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미션 13: 마지막 ..
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미션 13: 마지막 ..
논의 직장동료(?)가 짜뚜짝 시장 맞은편까지 데려다주어서
나는 방콕까지는 정말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이제 논을 한참이나 못 보겠지 하는 좀 우울한 마음에 그녀와는 별 말을 나눌 수가 없었다.
정류장에 내려줘서 고맙다고 싸왓디카~한 마디를 남기고 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차는 내가 버스를 탈 때까지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져있었다.
논으로부터 버스 맞는 거 타는 지까지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정말. 이런 배려 한국에서조차 느껴보지 못한 낯선 것이라...
순간, 순간 내 가슴에 촉촉이 젖어들었던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안내양이 카오산?!!! 하고 먼저 물어봐주어서 용케도 버스를 잘 탈 수 있었다. 역시, 태국은 좋은 나라다.
그렇게 내가 탑승한 버스는 무지무지 빙글빙글 돌다가, 랏차담넌로드(?)에 나를 떨궈주었다.
시간은 오후 2시. 아빠는 무지무지 화가 나 계셨다.
아침에 온다던 애가 여태 오질 않았으니 말이다. 걱정하시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그 잔소리가 좋지만은 않았다. 겨우 몇 시간 늦어졌을 뿐인걸.. 그렇게 나는 아빠와 조금 다투었다.
내일이면 태국을 떠나는 날인데, 다투고 나서 아빠는 너 알아서 해~ 하고 뛰쳐나가셨고.
난 곧 오실 걸 알았기 때문에 잠을 청했다. 그래..못된 딸일지도.
차라리 혼자 외국에 온 거였다면,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고 걱정안하실텐데,
같이 와 있으니 잠깐이라도 늦어지거나 안보이면 많이 걱정되시는 모양이었다.
(혼자 뉴질랜드에서 2달 있을때도 걱정안하시더니-_-;;;)
어쨌든.... 저녁이 되어서야 아버지는 돌아오셨고, 우리는 저녁을 사먹으며 겨우 화해를 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아버지는 내게 쪽지 한 장을 건네어주셨다. 그걸 보고 왜 이렇게 아쉽던지. 그건 바로, 쑤린에서 만났던 훈남 선생님께서 내게 적은 것이었다.
[ 00 씨, 잘 지냈어요? 저도 어제 올라와서 오 방콕에 자리 잡았어요.
안내데스크에 물어보니, 이쪽 방에 있다 길래 왔는데 아버님께서 00씨 어디가셨다고..
혹시 일찍 돌아와서 이 쪽지 보게 되면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가요 ^^ ]
하루 늦게 아유타야 갈 걸.. 이제와 후회해봤자, 선생님은 이미 한국에 도착해계실터였다.
아 다시 보면 정말 좋았을 텐데. 함께 손잡고 화려한 열대어들의 가무를 감상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아빠는 안 그래도 아쉬운 내게 오늘아침에도 날 찾다가 떠나셨다고,
못 만나고 가서 아쉬워하셨다고 전해주셨다.
한 번 더 못 본 걸 보면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면서도 아쉽다. 흑흑..
아쉬워하거나 말거나,
아빠와 나는 그래도 다정하게 파쑤멘 요새까지 야경도 볼 겸 산책을 나갔다 오는 것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하루를 마감하였다.
뭔가.. 아쉬움이 매우 진하게 남는다...
다음에는 아예 가족들이 전부와서 낚시도 하고 하는 코스로 잡거나,
(난 엄마랑 쇼핑하고, 카페가고, 남동생이랑 아빠는 낚시하고 남자들끼리 놀 수 있도록..-)
혼자 혹은 여자끼리 와서 제대로 놀다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논네도 또 보고.
짐을 싸노라니, 2주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한달 정도 와야겠다. ( 그리고 같은 해 7월. 나는 정말 '한달'여행을 감행한다)
아직 아쉬워서 태국이란 나라에, 여행에 만족을 하지 못하였다.
만족할 때까지, 모든 것을 다 볼 때까지 오고, 또 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밤은 지나고................................................
나는 S군과 K군과 떠나는 날과 비행기까지 같다는 우연에 놀라워했다.
4명이서 공항까지 택시를 타는데 흥정해서 300밧 (팁포함) 에 가기로 했다.
S 군 정말 대단한 흥정 실력이다..... 또 우리가 운이 좋은 건지, 택시 기사 아저씨도 흔쾌히 오케이했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
비행기 티켓을 받으려고 하는데 -_- 자기들끼리 굉장히 심각하게 속닥거린다.
나는 뭔가 매우 불길했다.......
나보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회의에 들어간다.
그러더니 하는 말.
"당신 이름이 오늘 명단에 없다고."
나는 무슨 소리냐! 오늘 맞다고 우겼다. (이티켓을 안뽑아가지고 다녔음-여권만 보여줌)
난 정말 오늘인 줄 알고 있었으므로.....
그러니까, 다시 회의에 들어간다.
"죄송합니다, 뭔가 착오가 있었나봐요 오늘 명단에 넣어드렸습니다 들어가세요"
라고 말한다. 난 그들이 그렇게 말할 때쯤 알고 있었다.
내가 출국하는 날은 사실, 내일이었음을....-_-
14박 15일인데, 바보같이 13박 14일로 계산해서 오늘이 떠나는 날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본인 출국날도 기억못하는 나는 바보였던 것인가......
그렇게....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했고 S군과 K군도 그동안 정든 우리가 비행기 함께 못탈까봐 걱정했는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또 다시 대만 공항 노숙 ^^
호텔에 갈까도 했으나, 예약을 안했더니 트랜짓호텔이 Full 이었다.
이번엔 넷이서 대만공항 면세코너에 있는 불교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근데.... 차라리, 출국장에서 자던 게 훨씬 나았다..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뭔가.. 조금 급하게 마무리하는 듯한..하핳..
그 뒤로 나는 논과 매일매일 통화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전화통화하는 내내 웃을 수 도 있었고, 시험기간에 지쳤을 때 그의 목소리는 위로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논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친구로서의 좋아하는 감정인지 모르기때문에
또- 사랑이라하더라도 쉬운 길이 아니기 때문에
논과 나는 의남매를 맺어 정말 남매처럼 지내기로 했다.
훈남 선생님과는 가끔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 그냥 섬에서의 추억을 가끔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로.
뻔은.. 포기했는지 이제는 메일을 하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원래 있었으나 나에게 잠깐 흔들렸던 것이라고 한다.
S군과는 한국에서 두 번 정도 더 만났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클러빙을 너무 좋아하는 걸 알고 있으므로..
아빠는 섬에서 무지무지 평온하게 지내셨는지 기회가 되면 또 가고파하신다.
어쩌면, 올 3월에 같이 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2011년 7월, 나는 다음에는 한달로 와야지! 했던 스스로의 다짐(?)을 실천에 옮겼다.
7월 12 - 8월 11일. 나는 이번엔 친구들과 2주, 혼자 2주의 짜릿한(?) 여행을 만끽하였다.
친구들과 꼬따오도 가고,
어찌어찌 알게 된 툼이라는 의오라버니의 가족과 좋은 차를 타고 떠나는 안락한(?) 여행을 즐기기도했고
현지인 가족의 집에서 머물러보기도 했다.
좀 위험했던 클럽 방문기와,..큰일날뻔했지 암..
논이랑 논의 친구들이 대거 도와주었던 치앙마이 4박 5일 여행까지!
빡빡하게(?) 보냈던 한 달이라는 일정을 적으려니,
쪼끔 막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