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녀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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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녀가 웃었다

왕소금 26 8056


*이 글은 제가 투어하마란 곳에 올렸던 글인데, 보다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태사랑의 회원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약간의 손질을 해서 이곳에 다시 올립니다.


우리는 인종을 분류할 때 흔히 황인종(yellow), 백인종(white), 흑인종(black)으로 3분하지만, 이것은
절대적인 분류는 아니다. 인종차별주의적인 관점에서는 인종을 그냥 백인종과 유색인종(color)으로
2분하기도 하고,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황백흑인종 외에 회색인종(gray)를 추가하여 4분하기도 한
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회색인종을 본 적이 있는가? 오래전 이야기지만, 세계 여행에 관한 서적을 읽다가, 난 이 회색인종의 사진을 보고서는 소스라치게 놀란 기억이 있다. 그냥 책 속에서 사진으로만 본 것인데도, 핏기 없는 잿빛 얼굴과 피부는 마치 죽은지 오래되서 뼈마저도 백골로 변해버린 송장이 다시 살아나서 눈앞에 나타난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섬뜩해서, 난 사진을 자세히 볼 생각도 못하고 그냥 그 다음 페이지로 책장을 넘겨버려야만했다. 잿빛 피부가  우리에게 그토록 공포감을 주는 지는 그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그런데 그녀를 처음 봤을 때, 그녀는 그 소름끼치는 잿빛 분칠로 얼굴에 떡칠을 한 채 내 앞에 나타났다.


작년(2010년) 11월 방콕. 난 이 거대도시를 직접 내 발로 밟아가면서 구석구석 여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약 보름정도의 여정으로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매일 강행군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날도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상철(BTS)을 타기 위해서 역 쪽으로 걷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오래전 나에게 그토록 소름이 끼칠 정도의 섬뜩함을 안겨 주었던 그 잿빛 인간이 바로 내앞에 나타나서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였다. 그녀는 얼굴에 잿빛 화장으로 떡칠을 한 채 아침 일찍부터 세븐일레븐 앞 길바닥에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놀란 가슴을 추스리고 다시 보니, 젊은 여자였다. 얼굴에 뭔가 잿빛 분칠을 잔뜩 해서 처음에는 소름이 끼쳤지만, 자세히 보니 피부는 햇빛에 그을려 검지만 이목구비는 그런대로 또렸한 여자였다. 행색이 남루해서 처음에는 거지인가 하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지나가는 어느 누구에게도 구걸하지 않은 걸로 봐서 걸인은 아닌게 분명했다. 촛점 잃은 눈동자로 그 어느 곳도 주시하지 않고, 그냥 허공만 바라보면서 그녀는 아침부터 그곳에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녀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면서 아 미친 여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얼굴에 잔뜩 회색분칠을 한 이유도 이해가 갈듯 싶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좀 더 예뻐보이고자 하는 여자의 타고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남국의 여자들은 흰 피부를 미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라도 좀 더 희고, 좀 더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가 회색분칠로 얼굴에 떡칠을 한 심리는, 우리나라의 미친 여자들이 꽃으로 머리를 단장하는 심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아무튼, 어떤 사연으로 저 젊디 젊은 여자가 저렇게 실성을 해서 이른 아침부터 큰 길가에 앉아서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지 참 안됐구나 하고 잠시 생각했을 뿐, 그녀는 금방 잊혀졌다. 오며가며 보게되는 이국의 풍물을 즐기는 재미에 그녀 생각이 자리할 틈은 없었다.


그날도 정말 빡세게 돌아다녔다. 먼거리를 이동할 때  불가피하게 지상철과 지하철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걸어다녔다. 그렇게 힘든 하루 일정을 마치고, 난 저녁을 먹기 위해서 BigC에 들렀다. BigC 1층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후, 호텔로 돌아가서 먹을 야식거리와 음료를 좀 샀다. 마침 베이커리에서 도우넛 세일을 해서 2개씩 포장된 묶음 2개도 샀다. 그리고 오늘도 무사하고 즐겁게 하루 일정을 마친 것에 감사해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호텔로 향했다. 시간은 어느덧 밤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세븐일레븐 앞에 도달했을 때, 난 망치로 머리를 한대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녀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침에 내가 봤던 그 모습 그대로, 세븐일레븐 큰 길가 앞에 마치 망부석처럼 꼼짝도 않고 앉아있었다. 하루해도 저물어서 주변이 이미 깜깜해서 그런지 아침보다도 더 힘이 빠져보이는 모습으로 꼼짝도 않고 그 자리에 그렇게 앉아있었다.


나는 걷고 있던 관성의 힘으로 그녀 앞을 지나쳐서 호텔쪽으로 그냥 걸어갔다. 그런데 머리속이 점점 복잡해지고, 가슴속은 먹먹해지고, 발걸음은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지면서 나의 걸음걸이는 점점 느려져갔다. 아니, 이 시간까지 하루종일 저렇게 저기에 앉아있었던 것인가? 도중에 무엇인가 좀 먹었을까? 그랬을 것 같지가 않았다. 필경 하루종일 물 한모금 먹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렇게 앉아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난 나도 모르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발걸음을 되돌려 방금 지나쳐왔던 그녀쪽을 향해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녀 앞에 서서, 난 아까 BigC에서 샀던 도우넛 한 봉지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허공만을 힘없이 바라보며 앉아있던 그녀가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나와 도우넛 봉지를 번갈아가며 의아한 듯 쳐다본다. 내가 손으로 먹으라는 몸짓을 해보이자, 그녀는 앙상한 손을 내밀어 도우넛 봉지를 받아든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주위에 뭔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서 주위를 돌아봤더니, 어느새 지나가던 태국인들 십여명이 우리들의 이런 모습을 흥미로운듯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난 뭔가 부끄러운 일을 하다 들킨 사람 모양, 얼굴이 화끈거려서 얼른 빵봉지를 그녀에게 건네주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호텔로 돌아가는 걸음은 한결 가벼워져있었다. 아, 기왕이면 내가 갖고 있던 생수도 한병 줄걸 왜 그 생각을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시 돌아가서 물도 주고 올까? 이렇게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해서 그냥 호텔로 돌아갔다. 그 여자 그런 기름진 음식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을 텐데 물도 없이 마시다가 혹시 탈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별 쓸데 없는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런걸 기우라고 하는거다라고 자위하면서 난 호텔로 돌아와 그날을 마무리했다.


그 다음날 아침 그 세븐일레븐 앞을 지나가다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니, 그녀가 보이지를 않았다. 어, 이거 진짜로 어제밤 내가 준 음식 때문에 탈이 난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슬며시 들었다. 설마, 아니겠지. 약간 걱정스런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난 또 그날도 방콕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느라 그녀 생각은 금방 잊혀졌다.


그 다음다음날 아침 BigC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지상철을 타러 세븐일레븐 쪽으로 걷고 있던 중, 그녀가 멀리서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행색을 보니 그녀는 세븐일레븐 앞길로 출근 중이었다. 등에는 뭔가 작은 배낭을 맨 남루한 옷차림으로 얼굴에는 역시 잔뜩 회색분칠을 했지만, 그래도 엊그제보다는 다소 생기가 도는 힘찬 걸음걸이로 그녀는 걷고 있었다.


드디어 그녀도 나를 봤다. 그녀의 얼굴 근육이 회색분칠 틈 사이에서 심하게 요동치는 모습이 내 눈에 포착되었다. 나를 기억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우리들 사이가 가까와지자, 그녀는 '히히힝'하고, 마치 말울음 소리 비슷한 괴성을 질렀다. 무표정했던 그녀가 드디어 웃은 것이다. 그녀도 나를 기억하고, 그녀 나름대로 반가운 마음이 그렇게 이상한 웃음소리로 표출된 것이다. 나도 이제 그녀의 잿빛 얼굴이 더이상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준 음식을 먹고 탈나지 않고 그렇게 다시 출근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고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나도 가벼운 미소로 그녀의 인사에 대해 화답하면서, 우리는 서로를 지나쳐 각자 갈길을 갔다.


그녀를 지나치면서 잠시 이런 상상도 해보았다. 오늘 저녁때에는 지난 번보다도 더 맛있는 음식을 사줄까? 이번에는 반드시 생수도 함께 줘야지. 마음 속으로는 그러고 싶었다. 단 몇번 만이라도 그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그녀에게 그날 또 음식을 준다면, 그녀는 어쩌면 매일같이 나를 그 자리에서 기다릴지 모른다. 비단 그 음식이 탐나서가 아닐 것이다.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았을 자신에게 그래도 작은 호의라도 보여준 그 이방인의 호의가 기다려지는 것은, 그녀가 설령 미친 여자이더라도 그녀가 인간인 이상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을까?


그러나 난 이제 곧 방콕을 떠나 귀국해야 하는 입장이 아닌가? 내가 보인 한두번의 호의로 인해, 그녀가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을 며칠이라도 기다리게 만들고, 또 결국에는 그녀가 내가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이란 것을 깨닫게 되면, 그때  그녀가 느낄 배신감이나 실망감을 어떻게 할것인가? 그녀를 미치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어쩌면 그녀를 두번 미치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난 잠시 여행중인 이방인에 불과하다. 그냥 그녀에게 한번의 호의를 보인 것만으로 만족하자. 그녀를 돌봐줄 책임과 의무는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쉬고 생활하는 태국인들에게 맡기자. 이게 바로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26 Comments
K. Sunny 2011.12.16 11:39  
혹시 작가이신가요?
문체가 정말 마음에 드네요..
글쓰신 분의 다른 글을 볼 수 있는 사이트 (블로그) 는 없습니까?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왕소금 2011.12.16 21:25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는 아니고 개인 블로그도 없습니다. 다만 투어하마라는 여행 사이트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많은 글과 사진들을 올려왔습니다. 최근 그곳 사이트 리뉴얼을 하면서 일부 자료도 날라가고 사이트 개편 방침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곳에서의 활동을 접었습니다만, 아직도 그곳에 가면 제가 올린 많은 글과 사진들을 만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 여행정보 제공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주관을 배제한 건조체로 쓴 자료가 다수이기 때문에 읽기에 별 재미는 없을 듯 합니다. 그래도 보시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된 주소로 가셔서 닉네임 '왕소금'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http://gtro.co.kr/).
그리고 이곳 태사랑 캄보디아 여행기 게시판에도 최근에 '자연이 캄보디아에 내린 축복- 꼬꽁의 맹글로브 숲'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으니 시간되시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cam_travels&wr_id=4188)
클래식s 2011.12.16 16:38  
생각이 정말 깊으시군요.  저도 가끔 이런 경우를 봅니다. 한국처럼 혹독한 겨울이 없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죠.  한국인의 정이라는 건 정말 독특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때때로 한국인이라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작가분이신듯 훌륭한 글이네요.

 사실 저는 가끔씩 태국에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개한테 먹을걸 주곤 하는데 그럴경우 주변에 있던 개와 먹을걸 두고 살벌하게 싸움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한마리만 있을때 먹을걸 줍니다. 얌전해 보이다가도 생존본능 앞에서 치열해지는걸 보고는 할말이 없더군요.
 간혹 보이는 노숙자들도 안쓰럽지만 하나같이 많이 굶은 듯한 개들도 불쌍하네요. 더운나라여서인지 왜 태국 개들은 하나깥이 비쩍 말랐는지 말입니다.
왕소금 2011.12.16 21:30  
비쩍 마른 개를 보면서 안쓰러워 하시는 클래식s님도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신 것 같군요^^
클래식s 2011.12.16 21:34  
뭐 사람이라서 그냥 그런거겠죠.

저는 베풀어야 할때는 많은 생각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굶주린 사람이나 동물에게 빵한조각은 그게 곧 부처님이고 하느님이죠.
제가 먹었으면 겨우 살로만 갈것을 배고픔을 달래는데 쓰였다면 그것처럼 좋은 쓰임새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날 그 도너츠는 정말 아름다운데 쓰인겁니다.
세븐 2011.12.16 17:47  
이곳에서 다시 한번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캄보디아를 우연히 동행하게 되어 참 많은걸 얻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소금님!
왕소금 2011.12.16 21:36  
세븐님 반갑습니다. 세븐님과 함께 했던 앙코르유적 여행은 제게도 소중한 추억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다만, 세븐님을 보다 일찍 알았더라면 작년에 치앙마이를 여행했을 때 내친 김에 치앙라이로 달려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아무쪼록, 늘 행복하시고 언젠가 치앙라이에서 한번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구월동꽃미남 2011.12.16 23:33  
왕소금님...^^ 여기서 뵙는군요...하핫...^^

넘 반가운데요?? ^^

이제 2n1으로 가시지요...^^

왕소금님의 주옥같은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구월동 이용권 한번 쓰셔야 하는데 말입니다..^^
왕소금 2011.12.17 00:03  
앗, 구월동님@!@. 
여기서 뵈니 정말로 눈물 나올 정도로 반갑습니다.
정말로 오랜 세월동안 활동하면서 여러 회원님들과 정도 많이 들었던 사이트인데...
사이트 리뉴얼에 대해서 참으로 할말도 많기는 했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게 세상의 이치인지라 하고 싶은 말 다 묻어두고 회원님들께 아무런 인사도 남기지 않은 채 조용히 활동을 접었습니다.
그래도 달빛체조님과 구월동님, 감독님 등 여러분들께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떠난 점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렇게 이곳에서 다시 뵙게 되니 정말로 반갑습니다. 두 분께도 안부 좀 대신해서 전해주시고, 특히 달빛체조님이랑 연락이 닿으면  제가 아주 보고 싶어한다고, 메신저로라도 언제 한번 해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 꼭 좀 전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구월동 이용권은 언제든지 유효한거죠? 태국 남부 지역 아직까지 여행한 적이 없는데, 구월동 이용권 행사하러 한번 놀러갈까요?^^
구월동꽃미남 2011.12.17 17:25  
ㅎㅎ 달빛형님은 무지 바쁘신가 봅니다...^^ ㅋ
감독님도 요즘 뜸하시더라구요...
저도 왕소금님처럼 리뉴얼에 급실망하고...돌아섰습니다...;;
왠만한 VIP횐님들은 다들 손 놓으신 상태지요...
뭐...집 비워놓으면...누군가 들어와서 살겠지요...;;;
저도 할말 많은데 말입니다...쩝...ㅎ
남부지역...언제 오시려나요...^^ ㅋ 남부하면 바다지요...^^
오시면 이용권 행사 가능하십니다...ㅋ
사완짱 2012.03.13 12:48  
하하하하
싸바이디 버 ?

잘지내시죠 형님 ....

저는 누굴까요 ??
하늘빛나그네 2011.12.17 02:06  
아......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듯 담백하고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왕소금 2011.12.17 09:58  
요즘 뜨는 이야기의 주인공 하늘빛나그네님께서 오셨네요. 기타국가 게시판에 연재하고 계신 미얀마여행기 흥미롭게 읽고있습니다.
날자보더™ 2011.12.19 18:26  
정말 잘 읽었습니다~
왕소금 2011.12.24 22:20  
감사합니다.
zoo 2011.12.21 19:01  
저도 이번에 짜뚜짝에서 구걸하시는 분들 뵐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ㅠ.ㅠ
글에 등장하시는 여자분은 대놓고 구걸하시는 분도 아니라서 더 마음에 걸리셨을 것
같아요. 마음 따뜻해지는 글 잘 봤습니다^^
왕소금 2011.12.24 22:27  
저도 짜뚜짝에서 세상에 이런 일에 나올만한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가 구걸하는 것을 봤는데, 얼굴에 수십개의 커다란 혹이 달린 모습이 너무나 끔찍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나 무서워서 적선을 외면하고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지나쳤는데...길가던 태국 아주머니가 안쓰럽게 그 할머니를 바라보더니 돈을 꺼내 자신의 어린 아들을 시켜서 적선을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나 자신이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Sweetiee 2011.12.23 20:42  
잘읽엇어요, 맘에와닷네요 :((
왕소금 2011.12.24 22:28  
감사합니다.
RAHA라하 2011.12.30 13:51  
뭐랄까 단편소설 읽은듯한 느낌이에요
여운이 길게 남는게
왕소금 2011.12.31 12:22  
바이러스 때문에 접속 못하다가 이제서야 댓글 봤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은빛향 2012.01.16 16:26  
좋은글 읽고 갑니다.
외국여행에 들떠있었는데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셨어요.
상전벽해 2012.02.10 08:08  
누구를 도와 주고 안도와 주고를 떠나서 글쓴이의 상황에 처한 심리 묘사가 무척 흥미롭고 현실적이어서 많은 분들이 작가 아니냐며 댓글을 다신 것 같아요..  너무 너무 잔잔하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깜따이 2012.02.11 20:00  
보통 글쓴이가 작가라고 생각하셔 댓글 다신 분들이 많은데..저는 작가라고 생각하서 댓글을 다는건 아니라는 전제로...

 물론 글을 잘 쓰신것을 인정하나 글에서 공감되는 상황이나 사건들은 여행하다보면 대부분 겪을 수 있는 평범한 것들입니다.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불구자가 지하철이나 길가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적선은 커녕 신경 하나 쓰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왜 유독 타국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는 정을 배풀고 글 까지 상세하게 잘 썼었도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도와주다가 귀국하면서 안보이게 되면 배신감(?)을 그녀에게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어쩌면 한번이상은 도와주고 싶지 않은 감정에 대한 자기정당화일뿐 그녀가 정말 미치지 않았다면 그 정도는 이해하고 충분히 몇 번의 도움에 감사하고 다음 한국인여행자나 비슷한 여행자들을 보면 관심을 가지고 미소를 보낼지도 모릅니다.

여행자로서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는데 97년도 중남미 콜롬비아 3개월 여행에서 한 도시에서만 1달을 지냈는데 길거리에서 어린갓난아이와 함께 한곳에서 앉아 구걸하는 여자를 보았는데 많이 비슷한 상황이였습니다. 현지인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것 같아 거의 길에서 지나칠때마다 식사 빵 물등을 주고 그 여자에게 말동무도 하고 친해져서 1주일정도 도와주었는데 주의에서는 내가 그여자 남친인줄 착각을 하더라구요.(특히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ㅜㅜ 나중에 다른 여행자가(서양인-사람은 국적불문 독특한(?)정이 있죠) 그녀를 도와주는걸 보고 이제 그런 여자에게 동정심이 생겨도 그냥 지나치는 무정한 여행자로 변했답니다. ㅠㅠ

그후  캄보디아에서 비슷한 상황을 수없이 격는데 일일히 1불 식 주는 여행자들도 있고 그들이 내가 적선을 하지 않는걸 보고 인정머리 없는 여행자라고 핀잔도 적지 않게 받았습니다. 그들은 이런 동정심을 이용하여 생계를 이어간다는게 안타깝지만 선량한 여행자의 도움을 악용한다고 생각하니 이제 철가면을 쓴 무감정여행자가 되었네요. 그리고 좋은일을 해도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문제는 그나라 국민이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그럴 여건도 안되는 각박한 상황이라면 여유가 있는 여행자에게 도움을 받는게 여행자상대로 사기치는것 보다는 나을지도...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답이  애매합니다
왕소금 2012.02.28 17:29  
길게 댓글을 다셨는데, 여기에 답변을 달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좀 하다 제 의도와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간략히 답변합니다.
1. 제 글을 읽고서 태국의 미친 여자에게는 동정심을 베풀면서 국내의 어려운 사람들은 왜 외면을 하냐고 반론을 다신다면, 그것은 제 글을 심하게 잘못 이해하신겁니다. 오히려 제 의도는 우리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2. 제가 그녀가 저를 기다릴게 될까봐 한번만 도와주고 만것을 '어쩌면 한번이상은 도와주고 싶지 않은 감정에 대한 자기 정당화일 뿐'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것도 제 본의와 너무나도 다르군요.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이 그녀를 위해서 다 낫겠다고 판단한 이유를 나름대로 글속에서 자세히 말했는데도 그런 말씀을 하시니...^^:: 뭐, 마음속을 열어서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그냥 그것은 절대로 제 본의가 아니라는 것만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나디아연대 2012.07.02 16:50  
그냥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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