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헝썬 - 빠이 매헝썬 여행 1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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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헝썬 - 빠이 매헝썬 여행 1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SOMA 12 5154

배낭여행자의 천국으로 유명한 태국의 빠이(Pai)는 행정구역상 매헝썬(매홍손) 짱왓에 속한 '군' (암퍼) 라는  정도의 행정구역이다.

태국에서 중국계들의 춘절(뜨롯찐) 은 정규휴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긴 휴가를 제공한다.

지난번 치앙마이 여행은 무척 즐거웠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치앙마이 위로 팡(Fang) 이라든가 , 빠이(Pai)  쪽으로 올라가보지 못한것이 이내 아쉬웠었는데,

그래서 였나 언제부턴가 치앙마이 이북으로의 여행을 동경했던것 같다.

사실 매헝썬(매홍손)이나 , 치앙라이 같은곳은 이미 여행을 한 경험이 있다. 다만 그때는 비행기로 이동하였고 ,

매헝썬이나 치앙라이가 북방이면서도 얼마나 깊은 산중에 있는곳인지 잘 알 수 없었던것 같다.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는 비교적 잘 닦인 도로로 8시간 이상을 가야하고 , 빠이는 치앙마이에서 다시 구불구불 산악도로로 3시간정도를 더 가야한다.

거기에 도청소재지이며 미얀마와의 국경도시인 두어므엉(중심도시) 매헝썬 까지는 다시 3시간정도 ..


사실 장기여행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거리다. 그래서 흔히 비행기를 이용하지만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들어가는 길목의 아름다운 경치와 곳곳에 산재한 즐길거리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사실 빠이에서 매헝썬까지 들어가는 길목에도 많은 암퍼들이 있으며 군데군데 절경과 정겨운 모습들을 볼 수 있으니 굳이 서둘러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치앙마이까지 가서 하루를 묵은 후에 이른 아침 다시 빠이로 향했다.

북방태국의 겨울은 두꺼운 옷을 걸치지 않으면 춥다. 게다가 난방을 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역시 춥다.

온도가 애매하다. 난방을 하자니 덥고 , 난방을 하지 않으면 춥고 ..


그래서 11-2월까지의 태국북방은 아이러니하게도 추워서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특히나 방콕의 온도에 익숙한 나는 차라리 난방이 되는 한국이 생각나기도 한다. 일어나 추워서 이빨을 딱딱거리며 숙소를 벗어나지만

역시 한참 운전해 들어가야하기에 어디 요기라도 할 곳을 찾아보았다.


나름대로 이른시간이지라 변변한 식당도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 같은것들도 보이지 않는다 ..


'매땡'쪽을 달리다가 매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야 아주머니 한분이 그제서야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식당인 줄 알고 들어가 앉았다.

국물요리는 되는게 없고 , '팟씨유'와 '랏나' 같은 복음국수 종류뿐이다.

일단 하나 주문하고 뒷곁으로 보니 , 와 .... 절경 ..


작은 호수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제야 서서히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 아직도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밥을 준비하다말고 아주머니가 물고기밥을 조금 준비해서 연못에 뿌리니 물고기들이 마구 올라와 먹이를 먹는다.
물고기들이나 나나 지금은 아주머니 아니면 배채우기도 힘들것이다.

아주머니가 빙긋이 웃으며 사진찍기 더 좋은 지점을 알려주었다. 그 곳으로 가보니 확실히 식당앞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더 좋다.



마구잡이 사진을 찍다보니 아차 , 이른 아침 허기진 배와 추위를 잠시 잊었나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름다운 환경에서 잠시 셔터를 눌러본다는것이 행복했던것일까, 어쨋거나 식사가 나오니 마눌이 재촉했다.
볶음국수인 팟씨유는 상당히 맛이있었는데 , 진득한 소스에 담겨있는 랏나는 유별나게도 맛이없었다.
찬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려니 볶음국수따위 로는 허기도 추위도 가시지 않아서 진열장에 있는 컵라면 하나를 가리키며 라면도 되느냐 물었다.
소스없이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된다 . 난 그저 검증된 맛의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을 뿐이니까..

컵라면 하나 달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돼지고기 토핑들이며 , 파 , 팍치, 각종야채를 듬뿍담에 풀정식 컵라면 메뉴로 만들어 주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땡큐 쎄쎄.. 아리까또 였다.

한 젓가락만 먹어도 차가워진 위 속이 확 늘어지게 따뜻했다. 덕분에 반을 마눌에게 뺏겼다.


제법 속을 든든하게 만들어놓고 다시 먼길을 간다. 한 시간 즈음 왔었을까, 뭔가 아름다운 까페가 보여서 들어갔다.
Le Vintage 라는 까페다. 건물도 예쁘고 아기자기 한것이 벌써 빠이에 와 있는 기분이다. 보아하니 들르는 사람들마다 모두 내려서 사진들 찍기 바쁜곳이다.
역시 나도 이런때 민폐를 꼭 끼쳐줘야 직성이 풀린다. 돌아다니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조용히 앉아서 따뜻한 모카한잔 시켜서 기분도 냈다.




보아하니 기념품도 팔고있지만, 직원들의 판매태도가 싹싹하지 않은것으로 봐서는 주인이 자주 체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느슨하게 운영되는 까페지만 치앙마이 사람들인지 아니면 카렌족 사람들인지는 불확실하다.
이런곳에서 까지 방콕이나 서울같은 손님은 킹 같은 서비스를 요구한다는것은 넌센스다. 현지인들의 냄새가 내가 바라는 것이니까..



공기가 맑아서 푸르디 푸른 하늘 ..파란지붕과 하얀 벽이 유난히도 잘 어울린다. 해가 어느정도 뜨고나니 차가운 바람이 선선하게 느껴져 따뜻한 커피한잔 을 손에쥐고 홀짝거리며 한 무리의 아가씨들이 몰려와 사진찍는 모습을 감상해본다.

젊은 여성들의 오버스러운 포즈란 ... 후후 ...  하며 생각해보다 사실 사진발 가장 안받고 표정 관리 못하는 나 스스로가 가장 엉성한 모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말았다.




커피마시고 사진도 찍고 잠시 쉬었으니 이제 또 출발 ,


가다보니 후어이남당 이라는 동네가 나온다. 그런데 이곳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들어가봤다.

조용하게 잘 조성된 공원같은 분위기다. 유황냄새가 많이 나지는 않지만 온천주위에 가면 그래도 유황냄새가 어느정도 난다.

걷기 쉽게 만들어진 나무다리를 통해서 자연온천을 구경할 수 있었다.

운전으로도 어느정도 지쳐있기 때문에 또 어느정도 걷고 싶었기에 다리를 따라 온천공원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조금 들어가다보니 자연 온천이 보인다. 난간에는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표지가 분명히 있음에도 나는 들어가서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나는 도덕적인 인간이 아니고 , 여기저기 민폐에 매너가 별로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뒤에있던 꼬마가 태국어로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판을 분명히 읽어줬음에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 좋은 어른의 본보기다.




탕이 조성된 곳이 있어서 들어가려니 입장료가 있다.

비싼금액은 아니지만, 트렁크 팬티와 수건까지 돈을 받는다. 직원여자가 나에게 입으라고 주는 트렁크의 색이 묘한것이 이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거절했다.

내가 입고있는 반바지를 입고 들어가도 된다고 하기에 그러마 하고 일단 남녀 혼탕을 두장 끊었다.

그래도 여기까지와서 탕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직원하고 마눌이 옷을 갈아입는동안 직원과 국적진실게임같은것을 하고 잠시 노닥거렸다.

표정에서 보이듯 보통 내공의 여자가 아니다. 옷을 갈아입으러 간 마눌이 한참이 되도록 소식이 없어서 아래 있는 탕으로 내려가보니

이미 반듯하게 앉아서 빙긋이 나를 바라보르는 저 미인이 .. 누군가 ??


혹시 마눌??


그냥 각도상이다. 저런 미모는 이미 5년전에 사라지지 않았던가 말이다.



빠이를 가던 길에 만난 온천에서 하루종일 있을 수는 없어서 잠시 몸만 담그고 이내 다시 이곳 온천을 돌아다녀보았다.

산족에 예쁘게 조성된 한 마을처럼 , 곳곳에 있는 방갈로들은 자연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져있었고 꼭 하루쯤이라도 묵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집들은 발코니며 , 유리벽등을 사용해서 이곳의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무엇보다 이런 집들이 이 곳 산속 자연의 일부분인듯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






'후아이 남 당' 온천은 단 한번에 매헝썬 짱왓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사실 치앙마이 주변, 그리고 매헝썬으로 올라가는 곳곳에도 온천들이 즐비하다 .

남푸런 후아이남당(후아이 남당 온천)은 그 중에 하나 일 뿐이다.

빠이를 올라가는 길목에 있으니 ,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즐겁고 여유있는 코스가 될 것 같다.


하루 묵지못하고 지나치는것이 이내 아쉽다.


다시 부랴부랴 빠이로 들어간다 . 아직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휴게소 같은곳이 있어 잠시들러보았다.

과일을 팔기도 하고 음료수를 팔기도 하고 , 약간의 식사를 팔기도 하는 이곳 .


방콕의 지저분하거나 세련되거나 하진 않은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곳이다. 태국의 북방지역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인 카우써이를 주문했다.

음 여행자가 먹기에는 태국음식 내공 한 6갑자 정도?? 물론 태국음식잘먹기 고수인 나에게는 너무 맛있는 것이다.

사실 처음엔 나는 무척 먹기 힘들어했던 음식 ... 역시 그런것들은 중독성이 강하다.


닭국물과 약간 커리같은 재료가 들어간 매콤한 붉은 소스 ..

방콕에도 찾아보면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찾아보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는 없는 음식이다.




저기에 닭 다리를 하나 얹어준다.



조금 탐방하다가 이내 콜라하나 집어들고 다시 빠이로 가는 여정길에 오른다.
아직도 한 시간 반은 족히 구불구불한 길을 들어가야 빠이에 도착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오전 일찍 들어가서 이곳저곳 빛이 좋을때 사진도 찍고 할 텐데 말이다..







Camera Lens

Panasonic GX1
 
Panasonic X14-45, 7-14,20mm 1.7
Olympus 45mm 1.8
12 Comments
검은수첩 2012.05.12 15:25  
혹시 마눌??
그냥 각도상이다. 저런 미모는 이미 5년전에 사라지지 않았던가 말이다.

아..커피 한잔 마시면서 정독하다가 커피 뿜었습니다 ㅠ.ㅠ
SOMA 2012.05.12 17:17  
마눌에게는 사진만 보여줬지 아직 글까지 다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알면 조금 껄끄럽겠지요 ..ㅎㅎ
동쪽마녀 2012.05.12 21:42  
저는 빠이는 좋아하지 않아서 빠이 얘기에는 비교적 시큰둥한 편인데,
SOMA님 글이 좋아서 들어왔습니다.
맘 고운 사모님께서 미인이시기까지 하네요!
제 꿈이 매홍손까지 버스로 가보는 것입니다.
저는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서 매홍손은 커녕
매쌀롱도 못 가는 주제거든요.ㅠㅠ
부럽습니다, SOMA님.
SOMA 2012.05.13 00:57  
감사합니다. 치앙마이부터 빠이까지 , 빠이부터 매헝썬까지는 중간중간 쉴만한 마을도 더러 있고 또 좋은곳들도 많은것 같습니다.
치앙마이부터 빠이~ 라고 생각하면 멀지만, 여유를 두고 천천히 들러서 충분히 쉬어서 가신다면 더 없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코스인것 같습니다.
 저도 아쉽게 빵매파 였나요 .. 그 마을을 못들러보고 왔습니다.
그렇지만 다음에 또 들를 여지를 남겨두었다 생각하니 또 한결마음이 편해지네요.

정말 좋은곳이 많은것 같습니다. 치앙마이부터 매헝썬 너머까지요..
구리오돈 2012.05.12 21:48  
으아~~~ 제가 여행기 쓰는 동안 다른 분 여행기 잘 안보는데요...
살짝 보고 나가려고 들어왔다가 보고 말았어요.
사진이 예술이라서 놀라고, 게다가 미인사진까지...
제 여행기가 너무 초라 해 보입니다. ㅠ ㅠ .
SOMA 2012.05.13 01:03  
안녕하세요. 사실 태사랑에 가입한지는 오래였지만 하도 세분화된 섹션이 많다보니 저도 여행기 게시판을 눈여겨보지 않고 매일 암거나 게시판만 보고 지나갔더랬습니다.
이렇게 보니 여행기 게시판이 많이 활성화 되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렸네요  .
이제 막 주의깊게 읽어보던 차였습니다.^^;;

여행기라는것은 또한 여행이라는 원료로 가공된것이다 보니 '여행'을 중시하신다면야 여행기가 좋고 안좋고 는 두번째 문제가 아닐까싶습니다. 많이는 못읽어봤지만 구리오돈님의 글도 재미있고 또 현지에 완전히 뭍히셔서 즐겁거 여행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시간만 조금더 있다면 얼마든지 더 좋은여행기로 가공하실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으시고 재미있습니다.
하늘빛나그네 2012.05.13 00:51  
와.. 빠이 여행기가 올라왔네요. 안그래도 7월쯤에 한번 가볼까 하고 계획세우고 있었는데요. ^^
부인께서 미인이십니다. ^^ 사진도 좋구요.
즐거운 이야기 고맙게 보겠습니다.
SOMA 2012.05.13 01:04  
감사합니다. 하늘빛나그네님 사진도 게시판에서 잘보고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중이시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중에 하늘빛나그네님의 좋은글과 사진도 부탁드립니다.
SOMA 2012.05.14 00:02  
정말 오랜만이네요 .. 몇년만인지 .. 곧 만나겠네요..
treeone 2012.05.14 15:21  
와우! 빠이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SOMA님의 여행기를 잘 봐두었다가 나중에 여행갈 때 활용해야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실 오늘 구리오돈님의 여행기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한 번 댓글을 달고나니 이제는 용기가 생겨 SOMA님의 여행기에도 댓글을 올렸습니다.^^
SOMA 2012.05.14 15:38  
감사합니다. 댓글이 달리니 힘이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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