 아이패드를 통해서 검색했다. wifi가 바로잡히는 좋은 까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빠이는 외국의 배낭여행객들이 상당히 많이 오기에 숙박업을 하는 곳이 엄청나게 많고 왠만하면 다 wifi를 지원하기에
여행객들이 너무 좋아할만한 환경이다.
마을 초입에 있는 커피인 러브에는 외국인도 많지만 유난스럽게 태국인들도 많다.
알고보니 이 커피인러브라는 까페가 유명해진 까닭은 외국인들보다도 태국의 어느 방송에서 이곳을 배경으로 드라마가 찍힌 곳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태국드라마는 개인적으로 전혀보지 않는다. 태국뉴스도 잘 보지 않는다.
태국에서 살고있는 외국인 주제에 왜 태국방송들을 디스하는것일까 하고 혹자는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개인적으로 태국배우들의 연기력과 시나리오, 그리고 소재들을 심각하게 싫어하기 때문이다.
뉴스는 역시 Thai PBS라는 방송외에는 보지 않는다. 편향적 정치로 시작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이리저리 왜곡된 내용들, 편집없는 범죄의 현장 검증장면등은 솔직히 아직도 부담스럽다.
에... 말을 돌려서 .. 화창한 날씨 그리고 커피인러브의 풍경은 참 아름답다.
아기자기 하고 세련된 .. 태국같아 보이지 않는 예쁜 건물들 ...
아니 오히려 이런 아기자기 함이 이제는 태국스러운 애교로 느껴진다.
빠이의 시내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조금 돌아다녀 본다. 사실 빠이는 그렇다할 여행지 같은것은 없는편이다.
폭포라든가 , 작은 사원이 있긴하지만 사실 기타 지역에 비해서 특출난 어필을 주지는 못한다.
부근에 있는 중국인 마을에서 약간의 관광이 있는것 같아 찾아보았지만,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중에 만리장성의 모형이라 만들어 놓은 곳은 왠지 그곳 중국계주민들의 처절함이 느껴져 안쓰럽기까지 하다. 만든이에게 묻고싶다.
장성은 본적있니??
심각하게 생각하지말자 .
정말 누구말대로 웃자고 만든것을 가지고 죽자고 달려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가볍게 들어가서 돌아다녀볼만한 중국인마을..
치앙마이 여기저기에는 알고보니 약간의 중국인마을들이 있다. 또한 알게모르게 중국인들이 많이들어와서 살기도 하는데 ,
주로 운남성출신이다.
하기사 장성 짬렁이 뭐 말라 비틀어진... 중요한 곳이겠는가 ..
어차피 빠이는 몇몇 관광지 때문에 오는 곳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그저 조용하고 예쁜 마을을 편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그 이상은 아닌듯하다.
워킹로드 앞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적당히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국수집에 앉아서 팟타이 한접시 시켜서 먹는다.
맛이 좋다.
어디선가 스윽 나타난 국수집 개가 내 룩친을 노리고 있다.
생긴건 비호감인데 그래도 눈빛이 나름 간절하다. 몇개의 룩친과 고기점을 녀석에게 건네주었다.
나와 마눌은 남은 룩친과 고기의 1/3정도를 바치고서야 친분을 틀 수 있었던것 같다.
룩친이 사라지면 다시 무뚝뚝한 녀석으로 ..
오후가 되니 외국인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행색은 보통 배낭여행자들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카오싼의 발전판 같다. 배낭여장자들이 오후가 되면 쏟아져 나오는 모습
장사를 준비하는 현지인들의 모습 .. 카오싼과 다른 모습이라면 이곳의 상점들이나 식당들은 카오싼보다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는 것과
외국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들이다.
제법 유명하다는 블랙캐년 까페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사람들을 구경했다.
여러가지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이곳에서는 그냥 여기 왔다는 인증만 살짝~
밤이 시작되면 워킹로드에는 장이 선다. 어느샌가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걷고 있다.
서양인들도 많지만, 중국인들도 많다. 아 이쪽이 중국과 가까워서 그런가 .. 한국인들도 은근히 많다.
빠이의 워킹로드는 비교적 좁은편이다. 그래서 오후가 되면 아주 약간은 정체가 되기도 한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도로에 차를 주차하고 물건을 많이 내리기 때문인데 그래도 시골읍 같은 분위기인지라 (물론 읍치고는 워킹로드 안쪽은 참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누구하나 성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많은 상점들이 있지만, 그냥 몇군데의 모습만 스냅으로 담아본다.
작은 전등가게.
쁘라톰 1 이라는 상점은 애들 완구 종류 불량식품같은 것들을 소형버스에 놓고 판다.
쁘라톰이라는 말이 초등학교과정이니 이 상점은 초딩1 년 이라는 상점이다.
원래 저런 것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왠만하면 집에 물건을 쌓아놓지 않는편이다. 그래서 구경만했다.
지역경제에 많이 기여하지못해 미안한마음도 든다.
빠이는 예술가들이 많다고 했던가,
하긴 태국에서 많은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이 빠이에 자신의 상점, 까페, 혹은 리조트를 내고 빠이의 생활을 즐긴다는 이야기가 소개 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가 각 상점들의 제품은 예쁘기도 하지만 무척 독특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예쁜 제품들이 많이 띄는 가운데 , 그래도 고퀄리티의 제품은 없는 모양이다.
고가제품의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까닭이겠지.. 여행자가 고급제품에 돈을 쓸리도 없고 , 빠이의 지리적위치로 보아 중 장기 여행자들이 많은편이니까 ..
게다가 현지인들에게 빠이는 도심이 아닌 명백한 반넉 (깡촌)이 아닌가..
그래도 색이 예뻐서 머플러 한장을 가져다가 마눌의 목에 대어본다 . 그리고 이게 잘 어울리는것 같아..
하고는 마눌에게 사도록 했다. 선물..그런거 이제 잘모르고 .. 내가 뭐 총각도 아니고 마눌의 여행경비로 가격을 지불하게 했다.
예쁜 옷가게 모자가게..
이곳은 뭘 파는 곳이여??
왠지 고단해 보이는 할머니 ..
샤오츠 들이다. 샤오츠(xiao chi)는 중국어인데 그냥 잘난척하느라 적어봤다.그냥 간식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조금 사서 먹어보니 먹을만하다.
아저씨는 무슬림인데 , 무슬림복색을 한 꼬마가 딸이다. 조금있어보니 가족과는 중국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어라, 회족인가 ? 싶어 말을 건네 보았다.
운남성출신이라고 하는데 , 태국어도 상당히 잘했다. 느낌상 국적을 물어보는것이 실례인듯해서 더 물어보지는 못했는데 근처에 보인 Masjid (이슬람사원)이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보니 그래도 은근히 무슬림들이 있다.
남쪽에 무슬림들이 많은줄알았는데 ,북쪽에도 은근히 많구나 싶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라이브바에는 사람들이 없다.
다만 아시아계 배낭여행자 관광온 사람들만이 팁 박스에 팁을 조금 넣으며 쭈볏거리고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역시 나도 그중 한 사람!!
힝~ 노래는 좋지만 술을 안마시니까 ...
서양인이 연주하니 뭔가 좀 더 다른 느낌도 든다. 여행자들이 이곳에 앉아서 알바를 뛰는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사실 돌아다니던 중간에도 태국 거리 가수도 있었는데 그 커플은 자작곡을 주로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던것 같다.
조금돌다보니 이곳이 그곳 그곳이 이곳 같다. 밤이 좀더 깊어지니 정말 카오싼 같은 느낌이 든다 .
방콕에서도 카오산 처럼 배낭여행자들이 많은곳을 자주 가는편은 아닌데 .. 때론 마눌은 태국이 태국같지 않다며 달가워하지 않을때가 있다.
그럼 나는 반문한다. 카오싼도 태국의 일부분이야 ..
외국인들에게 유명할지언정 , 외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살아가는 태국인들이 이곳의 주체니까 .. 카오산 같은곳은 다른나라에 있지는 않잖아?
가장 빠이 스러운곳, 그것이 빠이의 매력일테니까.. 태국은 또 하나의 멋진 관광지를 가지고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