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병 중증 말기에 코따오병 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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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병 중증 말기에 코따오병 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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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한탄강에서 급류에 휩쓸려 말 그대로 물에 둥둥 100여미터를 떠내려가다 겨우 구출된 나는 물공포증으로 그다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생명과 직결된 일이라 수영 학습에 3번이나 도전 했겄만.. 나름대로 개헤엄을 친다고 치는데 늘 모두다 나보고 만류한다.
' 넌 절대 바다 들어가지 마라'
'떠밀어도 못들어간다.  수영장서도 어깨 넘어가면 안가는데...'
  일상 버릇이 되버린 태사랑을 훑어대다 2004. 7월 갑자기 코따오에 필이 꽂혔다..  지역정보란의 따오를 검색해 줄줄 외다시피 읽어대고 묻고 답하기의 따오마저 출력해서 아침 저녁으로 읽고 다니길 한달여.. 티켓은 2달전에 미리 예약을 했지만 혹시나 더 싸질까 싶은 마음에 대한항공의 FINAL- ticket에 매달렸으나... 2만원 차이로 마일리지도 적립안된다니.. 그냥 레스포넷의 36만원 특가 - 하이피크에 그 가격이면 대단한 특가다.에 방콕행 타이항공에 몸을 실었다. 

2004. 7. 22
처음 타본 타이항공의 가장 쇼킹한 면은 화장실에 로션이 없는 점이었다.  늘 아시아나만 탔었는데 - 마일리지... - 아시아나에는 모두 갖추어져 있어 이번 여행에는 샘플 하나 안들고 탔던것.. 얼굴 땡겨 죽는줄 알았다.  타이 항공 승객 여러분 화장품 꼬옥 지참하세요.

초행길은 아니었지만 대낮에 방콕에 도착한건 이게 처음이었다.
새벽에 도착하면 간간히 청소하는 아줌마나 공항직원이외에는 조용하기만 했던 입국장이 손님들 호객하는 택시기사나 여행사 직원으로 정말 여기가 공항이로구나.. 하는 새로운 느낌을.. 
공항버스를 타고 훨람퐁 역으로 향했다.. 훨람퐁 역으로 가는 길이 엄청나게 막히자 버스기사가 불안한지 나보고 늦을것 같은데 괜찮느냐고 연신 물어댄다- 태국말로.. - 대강 알아들은 나는 괜찮다고 대답한다. - 영어로-
결국 이 대화는 손짓발짓이 난무하는 보디랭귀지로 귀착..
재미들린 아저씨 질문 연사 - 훨람퐁 역에서 어디로 갈건데 ( 당연히 타이어.. 알아듣는데 시간 엄청 걸림)
- 코따오 ( 왜 못알아 들을까. 코. 따오. 코따오.. 여러번의 반복후 겨우 의사전달)
훨람퐁 역으로 진입하는 택시나 버스는 동그란 신호대를 휘감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왠만하면 훨람퐁 역 주변에서는 택시 사용을 않는게 나을것 같다고 생각하고 따오로 가는 티켓을 끊으러 갔다.

티켓 사는 곳에는 특별히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부스가 있어서 foreinger표시가 되어 있다.  코따오 조인트 티켓을 달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9시 15분 기차로 960밧 이란다.  아니 9시에 떠나면 춤폰에는 3시나 4시쯤 도착될텐데.... 나보고 깜깜한 시골 기차역에서 뭘하라고... - 예전에 한번 코따바루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심심해 죽는줄 알았다.. 그래도 도시는 기차역에 혼자 기다려도 심심하지는 않다. 하다못해 tv라도 있으니.. 시골의 기차역은 티비는 커녕이고 중앙 통로를 제외하곤 개미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그 컴컴한 곳에서 나 혼자 3시간을 버팅기라구. 안되지.... 분명히 야간 침대열차가 있다고 했는데...
 고민고민 하다가 표를 안끊고 다시 의자에 앉아 코스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냥 카오산으로 가서 여행사 버스를 타버려..- 옆에 있는 캐리어가 부담스럽기 시작한다.. 거기다 열악한 여행사 버스.. 그거 딱 한번 타보고 이를 갈았다. 내가 다시 저걸 타면 사람이 아니라고....(과장 아님. 도로가 포장되기전의 앙코르왓을 여행사 버스에 짐짝처럼 실려 여행해 본 사람은 누구나 한번씩 다짐을 했을 것..)
 어쩔가 고민하다 옆의 V.C TOURIST INFORMATION 데스크의 아줌마와 눈이 딱 마주쳤다.  아줌마 손짓하며 웃는다. 컴온...
정말 야간침대차가 없냐고 물으러 갔더니 이 아줌마 무작정 내 손을 잡고 2층 여행사로 직행... 얼떨결에 정신차리고 보니 여행사 사무실에 앉아있게 된 나... 어쨌거나 정말 야간 침대 막차가 9시 15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나.. 춤폰에 6시 정도에 도착하고 싶다고 했더니 여직원 웃으며 10시 48분 좌석을 타면 된단다.. 아까 기차표 팔던 아저씨가 좌석 힘들어서 못탄다고 말했다고 했더니 NO problem,That's O.K의 연속이다..
 그래. 까지것 하룻밤 앉아서 잠 못자냐.. 쉽게 좌석표로 마음을 정하고 땡큐하고 일어서자 내손을 잡고 만류한다. 자기가 표를 사주겠다나.. 생각해 보니 바로 아래층이 기차표 창구인데 내가 여기 여행사에서 사면 커미숀을 줘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 그냥 못알아 듣는척 하고는 땡큐를 연발하며 서둘러 밖으로 탈출했다.
다시 티켓 창구로 가서 10시 48분 좌석 2등칸 - 1등칸도 없단다. 아예 열차에.. 을 끊고 섬여행 필수품만 챙겨 배낭에 넣은 후 , 캐리어와 배낭을 모두 짐 맡기는 곳에 두고 지갑과 책하나 달랑 들고 본격적인 방콕 여행을 시작했다. 도착시간 13:30 . 훨람퐁 역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시간이 16:30..
간단한 기내식이후 곡기를 못먹은 나는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오이시이 부페를 휩쓸기로 결정 일단 씨암으로 향했다.. 두두둥...
오랜만에 다다른 오이시이..- 일단 새우구이를 한접시 주문하고 (주문방식은 자기 자리번호가 쓰여진 클립을 꽂은 접시에 먹고싶은 것을 잔뜩 담아 요리사에게 주면 알아서 구워 배달해 준다. - ..
꿈에도 그리던 연어 머리 탕.. ( 이건 태국애들도 거의 안먹는것 같다.. 하긴 연어 눈매가  찢어진게 장난이 아니지.. 그렇다고 그 맛있는걸 안먹다니- 연어 머리를 4개 담고나니 접시가 동산만해 진다. - 좀 과장인걸.. - 와서 연어 머리부터 먹고 배달된 새우 구이를 먹고.. . 콜라로 배를 가라앉힌 후  - 캘리포니아롤, 김치, 마늘구이,다코야키,메밀소바, 연어껍질 튀김, 회 , .... 으으으.. 용량 초과로 터질듯한 배를 두손으로 떠받들고 조용히 퇴장.. - GUESS매장으로 향했다.  이유는???
내 싸랑하는 막내동생 - 아끼꼬랑 똑같다.- 이 큰맘먹고 취직을 결심. 내가 출근용 가방을 쏘겠다고 큰소리를 쳤기 때문에 얼른 숙제부터 해치우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GUESS는 아니였다.. 70% 하는 검정 티셔츠를 하나 사고 부츠에서 메이컵 클렌징 티슈 소포장을  하나 사고 씨암 디스커버리를 굴러다니며 구경을 했다...  간간히 태국애들은 굴러다니는 나를 구경했고..
왼갖 것을 전부 찍어오리라 결심했던 문제의 디지털 카메라를 캐리어에 넣고 맡겨버린 완벽한 나의 실수로 이날의 사진은 전무하다..ㅋㅋㅋㅋㅋ

완벽하게 배를 채우고 약간의 물건을 사고 대강 구경을 하고 훨람퐁 역으로 갔다.  짐맡기는 총각에게로 다가가 전표를 보여주며 아까 맡긴 가방에서 빼야 할것이 있다고 말을 했더니 이 아저씨 가방을 가져다 주는게 아니라 날 아예 짐칸으로 데려간다 .
  캐리어를 열어 미리 챙겨놓은 배낭을 쑤욱 뺀뒤 주변을 훑어 보니 나이스~~! 아무도 없었던것.. 그때 내 행색은 비행기 안의 추위와 싸우기 위해 청바지와 약간 두툼한 반팔이었던것.. 명색이 섬으로 가는데 최소한의 천을 -??- 걸쳐 줘야 할것 같아 옷을 갈아 입어야 하는데 아시다 시피 훨람퐁역의 화장실은 돈을 냄은 물론이고 너무 더러워서 ...
흐흐흐. 그런데 이 넓은 짐칸이 전부 내차지라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얇은 티와 얇은 긴바지로 갈아입고 - 신발도 스포츠 샌들로 룰루 랄라 나왔다가 정말 죽고만 싶은 참담한 사실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계단 위쪽에 자리잡은 8개의 감시화면...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짐칸의 곳곳이 24시간 촬영되고 있었다... 아이구.. 내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구석이 카메라에 잡혔었나 체크하지도 못하고 꼬리도 안보이게 도망.... 아.. 끔직하다.. 조심할것. 체크할것..자나 깨나 카메라 조심. 꺼진 카메라도 다시 보자...
우여 골절 울트라 생쑈를 끝으로 티켓을 들고 열차를 탔다..
기차를 타고 또 충격받은 사실 한가지.. 으으응. 원데이 렌즈만 잔뜩 챙기고 정작 안경은 안챙겨 왔다.. 이렇게 되면 24시간 렌즈 신세를 져야 하는데 눈에 무리가 많이 간다.. 할수 없지. 머리를 몇번 쥐어 박고..

태국의 열차 안은 무척 춥다. 문제는 좌석은 더 춥다
침대차는 이불을 덮으면 그다지 춥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좌석은 이불 따로 안주지. 섬여행 간다고 양말도 벗었지.. 추워 죽는줄 알았다.. 거기다 어떻게 된 좌석이 90도 상태에서 아무리 레버를 눌러도 5도 이상 뒤로 안 젖혀 지는것.. 정말 NO Problem을 외치던 그 아줌마를.. 으으으으으으

정말 해만 지면 잘자는 나도 2시간 간격으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온갖 요가 자세를 취해가며 최선을 다해 자려 했지만 ... 왠만하면 장거리 기차 좌석은 삼가시길.. 으으으..그래도 바퀴벌레는 안보였다.
요가시간에 배운 거의 모든 허리 비틀기 자세를 실습한 후 5시 40분 정도 되자 객장이 나타나 춤폰을 외치고 다녔다.. 춤폰에서 내린 시간 6시 10분.. 어렴풋이 동은 트고..

춤폰 정도면 꽤 큰 역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리 열차내 방송도 없고. 춤폰이라고 서너번 외치는 객장의 멘트가 다여서 정말 여기가 춤폰인가 싶어 내리려는 배낭여행객에게 물어보니 춤폰이 맞다고 한다.. 춤폰역에서 내리는 허우대들 거의 90퍼센트가 외국 배낭족이다.여기서 따오나 싸무이로 보트를 타기 때문에.. 내가 끊은 기차 조인트 티켓은 기차역에서 부두까지의 탈것도 포함되어 있다..  춤폰에서 내려 대강의 배낭여행객 뒤를 쫄래 쫄래 따라가 보니 역시나 호객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를 막론하고 코따오? 코싸무이? 를 외쳐대는 아저씨에게 내 조인트 티켓을 보여주니 버스가 서있는 주차장을 알려 준다.
 버스에 타고 잠시 창밖을 감상.. 20분만에 호객행위를 완수한 버스는 부두로 출발- 중간에 커다란 모텔 - 방이 100여개는 넘어 보임- 앞에서 또한무리의 서양배낭족을 챙기고... 드디어 부두에 도착하니 6시 40분.. 눈앞의 송섬보트는 나를 반기고.. 우히히. 신난다고 가볍게 승선- 그도 그럴것이 나를 제외한 모든 배낭족은 내 덩지만한 - 내 덩치가 작은것이 아니라 그렇게 큰 가방을 매고 있음- 가방들을 메고 배에 타느라 난리 부르스다..

배위에서 깡총대다 보니 2층 upper deck가 있다. 들어가보니 냉방 엄청 잘되고 의자도 예사롭지 않다.. 어.. 이렇게 좋은 배가 아닐텐데.. 약간 불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둘로보니 앞에 작은 글씨로 vip only라고 써있다. 옆에 있는 배낭애들에게 vip티켓 샀냐고 했더니 아니란다..
 upper deck가 vip면 나는 아래층으로 가야 할것 같아 아래로 갔더니.. 흐흐흐. 냉방은 잘되어 있지만 역시 의자가 딱딱한 플라스틱.. 강심장인 서양것들은 그냥 vip룸에서 버팅기고 새심장인 나는 아래층으로 기어 내려왔다. - 실은 티비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 merlin을 상영했음.. 흐흐흐. 영화를 보고 나니 어느덧 10시가 다되어 가고..
우물쭈물 내리던 비가 촉촉하게 쏟아져서 은근히 날 걱정시켰는데 코따오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들짝 맑은 날씨로 돌변 날 감동시키고... 흐흐흐. 드디어 코따오다..야호.........!!!
3 Comments
한마디 2004.08.16 20:40  
  사진~~사진~~  *^^*
entendu 2004.08.16 21:01  
  위의 글에 밝혔듯 첫번째 날 사진은 디카가 짐칸에 있었기 땜에 하나도..-.-;;
그리고 모든 사진은 이미 여행정보 게시판에 다 올렸는디.. 하다못해 v.c tourist information 아줌마 사진도..
곰돌이 2004.08.17 15:02  
  ^^ 자~ 방콕 휠람퐁역 몰래카메라 찾아봅시다!
  검색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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