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 #003. 디너크루즈, 어디까지 해봤니?
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2011년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
디너크루즈 어디까지 해봤냐고 물어보지만 사실 나는 방콕에 자주 오는데다가 한번 오면 꽤 오래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이었다.
핫. 그동안의 여행을 돌이켜보면, 클러빙 베이비 알렉스, 로컬피플 히키, 방콕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친구...매번 뭐 이런 사람들과
함께여서 2004년부터 오고 있는 방콕에서 그 흔한 왕궁한번 간적 없다는 사실이 왠지 아이러니 하달까. 심지어 히키가 날 데리고 갔던
곳도 역시 에블데이 에블나잇 레츠고 파티 투나잇 마셔라 레드불! ... 이런 느낌으로 가야하는 클럽이었고 마지막 날은 팟퐁에 데려가서
엄한 쇼까지 보여줬다니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뭔가 억울하잖아, 내 로맨스는 씰롬에 있는 클럽에서 일어나지 않는단 말이야...
anyway.
하필이면 남자친구님은 소울시티에 떨궈놓고 와서는 홀로 디너크루즈라니 뭔가 이건 로맨스를 노리지 않고서야 할 수 없을텐데...?
어머 그럼 로맨스를 노려볼까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으나...죄다 커플이야, 아 짜증나. 하지만 차오프라야강의 수위도 많이 낮아지고
했으니 남친님이 절대 같이 해주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엔터테인먼트는 혼자라도-enjoy it♪ (BGM : Epik High의 "혼자라도" 깔아줍니다.)
요거는 그랜드 차오프라야 크루즈- 선착장에 정박해 있길래 한장 찍어주었다. 내 배는 이게 아니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인파로 북적대던 모습에 살짝 놀랐다. 으응-? 원래 이렇게 사람 많은거였어-?
디너크루즈는 해본 적 없으나- 왓아룬이 보이는 차오프라야 강변에서 밥먹는걸 좋아하는 내게는 혼자라도(자꾸 강조한다)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였다고 해야할까. 살짝 흥분상태였다 :) 이힛.
요거는 반 차오프라야라는 콘도까지 가는 셔틀용 보트! 라고 합니다. 너무 귀엽다. 이 배도 내 배는 아니고.
내 배 입장-* 꺄! 색소폰 주자와 함께 선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두근두근 해볼까!
앞서 탐색해 보았듯, 디너크루즈의 종류는 꽤 여러가지지만- 이왕 하는거 제대로 된거 하는게 좋잖아?
내가 탔던 배는 그랜드 펄 크루즈-라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차오프라야의 대표 크루즈 (...라고 누가 그랬는데?)
가격은 1500THB/person 방콕의 물가에 비하면 전혀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하룻밤 방콕의 야경과 차오프라야의 강바람을
맞으며 한끼 식사를 하기에는 낭만이 조금 돋긴 돋더라. 나는 혼자 였지만...아웃백에서도 밥 혼자 먹을 수 있는 여자니까 괜찮아...
자, 이제 본격적으로 크루즈를 즐겨볼까나-? 테이블은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야외테이블 착석-*
무드등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촛불이었지만 감도 높여 찍는거 안좋아하는 나에게 어두운 조명은 수전증을 유발한다며...
역시나 웰컴드링크 (태국 오면서 마신 웰컴드링크만 해도 1리터는 되는거 아니고?;;;) 가 놓여있었는데-
이게 상그리아야 뭐야...니맛도 내맛도 아닌 드링크 한잔이 밤과 당신의 낭만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었네요...
그리고 디너크루즈의 꽃인 디너는 뷔페식으로 제공되었다. 셋팅에 집착하는 나란여자, 샐러드바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해.
저 햄과 소세지로 만들어 놓은 활짝 핀 꽃이라니! 좋아하진 않으니 먹지는 않았지만 눈이 즐거워지는 셋팅-*
음식 종류는- 타이와 웨스턴이 적절히 섞여있는 (한마디로 관광객의 입맛에 맞춘) 음식들이 주류였다. 팟타이, 톰얌꿍, 카우카무-
카우팟 모 이런 흔한 음식들과 결혼식 피로연 뷔페에서 맛볼 수 있는 맛의 토마토 스파게티도 있었고, 립이나 스테이크도 있었군.
음식맛은 솔직히- 평범한 뷔페의 그 맛이랄까. 디너크루즈에서 하얏트 더 테라스 퀄리티 요구하면 안되는거예요, 그런거예요.
하지만 셋팅만큼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았어.
음식 담아와서 크루즈를 즐기며 디너를 먹는게 디너크루즈라고 하는거지? (...) 명백한 디너 크루즈를 즐기고 온거네? sweet!
식사 하면서 함께 자리한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내 맞은편에 앉아 계신 분이 나랑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주아주 어색한 가운데 말을 놓게 되었다는 훈훈한 에피소드가 생겼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색해) JW 앗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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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부터 음식은 정말 남부럽지 않게 많이 먹게 된다. 오기전에 했던 다이어트 따위 이미 잊은지 오래고...
남친님의 격렬한 컴플레인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쳐묵쳐묵. -ㅅ-...돌아온 지금도 체중계 위에 올라갈 수가 없을 뿐이고...
여튼 저녁을 먹으며, 내가 사랑하는 방콕의 야경을 차오프라야에서 크루즈를 하며 감상하다니 마이 컸네 Kate?
내가 누구? 왓- 아룬! ㅋㅋㅋ 크루즈의 꽃이 디너라면 백미는 역시 야경이랄까. 차오프라야 강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원들과
왕궁들을 지나가며 이렇게 조명을 밝혀 놓은 왓아룬의 어여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삼각대도 없이 사진을 잘도 찍었다.
내가 좀 한다니까. 내가 맘먹어서 못하는게 없는데 단지 하기가 싫을 뿐이야. (...) 여튼 지난번에 히키랑 포 따띠엔에서 왓아룬을
바라보며 죽을때까지 마셨는데 이번에는 참 건전하게 크루즈를 하고 있다. 마이 컸네 Kate? (자꾸 ㅋㅋㅋㅋ)
음? 그리고 라마 몇세 다리였더라? 쌈쎈쪽에 묵을때 항상 바라보았던 그 다리. 찍을까 말까 고민하다 찍어서 뭔가 사진이...;;;
아아 노이즈가 짜글짜글해...ㅠㅠ...그것도 그거지만 에잇 이 커플들!!!! 찰싹찰싹!!!! (...)
아..아무튼 디너크루즈는 방콕에 관광을 와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일종의 Fresh Shock이랄까...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프로포즈를 받는다면 참 낭만적이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아주 잠깐...
그래...이왕이면 티파니의 하늘색 박스를 예쁘게 포장한 하얀 리본을 풀게 해주세요!!!! (누구한테 얘기하니 지금...)
이렇게 디너크루즈는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