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왕궁 주변의 못난 사람들.
방콕의 왕궁(왓 프라깨우, 혹은 그랜드 팰리스) 주변에는 예나 지금이나 참 이상한(혹은 못된, 못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체관광을 온 분들이야 거의 마주 칠 일 없겠지도 싶습니다만, 개인 여행자들은 이런 분들 꼭 마주치게 되어있죠.
방콕을 적잖이 드나들었는데도(작년부터는 방콕은 거의 패스, 바로 치앙마이로 쓩!~), 한 번도 카오산에 묵은 적은 없었어요. 주로 실롬 주변의 싸구려 호텔에 짐을 풀곤 했는데, 방콕이 생전 처음인 딸과의 동행이다보니 카오산이 낫겠다싶어서 D&D INN에 며칠 묵으면서 왕궁, 왓포, 씨암 등을 둘러보게 되었죠.
개인적으론 왕궁이나 왓포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못하는 터라 혼자서는 갈 일이 없지만, 방콕이 초행인 동행들과 함께 하다보면 어느덧 길잡이가 되곤했는데, 그래서 2009년에도 친구놈과 같은 길을 걸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불쾌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경험을 올해도 어김없이...ㅠ
그런데 참 우스운게.... 누가 봐도 어리숙하게는 보이지않는 저도, 아차하는 순간 번번이 당하고야 만다(?)는 겁니다. 뭐... 다행히 큰 사기나 위험한 일에 연루된 적은 없습니다만, 작은 바가지 작은 사기에는 늘 약하다는 것이 제 취약점인 거죠.
<작은 거짓말 사례>
이를테면, 무심코 곁에서 함께 길가던 행인이, 외국인 관광객이고 동선파악이 잘 안돼 보이는 저희를 보며 말 건넵니다. 그리고선 친절히 설명부터 하죠. 이리저리..해서 가는 게 빠르다, 단 오늘 그 곳은 문을 열지 못한다(혹은 오후 늦게야 연다). 빅붓다데이고 금요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미에 붙입니다. 난 저기 보이는 저 호텔에 근무하는 정직원이다, 여행사도 겸하고 있다. 뭔가 이상해서 그냥 연신 고맙다고만 하고선 휭~하니 우리 갈 길로...물론 그곳은 멀쩡하게 인파로 몰려있고, 문은 활짝 열려...
덧붙여, 왕궁이나 유명사원(입장료를 지불하는)은 민소매 차림이나 핫팬츠, 혹은 짧은치마 차림으로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 남녀 공히 긴 바지나 긴 치마를 입어야 하며, 반팔 티셔츠는 괜찮지만 어쨌든 소매가 있는 상의 차림이어야만 합니다.
그것을 빌미로 왕궁이나 유명사원 부근에는 긴치마 긴바지 장사꾼이 널려있는데요. 여기서 사입지않고 가면 무슨 큰 봉변이라도 당할 것처럼 꾸며대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리고, 정상가격보다 비싸므로 굳이 살 필요도 없습니다. 왕궁 등의 입구를 들어서면, 초입에 치마 바지 등을 무료로 빌려주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보증금을 받긴 합니다만 나중에 도로 돌려줍니다) 물론 미리미리 준비하시면 다소의 번거로움이나마 피해 가실 수 있겠죠(이거슨... 완죤 초보용 안내;;)
<작은 사기 사례>
역시 왕궁이나 공원 등지에서 끊임없이 출몰하는 유형인데요. 선량한 웃음으로 다가온 아지매.. 비둘기 모이를 줘 보라며 손에 들고 있는 옥수수 빻은 것등을 건네주면 받지 마세요. 돈 받습니다. 턱없이 비쌉니다. 공짜다, 부처님의 자비다,, 등등의 짧은 영어를 빠르게 되뇌입니다,,만 절대 공짜 아닙니다. 직접 당했습니다.
그런 사례를 읽고 보고 겪어온 저인데도 말예요. 빅붓다데이니 자비를 베풀라, 돈 안받는다,,라는 멘트에 깜빡 속아서..ㅠ 정말로 마구잡이로 덤벼든다는 점에 주의하세요. 거세게 뿌리쳐야 합니다, 물론 웃으면서... 반강제로 제 가방과 주머니 등에 작은 봉지를 마구 찢어서 되는데로 털어놓자마자 돌변.. 300바트 내놓으랍디다_-;;
돈도 돈이지만 비둘기를 끔찍해 하는 저로선 너무나 황당하고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버럭~ 고함을 지른 후 던지듯 100바트를 주고 빠져나왔습니다만, 몇시간 동안은 불쾌불쾌;; 꼭 저렇게까지해서 먹고살고싶을까,,싶은 혐오감도 뭉싱뭉실;; 그 비열한 웃음을 질질 흘리는 세숫대야가 한동안 떠올라 짜증짜증;; 웃으면서 빠져 나오시면 저같은 경험 겪으실 필요 없겠죠?ㅎㅎ
참고로, 왕궁이나 유명사원(그러고보니... 작은 사원도 마찬가지)에서 무엇이 되었건, 설치물(민속의상의 틀이라거나, 코끼리라거나..)에서 사진촬영을 하실 땐, 딱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는 것 빼곤 함부러 찍지 마세요. 어디선가 갑자기 불쑥 나타난 사람이 돈내라고 합니다. 내가 설치한 거다, 개인소유다,,등등;; 물론, 그리 큰 돈은 아니니 감수하시겠다면야 얼마든지...
<작은 불친절 사례>
여행을 하다보면 수도 없이 겪게 됩니다. 참 선량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정말 말도 안되게 무지막지하고 불쾌한 사람들도 있죠. 카오산의 어느 식당(싸지않은 서양인들 상대의 식당겸 카페)에서 소금 좀 달랬더니, 못알아듣고 버벅거리다는, 급기야는 씻따운!~의 괴성을 연이어 고래고래 지르며 삿대질을 해대는 주인여자와 대판한 적도 있고(결국 그 싸모님 달아나고, 종업원들 싹싹 빌고 완벽한 나으승리로 끝...), 길거리 음료수 파는 로컬피플(역시 여자)이 나와 딸을 연달아 위로아래로 흝어보며 알아듣지 못하는 현지언어로 소리소리 지르며 꺼지라는 손짓을 연신 남발..(이때는, 따느님의 체면도 있고해서 그저 웃으며 돌아섰...;;)
그뿐이겠어요. 영어로 소통하다 막히면 되려 지들이 비웃으며 돌아서서 지들끼리 키득키득... 무시하는 태도로 대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치들 용서치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응징하죠. 바로 그 자리에서 말이 되든안되든 되는데로 영어로 지껄이며 방방 뜹니다.
주로 하는 말은 "너 여행자들이 이 나라에서 연간 쓰고 가는 돈이 얼만지는 아니? 세계의 각종 인종이 몰려들어 그 수입으로 먹고사는 너희들의 태도가 이래서야 되겠니? 너 가만보니 내가 동양인(한국인)이라 우습게 보는 면이 있는 것도 같은데, 너 화장실 가서 그 쌔까만 니 퍽킹페이스 좀 쳐다보고 와줄래, 잠시만이라도? 좀 똑바로 안할래?" 그리고선 서슴치않고 FF를 남발해대죠! 아무 거리낌없이, 때론 총맞을 각오로?ㅋㅋ
그 자리에서 터뜨려버리지 않으면 여행내내(적어도 몇시간은) 불쾌할 것 같다싶으면 전 여지없이 빵!~하고 터뜨려 버립니다. 일행들도 당시에는 당황하고 쪽팔려하지만 총 여정을 놓고보면 잘했다,,고 격려(?)해주는 경우가 더 많구요.
하고픈 말은 아직 많은데... 피로가 급;;
모두들 즐거운 여행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