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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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치앙마이 어게인!

루클라 6 3079
3월 1일 출발해서 3월 15일에 돌아왔다.
꽉 찬 보름동안의 여정, 그 중 2/3를 치앙마이에서 뒹굴뒹굴...
장성한 따님과의 첫 해외여행.. 각오했던 것만큼은 오롯한 짐꾼 신세ㅠ
 
일본이나 홍콩 등지는 혼자서도 잘 싸돌아다니던 따느님께선
어쩐 일인지 태국을 비롯, 그 주변국가들에 대해선 편견을 좀 가졌달까?
사기, 바가지, 비위생 등의 주워들은 걸로 인한 선입견말이다.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는 형편이었음에도, 따느님께서 직접, 제 돈으로,, 몇 달 전 예약을 이미 마쳤고, 태국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듯한 딸의 기대감(제 아빠가 타이정보통일 것이라는. 그 근거가 애매한 기대감도 한 몫 했을 거라는 부담감;;)도 그렇거니와,  탑승자를 바꾸는 것은 물론, 환불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래, 갔다오자!,,결심을 굳혔다.
 
 
기내에서부터 으슬으슬하던 것이 끝내 몸살감기로 발전,
방콕의 그 뙤약볕 아래에서도 식은땀이 비질비질...
하필이면 딸을 동반한 첫 해외여행이 지옥행이 될 줄이야...
 
혈기왕성한 그녀의 여행패턴 자체가, 쉰 세대인 중년아비가  감당할만한 것이 못되었고, 수많은 왓,왓,,은 내겐 이미 넌덜머리 날만큼 보아왔고, 씨암을 비롯한, 초현대식 숍 애리어는 애초에 내 관심거리가 못되었으며, 카오산의 시끌벅적도 못마땅했고, 짜뚜짝의 규모는 지친 내가 질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바람 세게 부는 고층에서의 칵테일 시음, 혹은 딱 봐도 맛깔없는 MK나 고급뷔페에 관심없는 정도는 따느님도 내 취향과 비슷... 오, 다행! ㅠ
 
그러니 그 여행이 즐거울리 만무했다. 기침이 심해지자 오금이 저려와 길바닥에서 무릎 굽히고서 힘들게 콜록댄 것도 셀 수 없을 정도. 그래도... 아유타야를 거쳐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해피어게인, 해피투게더,,의 삘이 팍팍!!
 
 
 
따느님은 일정대로 1박2일의 트레킹을 홀로 다녀오셨고(애초에는 2박3일을 계획하셨으나, 1박을 줄이신 큰 뜻은, 2박의 여정이 좀 덜 빡빡해서 늘어질 것을 염려하심이리라. 오, 왕성한 따느님의 체력에 이 땅의 아비들이여 경배하라!), 함께 가자했던 빠이행은 숙취에 골골대는 아비에게 격분, 따느님 혼자서 다녀오심(역시 1박2일).그제서야 겟 프리,,한 아비는 술먹고 자고, 놀고 자고 먹고 자고의 여유, 저만의 여행패턴을 다소간이나 맛 볼 수 있었다는 전설...;; ㅠ
 
 
돌아온지 며칠되었는데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늘 그렇다. 치앙마이가 그립다. 꼭 이처럼 강렬하게 후유증이 남는다. 얼마나 이 땅에 이 생활에, 내가 가진 것에 불만족스럽기에, 그 먼 땅의, 언어도 문화도 다르고, 언어소통마저 쉽지않은 그들에게 깊은 정을 느끼며 그리워하는 것일까,,싶은 자괴감마저 든다. 다시, 또, 털고 일어나야만 하리라.
 
미소인지 실소인지 모를 것을 머금고 중얼거려 본다. 
치앙마이 어게인,,
6 Comments
필리핀 2012.03.19 07:25  
오호... 아빠와의 여행을 솔선수범하는 장성한 따님이라...
좋으시겠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중딩 때부터 어른,
특히 부모와 여행하는 걸 죽어라 싫어하는데.... ^^;;;
루클라 2012.03.26 19:38  
울 부녀는 굳이 따지자면 아비가 사고치는(속썩이는) 타입;;이죠ㅎㅎ
영맨영발 2012.03.19 09:20  
치앙마이~ 저도 조만간 갈껀데 기대되네요 ^^
루클라 2012.03.26 19:38  
꼭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랍니닷!
열혈쵸코 2012.03.19 22:36  
부모님과 자식이 여행에서 경험하기 원하는 게 다르기에, 그걸 절충하여 모두가 만족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부녀지간에 여행을 다녀오셨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셨다니 부럽습니다. ^^
저희 부모님은 같이 여행가자고 했더니, 거부권을 행사하셨드랬지요. 참, 저희 부모님도 쉰세대입니다..
루클라 2012.03.26 19:39  
저도 다음부터는 거부권이라도 행사해야 할 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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