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 #011. 아름다운 밤이예요.
스웬슨에서 수다떨고 오늘 일정의 백미, "씨암 니라밋쇼"를 보러 이동-*
자 이쯤해서 다시 확인해보는 Kate의 태국여행패턴.
1. 술마시고 잔다.
2. 더우니까 늘어져있는다.
3. 멍때린다.
- _-...아 정말 이게 블링블링한 서른여자의 여행패턴이냐며!!!!!!!!!!
이번 여행의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남친님께 해드렸더니,
"오-, 방콕에서 관광같은거 해본 적 없으니까 즐기고 와요."
그래요, 방콕에서는 관광같은거 해본 적 없죠, 근데- 나 히키네 집에 있을때 파타야에 묻지마 관광 끌려가서 (읭?) 티파니쇼 봤었는데?!
지난 배낭여행중에 남친님은 날 자꾸 치앙마이에서 트래킹을 시키려고 하셨고, (코끼리 타보라며) 깐똑 디너쇼 등등을 권하셨는데,
안해안해안해안해안해! 하며 패쓰. 내가 한건 빠이에서 오토바이 배우기. 치앙라이에서 렌트-어-카 해보기 이런 현실적인 스킬이었지.
우야둥둥, 이번 여행의 목적은 "호화관광" 이니까 씨암 니라밋쇼도 봐주는거다! 아핫! 방콕하면 단연 디너쇼이지!
.
.
.
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2011년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
이 여행기를 열한편쯤 보면서 내가 상당히 불친절하다는 사실을 느꼈을텐데 -ㅅ-;
뭐랄까- 시간의 변화와 감상만 있고 디테일이 없는 여행기랄까...입장료이런거 전혀 안나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치 지인에게 뿌팟퐁커리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숫자는 안적혀있는 엄마레시피 알려주는 그런 정도? 우훗.
근데 내가 무슨 가이드북도 아니고. 그런건 궁금하면 알아서 찾아보는게 바로 여행의 로망! ... 인거죠. 내 맘이야, 흥.
두둥- 씨암 니라밋쇼장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가슴에 오키드를 꽂아주고 무희 언니과 반강제로 사진을 찍게 되지만- 사진구입은 up to you!
이쯤해서 알아보는, 씨암 니라밋쇼는 무엇인가! 음- 우리나라로 치자면 워커힐쇼 같은 느낌일까 (...내맘대로? ㅋㅋㅋ)
뷔페에서 저녁을 먹고 (이건 선택사항임) 8시에 시작하는 쇼를 보게 되는데, 태국의 역사와 전통, 종교관과 축제 등을
화려한 군무와 의상, 그리고 아찔한(?) 특수효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느낌이고-
공연시간은 1시간 15분정도이다.
들어가면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팜플렛이 비치되어있다. 아...가져오기만 하고 읽어보지는 않았구나 -ㅅ-;;;
입구에 들어서면 귀염둥이 코끼리가 인사한다. 아핫- 이 넓은 광장에서 코끼리 라이딩도 할 수 있다-! 1인당 100바트였었나?
그리고 저녁 뷔페를 포함했기 때문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먼저 뷔페식으로 되어있는 저녁을 먹었다.
이번에 뷔페 많이 먹고 가네?
음식맛은 뭔가 피로연에 온 듯한 느낌이었어-
밥먹고 쇼 시작하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있어서 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도 잠깐 즐길 수 있고,
건물 안쪽에 정원처럼 꾸며져있는 태국 전통가옥 빌리지를 탐방할 수 있는데- 간식도 먹을 수 있고 배도 타볼 수 있었다...버뜨...
나는 앉아서 수다떠느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네? 그리고 간밤에 충전 안했더니 550D가 오늘내일 하고,
여기 조명이 전부 백열등 돋아서 사진이 죄다 누리끼리 -ㅅ-;;;; 으힉? 눈이 아프다 눈이 아파.
아아...예쁜 언냐들이...
여기가 민속촌(?)처럼 꾸며져 있는 타이빌리지 초입인데- 라이스 크래커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 뻥튀기? 튀밥? 쌀과자? 같은 느낌인데 코코넛이랑 같이 먹어서 좀 더 고소했어 :)
아 코끼리 일케 가까이서 첨보는데, 호기심을 못이기고 허벅지를 쓰다듬었더니 오오..가죽의 느낌이...뭔가 유니크했던 기억;;;;
본 공연전에 펼쳐지는 야외공연을 볼 수 있는 광장엔 이런 멋진 분수도 있다 :)
몸짓이며 의상이며 너무 이뻤던 무희언니들-*
쇼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원두막에 앉아있는데 왠 모기가 OTL
첫날 디너 크루즈 할때는 모기퇴치로션 잘 바르고 갔는데, 이날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정말 신나게 뜯겼네그래 ㅠㅠ....
공연 10분 전쯤부터 입장이 시작되고,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전부 입구에서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내부 사진은 찍으면 안되지만-
아이폰으로 끝날때 즈음 한장 찍어보았다 (...) 뭐 대충 이런 느낌?
사진상으론 안보이지만, 쇼의 구성이나 내용은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자막이 뜨긴 하는데-
자막이 ㅋㅋㅋ 한국어가 ㅋㅋㅋㅋㅋ 구글번역기 돌린 느낌의 번역이라 상당히 어색하니 감안하고 보자. ㅋㅋㅋㅋㅋㅋ
너무 충격이었던건 지옥,연옥,천국에 관한 부분에서 나 완전 마음에 상처 받았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술을 마시는 자는 지옥에 가서 계속 불에 달구어 질거래....어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백번 죽고 죽어야 하나요 ㅠㅠㅠㅠ
다음 생은 무리니 우리 다다음 생? 그 정도쯤 만나봅시다. 안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태국에서 본 쇼가 티파니쇼 밖에 없다는 사실이 초큼 부끄러웠지만, 씨암 니라밋쇼는 한번쯤 볼만한 것 같다 :)
규모도 규모지만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연방식이 좀 더 재미를 주었다고 해야할까? 현지 한인 여행사나, 국내에서도
예약하고 갈 수 있으니 (식사 포함 안하면 1000밧이나 1500밧 수준이라고 한다...나 검색해봤어!) try, try!
뮤지엄 오브 씨암과 더불어, 태국과 그 주변국가의 역사를 아는데 꽤 도움이 되니 나처럼 유적 오타쿠이거나,
동양미술에 폭풍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쯤 경험해 보는게 좋을것 같다는 나의 감상 :-D
.
.
.
그리고 그거 알아? 3박 5일의 여행에 오늘이 3박째라는 사실. 마지막 밤인거야.
언제 이렇게 시간이 훌쩍 지났는지 (여행기는 11편째 쓰고 있는데...) 아쉬운 마음에 어느새 가까워진 이번 여행을 함께하신 분들과
함께 방콕의 야경을 즐기며 farewell party겸 와인을 한잔씩 하기로 했어.
우리가 찾은 곳은 내 나와바리(!) 스쿰빗 쏘이 16에 위치한 컬럼 레지던스 25층의 Long Table.
시로코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방콕의 밤을 내려다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
풀장을 끼고 있는 라운지였는데, 조명이 어찌나 예쁘던지. 몇잔째 마시던 와인에 살짝 취해서 더 예뻐 보였는지.
레드와인을 홀짝거리며...
방콕의 밤을 수놓는 수많은 인공의 별들- 저기저기 우리집(Terminal21)이 보인다. 앗녕?
고층건물이 많아 유난히 반짝거리는 예쁜 방콕...스쿰빗의 야경을 내려다본다.
몇년 전엔가 왔을 때는, 정말 내가 이 곳에서 이런 아쉬운 감정을 느끼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었어. 외로웠고, 힘들었고,
머물고 싶지 않았던 도시가 이렇게 예쁜 기억만 담아 갈 수 있게 해줄거라고는...그때는 정말 몰랐어.
고마워요 :)
.
.
.
그리고 아마 평생 못잊을 밤!
이번 여행을 통해,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