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3일차 - 7/6[사진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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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3일차 - 7/6[사진포함]

상쾌한아침 5 1752
"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3일차 - 7/6[사진포함]


7/6(화) - 최고온도 32도

제목: 태국에서의 첫 휴양

 새벽 5시가 되니 기차 승무원이 큰소리로 일어나란다. 내가 있던 객차의 맨 뒤에서부터 침대를 접고 있기에 내려갈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망정이지...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엄청난 통증이 엄습해와 20초면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을 내려오는데 무려 10분이라는 긴 시간을 소비해야만 했다.
 계단을 내려와 서 있는데 내려 올 때 느꼈던 통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다리가 아파 다 후들 후들 거린다. 곧 승무원이 내 앞까지 와서 침대를 접어 좌석으로 바꿔줬다. 좌석에 앉아 사람 구경을 하는데 어디서 낯이 많이 익은 서양인 한분이 보인다. 응? 저번 꼬싸무이에서 같이 낚시했던 잉글랜드인이다.[참 요상하다. 인연이 닿아 다시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잉글랜드인이다.] 세상 참 좁다. 트레킹 한 후, 카호산에서 보질 않나 낚시 후에 기차 안에서 보질 않나! 이건도 하나의 인연이라 생각되어 양해를 구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아침 6시쯤에 휄람퐁 역에 내리니 아침부터 푹푹 져서 온도계를 쳐다보니 29도를 가르키고 있다. =_=;

 휄람퐁 역 바로 앞은 차이나타운이기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많기에 나를 도와줬던 한국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지만, 이 시간에는 문을 여는 식당도 드문데다 내 다리 상태 때문에 그러한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은 무리이기에 단순히 마음 한구석이 묻어두어야만 했다.
 그 동안 받은 많은 도움에 대한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한체 각자의 여행지가 다르기에 곧 헤어져야만 했다.

“다들 몸 건강하셔야해요.^_^/”

 다리 상태가 시원찮아 버스 대신 택시를 타고 남부버스터미널까지 이동했다. 85b 방콕시내는 참 재미있다. 전기줄을 보니 다람쥐가 전기줄을 타고 옆에 있는 지역으로 이동을 하더라.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진열자에 있는 카레를 골랐다. 처음에 난 이 카레에 있는 건더기가 굵어서 돼지고기쯤 되는 줄 알았는데 음식을 받아보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 해산물 중에서도 가장 끔찍이 여기는 조개로 듬뿍 넣은 카레였던 것이다![철분함량이 높은 음식을 잘 못 먹는 편이다. 덕분에 그래서 사진도 안 찍었다. =_=;] 으악! 내가 어쩌다 이런 실수를... 이미 밥에 얹어 나온 상태니 다시 물릴 수도 없구. T_T 이거 어떻게 먹지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돈이 아깝다고 생각되어 눈물을 머금고 입안에 때려 넣기 시작했다. 흑흑흑. 우적우적. 으응? 어라라라? 이거 맛있잖아! +_+;;; 그렇다. 조개를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만큼 조개 특유의 비린 향과 맛이 빠진 상태에서 진한 카레의 맛으로 덮어 씌었기 때문에 조개에 취약한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상쾌한아침: 아저씨. 이 카레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레이 막막![정말 정말 맛있어요.]
가게주인 아저씨: 아러이 막막?
상쾌한아침: 예스. 베리 베리 아러이 막막![아는 단어가 몇 개 안되기에 ^^;]

 태국인도 아닌 외국인인 내 입에서 정말 정말 맛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인지 아저씨가 너무 너무 즐거워하시면서 이것도 더 먹어보라면서 몇 가지 간단한 간식거리를 꺼내오셨다.^^ 여행에서 칭찬은 인색할 이유가 없다. 평상시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몇 마디 칭찬에 상대방은 큰 호감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 올 수 있다.

‘아저씨! 카레 30b 밖에 안하는데 서비스가 너무 과하신거 아닌가요? 남는 것도 없겠어요! +_+/’

 밥 먹고 버스터미널에서 깐자나부리행 1등 버스 티켓을 79b 주고 샀다. 그런에 깐자나부리행 티켓은 도대체 보는 방법을 모르겠다. 태국어로만 되어 있고 표에 표시되어 있는 번호가 게이트 번호가 아닌 듯싶다. 괜히 혼자 낑낑되어 봐야 이렇다 할 방법이 없기에 게이트 쪽에서 서 있는 버스 안내양에게 버스표를 보여주고 내가 탈 버스의 게이트 번호를 알아내어 탔다.
 버스에 올라타는데 다리가 아프다 보니 매우 천천히 올라갔다. 뒤에 있던 사람이 내 속도를 감지 못하고 평상시 속도로 올라타는 바람에 나는 밀쳐줬고, 다리가 계단모서리에 살짝 부닥쳤다. 평상시라면 긁히지도 않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끄아아아아악~~~!”T_T

 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날 쳐다 봤다. 난 내가 입고 있는 긴바지를 접어 내 다리상태를 확인했다. 전에 예상했던 것 같이 다리의 피부가 늘어날 수 있는 최대 수준까지 늘어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러한 작은 충격에 다리 피부가 엄지손가락 3개를 포갠 정도 넓이로 피부와 살점이 찢어져 버렸다. 피부가 찢어진 건 둘째치고 부딪치면서 전해져 온 다리의 통증이 상상을 초월했다. 온몸의 피가 얼굴이 몰린체 버스 난간을 잡고 헉헉 거렸다. 실수로 나를 밀어버린 사람은 내 다리를 보더니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굉장히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괜찮습니다. 이건 제 부주의로 생긴 화상으로 생긴 것이므로 당신 책임이 아닙니다. 신경쓰지마세요. T_T”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때 내 다리 상태가 불에 구운 소세지 같은 상태였다. =_=; 구운 소세지에 살짝 칼집을 넣어보라. 소세지가 쫙 갈라진다. ;;;

 방콕에서 깐자나부리까지 그렇게 2시간 동안 이동하는데 다리 통증이 어찌나 심한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겨우 깐자나부리에 도착해서 인근 은행으로 가 환전하고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해 소문의 펭폰 게스트하우스에 갔다.[이 펭폰 게스트 하우스는 내륙까지 오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 한국인 여행객으로부터 쉬기 괜찮을거라면서 소개 받은 곳이다.]

 이제 더위에 대한 내성도 어느 정도 생겨 선풍기방을 써도 될 정도이지만 다리의 화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루 380b짜리 에어컨 방을 써야만 했다.
[퐁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숙소 정보는 숙소이야기 게시판에 올려 놓았음.]

 방을 잡고 약국에 가서 다리를 보여주고 화상용 알로에 젤과 상처회복용 비타민연고를 사서 발랐다. 알로에 젤 120b, 비타민 연고 30b, 붕대 2개 12b.

 아아. 배고파. 몸이 아프니 배가 더 고프네. 다른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식욕이 떨어진다는데... 나는 어찌된게 식욕이 더 땡긴다. =_=; 음식을 맛있게 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식당 겸 게스트하우스인 졸릭프록으로 가봤다. 퐁펜 게스트하우스에서 몇백미터 떨어져있는데, 오로지 먹어야 한다는 집념 하나에 아픈 몸을 이끌고 악착같이 걸어갔다. 이런 때 보면 나도 참 독하면서 멍청한거 같다. 아프면 드러누워 쉬어도 시원찮을 판에 꼭 맛있는거 먹어야 한다며 가고 있는 나는 참 바보다. =_=;

 졸리프록에 힘들게 도착해서 소문의 T본 스테이크를 시켜 먹었는데 정말 맛난다. +_+ 소금, 후추 외에 처음 먹어보는 향신료의 맛이 느껴지는데 이 향신료 맛이 어찌나 좋은지 스테이크의 전체적인 맛을 좌우하고 있다. 물소고기라서인지 좀 찔기기는 하지만 80b[약 2400원]에 이 맛이면 어디야. 한국 어디에 가서 2400원에 이정도 맛의 스테이크를 먹어 볼 수나 있겠어? +_+;;; 감사히 먹어야지.

 종업원이 그러는데 지금 졸리프록에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단다. 밥을 먹고 있는데 한국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밥을 먹고 나니 할 일도 없어 심심하기에 그쪽 분들께 양해를 구해 자리를 합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가는 대화에서 들리는 금액이 장난이 아니다. 500b씩이나 했던 ‘킹스 가든 리조트’와 같은 비싼(?) 숙소에 묵었기 때문에 나도 꽤나 럭셔리하게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에 비하면 나는 정말 세발의 피였다. =_=; 자신이 능력 것 번 돈으로 쓰고 싶은 만큼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반발감 같은 느끼지 않지만, 1600b 짜리 스파가 너무 싸네. 좋네. 하는 분들이 자신은 5b짜리 물 지금까지 무조건 1b이라도 더 깎아 샀다면서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야기하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속으로 작은 반발심이 들었다. 과거 내가 살던 지역에 콩나물 살 때 1~200원은 꼭 깎으면서도 백화점에 가서 모피코트 같은 것 살 때는 일절 한 푼 안 깎고 산다는 분이 생각나서 그 분과 잠시 겹쳐 보였다. 물같이 싼 것을 더 깎고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자신의 돈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있는 것이며, 경제적으로도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기는 한데... 그 사람들이 5b짜리 물 팔아서 한 병당 이익이 얼마나 남는다고... 그걸... 차라리 그 싸다는(?) 스파 한번 5% 정도만 깎아도 동안 여행하면서 깎지 않고 편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입맛이 잠시 씁쓸했다.
 
 알로에 젤이 좋긴 좋은가 보다. 바른지 5시간이 지난 현재 시각 8시. 확실히 바르기 전보다는 조금 덜 아프다.[조금 덜 아플 뿐이다. =_=; 굉장히 아프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2번 바르면 한통이 바닥나기에 2통 더 샀다. 개당 50g이며, ISO 9001 인증을 받았다는 표시가 되어 있다. ISO는 세계표준화기구로 그곳의 인증을 받았을 정도면 충분히 믿고 사용할 수 있다. 

 국내의 공신력 있는 전자제품이나 약품들도 잘 찾아보면 이 ISO 마크가 거의 꼭 하나씩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저녁 8시에 졸리프록에 가니 식당에 사람이 많더라. 물고기 튀김 요기를 시켰더니 재료가 다 떨어져 안 된다며 다른 걸 시키란다.

 다시 T본 스테이크를 시켰다. 조리해야할 음식량이 많아서인지 확실히 사람 적을 때 시켜 먹은 음식 맛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딱 맞던 간도 소금을 적게 뿌려 싱거웠고, 입맛을 자극하던 특유의 향신료 맛이 전혀 안 나더라. 쩝. T_T

 그래도 태국와서 고기로 배 채운 유일한 날이니 그걸로도 감지덕지지 뭐.

 내일 아침까지 부기를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을라나?

P.S: 졸리프록 소문과 달리 그렇게 엄청나게 불쾌할 정도로 불친절하지는 않다. 단, 장시간 식탁에 엉덩이 붙이고 있으면 싫어하는 내색이 얼굴에 보인다. 동양인이라고 식사를 늦게 주지는 않던데... 대화를 좀 더 나누시고 싶으신 분들은 식사를 마치고 졸리프록 정원에 가서 담소를 나누길 권한다.


물 5b X 3 = 15b
파나소니 건전지 4개 69b
조개카레 30b
1등 깐자나부리행 버스 79b
택시 85b
오토바이 택시 20b
퐁펜 게스트하우스 380b 2일 760b
졸리프록 티본스테이크 80b X 2 = 160b
콜라 8b X 2 = 16b
아이스크림 20b
더치밀에서 나온 흰우유 8b
감자칲 20b
허니 레몬 13b
화상용 알로에 젤 120b X 3 360b
상처 회복용 비타민 연고 30b
붕대 2개 12b
인터넷 36b
립톤 티 17b
 

오늘하루 total 1770b = 53100원
총 total: 15560b = 약 466800원

하루평균 1197b 꼴 = 35907원

여행자수표 100달러 환전 -> 4042b
5 Comments
나니 2004.08.09 17:44  
  다음부터는 썬크림 꼭 꼭 바르시겠군요...^^
상쾌한아침 2004.08.09 17:48  
  아뇨. 그래도 썬크림은 안 바르게 될거 같은데요.^^;
끈적 끈적한 걸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로션이나 크림 같은 걸 일절 바르지 않는 답니다. 대신 다음에 간다면 삿갓과 긴옷만 입고 다닐 것 같아요. =_=;
향기나무 2004.08.10 04:33  
  레몬쥬스 맛있겠네요- .. 글구 상쾌한 아침님; 썬크림은 20년뒤 피부에게 줄 수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남자라고 예외는 아니죠. 요즘은 찾아보면 끈적이지 않고 스킨 처럼 바르는 썬크림 많이 나와있거든요/ ( 가격대는 쫌 있지만; ^^.. ) 그런거 사서 꼭 꼭 바르고 다니세요.
스노크아가씨 2004.08.10 11:45  
  남성용한복여름용으로 나온거 있잖아요,질경이같은매장가면 별로 안비싸거든요,울아부지도 그거입고다니셨는데 헐렁해서 통풍도 잘되고 보기에도 괜찮아요,,담에
낚시 가실땐 꼭!입어보셔요,,질경이가 비싼듯하시면
홈플러스가면 황토옷이라구 싼거 있어여..글구 저두여
상쾌한아침님의 생각에 동감입니다,,물은 싸니까 그냥 5b 주고 사먹자구요~
섬사랑 2005.08.18 19:16  
  으~~ 제가 괜스리 아파오는듯한 착각이..
일년이 지난 지금은 말끔히 나아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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