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콕에 비가 내린다. 혼자 떠난 여행지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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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콕에 비가 내린다. 혼자 떠난 여행지 방콕!

라분 13 3401

계획도 없이 가이드북도 없이 떠났어요.
방콕도 처음이고 혼자 떠나는 여행도 처음이었지만
태사랑 맵으로 6일을 버텼다죠~ 잠잠히 눈팅만하다
블로그에 올린 여행기 살짝 복사해왔어요^.^

2011. 10. 17 - 2011. 10. 22 방콕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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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출발시간 40분 전 보딩 게이트 마감합니다'

 

10:05 하노이행 비행기를 타야 하지만 9시가 넘은 시간 나는 공항버스를 타고 있다.

불치병만큼 무섭고도 몹쓸 느긋함은 버스를 타듯 비행기를 타게 만든다 -_-"

 

보딩시간(Boarding Time)을 조금만 늘려달라며 사정했지만

비행기 출발시간 40분 전 보딩 게이트 마감이라는 짧고 싸늘한 답변...

혼자 떠난 방콕여행의 시작은 설렘이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비행기 못타면 TAX는 돌려 받을 수 있나...?'

 

일주일을 그냥 날려버릴 생각을 하니 헛웃음만 나온다.

어쩌지..그 순간 실낱같은 희망 버스 기사님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행히 기사님은 부탁을 들어주셨고 마감 2분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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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헐떡이며 들어선 내게 왜 이렇게 늦었느냐는 냉소적인 핀잔... 네! 들어도 쌉니다!!!

샤워 후 미스트만 뿌리고 뛰어나온 아침 볼이 당기다 못해 쓰려 로션을 바르려 했건만 시간이 없단다. 넵!!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죠-_-")

 

통로쪽을 부탁했지만 꼴찌에게 가당키나 합니까.. 당연히 중앙에 떡하니 낀 최악의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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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항공은 개인 모니터가 없다는 글에 뜨악했는데 앗!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항공편엔 없었다죠-_-" )

 

사실 여행을 하며 꿈꾸는 옆자리에 대한 기대.. 그런 건 진작에 소멸!

멋진 훈남과의 운명적인 만남은 작가의 상상에서만 파릇하게 움트는 픽션임을 나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건 아니죠! 미치도록 짜증 나는 현실 이건정말 아니야~~!!!

 

쩝쩝쩝 쩝쩝쩝... 태어나 이렇게 쩝쩝 소리가 크게 나는 사람은 처음 본다. 당신의 구강구조는 안녕한가요?

찍찍- 찍찍-- ... 이쑤시개를 쓰고 또 쓰고 돌려쓰고 다시쓰더니 이빨 사이에 바람을 넣어 찍찍 소리 요란하게 청소 하신다. 칫솔의 용도는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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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귀가 고생한 4시간.. 쩝쩝 찍찍이와 헤어진다니 절로 웃음이 난다. '에헤라디야~~~'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겠어요 ⌒▽⌒//

 

기쁨도 잠시... 이건 또 뭐니!! 가이드북, 책, 다이어리...모두 책상에 두고 왔구나 -__-"

3주일을 미루면 열심히 준비할 줄 알았지만 결국 아무런 준비 없이 가이드북 하나 달랑 샀는데.. 아흑 뭐가 이래~~

 

길고도 긴 환승시간은 무려 3시간 40분이다. 공항을 모두 둘러 봤지만 겨우 10분 지났다. 볼것 없는 하노이 공항에선 잠이나 자자!

인증샷 남기고 가방을 정리하던 찰나 한 아저씨가 다가오신다. 라오스로 여행을 갔다 5년전 이민을 결정했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벌써 탑승시간이다. 방콕이 재미 없으면 나이트버스를 타고 놀러 오라며 명함도 주시고 물도 사주셨지만 전 일정이 너무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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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사뿐히 앉아 창밖을 본다. 1시간 10분을 날아 방콕으로 가자!

아침부터 헐떡이며 짜증으로 얼룩진 여행에 이제야 한숨 돌리며 미소 짓는다. '나 여행 왔어~~~'

 

하지만 그 미소도 잠시 이내 얼굴이 굳는다. 구름이 가득하더니 순간 흑암의 공포가 엄습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을 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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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며 이토록 무서운 하늘은 처음이었다. 석 달간 내린 비에 홍수로 고생하는 태국 사정은 알고 있지만

방콕은 문제없다며 웃으며 떠난 나인데 어둡고 새까만 흑암을 지나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잠시지만 무서운 공포를 느꼈다.

 

'아! 자동비행이지...'

 

구름 아래로 내려와 바라보는 풍경 또한 무시무시했다. 비에 젖은 지면과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은 날 경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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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착륙하며 감사한 마음이 든 건 태어나 처음이었다... 쓸쓸함을 가득 품은 모습으로 마주한 방콕은 차갑고 축축한 회색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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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툭툭... 빗방울이 떨어진다.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에서 툭 툭 스치듯 떨어지는 빗방울이 오히려 고맙게 다가온 밤.. 여기는 방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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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탈까?... 잠시 고민하다 공항철도를 타기로 했다.

파야타이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하자며 두리번거린다. City Line Train 표지판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연결된다.

 

방콕은 Green Line 'BTS'와 Blue Line 'MRT'가 있지만 파야타이행 'MRT' 티켓을 90밧에 구입하고는 공항철도를 기다리며 찰칵~!!

 

15분이 조금 더 걸려 도착한 파야타이.. 일단 택시 표시를 따라 인도로 내려와 무조건 길을 묻는다.

택시 기사와 장사를 하며 돈맛을 본 몇몇을 제외하면 무척이나 친절하고 따뜻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너무 좋다.

어찌나 친절한지 영어를 못하는 택기사에게 돌아가지 말라며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떠나려는 택시 문을 열고 다시 확인해준 고마운 시민!

 

'나 방콕 오길 너무 잘했나봐~' 먹구름의 공포와 홍수에 대한 걱정은 모두 날려버리고 이제야 여행의 설렘에 가슴이 뛴다. 쿵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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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난 방콕여행은 도미토리를 선택했다. 새로 지은 3급성 호텔에 4인 도미토리룸이 남녀 각각 2개씩 있기에 바로 예약을 했다.

 

아침 식사나 타올, 생수 등등 서비스는 동일하니 이게 웬 떡이냐!! 체크인을 하는 동안 시원한 음료를 건네 기쁘게 받았지만 웩!! 너무 달아-_-"

간신히 웃으며 말했다. '오~~ 달아요' 찡긋 웃으며 한 모금 마시고는 룸에 입성~ 오늘은 혼자니 더블룸이 부럽지 않구나~~~

 

에어컨 빵빵 음악도 빵빵하게 볼륨을 높이고는 공항에서 받아온 지도를 폈다. '어디보자~~' 잠시 고민하다 왓아룬의 야경을 보자며 호텔을 나섰다.

 

그.러.나!! 못되고 못된 택시기사!!!!!! 두근거리는 설렘을 한순간에 쓸어버리고 짜증을 마구 투척한다.

 

첫 번째 기사에게 왓아룬을 가자고 했다. 처음엔 영어로 얘길 했다. 신기함 가득한 눈으로 '이건 뭐에요?' '저건 뭐에요?'

마냥 웃으며 들었더니 나를 바보로 알았는지 왓아룬을 지나 한참을 달렸다. 느낌이 이상해 차를 세우고는 창문을 열고 물었다.

'여기가 어딘가요?' 헉!! 삔까오란다!!! 기사에게 왜 여기까지 왔냐고 했더니 그때부터 오로지 태국말만 한다 -_-"

 

다행히도 지나던 시민은 영어가 매우 유창하고 넘치게 친절하며 공평했다. 기사님과 내 사이를 오가며 의견을 조율했지만

나는 택시비를 줄 수 없다며 내려버렸다. 여긴 차가 잘 다니지 않는 도로라며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따라 나선다. 아~ 고마우셔라!

 

그러나 지나는 택시가 없다. 마침 뚝뚝이가 아닌 오토바이택시가 지나간다. 20밧이면 왓아룬까지 간다며 오토바이를 권했지만

위험해서 못타겠다며 사양했다. 비에 젖은 도로에 헬멧도 없고 9시가 넘은 밤 지도도 못보는 오토바이는 무섭단말이야 T^T,,

 

결국 택시를 잡아주며 기사님께 열심히 설명을 하곤 조심히 가란다. 정말 혼자 갈 수 있냐면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준다고 했다.

무슨일 생기면 연락하라며 핸드폰 번호를 줬지만 노땡큐를 외치며 출발~~ (나중에 알았지만 밤에 혼자 택시를 타는건 위험하다고 한다..)

 

액땜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이 택시도 또 돈다. 그래 돌아라 돌아...ㅡ,.ㅡ" 그러려니 하고 창밖을 보는데 다시 비가 내린다. 정말이지 아침부터 뭐가 이러니~~ 아쉽지만 야경은 포기! 비가 내리니 호텔로 가자고 세 번이나 얘기했지만 끝가지 왓아룬으로 간다는 택시! 아~~ 진짜 뭐냐고!!!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 얼굴은 돌처럼 굳어버렸고 짜증 폭발 10초 전! '여기서 차 세워!!'

그제서야 호텔까지 간다고 한다. '싫어! 차 세워!!' (정말 욕 나올 뻔 했다죠-_-)

 

비를 맞으며 내린 곳은 새벽에 더 활기차다는 빡컹딸랏 원예시장이었다. 내린 자리에서 20분을 기다려도 비는 멈추지 않는다.

흔들리는 저 사진 한 장이 그날의 유일한 흔적이다. 그렇게 세 번째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온 밤... 내일은 즐거울 거야. 정말 그럴가야!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감사하자..그럼에도 감사하자..기도만 열심히 하다 잠이 든 방콕의 첫째 날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함 넘치는 사람들이 있기에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곳 방콕!!

계획도 없다. 가이드북도 없다. 나 홀로 떠난 좌충우돌 방콕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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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쓰자니 벌써 12시네요~

본격적인 방콕여행기가 곧 시작됩니다!

 

모두모두 굿밤요

 

d[⌒∨⌒]b

 

 

 

 

13 Comments
까짓거즐겨 2011.11.12 14:32  
도미토리룸있는 호텔 이름좀 알수있을까요??
라분 2011.11.13 00:12  
호텔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카드 사용내역에 나오면 찾아보고 알려드릴게요~~ㅎㅎ
라분 2011.11.29 14:32  
http://www.feungnakorn.com
벌써 여행을 가셨으려나^^" 사이트 주소에요~~ ^.^

위치때문에 교통은 불편하지만 택시를 타고 다녀서 불편한줄도 몰랐어요~ㅎㅎ
쇼핑센터나 먹거리 탐방이 아닌 짜오프라야강변과 카오산 언저리를 여유롭게 거닌 여행이라 저는 좋았어요.
레드소울 2011.11.12 18:14  
내용은 참 재미있는데.. 사진이 엑박... (나만 그런가;;;)
라분 2011.11.13 00:15  
블로그에서 ctrl+c 해서 붙여넣기 했더니 그런가요?
일단 다시 복사해서 넣어봤는데 지금은 보이네요~~^^"
뷰티풀태국 2011.11.12 18:21  
저도 엑박 ~ ㅜㅡ
라분 2011.11.13 00:16  
ㅡ,.ㅜ 힝.... 또 안보이면 블로그에서 볼 수 있어요^^"
http://blog.naver.com/noche6/20141567600
휴전선근처 2011.11.12 19:08  
재밌게 잘봤어여! 이번달에 갈꺼라 쏙쏙 ~~ 사진이 안보여 좀 아쉬워요^^
라분 2011.11.13 00:20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
아무런 계획 없이 갔음에도 너무 좋았어요!
방콕 참 사랑스워요~~ 여행 즐겁게 다녀오세요^^
트립포에 2011.11.21 13:39  
사진은 안보이지만, 내용은 흥미롭네요...택시의 횡포는 언제쯤 사라질까요?
우리나라도 외국인한테는 바가지 씌운다고 하니깐 뭐라 할말도 없지만...
어서 우리나라부터 택시 바가지 요금은 근절되야 될 듯 싶어요...
그리고 라분님 진짜 택시 무서웟겠어요 ㅠ
라분 2011.11.25 13:52  
무서움보다 노여움이 앞서고 있었어요..^^"
첫날 몰아서 액땜을 했나봐요~ 이후 또 만나지 않았어요!!
최소한 둘이 갔다면 요정도는 애교로 봐주었겠구나 싶기도 하다죠~ㅎㅎ
백만분의일 2011.11.25 12:43  
사진만 보이면 정말 재밌는 여행기일듯한데 좀 아쉽네요~~
ㅋㅋ... 방콕택시는 정말 어쩔수 없는듯^^
라분 2011.11.25 13:54  
사진을 상상하며 방콕을 떠올리는 묘미??를 드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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