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 #001. 떠나요! 비지니스 타고!
3박 5일, 야무지게 방콕놀이-* 2011년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
작년에 갑작스럽게 다녀온 짧은 방콕 방문&관광 여행기입니다.
지금은 잠시 닫아놓은 개인 블로그에 친구들과 공유하려고 작성한 여행기여서, 태사랑에 올릴까 말까-
반년 가까이 고민하다가, 에잇! 여행도 얼마 안남았는데 그때 뭐했었는지 리마인드 하지 뭐! 하는 마음으로,
짧은 기억을 나눠 봅니다... 라고 쓰고 이 여행기는 총 15편이었다는 사실을 미리 밝힙니다 *- _-*
태사랑에 올릴 생각으로 다시 읽어보니 정말 제가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지만-
여행 자체는 참 야무지게 잘 돌아댕기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유합니다. 저 이상한 사람 아니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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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1년 11월 17일 – 가기로 했어.
4개월간의 동남아 배낭여행에서 돌아온지 3개월째. 집에서 빈둥대다가 갑자기 방콕에 가기로 결정했다.
몇번이나 왔다갔다 했던 그 곳이었지만 단 한번도 쇼핑이 목적이었거나, 혹은 관광이 목적인 적이 없었던 방콕에서-
그 두가지를 목표로 열심히 “관광객” 놀이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별다른 고민도 없이 “방콕에서 쇼핑할거야!”
라는 마인드로 떠나기로 했다. 배낭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는 배낭메고 오지 않겠다 결심한 방콕에 캐리어 끌고 우아하게,
맨날 쪼리나 운동화만 신겨주던 발에 높은 샌들도 신겨주고. 잠깐 추운 서울을 벗어나 보는거야. 그런거야.
내사랑 쌤과 함께. 기내에서는 편안해야 하니까 플랫신고 눈누난나. but 가방엔 샌들"도" 한짐. 훗.
11월 24일 – 출국 D-1
방콕에 가기로 결정하고, 태국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그동안 갈때마다 신세진게 많아서 이번에는 그동안 받기만 했던 사랑을
되돌려 주고 와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뭐 필요한거 없니?” 했더니 완전 많다며-;;; 이것저것 사다달라는 거 몇개 주문해서 캐리어에
집어 넣고, 얼핏 김치를 만들겠다고 고추가루랑 찹쌀가루는 대용품 쓸만한거 태국서 구할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를 했던게 생각나서
마트 간김에 고추가루랑 (가격이 금값!) 찹쌀가루랑 액젓,새우젓,천일염 등등을 사서 막걸리 6캔과 함께 가방에 투하.
내 짐보다 수비니어가 더 많고 무겁지만 이정도 무게는 내 사랑의 무게에 비하면 절대 무겁지 않아, Baby!
괜히 찍어보는 체크인 카운터 -ㅅ-)b
11월 25일 – TG 659
이미 캐리어가 터져나갈 지경으로 싸놓은 짐을 끌고 공항 도착. 공항 도착해서 생각해보니 나는 또 면세품이 한짐인거구나…
그런거구나… 비지니스에 탑승 할때는 우아하게 클러치(…)에 융드레스 입고 타야되는데 (농담입니다. 그러지 마세요 -_-)
면세품이 한가득한 푸대자루 같은 비닐가방과 쇠빨간 키플링 가방에 카메라와 노트북을 쑤셔넣고 낑낑거리며 탑승. 어디 갈때마다
매번 이래서 난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해. 언제였더라? 주체할 수 없는 면세품을 오버헤드빈에 쑤셔넣다가 바닥으로 후두두두둑.
통로 다 막고 진상짓을 했던 것이…그런건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얼마 전이라 갑자기 급 부끄럽고.
타이항공의 비지니스 클래스는 "ROYAL SILK" 우아돋는 이름이다. 하지만 융드레스 입으라는 규정은 없으니 안입어도 되어요. (ㅋ)
머...사진으로 보니 별로 많지도 않네.
아무튼 꼬꼬마때 철없을때 타봐서 기억도 안나는 비지니스석(Royal Silk)에서 두다리 쭉 뻗고, 두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식사+간식 타임에 사육당하며 아침 댓바람 부터 샴페인-위스키-와인-맥주로 입가심 해가면서 방콕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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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에는 이미 뒷모습이 비지니스맨인 외쿡인들이 잔뜩있다.
타이항공의 우아돋는 Royal Silk Class를 경험해 보자 :) 이코노미의 두배가격! 두배이상의 서비스! 고객만족!
뭐하는 애길래 비지니스 타고 다니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KATE (30,예술계종사라 쓰고 무직이라 읽는) 임을 밝혀봅니다.
얼마전 모 중견기업 면접에서 얼굴백점 드립으로 1차 면접에서 탈락한 아름다운 경험을 가지고 있는게 매력포인트...으흐응?;;;
[면접당시 질문이 "자기 얼굴에 점수를 준다면 몇점을 줄것인가?!" 였는데 거기에 백점을 주겠다고 대답했던...........죄송해요-_-]
일단 출발하기 전에 숙면을 유발하는 알코홀릭 드링크 제공...? 응?
농담입니다. 웰컴드링크로 샴페인을 고를 수 있어요 :) 나는 품격있는 술꾼이니까 샴페인 마셔요.
기내용 실내화, 세면도구세트(수면양말까지 들어있음), 두툼한 담요까지 다 마음에 들었지만-
얼리어답터이자 기계만 보면 만져보고 해체하는 내가 누구~? 제일 감동이었던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헤드폰이었다.
모양만 보고 아니 기내용 헤드폰이 보오오쓰으으으? (BOSE) 라고 생각했는데 거기까지는 아니었지만.
노이즈 캔슬링이라니 센스쟁이들. 내 대각선 (윗 사진에서 넓은 등을 가진 웨스턴 아저씨) 앉은 아저씨는 자기 보스 헤드폰으로
아침 댓바람부터 섹시돋는 영화 보고 계시더군.
아아 정말 편안한 비행과 숙면을 유발하는 타이항공 로얄실크는 당신에게도(응? 누구?) 강력하게 권하는 바-! 나 비지니스 권하는 여자!
슬슬 시작되는 기내식 서비스. 일단 음료부터. 나는 위스키에 코크 말아주세요. (-ㅅ-...식전주 치곤 강하다?)
조니워커블랙에 coke말아먹는 여자. 아침 열시...조금 넘음. -ㅅ-...(이정도는 다들 하지 않나요? 아니라고? 아님 말구.)
기내식 메뉴-* 한글메뉴도 맨 뒷장에 있으니 영어울렁증이라고 겁먹지 말길 바라. 해치지 않아요.
전채부터 메인까지 한큐에. 나는 친절하니까 괜히 연어의 한입샷도 찍어봅니다. 밥먹으면서는 느끼하니까 (...)맥주 드링킹.
후식. 치즈 모리아와세(...한국말로 뭐드라)와 스윗와인. 좌비어 우와인. -ㅅ-...다들 이러지 않나요?
후식 2. 케이크와 커피. 다시봐도 배 나오는 느낌 (...물론 먹다먹다 남겼어. 진짜야...)
랜딩 한시간 전에 제공되는 "간식" 샌드위치까지. 격하게 먹기만 한 비지니스 탑승기를 마쳐보자. 하- 힘들다.
그리고 타이항공 방콕행 로얄실크 클라스 서비스의 종결, FAST TRACK.
As our valued customer, we invite you to use Fast Track to speed you through Immigration!
입국장에서 기다리는 일 + 짐찾느라 기다리는 일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비지니스 타세요 라고 해석하세요.
덕분에 복작복작 수왓나품 입국장을 우아돋게 유유히 5분만에 후루룩 빠져나간 여자 여기 방콕에 도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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