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미션 11: 아유타야에서 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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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미션 11: 아유타야에서 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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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미션 11: 아유타야에서 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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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입한 원피스>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택시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노라고 마음먹고 왔던지라,
아유타야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고자 했다.
나는 밤늦게까지 아유타야 가는 법! 을 태사랑과 구글에서 열심히 찾았다.
물론, 구체적으로 ‘논’에게 언제 어디서 만날 것인지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쑤린에서 올라오자마자, 심 카드부터 바꿔 끼고 논과 열심히 통화하였음)

 

 
그리하여 마침내 아유타야로 떠나는 시간.
나는 아빠와 동행하지 않았다. S군과 둘이 가기로 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논 네가 일하고 있는 공장 기숙사에 머물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빠가 영어를 좀 하시거나,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면 같이 갔을 텐데.
가봤자, 아빠도 나도 불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빠는 혼자서도 방콕에서 하루정도 있을 수 있다면서 잘 다녀오라고 말씀해주셨다.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이제 카오산 길은 전부 외우심)
역시, 혼자 남게 되는 K군과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K군과 아빠는 나이를 떠나 꽤나 궁합이 잘 맞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남자끼리 군대이야기도 하고 낚시 이야기도 하고 정말 잘 어울렸다.
나는 하도 들었던 이야기인지라...더는 못 들어주는 이야기를 K군은 와! 대단하신데요하면서 들어줬다.



어쨌든 나는 S군과 함께 우선 짜뚜짝 가는 버스를 탔다.
둘이 이렇게 있는 것은 처음인지라, 우리는 조금 서로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또, 각자 연애이야기도 나누었다.
S군은 현재는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고, 나는 있지만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때는 정말 좋았으나, 지금은 내 마음이 그에게서 조금 떠난 것 같아 헤어짐을 고민 중이라고. 
 
 
 
 
나는 쑤린에 있을 땐, 핸드폰이 터졌지만,
[나 당분간 휴대폰 안 터지는 섬에 들어갈 거야, 연락해도 못 받으니까 하지마]
라고 뻥을 치고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제대로 만끽한 터였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과 즐거움을 느끼고 나니, 사실 남자친구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
게다가 그에게 아주 많이 실망한 체로 여행을 떠나온 터였다.
 

 
이번 여행, 원래는 그와 오려고 했다.
하지만! 당연히 함께 올 수 있을 것처럼 말하다가 집이 이사 가야해서 안된다고 했다.
문제는 여행 끝나고도 2주는 더 있다가 이사를 갈 터인데, 핑계를 대도 어쩜..
게다가, 뭐 하러 동남아 같은 곳은 가냐며 일본이나 미국 같은 곳이면 생각해본다는 말이 나는 더 기가 막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경멸하기 때문이다.
 
 
아니 가보지도 않고 왜 판단한단 말인가!
그때 느꼈다. 나랑은 정말 생각이 다른 사람이구나라고.
게다가, 자기 나이에 부모님께 용돈 받는 것도 죄송해서 그러는 거니 이해해달라고.
그래서 나는 이해하려하였으나, 결국 이해하지 못하였다.
DSLR없으면 해외여행 뭐하러 가냐고 해서 그럼, 내가 카메라 살 테니, 여행가자하고 카메라를 샀다.
난 사실 기계치라 디카면 충분했음에도 DSLR을 산 것이다. 그.런.데 내가 DSLR 사고 얼마지 않아서
자기도 DSLR을 산다. 그러더니 렌즈도 사재낀다. 그리고는 돈이 없다고 한다. 아, 쓰다가 또 욱했다.
 
 


어쨌든 S군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북부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짜뚜짝에서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탔다. (기본요금)
 

 
문제는, 어디에 가서 아유타야 가는 버스표를 사느냐 였다.
우리는 어리버리 해가지고 1층에서 헤메고 다니고 있었는데,
한 현지 남성이 다가와 어디 가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오! English!!
우리는 아유타야라고 어설픈 발음으로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한 번에 알아들은 남성은 터미널 구석의 매표소로 안내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아유타야 행 버스표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버스표를 살 수 있었다.
 
 
 
버스표를 사고 나자, 남자는 미니밴들이 많이 세워진 쪽으로 우릴 안내했다.
어랏? 내가 태사랑에서 본 버스는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싶었지만 따라갔다.
그 남자는 한 미니밴을 가르키며, 이걸 타라는 시늉을 했다.
얼떨결에 둘다 미니밴에 올라타게 되었으나, 둘다 이렇게 납치되는 건 아닌지 겁을 먹었다.
둘 외엔 버스에 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0분가량 있었을까 밴이 출발했다.
다행스럽게도(?) 출발한 미니밴은 사람들을 조금씩 태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갔을까? 왠 도로가에서 우리에게 내리라고 했다.
그 곳엔 편의점 하나와 뚝뚝이 3대 가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아유타야라 하면, 터미널에 내려줄 줄 알았는데 버스 정류장 표시도 없고
그냥 길가에 떨궈져서 크게 당황했다. S군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지도가 있으나, 역시 우리는 아무리 봐도 우리가 어디있는건지 알 수 가 없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Where am I on this map? 했지만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손짓만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논도 일이 바쁜지 연락이 안 되었다.
거기다 뚝뚝 기사들은 우리가 템플 투어 하러 온 줄 알고
1시간당 1인 500밧이라는 등 턱없는 요금들을 불러댔다.
 
 
 
그중 한 아저씨는 무서울만치 집요하게 우릴 쫒아왔다.
겨우 그 아저씨를 따돌리고 S군과 나는 논을 기다릴만한 곳을 찾아 걸어보기로 했다.
고가 반대편이었던 것 같다. 길을 건너서 쭉 걸어 들어 가다보니
지도에서 대충 우리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지도에서 위치를 찾고 나자 그 다음부터는 목적지를 정할 수 있었다.
엠포리엄 백화점. 이 곳이라면, 시원하고 먹을 것도 있으며 논에게 말해도
금방 찾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아담했다. 백화점이라기보다, 마트 같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1층에서 논을 기다리면서 S 군은 논에게 선물하겠다며 향수를 여러 개 구입했다.
물론, 본인 것도 포함해서.
나는 화장품을 하나도 안 챙겨온 관계로 파우더를 하나 구입했다. (정말 괜히 샀다 싶다)
가장 밝은 색상도 내게는 어두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얼마나 논을 기다렸을까. 우린 배가 고팠다.
거의 다와가는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우린, MK수끼로 들어갔다.
백화점 바로 앞에 있어서 가깝기도 했고 무엇보다 유명 체인점에서도 먹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 둘은 주문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다. 그래서 마구잡이로 시켰다.
세트메뉴에 고기도 2개 추가하고 로스티드 덕이랑 각종 해물까지!
아마 둘이서 최소 5인분 이상은 시킨 것 같다.
특히 환상적인 맛이었던 로스티드 덕은 두 번이나 시켜먹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논은 오지 않고 있었다. 결국, 논은 우리가 다 먹은 뒤에야 도착을 하였다.
논의 몫까지 더 시켜서 먹고, S군은 아무래도 K 군이 걱정된다면서 돌아가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급하게, 향수를 논에게 선물하고는 S군은 막차를 탁고 방콕으로 돌아갔다.
 
 
 
 
이제,,, 나는 타지에 논과 둘이 남았다.
하지만, 긴장되고 경계되기 보다는 그냥 마냥 신나고 즐거웠다.
 
 
 
 
'논 이제 우리 뭐할까?!!'
 
 
'먼저, 이 동네에서 가장 잘하는 마사지 가게에 데려가줄께. 그리고나서 우리는 Pub에 갈거야'
 
 
 
 
 
그도 꽤 즐거워보였고, 나도 즐거웠다. 이렇게 함께있는것만으로 즐거운 사람은 정말 처음이었다.
이건, 아마도 논이 나를 여자가 아닌 정말 친구로, 여동생처럼 대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잠시후..  나는... 무한한 감동을 받게된다.... 이 만난지 얼마안 된 친구로부터....
 
 
 
 
P.S 나는 마분콩에서 산 원피스를 입고, 카오산에서 현지인에게 머리를 잘랐으나,
      역시-_- 남자들은 여자가 머리를 한 걸 잘 못 알아본다. 어쩜 이렇게 망가졌는데도
      잘랐다고 말을 해야 알아보는지. 하아...
      게다가, 현지풍의 원피스를 입었음에도 '나 현지인 같아?' 란 질문에도 아니 not at all. 이란다.
 
 
     흑... 매정한 논  ㅠ_ㅠ
      
 
 
 
 
 
 

 



4 Comments
필리핀 2012.02.10 14:11  
오~ 남친과 멀어지는 것에 비례하여
논과는 가까워지고 있네요...
이거... 여행기가 아니라 사랑의 체험수기 같아염... ㅋㅋㅋ
Phasai 2012.02.10 14:49  
뭔가 구경하는 것보다, 어울려 노는게 더 재밌어서 어울려만 놀려고하다보니.. 하핫, ㅋㅋ
클래식s 2012.02.13 22:17  
아.. 이런..  님글을 이걸 처음으로 보는거라서 논 이 논밭 할때 논인줄 알았습니다.
아유타야에서 논 보기 힘들건데라는 생각만으로 들어왔더니.. ^^
 저도 예전에 길거리에서 내려주는걸 당해서 한 20분간 아노미 상태였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간 동네라서 혼자 숙소까지 찾아가는데 너무 힘들었네요. 영어도 잘 안통하는 곳인지라.
 gps 정보와 친구분 안계셨으면 바가지 쓰셨을거에요. 거기 택시기사들 호객행위가 대단하거든요.
영맨영발 2012.02.21 10:54  
ㅋㅋㅋㅋㅋㅋㅋㅋ클래식S 님 웃겨요..
아전 이재밌는 여행기를 이제야 보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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