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그리고 첫번째 태국(3) - This is "Pai"(빠이) 2편
글이 한번에 안올라 가서 두편으로 나누어 다시 올립니다.
다음날부터는 완전 탄력받았다.
여행안내책자에 있거나 태사랑에서 추천한 장소는 두루 섭렵했다.
중간중간 아킴으로 열기도 식혀주고 (모양과 맛이 같은 수박바가 여기에도)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뜨거운 태양아래 굳이 온천을 찾아가다니...
무언가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냥 뜨거웠다. 태양도 뜨거운데 물은 더 뜨거웠다.
자연천이라 태양을 피해 숨을 곳도 별로 없었다.
나는 그냥 더위먹은 한 마리의 야생 고릴라...였다.
한 여름 땡볕아래 온천 중인 야생고릴라
기억할 만한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특이하게도 날계란 익히느라 상류쪽에 spring을 찾아 간 것은 실제분량보다 훨씬 늘어진 상태로 기억장치 속에 새겨져 있다. 계란을 던져놓고 기다리고 있자니 지면에서 올라오는 암모니아 냄새와 열기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정신은 1분, 1초 단위가 아니라 1마이크로세컨드까지 몸으로 시간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우주와 소통하고 있는 듯한 기분. (암모니아향과 열기에 취해 환각상태에 빠졌었나 쯥)
개인적으로 빠이에서 잊을 수 없는 일은 빠이 북부를 오토바이로 느긋하게 둘러본 일이다.(그것도 all by myself! ㅎㅎ) 와이프와 아이들은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혼자 오토바이를 몰고 길을 나섰는데 가는 곳마다 내 감수성을 자극하는 풍경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철학적이기까지 한 흐린 하늘 아래 몸통만 남은 고목
그래 여기는 "빠이"라구
분명히 풍경은 다른데, 어린시절 느꼈던 자연에 대한 향수들이 되사라 났다. 양평 시골의 외할머니댁, 내가 자란 지방의 뒷산풍경 등. 날씨도 구색을 갖추어 점점 개이며 햇살이 구름사이로 쏟아지기 시작하니, 보는 곳마다 예술 풍경사진의 한 점이다.
빠이에 머무르면서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은 숙소에 대한 선택이었다.
다른 곳에 묵지 않아서 상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3곳 모두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머무르는 내내 유쾌하게 지낼 수 있었다.(숙소에 대한 소개는 “호텔정보”란에 별로로 올려 놓았습니다.)
특히, “뿌 빠이 아트 빌리지”에서의 하루하루는 특별했다. 논밭으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풀장은 우리 가족 전용이었고, 시골 별장같은 방갈로에서는 밤에 풀벌레 소리와 쏟아지는 별들을 선물 받을 수 있었다. 방이나 부대시설 수준도 가격대비 꽤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병품처럼 전원풍경이 감싸고 있는 풀장에서 수영도 하고
때때로 방 구석 한켠에서 참선도 하며,
이도저도 지겨우면 낮잠을 자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외에도 몇가지 기억의 단편에는 둘째를 데리고 사나이들끼리 폭포를 보며 호연지기를 길렀던 일,
여기저기 마사지샆에서 여러 종류의 마사지를 받아보고 비교품평했던 일 등이 있다
답답해서 뒤에 못앉아 있겠네. 이제 내가 할께. 꽉잡어!
폭포 크기만큼 호연지기를 기르자
갈때마다 닫혀 있던 “all about coffee". 비수기라 문을 닫았나 생각했는데 떠나기 하루 전날에야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업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지금도 미스테리하다.)
빠이에 왔으니 여기서 커피한사발 하고 가유
빠이에서는 길거리에서 옷을 참 많이 샀다. 한국에서 입으면 좀 허접한 것 같은데 빠이에서 입을 때는 참 어울렸던 것 같다. 한국에 와서도 아이들에게 가끔 "Pai"라고 써져 있는 티셔츠를 입힐 때면 그 때의 추억들이 되사라 나서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