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여자의 골덴위크 [5] 휴양여행 꼬 싸멧, 고! 싸멧!
[2012년 4월 30일 08:00AM]
간밤에 멘탈붕괴를 경험하고도 꾸역꾸역 7시에 일어나서,
오로지 '예쁜 사진'을 남기기위해 풀메이크업을 하고 동대문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집 옆에 있는 세븐에 들러 샌드위치랑 요쿠르트 하나씩 집어들고.
우야둥둥 특별관리를 당하지 않아도 되니 좋지 아니한가 친구 ㅠㅠ
꼬창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하길래 거대한 VIP버스에 올라타서 내가 젤 좋아하는 세븐 샌드위치 먹고 있는데,
여행사 청년이 다시 티켓 확인을 하더니, "너네는 싸멧 가는거면 이 버스 아닌데?"라고 하는거 아닌가?!
두둥. 파쑤멘 요새 앞에서 저 VIP버스를 타고 약 5분 정도 와서 이 미니버스로 갈아타란다. 쿨하게 갈아타자.
원래는 뭔가 할맘이 가득하여 콘송 에까마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눈누난나 반페에 간 다음에 보트를 타고...
뭐 그런 계획을 야심차게 짜고 있었는데, 문득 내 친구 엘은 태국이 처음인데,
돈 조금 더 들여서 몸이 덜 힘들다면 그렇게 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생각은 다 집어넣고,
여행사를 통해 라운드 트립으로 예약해 버린 것. 지금 생각해도 이건 잘한것 같다.
아아 아침에 카오산에서 버스터미널 까지 가서 티켓 끊고 반페까지 와서 헤맬거 생각하니까 앞이 노래졌다.
심지어 어제 그런 멘붕을 경험했는데 셀프투어 했으면 난 정말 제정신을 못차리고 파타야 어드메쯤 엎어지고 깨져 있었겠지.
지쟈스.
.
.
.
그렇게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본격적으로 싸멧을 향해 꼬 꼬!
중간에 내려준 휴게소에서 :-)
멘탈이야 어찌됐든 우린 즐거우닌깐.
미니버스로 세시간쯤 달렸을까?
미니버스는 우릴 반페 근처의 여행사 앞에 내려주었다.
이 여행사에서 나오는 날짜를 확인하고 싸멧 들어가는 보트를 기다린다.
돌아오는 날도 여기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
날은 미칠것 같이 덥지만 우리의 셀카는 멈추지 않는다며.
엄청 피곤했는데 사진은 왜케 다 신났어. ㅋㅋㅋ
여행사에서 이것저것 확인하고 선착장으로 이동,
여기가 선착장이다.
나는 왜 항상 이렇게 짐이 많은거니?;;;
우리는 미니버스 아저씨가 열심히 달린 덕분에 12시가 안된 시간에 반페에 도착했는데,
우리가 탈 보트가 무려 1시 반에 출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 좌절했다 -_-;
참을성 부족한 웨스턴 언냐들은 "뭐시 이라노?!" 하면서 분노했고,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유유자적 하는 나와 엘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아이 시원해"를 연발하며...
어제 사놓은 물도 마시고,
엘이 너무 많이 기다린다며 선착장 근처 구멍가게에서 40밧 주고 사온 리오도 한캔씩 마셔주었더랬다.
뭔가 사람을 태우는 배가 아니라 화물선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할 무렵에 시멘트를 싣기 시작했고 -_-;;;
아까 정말 1시 반에 출발한다더니 그말이 맞나보다- 하면서 리오 한캔을 다 비우고나서 내가 세븐까지 가서
리조트에서 마실까나 하고 쌩쏨 한병과 비야 창을 두캔 더 사왔다.
JW가 사다달라는 김을 안주삼아 Cheers! 니껀 방콕가서 사줄게. ㅋㅋㅋ
화물선이 맞는게야... 어느 리조트의 식당에나 들어갈 법한 식재료들도 한가득 실리고 있다.
저 뒤에 보이는 리오 드래프트를 보며 엘과 함께 저걸 훔칠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자며 그런 쓸데없는 수다도 떨고,
바람도 불지 않고 푹푹 찌는 더위에 미추어 버릴 것 같은 타이밍에 드디어 보트가 움직였다. 으헝헝.
세븐에서 사온 내 사랑 술안주들의 인증샷을 찍어주었다. 심심하니깐 -ㅅ-;
자 이제 드디어 가는거야! 싸멧으루!
날이 흐리흐리해서 색깔이 흐리멍텅... 저기 보이는게 싸멧 섬.
보트로 15분쯤 가면 될걸 선착장에서 1시간 반을 기다렸더니 짜증이 빡 -_-...
그래도 출발하고 나니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간혹 크게 치는 파도가 온 몸을 적셔서 무척 익사이팅한 배타기였다. ㅋㅋㅋ
.
.
.
싸멧의 선착장에 도착하니 세븐 앞에서 썽태우들이 줄지어 서있다.
"아오파이!" 외치니 "삼십밧!" 한다.
흐잉- 위에는 20밧이라 써있는데. 가난뱅이 여행자모드로 왔다면 10밧에 목숨걸고 싸웠으려나 -_-a
뭐 근데 리즈너블한 금액이라 생각되어 쿨하게 아오파이를 거쳐가는 썽태우에 올라타려고 하니,
"레이디 둘은 앞에 타-" 하는게 아닌가. 응? 땡재수? ㅋㅋㅋ
엘과 나를 무지 날씬하게 봤는지 앞 좌석에 둘이 끼어 타라고 태웠는데...이게 무지 비좁은거라 (...)
아저씨가 기어를 바꿀 때마다 내 허벅지를 스치던 저 스틱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일세.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핫싸이깨우를 지나고,
이런 오프로드가 시작된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덜컹덜컹 하는 와중에 셀카!
차가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ㅋㅋㅋㅋ
그 와중에 미소를 잃지 않는 우리가 챔피언이야!
방콕에서 뭐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와 친구,
하며 꼬 싸멧은 알아서 정해보아. 했더니 생긴지 얼마 안됐다는 사멧 파빌리온 리조트를 예약했다는 엘양.
우리가 이 리조트 앞에서 내리니 보트에서부터 한껏 짜증을 내던 서양 아줌니가-
"니네 여기 얼마주고 했니?" 라고 물어보더라. 엘이 하루에 100달러쯤? 하닌깐 으흠- 하고 말던데.
첨에 300달러 짜리 보여주던 엘이 고른곳 치곤 무지 저렴해서 괜찮네 하고 있었는데...
배낭여행을 왔다면 손을 벌벌 떨었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1박에 300달러짜리를 우리 둘이 가기도 애매했어.
여긴 얼마고, 거긴 얼마고 하는데-
"여기 좋아 보인다."
"1박에 300달러야."
"이런덴 남자랑 가렴, 친구."
친구끼린 1박에 50달러정도씩 내고 자면 충분하잖아?
여튼 쌔삥냄새 물씬 나던 싸멧 파빌리온 리조트.
Samed Pavilion Resort.
입구에서 로비까지 쫌 멀다-
첵인하러 왔어요 :)
가자마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으니 웰컴 드링크 한잔씩 하라며 얼음 동동 띄워 가져다 주었다. 센스 만점 :)
리셉션 뒷편에 보이는 테이블들. 레스토랑이자 조식장이기도 하다는 이 곳.
천장이 높아서 시원하고 좋다-*
우리가 안내받은 방은 그냥 스탠다드 룸. 그냥 이 방 예약하고 왔으니 뭐 ㅋㅋㅋ
킹사이즈 베드가 떡.
첵인 하면서 "트윈베드 있어요?" 하닌깐,
"어머 우린 리조트라서 전부 킹사이즈 뿐인걸요."
"아하하."
"아하하."
"트윈이 없다는 거죠 ;ㅂ;?"
오기전에 우려하던 상황이 또 발생 하였네 ㅋㅋㅋㅋ
트윈이 없을지도 모르는데 없으면 킹사이즈 베드에서 꼭 끌어안고 따숩게 자자던 그 상황이 ㅋㅋㅋㅋ
그래도 리조트측의 배려로 "이불을 하나 더 준비해줄게요." 해서,
한이불을 덮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며 ㅋㅋㅋㅋㅋ
에라이 리조트!!! 남자랑만 오라는거냐! 다음엔 남자랑 와주지! 근데 그땐 딴데 갈거야!
우리가 제일 많은 시간을 보냈던 bath room. 왜냐 화장대가 여기에 있었거든.
킹사이즈라 침대가 크긴 컸다.
아무튼 킹사이즈 베드에 감탄 하며 짐을 다 떤져놓고 폭풍허기를 달래려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더우닌깐 땡모빤 한잔. 시키니까 한참 있다 나오던데,
"아마 리조트 뒤에 수박밭이 있는게 분명해.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속도의 서빙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의혹을 품게 만들기 충분했지만 엄청 맛있었다. 수박만 넣은 듯한 이 쿠월리티!
그리고 뭔가 팟시유스러우면서도...팟타이도 아닌 묘한 볶음 면요리가 나왔는데 시푸드를 시켰는데 닭고기가 들어있고?
이 리조트의 최대 함정은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직원이 한정적이었다는 점 ㅠㅠ
리셉션에서 첵인 해주던 아가씨만 유창하고 다른 분들은 ㅠㅠ
메뉴판에 있던 쏨땀 셋트. 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쏨땀 3종 셋트인 쏨땀과 까이양 그리고 까우니여우 셋트가!!!!!!!
쏨땀을 원없이 먹으려고 했는데 여행내내 한번 먹었구나 OTL
리조트랑 레지던스 조식이 너무 잘나와서 우리 하루에 두끼로 충분했던게 함정이었어 ㅠㅠ
.
.
.
배도 채웠겠다, 리조트랑 연결되어 있는 프라이빗 비치에서 산책이나 해볼까요.
Ao Phai Beach.
누군가 해변 한쪽에 모아놓은 꽃들이 무척 예뻐보였다 :)
Ao Phai Beach의 바람과 파도소리를 담아왔다 :)
아오파이 해변의 타는 듯한 저녁노을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어.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하는 아오파이 해변-
인공의 빛들이 해변을 밝히기 시작한다.
우리 옆집, 예쁘장한 사멧 빌라 리조트.
삼삼오오 해변 근처의 바로 모여드는 사람들.
실버샌드바에서 쌩쏨 버켓(180밧)을 시켜보았다 :)
배부르니까 과일안주 먹자며 후르츠 셋트를 시켰더니 많이도 준다 ㅋㅋㅋ
옆테이블의 에이스케상.
영어로 우리에게 "그거 알콜 드링크면 치어스 할까?" 라고 말을 건넸다가,
우리가 몇마디 하다가 "우리 일본어 할줄 알아~" 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자기 하루종일 말 한마디 못하다가 이제 처음 이야기 시작하는거라고 갑자기 봇물 터지듯 줄줄줄 수다 삼매경!
친구랑 여행왔는데 친구는 치앙마이로 올라가고 자기는 바다를 보려고 생각하다 정신차리고 보니
싸멧에 와있더라는 이야기...? 숙소도 정하지 않아서 어디 좋은데 없냐고 묻는데-
우린 이미 예약 다 하고 다른덴 안알아봐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해주고 자긴 그럼 노숙이라도 알아봐야겠다며
바이바이 하고 서로의 여행에 행운을 빌어주었다 :)
엘 : 너 오늘 첨 이야기 하는데 그 사람이 일본어 할줄 아는 사람이라서 좋지? 여행 잘해!
아마 엄청 놀랐겠지 ㅋㅋㅋㅋ
태국의 흔한 멍뭉이.
오기 전에 누군가 아오파이는 연인을 위한 해변이라 했는데-
오히려 여럿이 와야 더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이유는 유난히 친구"들" 단위로 온 여행자들이 많아서겠지.
조용하다기 보다는 적당한 수다스러움이 있는 밤의 해변은 모두의 즐거움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SiverSand Bar. 우린 여기서 쌩쏨 버켓을 두 버켓이나 마셨지.
돌아오는 길. 리조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비니어샵에서 팔고 있던 악세사리들이 예뻐보여서.
Samed Pavilion Resort.
엘양. 꽤 나이스한 선택이었어. :)
.
.
.
그리고 그날 밤,
짐정리 하던 나를 격하게 웃겼던 사건이 발생했으니...
ㅋㅋㅋㅋㅋㅋ 멘탈붕괴가 짐싸기에 미치는 영향.
"야 이것좀 봐 ㅋㅋㅋ 나 미쳤나봐 ㅋㅋㅋㅋㅋ"
"캣, 안그래도 아침에 너 메이크업 파우치에 고추장 넣는거 보고 이상하다 생각하긴 했어."
"그럼 말을 해줘야지 그걸 보고 있음 어째!"
"나도 보면서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지는 몰랐던게지, 나도 제정신 아니었잖아."
우리 여기서 푹 쉬고 정신 좀 차리고 방콕 가서 놀자. 아아. 힘들었어 정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