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여자의 골덴위크 [10] 방콕, 잉여로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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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여자의 골덴위크 [10] 방콕, 잉여로운 하루.

케이토 16 6444
 
 
 
[2012년 5월 3일, 아침]
 
 
 
방콕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
내일은 체크아웃하고 뭐 하다보면 늦어도 여섯시까진 공항에 가야하니까 정신없을거 같으니-
뭔가 해야한다면 오늘 다 해야되는데, 이런이런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엘 : 오늘 친구(히키) 안만나?
나 : 메세지 보냈었는데 연락이 없네.
엘 : 바쁜가?
나 : 방학일걸? 나도 몰라, 못만나면 말지 뭐~
 
 
 
방콕으로 돌아온 하루사이에 뭔가 감정상태가 오락가락 하는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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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참 좋은데, 이런 날 밖에 나갔다간 더위 먹기 딱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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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일단 아침 먹으러 가서 또 만찬을 (...) 여러번 왔다갔다 하기 귀찮다보니 늘어놓게 된다고 변명을 해본다. (뭘 위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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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내려가서 인지 썰렁하고 좋으네. 희한하게 별거 없는데도 조식 먹으면서 앉아있다 보면 1시간이 훅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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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집에 가는 날이닌깐, 왠지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밥먹고 올라와서 짐을 한번 미리 싸봤다. -_-
세관에서 검사받기 편하게 포장해 둔거야 (...) 가져온 짐 다 빼고 면세품만 넣었더니 가방이 꽉찬다. 지쟈스 난 뭘산거냐고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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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부분 궁금해 하지 말아쥬세요. 초상권이 있어요! (어?)
방이 일케 보니깐 입구까지 꽤 거리가 되는구나아.
 
 
 
짐을 쌌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엘은 태닝한다고 풀장으로 책들고 가버리고,
나는 방에 남아서 짐을 싸는둥 마는둥, 책을 읽는둥 마는둥, 사진을 찍는둥 마는둥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밖에서 광합성 하고 있으닌깐 기분 무지 좋다는 엘의 메세지를 받고 으흠 그럼 나도 나가볼까?
-하고 나간게 두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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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가장 강렬한 시간은 이미 지나갔다. 하늘은 살짝 구름. 바람도 적당히 부는게 누워있기 정말 좋은 날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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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장에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과 함께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아주 몸을 제대로 구웠더라? 완전 땀을 뻘뻘 흘리며 찜질하는 기분으로 푹 잤네.
 
아 뭔가 따뜻(하다 못해 푹푹찌는)한 곳에서 자고 일어나니까 머리가 멍하고 좋은데?
근데 아까 먼저 올라간다던 엘이 카드키를 가지고 올라가서 방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메세지 보내고 R층에서 기다리는데 짠 하고 나타난 엘.
 
"너 태닝 하는 동안 내일 받을 스파 예약하려고 전화했는데, 지금 리셉션으로 내려오래."
"나 지금 수영복인데 이러고 내려가자고?"
"뭐 어때?
 
-_-어?
 
엘 : 야한뇬.
나 : 뭐래 ㅋㅋㅋ
 
 
 
.
.
.
 
 
 
정말 그러고 내려가서 스파 예약건 때문에 Mrs. La하고 한참 얘기하다 왔는데,
결론은 우리가 가려는 스파는 내일 예약이 Full이라 갈수가 없다는 거. ㅠㅠ
지난번에 갔던 디바나 스파의 스쿰빗점을 가볼까 했더니만.
방으로 돌아가서 예의상 가지고 온 방콕 가이드북을 펼친다.
스쿰빗 근처의 유명하다는 스파를 찾아보지만 썩 그렇게 맘에 와닿는 곳이 없다.
 
"라바나 괜찮다 했고...어반 리트리트 여긴 집이랑 가깝네...?"
"너 어머니가 디바나에서 뭐 사오라 했다며."
"어, 지난번에 립밤 사다드렸는데 그거 좋다고 몇개 더 사오라 하셨지."
"그럼 거기 가야겠네."
"굳이 스쿰빗 아니어도 되면 나 지난번에 갔던 씰롬으로 가자?"
"Mrs. La하고 통화해볼게."
 
 
여차저차 통화를 끝낸 후에,
 
 
"디바나 스파 통로. 라는데? 나 제대로 들은거 맞아?"
"Thong Lo? 맞을걸?"
"내일 두시. 예약완료."
 
 
 
그래 내일 스케쥴은 정했는데 오늘은 뭐하지? 벌써 네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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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키티 공원이 보여서 서머셋 레이크 포인트라던데. 이번 방은 테라스는 없지만 레이크뷰라 꽤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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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만 있어도 맘이 편안해지던 풍경이 이렇게 무겁게 다가올 거라곤 그땐 생각도 못했는데. 흠.
아오 놀러와서 왜 자꾸 센티멘탈한 기운 끌어안고 바닥을 치려고 하는지!! 뭐하는거야!!!!
 
 
 
"나가자!"
 
 
 
.
.
.
 
 
 
[1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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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and K
 
 
 
"이제 안덥겠지?"
"한낮보다는 안덥겠지?"
"씨암까지는 BTS를 타고 가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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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오늘 왠지 아침부터 싸돌아 다닐줄 알고 가지고 왔던 BTS ONE-DAY PASS.
 이 원데이 패스를 고작 아쏙-씨암-아쏙-살라댕 구간만 썼다는 사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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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쏙역까지 가는 뚝뚝 기다리는 중- 오늘따라 트래픽잼이 심하다며 20분이나 기다렸다.
 아무리 한낮에선 멀어졌다 하지만 걷기엔 그래도 더운 날씨 였던지라 꿋꿋하게 기다렸다가 뚝뚝 타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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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에서 뚝뚝 타보자 하던 친구 엘양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안타는게 좋을걸?-했더니 의외로 순순하게 단념을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셔틀 뚝뚝 타고 너무 좋아하는거 보니 그냥 타자고 할걸 그랬나 싶다 (...미안하다 ㅠㅠ)
 
 
 
신나는 뚝뚝라이딩? :D
 
 
 
 
서머셋 셔틀 뚝뚝은 집 to ASOK역 까지만 운행합니다 :)
걷기엔 멀고 택시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가 매력인 위치에 있어서랄까요.
 
 
 
 
 
16 Comments
동쪽마녀 2012.05.09 11:25  
케이토님은 참 귀엽게 생기셨다고 늘 생각했고,
친구분은 시크한 도시미인이시네요.
저랑 도로시는 언제 한 번 시크해져보나 그럽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더욱 더 까매질 뿐이고.ㅋㅋ
늘 느끼는 것이지만,
케이토님의 방콕은 참 여유만만이란 말씀이지요.
케이토 2012.05.09 23:03  
으핫 귀여울 나이는 오래전에 지났는데 귀엽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_//
친구가 한 차도녀 하는 아이라 (심지어 키도 크고 마른!) 같이 다니는데 오우- 시선이 ㅋㅋㅋ
저희는 더 태웠어야 하는데 못태워서 아쉬워 했는걸요- :( 한 이틀만 더 있었으면 다리색깔 예쁘게 하고 왔을텐데,
뭔가 익다만 호떡같은 컬러를 -다행히 쪼리자국은 없는- 자랑하고 있습니다 -_-;;;;;;;;;;
저의 방콕 시간이 여유로워 보이는 것은...이미 이 곳을 홈그라운드라 인정하기 시작해서가 아닐까...하고-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D
tomoj 2012.05.09 13:19  
아침 식탁에서 언제나 빠지지 않는 오믈렛ㅋㅋㅋㅋ
조으네요.. 조아..
종로에 있는 써머셋이라도 함 가서 친구들과 홈파티라도 해야겠어요..
케이토 2012.05.09 23:05  
스크램블도 있고 후라이도 있는데 전 오믈렛 외길 걷습니다 ㅋㅋㅋ
제 사랑 수송동 서머셋은 1층에 스타벅스 계약이 끝난 후로 안드로메다로...
새로운 플레이스를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네요. :(
rlagyxo 2012.05.09 15:44  
툭툭 잘못타면 바가지 옴팡 쓰지요.
마음이 센티멘탈 해지는것은 울적한 날씨탓 아닐까요?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케이토 2012.05.09 23:06  
네 바가지도 바가지인데 시내 한복판에서 탔다간 그 매연과 훅 오르는 더위를-
친구에게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았더랬어요 ㅋㅋㅋ 쾌적한 여행을 하고 싶은 저의 바람 ㅋㅋㅋ
기분이 쳐지던 이유는 아무래도 날씨탓도 있었고...장소탓도...있었던 것 같네요 :)
낙슥사 2012.05.10 01:45  
방콕사는 저에게 일상생활지역이 여행자의 눈을 통해 보니 시크하고 이색적인 여행지로 그려지네요.
서머셋 레지던스가 있는 수쿰빛 소이 16은 순대볶음 먹고 싶을때 업무끝나고 회사동료들과
찾는 곳입니다. 방콕에 유일한 순대집이 있거든요.
저도 매일 방콕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면 좀 낭만적이지 않을까?
케이토 2012.05.10 02:03  
뭐든 마음 먹기 나름 아니겠어요 :D 매일 여행하는 기분이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회사그만두고 쉬면서 매일매일이 여행 같을 줄 알았더니 뭐든 반복되면 그게 바로 일상이던걸요 :(
저 순대로 유명한 동네 살아요 서울에서 ㅋㅋㅋ 말씀하시닌깐 갑자기 순대가 급 땡기네요. 두신데 -_-;;;;;;;;

그나저나 방콕에 살고 계시는군요;;; 물어봐주신 가방을 서울기준으로 답변해드렸는데 ^^;;;;
낙슥사 2012.05.10 11:21  
오늘 아침에도 가방생각에... 어떻게 공수해 올까 그 생각뿐이였습니다. 당장 태국 들어오는 사람도 없는데요...
그 브랜드는 태국에서 얼핏 본듯하기도 한데 한국면세점에서 10만원대에 산 키플링 가방이 태국 백화점에서 두배
가까이 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걸 봐서...태국에서 가방 사는 건 포기하고 있죠.
가방류는 수입관세가 기본적으로 40% 입니다.ㅠㅠ
케이토 2012.05.10 15:28  
브릭스 왠지 엠포리움 가면 있을거 같아요, 아님 씨암 쪽에 있는 쇼핑몰?
국내에도 면세가에 비하면 무지 비싸게 나온 편이라...(저는 백화점 대비 50%이상 싸게 샀거든요;;;)
맘 같아선 제가 싸들고 다시 방콕 가고 싶네요 ㅠㅠ!!! 저 지름도우미 하는거 무지 좋아하는데 ㅎㅎㅎ
키플링은 공장도 태국에서 가까울텐데 왜케 비싼거죠 ;ㅁ;?! 관세 무서워요 :'(
RAHA라하 2012.05.10 21:56  
ㅜㅜ 더  즐거운 기분으로 놀다오면 더 좋았을걸 힝
케이토 2012.05.11 01:31  
방콕에서의 기억들이 생각보다 많이 아프더라구요 :(
구리오돈 2012.05.14 05:54  
잉여로운 하루라는 제목 그대로네요.
보면서 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까요?
제가 허름한 숙소 위주로 다니는 이유가...
숙소 좋은 곳 잡으면 나가기 싫기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느긋한 시간 보내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케이토 2012.05.15 12:59  
친구가 저랑 성향이 많이 달랐더라면 같이 여행하기 조금 짜증이 났을 수도 있는데,
함께 여행해본 적이 없으면서도 여행 패턴이 아주 비슷해서 무척 편했어요 :) 특히 이런 잉여시간 활용!
저는 2박 3일을 가든 3박 4일을 가든 하루의 몇시간은 그냥 숙소에서 멍때리고 있어야 되거든요 ㅋㅋㅋ
그리고...밤이 길잖아요? 방콕의 밤은 역시 낮보다도 아름답기도 하구요. 그냥 제 생각이예요 :D
세븐 2012.06.08 15:17  
럭키 스트라이크가 치약 인가 했다는..ㅠㅠ
케이토 2012.06.20 19:19  
럭키치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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