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수상시장, 악어농장, 로즈가든, 칼립소, 팟퐁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에 5시 30분에 모닝콜을 부탁했더니 어김없이 시간이 되자
전화벨이 울린다. 7시까지 오늘 있을 일일투어에 참석하기 위해서 홍익인간으로
가야하기에 서둘러 씻고 카오산을 향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식당문을 연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할 수 없이 어제 갔던 그 식당으로 갔다. 어김없이 태국의 맛(?)을
확인해야 했다. 자주 먹다 보니 어느 정도 무감각해지긴 했지만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태국의 맛이 머리속에 연상될 때가 있었다. 물론 "마이사이 팍취"
라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음식도 하나의 태국문화기에 철저히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기로
했기에 마다 않고 그릇을 비웠다.
어제 일러준대로 미니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안에는 대다수가 한국
사람이었고, 내 옆 자리에는 파키스탄에서 온 두 양반이 앉아 있었다. 직업이
의사라서 현재 방콕에서 열리는 워크샵에 참석중인데 오늘이 마침 쉬는 날이라
투어에 참가했단다. 이 사람들도 더운 나라에서 온 탓인지 긴 팔 와이셔츠에
정장바지, 구두를 신고 와서 전혀 여행객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리 보다는
더위를 덜 타는 듯 싶었다.
정보에 의하여 현지인들을 위한 수상시장은 8시면 끝이 나고 그 이후에는 관광객을
위한 배들만 다닌다고 했는데,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아 출발이 늦어졌다. 수상시장은
꼭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할까 싶어 걱정이 앞섰다.
차는 약 1시간을 달려 코코넛 시장에 우리를 내려놨다. 어제 우리는 이미 코코넛을
맛 본 터라 여기서는 마시지를 않았는데, 다른 한국분들도 기대했던 코코넛 맛이
아니라 대단히 실망한 듯 했다. 아마도 나의 코코넛과의 인연도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차는 다시 약 15분 정도를 달려 드디어 우리를 수상시장에 내려다 놨다. 엔진이
달린 기다란 보트에 몸을 싣고 운하를 따라 가는데, 가끔 물이 튀어도 좋았고,
양 옆은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수상가옥들이 보이고 물이 깨끗하지 않음에도
빨래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비로소 현지인들의 생활에 가깝게 들어오지 않았나
싶어 흐뭇했다. 30분 가량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이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무동력 보트를 탈 사람들은
타고 주위를 둘러 볼 사람들은 관광을 했다.
1인당 100B에 1시간 동안 주위를 한 바퀴도는 보트는 어제 만난 처자들에게 들은
바로는 교통체증(?) 때문에 별 재미가 없었다기에 타지 않기로 하고, 같은 버스를
탄 일행들과 수상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나눠 먹었다. 장사하는 분들도 맛배기 용으로
과일을 나눠주는데 인색하지 않아서 많은 과일들을 시식할 수 있었다. 겉모양은
감처럼 생겼지만 안은 마늘처럼 생긴 망고스틴과 성게 모양으로 빨간색 뿔이 난
람부탄을 샀는데, 둘 모두 맛이 괜찮았다. 전에 서울에서 망고스틴을 먹은 일이
있었는데, 난 껍질이 딱딱한 줄 알아서 한기에게 꼭 칼을 준비하라고 일러 두었는데
손으로도 쉽게 까질 만큼 연했다. 덕분에 한기만 올 때, 갈 때 모두 세관에서 칼을
걸려서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았다.
간혹 화장실을 이용할 때 2~5B 씩 돈을 받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는 2B이었다.
한기는 1B이 모자라 몸을 베베꼬며 억지로 생리적인 욕구를 참아야만 했다.
1B의 소중함. 출발하려고 했더니 언제 사진을 찍었는지 모터 보트에서 한기와 나란히
앉은 사진이 박힌 접시를 150B이라며 사라 한다. 물론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이다.
전에 부모님도 이 접시를 사왔는데 이동 중에 깨진 것이 기억나 사지 않았다. 한기는
갖고 싶었던 것 같은데 살 걸 그랬다. 그래봐야 3000원 밖에 되지 않는 것을...
수상시장을 나와 수공으로 토템플이며 조각상, 가구 등을 만드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달리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멋진 에머럴드 사원이며 새벽 사원을 만든
후손들 답게 솜씨가 정밀하고 대단했다. 파키스탄에서 온 아저씨들은 여기서 헤어지고
다른 미니 버스로 갈아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음식은 태국식 부페로 차려졌는데
다행히 태국의 맛(?)은 빠져 있었고 먹을만 했다. 맛있는 점심을 뒤로 하고
우리는 악어 농장으로 다른 일행들은 로즈가든으로 향했다.
악어농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하나는 코끼리쇼였고 다른
하나는 악어쇼로 진행이 되었다. 코끼리쇼에 앞서 우수꽝스런 마술쇼를 잠깐
관람하고 코끼리쇼를 관람했다. 여기서는 코끼리를 이용한 과거 전쟁사를 재현한
쇼가 인상깊었고 세계 유명 축구선수의 이름을 딴 코끼리 축구도 재미있었다.
단지 아쉬운 건, 일본의 나카다는 있었지만 우리의 홍명보나 유상철, 안정환 등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코끼리 쇼에 이어서 악어쇼를 봤는데 악어의 입 속에
조련사가 머리를 집어 넣는 걸 보는 이를 아찔했다. 정말 목숨걸고 쇼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어서 로즈가든으로 향했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태국의 전통 무용이며 무예타이
등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쇼 끝 무렵에 각국 국기를 들고 연기자들이 나왔는데,
우리 앞에 펼쳐진 태극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처음 만났던 일행들과 조우하고 카오산에 돌아왔다. 다시 홍익인간에 들러 내일
있을 깐짜나부리 1박 2일을 1200B(만남의 광장 1100B)에 예약했다.
숙소에 돌아오니 아침에 청소를 부탁하긴 했지만, 너무 깨끗하게 정돈되고 옷가지들도
정성스레 개어 놓은 것을 보니 아침에 얼마간의 팁을 놔두는 것을 깜빡한 게 미안했다.
씻고 저녁 일정인 게이들이 공연하는 칼립소쇼와 팟퐁으로 이동하였다.
들은 바로는 칼립소쇼를 하는 아시아 호텔 근처에 한국식당이 있고 거기서 할인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에도 한국 식당은 없었다. 알고 보니 내가 알고 있던
정보는 팟타야에 있는 비슷한 쇼인 알카자쇼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공부를 하긴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시험 보기 전날 밤 샌다고 꼭 라면
끓여 먹고는 배불러서 그냥 잤던 기억이 떠올랐다. 칼립소쇼는 입장료 600B에 음료수
100B해서 총 700B이었다(여행사를 통하면 좀 더 싸다 함). 쇼는 8시 15분부터 입장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나마 저녁을 먹기로 했다. 중국풍의 식당에 들어 갔는데, 여기는
메뉴가 사진과 함께 곁들어져서 주문을 하기 한결 편했다. 여기서는 태국의 맛(?)이
빠져 있었고 맛 있었다.
나는 화이트 와인을 시키고, 한기는 태국식 위스키를 주문한 후에 쇼를 관람했다. 정말
하리수 보다 이쁜 많은 언니(?)들이 환타스틱한 무대를 연출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입장해서 였는지 사회자는 한국말로도 인사를 하고 쇼중에는 게이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데 압권이었다. 다소 비싼 감이 없지 않았는데 보고 나서는 그 돈이 절대
아깝지 않았다.
칼립소를 나와 팟퐁으로 향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접하기 힘든 경험이라
한기는 내심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는 잘못 들어가면 바가지에
큰 낭패를 본다는 소문을 하도 들은 터라 비교적 안전하다는 "슈퍼걸"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슈퍼걸"이 문을 닫았다. 갑자기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비는 억수로
오지 여기저기서 삐끼들은 달려들지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하고 있었는데, 슈퍼걸
앞에 "화이어 캣"으로 가라는 표지가 있길래 "화이어 캣"으로 올라갔다.
말 그대로 전라의 여성들이 무대위에서 쇼를 하고 있었다. 자리를 잡자 웬 아가씨
하나가 옆에 앉는다. 아가씨에게 나 말고 한기 옆으로 가라고 손짓을 했다. 아가씨가
자리를 옮기자 한기는 얼굴에 온갖 험악한 인상을 팍팍 쓰고는 아가씨에게 가라는
시늉을 했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았다. 맥주 100B, 들은 대로는 아가씨들이
콜라를 사달라고 하는데, 원하는 대로 사주다간 낭패볼 수 있다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다만 서빙을 보는 웨이터와 친해지면 혹 있을지 모를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콜라를 사달라기에 콜라를 하나 시켜줬다, 80B. 그런데 이 친구
내가 자기를 찍은 걸로 착각했는지 내 옆에 앉아서 가지를 앉는다. 어? 이게 아닌데.
그리고 또 다른 웨이터가 자꾸 앞에 와서는 섹슈얼한 장난을 치는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각종 엽기적인 쇼를 보고 있자니 한 아가씨가 앞에 와 앉는다.
옆에 앉은 웨이터 때문에 괜히 호모로 몰릴까 싶기도 하고 콜라 한 잔 정도는
사줘도 되겠다 싶어 콜라를 사줬더니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 나올 때까지 앞에
앉아 주었다. 쇼는 너무 엽기적이고 자리도 다소 뒷 자리라서 전에 경험했던
캐나다의 스트립쇼에 비하면 너무 지루했다. 더군다나 말이 통하지 않으니 더 더욱
재미가 없었다. 사실 이런 곳에 출입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자책감에 빠지게
되기도 하고 무희들을 유희의 대상으로만 치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무대는
목욕탕(?)으로 변해서 수십명의 무희들이 춤을 추는 걸 보고 있자니 이 사람들
어떤 배경으로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잠시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니 홀 한 구석에 제단 비슷한 것이 있는데 춤을 추고 내려온 무희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정말 경건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는 장면을 보았다. 순간
무언가 모를 그 무엇이 가슴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한기도 지루한 표정이
역력해서 자리를 뛰쳐 나왔다. 한기에게 기도하는 쇼걸 얘기를 했더니 자신도
봤다며 아까 쫓은 아가씨에게 미안해서 죽는 줄 알았단다. 나올 때 앞에 앉아 있던
아가씨에게 팁으로 50B을 준 건 잘 한 일 같았다. 경험삼아 한 번은 올만 하지만
두 번은 힘든 장소 같았다.
숙소로 오는 길에 과일점에서 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을 한 통 샀다. 다소 비싼
90B. 생각 보다 양이 많아서 숙소에서 인사를 하는 종업원에데 2쪽을 줬더니
아주 고마워한다. 정말 태국의 미소는 여러 번 경험했고 오는 날까지 사람을
덩달아 흐뭇하게 해주었다.
기대했던 두리안의 맛은... 거의 죽음이었다... 그 이상한 냄새며 흐물흐물함,
그리고 씨는 왜 그리도 큰 지, 애들 주먹만 했다. 그래도 버릴 수 없다며 꾸역
꾸역 2쪽씩 먹었다. 처음 한 입을 먹을 때는 큰 고역이었고 두 번째는 고구마
맛 비슷하게 나는 것도 같았지만 여하튼 큰 실망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동남아 국가에서는 최고의 과일로 추대되고 있었고
과일 성분중에 약간의 중독성분이 있어서 여러 번 맛을 보게 되면 다시 찾게
만드는 신비한 과일이란다. 그래서 "과일의 황제"라는 칭호가 붙었다 한다.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 통채로 사지 말고 따로 포장된 낱개 짜리로 사길
간곡히 조언한다.
모닝콜을 부탁하려고 인폼에 갔더니 안내하는 분이 잡지를 한 권 내주더니
여러 그림들을 보여준다. 우리로 치면 "선데이 서울" 정도 되는 잡지 같은데
보고 싶으면 가서 보고 돌려줘도 된다기에 가져왔다. 잡지를 받아 들었더니
주위에 있던 태국의 많은 남성들이 너네도 우리랑 똑같구나 하는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태국은 상체 노출이 되는 나라였다. ^^*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저물었다. 바뻤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였다.
내일은 기다리던 깐짜나부리 트래킹을 떠난다!
http://my.netian.com/~fromb612
정리가 되는대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7시까지 오늘 있을 일일투어에 참석하기 위해서 홍익인간으로
가야하기에 서둘러 씻고 카오산을 향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식당문을 연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할 수 없이 어제 갔던 그 식당으로 갔다. 어김없이 태국의 맛(?)을
확인해야 했다. 자주 먹다 보니 어느 정도 무감각해지긴 했지만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태국의 맛이 머리속에 연상될 때가 있었다. 물론 "마이사이 팍취"
라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음식도 하나의 태국문화기에 철저히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기로
했기에 마다 않고 그릇을 비웠다.
어제 일러준대로 미니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안에는 대다수가 한국
사람이었고, 내 옆 자리에는 파키스탄에서 온 두 양반이 앉아 있었다. 직업이
의사라서 현재 방콕에서 열리는 워크샵에 참석중인데 오늘이 마침 쉬는 날이라
투어에 참가했단다. 이 사람들도 더운 나라에서 온 탓인지 긴 팔 와이셔츠에
정장바지, 구두를 신고 와서 전혀 여행객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리 보다는
더위를 덜 타는 듯 싶었다.
정보에 의하여 현지인들을 위한 수상시장은 8시면 끝이 나고 그 이후에는 관광객을
위한 배들만 다닌다고 했는데,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아 출발이 늦어졌다. 수상시장은
꼭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할까 싶어 걱정이 앞섰다.
차는 약 1시간을 달려 코코넛 시장에 우리를 내려놨다. 어제 우리는 이미 코코넛을
맛 본 터라 여기서는 마시지를 않았는데, 다른 한국분들도 기대했던 코코넛 맛이
아니라 대단히 실망한 듯 했다. 아마도 나의 코코넛과의 인연도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차는 다시 약 15분 정도를 달려 드디어 우리를 수상시장에 내려다 놨다. 엔진이
달린 기다란 보트에 몸을 싣고 운하를 따라 가는데, 가끔 물이 튀어도 좋았고,
양 옆은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수상가옥들이 보이고 물이 깨끗하지 않음에도
빨래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비로소 현지인들의 생활에 가깝게 들어오지 않았나
싶어 흐뭇했다. 30분 가량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이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무동력 보트를 탈 사람들은
타고 주위를 둘러 볼 사람들은 관광을 했다.
1인당 100B에 1시간 동안 주위를 한 바퀴도는 보트는 어제 만난 처자들에게 들은
바로는 교통체증(?) 때문에 별 재미가 없었다기에 타지 않기로 하고, 같은 버스를
탄 일행들과 수상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나눠 먹었다. 장사하는 분들도 맛배기 용으로
과일을 나눠주는데 인색하지 않아서 많은 과일들을 시식할 수 있었다. 겉모양은
감처럼 생겼지만 안은 마늘처럼 생긴 망고스틴과 성게 모양으로 빨간색 뿔이 난
람부탄을 샀는데, 둘 모두 맛이 괜찮았다. 전에 서울에서 망고스틴을 먹은 일이
있었는데, 난 껍질이 딱딱한 줄 알아서 한기에게 꼭 칼을 준비하라고 일러 두었는데
손으로도 쉽게 까질 만큼 연했다. 덕분에 한기만 올 때, 갈 때 모두 세관에서 칼을
걸려서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았다.
간혹 화장실을 이용할 때 2~5B 씩 돈을 받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는 2B이었다.
한기는 1B이 모자라 몸을 베베꼬며 억지로 생리적인 욕구를 참아야만 했다.
1B의 소중함. 출발하려고 했더니 언제 사진을 찍었는지 모터 보트에서 한기와 나란히
앉은 사진이 박힌 접시를 150B이라며 사라 한다. 물론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이다.
전에 부모님도 이 접시를 사왔는데 이동 중에 깨진 것이 기억나 사지 않았다. 한기는
갖고 싶었던 것 같은데 살 걸 그랬다. 그래봐야 3000원 밖에 되지 않는 것을...
수상시장을 나와 수공으로 토템플이며 조각상, 가구 등을 만드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달리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멋진 에머럴드 사원이며 새벽 사원을 만든
후손들 답게 솜씨가 정밀하고 대단했다. 파키스탄에서 온 아저씨들은 여기서 헤어지고
다른 미니 버스로 갈아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음식은 태국식 부페로 차려졌는데
다행히 태국의 맛(?)은 빠져 있었고 먹을만 했다. 맛있는 점심을 뒤로 하고
우리는 악어 농장으로 다른 일행들은 로즈가든으로 향했다.
악어농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하나는 코끼리쇼였고 다른
하나는 악어쇼로 진행이 되었다. 코끼리쇼에 앞서 우수꽝스런 마술쇼를 잠깐
관람하고 코끼리쇼를 관람했다. 여기서는 코끼리를 이용한 과거 전쟁사를 재현한
쇼가 인상깊었고 세계 유명 축구선수의 이름을 딴 코끼리 축구도 재미있었다.
단지 아쉬운 건, 일본의 나카다는 있었지만 우리의 홍명보나 유상철, 안정환 등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코끼리 쇼에 이어서 악어쇼를 봤는데 악어의 입 속에
조련사가 머리를 집어 넣는 걸 보는 이를 아찔했다. 정말 목숨걸고 쇼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어서 로즈가든으로 향했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태국의 전통 무용이며 무예타이
등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쇼 끝 무렵에 각국 국기를 들고 연기자들이 나왔는데,
우리 앞에 펼쳐진 태극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처음 만났던 일행들과 조우하고 카오산에 돌아왔다. 다시 홍익인간에 들러 내일
있을 깐짜나부리 1박 2일을 1200B(만남의 광장 1100B)에 예약했다.
숙소에 돌아오니 아침에 청소를 부탁하긴 했지만, 너무 깨끗하게 정돈되고 옷가지들도
정성스레 개어 놓은 것을 보니 아침에 얼마간의 팁을 놔두는 것을 깜빡한 게 미안했다.
씻고 저녁 일정인 게이들이 공연하는 칼립소쇼와 팟퐁으로 이동하였다.
들은 바로는 칼립소쇼를 하는 아시아 호텔 근처에 한국식당이 있고 거기서 할인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에도 한국 식당은 없었다. 알고 보니 내가 알고 있던
정보는 팟타야에 있는 비슷한 쇼인 알카자쇼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공부를 하긴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시험 보기 전날 밤 샌다고 꼭 라면
끓여 먹고는 배불러서 그냥 잤던 기억이 떠올랐다. 칼립소쇼는 입장료 600B에 음료수
100B해서 총 700B이었다(여행사를 통하면 좀 더 싸다 함). 쇼는 8시 15분부터 입장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나마 저녁을 먹기로 했다. 중국풍의 식당에 들어 갔는데, 여기는
메뉴가 사진과 함께 곁들어져서 주문을 하기 한결 편했다. 여기서는 태국의 맛(?)이
빠져 있었고 맛 있었다.
나는 화이트 와인을 시키고, 한기는 태국식 위스키를 주문한 후에 쇼를 관람했다. 정말
하리수 보다 이쁜 많은 언니(?)들이 환타스틱한 무대를 연출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입장해서 였는지 사회자는 한국말로도 인사를 하고 쇼중에는 게이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데 압권이었다. 다소 비싼 감이 없지 않았는데 보고 나서는 그 돈이 절대
아깝지 않았다.
칼립소를 나와 팟퐁으로 향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접하기 힘든 경험이라
한기는 내심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는 잘못 들어가면 바가지에
큰 낭패를 본다는 소문을 하도 들은 터라 비교적 안전하다는 "슈퍼걸"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슈퍼걸"이 문을 닫았다. 갑자기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비는 억수로
오지 여기저기서 삐끼들은 달려들지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하고 있었는데, 슈퍼걸
앞에 "화이어 캣"으로 가라는 표지가 있길래 "화이어 캣"으로 올라갔다.
말 그대로 전라의 여성들이 무대위에서 쇼를 하고 있었다. 자리를 잡자 웬 아가씨
하나가 옆에 앉는다. 아가씨에게 나 말고 한기 옆으로 가라고 손짓을 했다. 아가씨가
자리를 옮기자 한기는 얼굴에 온갖 험악한 인상을 팍팍 쓰고는 아가씨에게 가라는
시늉을 했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았다. 맥주 100B, 들은 대로는 아가씨들이
콜라를 사달라고 하는데, 원하는 대로 사주다간 낭패볼 수 있다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다만 서빙을 보는 웨이터와 친해지면 혹 있을지 모를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콜라를 사달라기에 콜라를 하나 시켜줬다, 80B. 그런데 이 친구
내가 자기를 찍은 걸로 착각했는지 내 옆에 앉아서 가지를 앉는다. 어? 이게 아닌데.
그리고 또 다른 웨이터가 자꾸 앞에 와서는 섹슈얼한 장난을 치는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각종 엽기적인 쇼를 보고 있자니 한 아가씨가 앞에 와 앉는다.
옆에 앉은 웨이터 때문에 괜히 호모로 몰릴까 싶기도 하고 콜라 한 잔 정도는
사줘도 되겠다 싶어 콜라를 사줬더니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 나올 때까지 앞에
앉아 주었다. 쇼는 너무 엽기적이고 자리도 다소 뒷 자리라서 전에 경험했던
캐나다의 스트립쇼에 비하면 너무 지루했다. 더군다나 말이 통하지 않으니 더 더욱
재미가 없었다. 사실 이런 곳에 출입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자책감에 빠지게
되기도 하고 무희들을 유희의 대상으로만 치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무대는
목욕탕(?)으로 변해서 수십명의 무희들이 춤을 추는 걸 보고 있자니 이 사람들
어떤 배경으로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잠시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니 홀 한 구석에 제단 비슷한 것이 있는데 춤을 추고 내려온 무희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정말 경건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는 장면을 보았다. 순간
무언가 모를 그 무엇이 가슴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한기도 지루한 표정이
역력해서 자리를 뛰쳐 나왔다. 한기에게 기도하는 쇼걸 얘기를 했더니 자신도
봤다며 아까 쫓은 아가씨에게 미안해서 죽는 줄 알았단다. 나올 때 앞에 앉아 있던
아가씨에게 팁으로 50B을 준 건 잘 한 일 같았다. 경험삼아 한 번은 올만 하지만
두 번은 힘든 장소 같았다.
숙소로 오는 길에 과일점에서 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을 한 통 샀다. 다소 비싼
90B. 생각 보다 양이 많아서 숙소에서 인사를 하는 종업원에데 2쪽을 줬더니
아주 고마워한다. 정말 태국의 미소는 여러 번 경험했고 오는 날까지 사람을
덩달아 흐뭇하게 해주었다.
기대했던 두리안의 맛은... 거의 죽음이었다... 그 이상한 냄새며 흐물흐물함,
그리고 씨는 왜 그리도 큰 지, 애들 주먹만 했다. 그래도 버릴 수 없다며 꾸역
꾸역 2쪽씩 먹었다. 처음 한 입을 먹을 때는 큰 고역이었고 두 번째는 고구마
맛 비슷하게 나는 것도 같았지만 여하튼 큰 실망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동남아 국가에서는 최고의 과일로 추대되고 있었고
과일 성분중에 약간의 중독성분이 있어서 여러 번 맛을 보게 되면 다시 찾게
만드는 신비한 과일이란다. 그래서 "과일의 황제"라는 칭호가 붙었다 한다.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 통채로 사지 말고 따로 포장된 낱개 짜리로 사길
간곡히 조언한다.
모닝콜을 부탁하려고 인폼에 갔더니 안내하는 분이 잡지를 한 권 내주더니
여러 그림들을 보여준다. 우리로 치면 "선데이 서울" 정도 되는 잡지 같은데
보고 싶으면 가서 보고 돌려줘도 된다기에 가져왔다. 잡지를 받아 들었더니
주위에 있던 태국의 많은 남성들이 너네도 우리랑 똑같구나 하는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태국은 상체 노출이 되는 나라였다. ^^*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저물었다. 바뻤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였다.
내일은 기다리던 깐짜나부리 트래킹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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