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 여행기 3편 - 그건 국물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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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무식 여행기 3편 - 그건 국물이 아냐~

두근두근 4 1258
아침 7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오늘은 9시에 스노클링 보트트립이 있는 날이었다.
온몸에 선크림으로 도배를 한후 난 고민에 빠졌다.
지갑과 여권, 비행기표를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어제같은 일은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여행경비의 반과 비행기표는 숙소에 있는 배낭 깊숙히
넣기로 하고, 여권과 나머지 반의 돈만 가지고 보트트립에 나서기로 했다.
혹시나 한곳에서 잊어먹는다 하더라도, 대처할수 있는 여유돈이 있으니
안심할수 있었다.


아침부터 밥을 먹긴 부담스러워 빵집에 들어갔다.
물고기 먹이로 줄 바게트빵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빵하나를 골랐는데
점원 아가씨가 바게트빵을 고르는순간 한참을 영어로 뭐라고 설명을 하는거였다.
(태국 아가씨들은 대체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는거야~)
점원은 나의 뻥찐 얼굴을 쳐다보며 다시 뭐라고 묻는거였다~
그냥 "예스"라고 대답해버렸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내가 시킨 빵을 전자렌지에 따뜻하게 데워서 주고,
게다가 바게트는 두쪽으로 나눠서 구워다 주는거였다~
아마 그 점원은 바게트를 구워줄지 그냥 줄지를 물었었나보다~
빵을 먹구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싸롱집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줌마 인상 좋아보이는 가계에 들어섰다~
150밧이라는 거였다~
난 씩씩하게 100밧을 외쳤다~
흥정 끝에 130밧에 싸롱을 샀다~


드디어 보트트립 출발~
배는 생각보다 허름했다~
우리 일행은 프랑스 가족 4명을 비롯해 각국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다~
어느 나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 영어로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일행이 있었고,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아~ 외로버라~)


어제처럼 지갑을 비닐에 싸서 들고내릴 생각을 버리고, 가방에 넣어둔채 바다에 뛰어내렸다.
다행히 여기선 지갑 걱정할 필요가 덜해 보였다~
만약 없어진다면 범인은 이중에 있을테니까... ㅎㅎㅎ
짠솜도 좋았지만, 이곳은 바닷속이 한층더 환상이었다~
어쩜이리 맑을까~
모래사장은 해운대가 훨 좋지만, 바닷속은 이곳이 훨 좋았다~
(해운대의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이곳 바닷가가 합쳐진다면 환상적일텐데...쩝)
스노클링하고 배위에 앉아 있을땐 옷을 입는 대신 싸롱으로 몸을 감쌌다~

가져온 빵을 뿌려주니 물고기떼가 난리가 났다~
내가 던져주는 곳으로 우르르 우르르 몰려 다니는 모습이 아름답고도 우스웠다~

보트트립시에 주는 샌드위치는 크고 맛있었다~
다 못먹을거 같았는데, 운동하느라 배가 고팠는지 금새 하나를 다 먹어치웠다.
선장 아저씨가 다가와 나보구 일본사람이냐구 물었다.
한국사람이라구 했더니, 꼭 일본사람처럼 보인다구 말을 하는 것이다~
젠장~ 일본애들이 날 닮았단 말이야?
아저씨 안볼때 거울을 꺼내 내 얼굴을 봤지만, 영락없는 한국인이었는데...


맨 마지막으로 간곳은 낭유안~
헉~ 이곳에서 난 어제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선장 아저씨가 두시간의 여유를 줄테니 낭유안에서 놀다오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모두 짐을 들고 내리는 것이었다.
나만 짐을 놔두고 갈수가 없어, 억지로 가방을 들고 배에서 내렸다~
(또 지갑 걱정에 앞이 깜깜했다. 여긴 섬이라 누가 내가방 들고 섬에서 떠나버리면
끝장인디... ㅠ.ㅠ)
입장료 100밧
낭유안의 경치는 한마디로 환상이었다~
파란하늘, 환상적인 해변가, 아름다운 섬... 3박자가 골고루 갖춰져 있었다.
정말 CF의 한 장면 같은 해변가였다~
게다가 중간 중간 토플리스로 돌아다니는 아가씨들이라니....
휙~ 여자인 내가 봐도 절로 눈길이 갔다~


가방을 해변가에 던져두고 스노클링 하러 들어갔다~
"지갑은?"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거다~
지갑은 가방안에 그냥 넣어뒀다~
(낭유안에서마저 비닐로 싸서 들고다닐려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쪽팔렸다~)
대신.... 스노클링 하는내내 가방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발 몇번 젓고는 일어나서 가방 확인하고, 다시 스노쿨링... 가방 확인....그러기를 수차례...
(아~ 난 왜이럴까...)
흡사 내자신이 죠스가 된 기분이었다~
오로지 한 먹이감(가방)을 노린채 그 주위를 맴도는....


바닷속은 낭유안이 살아났다는 여러사람들의 평에 비해 별루였다~
고기떼는 많은데... 바닷속은 죽어있었다~
바닷속 가득 산호부스러기가 가득했다~
오리발 없이 바닷속에 뛰어들었다간 발바닥에 금방 상처나기 쉬워보였다.
혹시나 좀 멀리 가면 해초라도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가봤지만, 오로지 산호부스러기밖에
없었다.(솔직히 가방 걱정 때문에 그다지 멀리 가보지도 못했다...ㅠ_ㅠ)


다른사람들은 낭유안에서의 두시간이 짧았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너무 길었다~
태양은 너무 뜨거워서 몸이 녹아버릴 것 같았구, 바닷속은 별 재미가 없었다~
헬로책자에 의하면 낭유안 섬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해변가는 한마디로 예술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섬 꼭대기에 올라가보긴 시간이 넘 촉박했고, 가방이랑 스노클링 장비를
가지고 끙끙대며 등산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사실 산이 별루 높진 않다)
그래서 택한게 Take a picture를 외치며 개폼잡으며 사진찍기였다~


낭유안을 마지막으로 난 가방을 무사히 지켜서 따오로 돌아왔다~


숙소에 와서 씻으면서 보니 까맣게 온몸이 타있었다~
거기다 몸에 문신(?)까지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문신만은 피할려고 했건만...
여러분도 알 것이다~ 여름철 해변가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기는
피할수 없는 수영복문신~
나름대로 스노클링하고 쉬는 시간마다 선크림을 내내 발라줬지만 끝내 몸에
자국을 남겼다~
게다가 부작용으로 팔이랑 목부분이 조금 간지러웠다~
(내가 약간의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선크림을 바르면 괜찮은데, 안바르면
팔이랑 목부분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간지럽다)
워낙 선크림으로 시시각각 도배를 해서 두드러기는 면했지만, 간지러움은 조금
남은 모양이었다~


몸이 조금 간지럽자 나는 코따오에 계속 있을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내일하루더 머물 생각이었는데, 몸이 간지럽자 내일 해변가에서 하루더 머물면서
발생할 더 큰 부작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내린 결정은 내일 떠나자였다~


롬프라야에 가서 내일 3시에 출발하는 방콕행 조인트티켓을 예약하고, 밥 먹으러
핌식당(족발식당)에 들어갔다~
헬로책자에 나와있는 족발덮밥을 시켰는데, 책자엔 분명히 국물을 준다고 했는데
국물이라곤 조그만 종지에 담긴 양념장 같은게 다였다~
그래서 생각한게.... 조그만 종지안에 있는게 양념장이 아니라 국이라고 생각했다~
'태국에서는 이렇게 작은 종지안에 국을 담아주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몇 입 먹으면 바닥나겠군"이라구 투덜거리며 난 국을 한입 떠서 먹었다~
순간..... 입에서 뿜어져 나오려는 액체를 난 간신히 삼켜야했다~
입안에서 맴도는 진한 시큼한 맛....
처음 생각한게 맞았다~
양념장이었다~
(젠장~ 사람은 못믿으면서 헬로태국은 광신도처럼 믿다니....)
연거푸 물을 마시며 입속을 헹굴 수밖에 없었다.
그래두 족발덮밥은 꽤 맛있었다.
양념장까지 중간중간 비벼먹으니 별루 느끼하지도 않았다~


밥을 먹구나니 6시쯤이길래, 맛사지라도 한번 받아볼까 싶어서 꽤 깔끔해 보이는
양식당 옆에 있는 로얄맛사지가계로 들어갔다.
음... 한마디로 아줌마 손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좀 살살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아줌마가 너무 성의를 기울여서 하시길래
아파도 참았다~(사실 어깨부분이 너무 아파서 살살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로 뭐라고 얘기하지"라고 고민하는 동안 어깨 다 끝내고 다른부분 맛사지하고 계셨다. -.-;)
1시간 반정도의 시간동안 받았는데, 다 받고나니 시원하면서도 조금은 아팠다~


맛사지가계를 나오니 8시쯤이라 깜깜해져 있었다.
편의점에 들려 더치밀과 흡사하게 생긴 밀크(어제 산 더치밀밀크는 말그대로
밀크였다~ 그래서 혹시나 이름은 다르지만 그 비슷한게 요거트인가 싶어서 샀지만, 역시나 밀크였다)
랑 과자를 사고 숙소를 가는데....
세상에나.... 주위가 온통 까맸다~
매핫에서 방갈로가 있는 싸이리 입구까지 가는데는 걸어서 10분정도인데,
가계가 있는 곳은 가계불빛이 있어서 앞이 보였는데, 그 나머지 길은 가로등이 없는곳이라
깜깜해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달이 있어도 별루 밝지가 않아 있으나마나였다~
오토바이라도 근처에 하나 지나가기라도 하변 그 불빛을 보고 길을 걷고,
더듬더듬 발끝으로 길가를 더듬어서 간신히 숙소에 도착하니 8시 20분이었다~
10분거리를 30분이나 걸린 것이다~


어제 남은 식은 맥주한캔과 과자를 벗삼아.... 잠이 들었는데....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눈을 떠보니 새벽 1시였다~
싸이리중심가쪽에서 광란의 파티를 하는지 온주변이 시끄러웠다~
어제건 파티가 아니었고, 오늘이 진짜 파티였나부다~
스피커에서 들리는 음악소리가 바로 옆에서 튼 것처럼 시끄러웠다~
자장가려니 생각하고 1시간 가까이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이번엔 또 시끄러운 문소리에 잠이 깨었다.
옆방에서 문을 쾅! 쾅! 거리며 계속 닫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이방이나 옆방이나 구조는 똑같을텐데... 욕실문하나 바깥으로 나가는 문하나...
문이라곤 두 개밖에 없는데, 왜저렇게 문을 자주 닫는지...
문소리에 이어 조금씩 커지는 말소리... 바로 연인들의 말다툼 소리였다~
싸우면 싸우는건지 왜 자꾸 멀쩡한 문을 건드려~
처음엔 문을 닫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남자가 분에 못이겨 손이나 발로
문을 치는 소리였다~
잠시후엔 쩌렁쩌렁 싸움이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여자의 입에선 "빠큐"소리가 쉴새없이 새어나왔다~
여자는 끊임없이 욕을 퍼붓고, 남자는 끊임없이 문을 차대고...
"Be Quiet"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너무 살벌한 싸움이라 외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잠시후 남자의 나가는 소리~
" 다행이다 ~ 이제야 조용해 질려나부다~" 라며 살포시 눈을 감았는데,
이 남자 갈곳이 없는지 금방 돌아오는게 아닌가~
그리곤 또 싸움~
그 싸움은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남자가 나가면서 싸움은 마무리되었다~
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다시 싸이리쪽 방갈로에 안묵으리라 다짐하며 간신히
잠이 들었다.


- 오늘의 경비 -

빵                  100밧
낭유안 입장료  100밧
맛사지            200밧
맛사지팁            40밧
족발덮밥            40밧
과자외              62밧
싸롱                130밧
방갈로값          450밧
롬프라야          650밧

총 경비          1,772밧
4 Comments
요술왕자 2004.09.14 15:07  
  외국인은 국물을 잘 안먹으니 안주나? 다음부터는 달라고 해야겠네요...
빠빠루치 2004.09.15 00:12  
  종지 국 ㅋㅋㅋ
지갑걱정에 여행내내 지루하시진 않았겠네염 ^^
다음편 기대 하겠습니다
IAN 2004.09.16 00:49  
  정말 잼나요 ;)
나연 2005.01.02 23:29  
  ㅎㅎㅎ 정말 너무 재밌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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