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포 마사지 학교 연수기(5)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왓 포 마사지 학교 연수기(5)

piggyman 0 1604

 
 기본 마사지 코스 시험을 마치고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왓 포 학교에서 어려움 속에 수료증을 받고 이틀을 내리 쉬었습니다. 부었던 왼손 손목도 나을 겸주일에 미사도 드릴 겸 해서였습니다. 왓 포 마사지학교는 웬만한 과정들은 연중 무휴로 운영합니다. 단 더 전문적인 과정은 정해진 날에 시작합니다.
 

  수상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봤던 로자리 성당에 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낮 미사는 끝났습니다. 미사는 놓쳤으니 성물이라도 좀 살까? 하고 거기 신자 분께 물어봤는데 주일은 성물 가게가 쉰다네요. 그래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다른 성당을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로자리 성당의 외관과 제대 주위의 모습니다. 이 성당도 1800 년 후반에 지어진, 역사가 오랜 곳입니다.

 지난 주에 미사를 드렸던 어썸션 성당은 이제 저녁 5 시에 미사가 있는 걸 알고 있기에 돈 보스꼬 성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거기에 가면 성물을 살 수도 있겠다 싶었고요. 또 우리나라 신자들이 오전에 거기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후에 미사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보자! 하고 갔는데 펫차부리 역 근처에 있는 그 성당에 갈려고 지상철과 지하철을 갈아타야 했습니다.
 

  돈 보스코 수도회는 살레시오 수도회의 가족으로 알고 있는데요.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직업 교육을 해주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 도착해서 보니 성당에 직업 학교와 기숙사로 보이는 건물도 보였습니다. 주일인데도 자동차 정비 수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콜라와 생수 그리고 과자도 좀 구비 되어 있었는데요. 저도 슬쩍 집어 먹었습니다.
 

  시설의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다가 사무실의문을 두드리고는 태국 사람으로 보이는 분에게 지나가다 들렀는데, 여기 혹시 성물도 파냐고 물었더니 영어가 안되는지 저기 신부님이 계시니까 그 분한테 물어보라더군요. 저는 한 유럽인 신부님이 어떤 태국인들을 배웅하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가가서 신부님 실례합니다. 영어로 말을 건 순간 그 분은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씀하시고는 배웅하려는 사람들과 태국어로 대화를 했습니다. 20 분 정도 기다렸을까요? 그 분이 저를 방으로 들어오라고 불렀습니다. 넓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더니 신부님 말씀이 “문제가 뭐니?” “저는 한국에서 이곳에 마사지를 배우러 왔습니다. 주일이 되어 미사 드릴 성당을 찾고 있는데 마침 이 곳에 들렀습니다. 혹시 이 곳에서 묵주나 십자가같은 성물을 구입할 수 있을까요?” 이탈리아 파두아(파도바)에서 오셨다는 그 살레시오 회 신부님은 저녁 6 시에 미사가 있고 그 때 성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문득 저는 얼마 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님이 생각났습니다. “저.....신부님. 얼마 전에 한 한국인 신부님이 암으로 돌아가셨는데요. 이 분은 아프리카 수단에 가서 주님의 일들을 수행하셨어요. 그 분도 살레시오 회 신부님이었는데, 혹시 그 분을 아세요?” “응. 말은 들었어. 그가 의사였어?” “네.” 저는 잠깐 슬픔을 느꼈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은 오늘 오후 5 시에 어썸션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려고 했는데 거기에 가지않고 이곳에서 미사를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리를 일어서며 신부님에게 라틴어로 "Gratias Padre"하고 말하니까 신부님이 유쾌해하셨습니다.
 

  두 어 시간을 기다렸을까요? 근처 딤섬 가게에서 딤섬도 사먹고 본당에서 묵주 기도도 하고 하다가 미사 시간이 다 되어 본당에 가니 거기 청소년들이 성물 가게를 열었습니다. 저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묵주와 은 십자가를 구입했는데, 500 바트짜리 지폐를 주었더니 잔 돈이 부족했던 청소년들은 당황해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가서 잔돈을 바꿔와서 사겠노라고 말하고는 아까 그 딤섬 가게에 달려가서 잔돈을 바꿔다가 성물을 구입했습니다.그리고 미사를 드렸는데요. 본당 안에 스테인드 글라스 그림들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태국어 미사였지만 전례 순서는 지구상의 가톨릭 교회들이 다 같으니까 별 무리 없이 미사를 드렸습니다. 은총이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미사가 끝나서 더 살 성물이 있나? 해서 성물 가게에 갔는데 아까 그 이탈리아 신부님이 가게에 오셨습니다. 저는 더 살게 없다고 판단하고는 신부님께 성물을 방사(Blessing)해달라고 청하고는 감사의 인사를 또 드리고 성당을 떠났습니다.


1319038754antiphob.jpg

 

 본당 안에는 요한 보스코 성인에 관한 스테인드 글래스 그림들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물론 예수님과 성모님을 그린 그림도 있었고 촬영했는데 다 상태가 많이 흔들려서 올리지를 못하겠네요.
 

  좀 돌아다니다가 카오산 숙소 게스트 하우스에 돌아왔더니 게스트하우스 옆에 있는 술집에서는 도로까지 테이블을 내고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도 가볍게 맥주 두 병을 마시고는 자러 숙소에 갔습니다. 이제 발 마사지 코스만 5 일 배우면 방콕에서의 일정이 끝납니다.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