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드이어 출발이다
8월 11일, 드디어 오고 말았다. 우리는 오늘 태국으로 간다.
일주일을 비울 터라 부랴부랴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베낭을 쌌다.
무슨 패션쇼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옷을 가져갈까? 저 옷을 가져갈까?
많이도 망설였다. 그래도 사진발 잘 받으려면 화사한 옷을 가져가자 마음 먹고
베낭을 쌌는데, 결국 집에 있는 반팔티랑 반바지는 몽땅 챙겨가게 됐다. 게다가
헤어 드라이어기를 가져가 말까 하다가 결국 챙기고, 무쓰도 함께 챙겼다.
집에서는 벌써 친구들은 애아버지가 됐는데도 부모님 눈에는 여전히 애로 보이는
모양이다. 주섬주섬 약들도 챙겨주시고, 돈 걱정 하지말라며 휴가비도 두둑히
주시고...
한기를 만나러 남대문으로 가는 길에 뿌리는 모기향이며, 붙이는 모기향이며
선블럭까지 샀다. 잘 빠진 선글라스까지 귀에 얹고 나니 꽤 베낭여행가는 티가
나는 것이 기분이 좋다.
약속시간을 좀 지나서 도착하니 한기는 벌써부터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한기는 해외여행이 처음이라서 많이 기대되는 모양이다. 사실 이 친구와 나는
초등학교 3학년때 만났으니까 이십년지기이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 속 보다도 더
잘 안다. 하지만, 난 내심 이 점이 마음에 많이 걸렸다. 몇 번의 여행을 통해서
보면 여행은 일상생활하고는 많이 틀리다. 여행을 같이 하고 고스톱을 같이
쳐보면 그 사람 속을 안다고 했던가. 그래서 나의 배낭 스타일은 혼자 떠나는
걸 선호한다. 떠나기 훨씬 전부터 여행중 싸우더라도 서로 마음 상해하지 말며
오기 전날 술 한잔과 함께 모든 걸 날려버리자고 서로 다짐에 다짐을 했다.
공항버스를 타기 전에 창환이가 시간을 내어 배웅을 나왔다. 역시 이 놈들 없으면
못산다니까.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한기는 스카이패스 카드를 새로 만들고, 보딩하고, 환전하고,
공항이용권을 샀다. 한기는 비행기를 처음 타서인지 모든 수속절차에 낯설어했다.
여행자보험은 일주일치고는 너무 비싸서 서로 아프지 말고, 사고치지 말고,
술 조금만 마시고, 뭐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하며 생략했다.
여권에 도장이 하나, 둘 늘어갈 때처럼 기분 좋은 것도 드문 것 같다.
비행기 좌석을 잡고 드디어 이륙을 하자, 한기는 무지 신기한지 연신 창밖을
내다 보고 좋다고 떠드는데, 옆에 앉은 나는 *팔려 죽는 줄 알았다. 꿍~!
게다가 일찌감치 공부하라고 헬로우 태국 책까지 사서 줬는데, 이 녀석 먹고
살기 바뻐서인지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 온 것이었다. 심지어는 우리가 어디를
갈 지조차 모르는 것이었다. 같은 길을 가는데, 한 놈은 배낭여행이요, 또 한
놈은 가이드 붙은 패키지 여행(?)이로다. 앞으로의 행보가 참으로 험난하게 느껴졌다.
우리 좌석은 바로 스튜어디스와 마주 앉은 자리였고, 마침 타이 승무원이라서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처음 나눈 첫 마디가 이렇다. 도착하는 날이
왕비의 생일이라서 술집에서 술을 안판다고... 우리가 술꾼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겨우 와인 몇 잔이랑 맥주 몇 캔 마신 게 고작인데... *^^
밤 11시 20분, 드디어 돈므앙 공항에 도착하였다.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에 갔을
때처럼 숨을 멎게 할 정도의 습한 더운 공기는 아니었다. 되려 지금의 서울 날씨
보다 선선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공부한 티를 내려고 1층에서 택시를 잡지 않고
3층으로 올라갔다. 1층과는 달리 3층은 무척이나 썰렁했다. 들은 바대로 택시가
앞에 섰다. 카오산까지 400B에 간단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카오산이라 하니
잘 못알아듣고 방람푸라고 하니 알아들었다. 일단 싫다고 하자 금새 300B로 내려간다.
미터기로 가자하니깐 알았다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영어를 못해서 무작정
알았다 라고 얘기한 것이었다. 몇 미터 못가서 200B에 가자고 한다. 싫다. 여기서
내리겠다 했더니 기사가 아주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보통 카오산까지 175B에서
200B 전후면 간다고 들은 터라 공항버스 탄 샘치고 200B 가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1인당 200B에 택시타고 카오산 들어온 사람이 적잖게
있었다.
다음 날이 왕비의 생일이라서 거리 곳곳을 여왕의 사진이 서 있었고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우리를 태운 택시는 정확하게 카오산 경찰서 앞에 세워줬다.
공항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밤이기도 했고 택시가 시속 140이상을 연신
밟았기에 30분이 채 안걸린 것 같다. 여행자들의 쉼터라는 카오산은 사람의 물결로
넘실대고 있었다. 부랴부랴 숙소를 잡기로 했다.
언젠가 본 듯한 마르코폴로로 가기로 했다. 뜨거운 물과 에어컨이 나오는 숙소중
최저라는 말을 본 기억이 있어서였다. 보증금 300B, 1박 300B.
방을 보니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호텔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무로
지어서 사우나 분위기가 나고 바닥은 시멘트 바닥 그대로였고, 더블 침대는 내
방의 그것에 비할 바 못되게 작았다. 대한항공에서 슬쩍한 담요가 없었다면 당장
그 날 잠자리를 걱정할 터였다. 하지만, 시간도 늦었고 다른 곳은 이 보다 더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어차피 1박만 할테니 그냥 자기로 했다.
여행 첫 날을 그냥 잘 수는 없는 법! 카오산 거리를 산책나갔다. 지저분함 속에서도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거리랄까 그런 것이 느껴졌다. 바에 들어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려고 했는데 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빈자리가 눈에 띄질 않는다. 한기와 길거리에서
15B짜리 볶음국수를 하나 사서 나눠먺었다. 계란이 없으면 10B이란다. 그래도 어디서
주어들은 풍얼은 있어서 죽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마이사이 팍취" 했지만 아줌마는
듣는둥 마는둥 하고 음식을 내주는데, 팍취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쉰 냄새가 나긴
했지만 먹는데 전혀 지장은 없었다. 세븐 일레븐에서 맥주하고 밤에 마실 물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들어오는 길에 옆 방에 서양 남녀가 나란히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순간 한기와 나는 눈이 맞았다. 저 친구들 분명 오늘밤 일(?) 낼 거다. 크크크...
나무로 만든 집이라서 옆방의 숨소리까지 그대로 들려왔다. 이 사람들 무슨 할 말이
많은 지 조잘조잘, 그리고 밤 늦게까지 음악을 크게 틀어놨다. 그 사이 우리는???
두 놈 모두 벽에 귀를 붙이고 "움직이지 마!" 자세로 얼마를 그대로 있었던지...
우리가 원하던 것(?)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그 둘은 애인 사이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였나 보다.
이렇게 우리의 첫날밤(?)을 보냈다.
http://my.netian.com/~fromb612
정리가 되는대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주일을 비울 터라 부랴부랴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베낭을 쌌다.
무슨 패션쇼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옷을 가져갈까? 저 옷을 가져갈까?
많이도 망설였다. 그래도 사진발 잘 받으려면 화사한 옷을 가져가자 마음 먹고
베낭을 쌌는데, 결국 집에 있는 반팔티랑 반바지는 몽땅 챙겨가게 됐다. 게다가
헤어 드라이어기를 가져가 말까 하다가 결국 챙기고, 무쓰도 함께 챙겼다.
집에서는 벌써 친구들은 애아버지가 됐는데도 부모님 눈에는 여전히 애로 보이는
모양이다. 주섬주섬 약들도 챙겨주시고, 돈 걱정 하지말라며 휴가비도 두둑히
주시고...
한기를 만나러 남대문으로 가는 길에 뿌리는 모기향이며, 붙이는 모기향이며
선블럭까지 샀다. 잘 빠진 선글라스까지 귀에 얹고 나니 꽤 베낭여행가는 티가
나는 것이 기분이 좋다.
약속시간을 좀 지나서 도착하니 한기는 벌써부터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한기는 해외여행이 처음이라서 많이 기대되는 모양이다. 사실 이 친구와 나는
초등학교 3학년때 만났으니까 이십년지기이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 속 보다도 더
잘 안다. 하지만, 난 내심 이 점이 마음에 많이 걸렸다. 몇 번의 여행을 통해서
보면 여행은 일상생활하고는 많이 틀리다. 여행을 같이 하고 고스톱을 같이
쳐보면 그 사람 속을 안다고 했던가. 그래서 나의 배낭 스타일은 혼자 떠나는
걸 선호한다. 떠나기 훨씬 전부터 여행중 싸우더라도 서로 마음 상해하지 말며
오기 전날 술 한잔과 함께 모든 걸 날려버리자고 서로 다짐에 다짐을 했다.
공항버스를 타기 전에 창환이가 시간을 내어 배웅을 나왔다. 역시 이 놈들 없으면
못산다니까.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한기는 스카이패스 카드를 새로 만들고, 보딩하고, 환전하고,
공항이용권을 샀다. 한기는 비행기를 처음 타서인지 모든 수속절차에 낯설어했다.
여행자보험은 일주일치고는 너무 비싸서 서로 아프지 말고, 사고치지 말고,
술 조금만 마시고, 뭐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하며 생략했다.
여권에 도장이 하나, 둘 늘어갈 때처럼 기분 좋은 것도 드문 것 같다.
비행기 좌석을 잡고 드디어 이륙을 하자, 한기는 무지 신기한지 연신 창밖을
내다 보고 좋다고 떠드는데, 옆에 앉은 나는 *팔려 죽는 줄 알았다. 꿍~!
게다가 일찌감치 공부하라고 헬로우 태국 책까지 사서 줬는데, 이 녀석 먹고
살기 바뻐서인지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 온 것이었다. 심지어는 우리가 어디를
갈 지조차 모르는 것이었다. 같은 길을 가는데, 한 놈은 배낭여행이요, 또 한
놈은 가이드 붙은 패키지 여행(?)이로다. 앞으로의 행보가 참으로 험난하게 느껴졌다.
우리 좌석은 바로 스튜어디스와 마주 앉은 자리였고, 마침 타이 승무원이라서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처음 나눈 첫 마디가 이렇다. 도착하는 날이
왕비의 생일이라서 술집에서 술을 안판다고... 우리가 술꾼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겨우 와인 몇 잔이랑 맥주 몇 캔 마신 게 고작인데... *^^
밤 11시 20분, 드디어 돈므앙 공항에 도착하였다.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에 갔을
때처럼 숨을 멎게 할 정도의 습한 더운 공기는 아니었다. 되려 지금의 서울 날씨
보다 선선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공부한 티를 내려고 1층에서 택시를 잡지 않고
3층으로 올라갔다. 1층과는 달리 3층은 무척이나 썰렁했다. 들은 바대로 택시가
앞에 섰다. 카오산까지 400B에 간단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카오산이라 하니
잘 못알아듣고 방람푸라고 하니 알아들었다. 일단 싫다고 하자 금새 300B로 내려간다.
미터기로 가자하니깐 알았다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영어를 못해서 무작정
알았다 라고 얘기한 것이었다. 몇 미터 못가서 200B에 가자고 한다. 싫다. 여기서
내리겠다 했더니 기사가 아주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보통 카오산까지 175B에서
200B 전후면 간다고 들은 터라 공항버스 탄 샘치고 200B 가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1인당 200B에 택시타고 카오산 들어온 사람이 적잖게
있었다.
다음 날이 왕비의 생일이라서 거리 곳곳을 여왕의 사진이 서 있었고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우리를 태운 택시는 정확하게 카오산 경찰서 앞에 세워줬다.
공항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밤이기도 했고 택시가 시속 140이상을 연신
밟았기에 30분이 채 안걸린 것 같다. 여행자들의 쉼터라는 카오산은 사람의 물결로
넘실대고 있었다. 부랴부랴 숙소를 잡기로 했다.
언젠가 본 듯한 마르코폴로로 가기로 했다. 뜨거운 물과 에어컨이 나오는 숙소중
최저라는 말을 본 기억이 있어서였다. 보증금 300B, 1박 300B.
방을 보니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호텔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무로
지어서 사우나 분위기가 나고 바닥은 시멘트 바닥 그대로였고, 더블 침대는 내
방의 그것에 비할 바 못되게 작았다. 대한항공에서 슬쩍한 담요가 없었다면 당장
그 날 잠자리를 걱정할 터였다. 하지만, 시간도 늦었고 다른 곳은 이 보다 더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어차피 1박만 할테니 그냥 자기로 했다.
여행 첫 날을 그냥 잘 수는 없는 법! 카오산 거리를 산책나갔다. 지저분함 속에서도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거리랄까 그런 것이 느껴졌다. 바에 들어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려고 했는데 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빈자리가 눈에 띄질 않는다. 한기와 길거리에서
15B짜리 볶음국수를 하나 사서 나눠먺었다. 계란이 없으면 10B이란다. 그래도 어디서
주어들은 풍얼은 있어서 죽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마이사이 팍취" 했지만 아줌마는
듣는둥 마는둥 하고 음식을 내주는데, 팍취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쉰 냄새가 나긴
했지만 먹는데 전혀 지장은 없었다. 세븐 일레븐에서 맥주하고 밤에 마실 물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들어오는 길에 옆 방에 서양 남녀가 나란히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순간 한기와 나는 눈이 맞았다. 저 친구들 분명 오늘밤 일(?) 낼 거다. 크크크...
나무로 만든 집이라서 옆방의 숨소리까지 그대로 들려왔다. 이 사람들 무슨 할 말이
많은 지 조잘조잘, 그리고 밤 늦게까지 음악을 크게 틀어놨다. 그 사이 우리는???
두 놈 모두 벽에 귀를 붙이고 "움직이지 마!" 자세로 얼마를 그대로 있었던지...
우리가 원하던 것(?)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그 둘은 애인 사이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였나 보다.
이렇게 우리의 첫날밤(?)을 보냈다.
http://my.netian.com/~fromb612
정리가 되는대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