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2일차 - 7/5[사진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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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2일차 - 7/5[사진포함]

상쾌한아침 10 1950
"상쾌한아침"의 태국여행기 12일차 - 7/5[사진포함]



7/5(월) - 최고온도 33도

제목:  필사의 탈출!

 아침에 일어나니 화상을 입은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프다. 으헉! 다리가 아주 퉁퉁 부어서 피부가 늘어날 수 있는 최대 한계까지 늘어나서 피부가 살짝 건드려도 칼로 베듯이 찢어질려고 한다. 다리 근육과 혈관이 터지는 듯한 느낌... 이러한 아픔을 글로 쓴다고 해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다.
 상황을 봐서는 제대로 걸을 수 있기 까지 약 4일 정도 걸릴 듯싶다. 오늘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는 꼬따오로 이동할 생각이었으나, 다리의 상태로 봐서는 한동안 여행은 도저히 무리라 생각되어 나는 잠시 깊은 고민에 빠져야 했다. 여기서 계속 휴식을 취해야 하나? 근데 여기 물가가 너무 비싸 장기간 묵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드는데... 물가가 싼 내륙으로 이동할까?

???

 한동안 내가 어떻게 하는게 최선책일지 갈피가 안 잡아 머리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머리를 부여잡고 약 1시간을 고민한 끝에 물가가 싼 내륙으로 이동해서 휴양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싶어 물가가 싸기로 정평이 나 있는 깐자나부리로 가기로 결정했다.   

 어렵사리 힘들게 움직여서 체크아웃하는데 지배인 아줌마가 하루만 더 묵어 가란다.

상쾌한아침: 왜요?
지배인 아줌마: 있다 저녁 때 어제 준 바라쿠타로 우리 주방장이 카레를 만들거거든요. 대접하고 싶은데 하루 더 묵으시면 안될까요? 바라쿠타 카레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어요.^^

아아! 통탄할 지어다!!! T_T 어떻게 운 나쁘게 다리에 엄청난 화상을 입어서 물가가 싼 내륙으로 이동해야하는데...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는 진미 중의 진미라는 바라쿠타 카레 이야기가 왜 거기서 나오는 것이란 말이더냐~! T_T
 물가가 싼 내륙으로 이동해서 쉬는 것이 더 급선무이기 때문에 진미 중의 진미라는 바라쿠타 카레는 뒤로한 체 떠날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T_T 아아. 이 얼마나 슬픈 운명이 아닐 수 있더란 말이더냐~!
[예전 영화관 변사 버전으로 읽어주시면 좀 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지배인 아줌마는 정말 아쉽다며 직접 다른 직원들과 함께 입구까지 나와 잘 가라며, 다음에 기회 되면 꼭 이곳을 다시 찾아달라며 손을 흔들어준다.
 
 킹스 가든 리조트가 위치해 있는 지역 이름은 차웽이다. 이곳에서 선착장이 있는 나톤까지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가는 썽태우를 세웠다. 썽태우기사가 120b을 부른다. 80b에 흥정을 했는데 더 깎을 수 있을성 싶지만... 장기화 될 것 같아 그 가격에 탔다. 차웽에서 나톤까지 가는데 약 40분을 소모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먼 거리다.

 선착장에 가니 내륙으로 떠나는 배가 1:30에 있고 150b 이란다. 그곳에서 약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화상 때문에 편의점에 들러 물과 얼음을 사고, 근처 빵집과 식당에 들러 빵과 돼지족발 덮밥을 하나 사들고 선착장 인근의 쉼터에 앉았다.

 앉아서 쉬고 있는데도 다리가 너무 아파 편의점에서 산 얼음으로 계속 문질러야 했다.

 근처에 있던 현지인들도 내가 딱해보였는지 아프냐며 다리를 쭉 피고 있으라면서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 주셨다. 아아. 정말 고맙습니다. 원래라면 오히려 제가 일어나 자리를 내어드려도 모자랄텐데... 이런 저를 위해 불편한 몸을 일으켜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시다니... 정말 고맙고... 죄송합니다. T_T 내 마음 속의 외침이 그 할머니께 전해졌는지 할머니께서 인자한 미소를 지어주시면서 내 얼굴을 한번 쓰다듬어 주시는데 순간 눈가에 눈물이 고일 뻔했다. 찡~!

 ...

 그렇게 다리를 쭉 뻗고 연신 다리에 얼음을 문지르고 있는데 한국인 여행객 3명이 보인다. 인사를 건네니 한국인이냐면서 그쪽도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고, 내 다리가 왜 그렇게 되었냐면서 걱정해줬다. 상황을 이야기하니 한국인 여행객들이 내륙으로 들어갈 때까지 자신들이 도와주겠다며, 나의 짐을 들어주었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덕분에 다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좀 줄어서 배까지 걸어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다리에서 열이 나다보니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자리가 3자리 밖에 없어 나를 도와줬던 일행 중 한명이 자신은 괜찮다며 갑판 위로 올라갔다. 나 때문에 올라가다니... 고마움도 있지만 부주의로 화상을 입은 내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그렇게 배 안의 의자에 앉아 있는데, 저기 한 구석에서 연신 주사위 굴리는 소리가 들린다. 으윽! 한 두 번이면 모를까 어떤 주사위 게임을 하는지 연신 주사위를 굴리는데 머리가 다 아파온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보니, 서양인 여행객 2명이서 자리 3개를 차지하고 연신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 이런... 남들은 더운데도 자리가 없어 밖에 나가 있는데... 자신들의 놀이를 위해 폐를 끼치면서 자리를 3개나 차지해!!! 아프기는 하지만 일단 갑판 위에 올라가 있는 한국인 일행분을 불러서 내 자리에 앉히고 나는 그곳에 가서 내가 좀 앉아야겠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피력했다. 그들은 처음에 자신들 노는데 방해되니 딴데나 가보라는 식으로 손짓을 했지만, 내가 화상을 입은 환부를 보여주니 마지못해 자리를 내준다. 우훗! 나를 도와줬던 일행분도 자리를 얻고, 조용해지니 일석이조가 아니겠어? 후후후. -_-++
 주사위를 굴리던 서양인 여성들은 잠시 가만히 있더니만 주사위와 짐을 들고 갑판으로 나가 버린다. 그래요. 잘 가요! 그리고 올라가더라도 다른 분들게 폐는 끼치면 안되요! -0-/ 바이 바이.

 한 줄에 4개 의자가 붙어 있는데, 내가 앉은 줄의 맨 끝에 앉아 있는 인도인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피곤한지 아까의 문제 여성 2명이 나가니 곧 몸을 숙여 2개의 의자에 자신의 몸을 의탁한다. 내가 창가 쪽 2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말하기도 뭐했는지 그렇게 누워있었다. 나는 보기가 너무 안스러워서 맨 끝 의자로 땡겨 안고 그 아이의 어깨를 살짝 톡톡 쳐서 깨운 후에 땡겨 누우라는 제스쳐를 취했고, 그 아이는 고맙다는 의미로 웃는 얼굴로 고개를 한번 끄덕여줬다. 의자도 딱딱하니 베라고 내 다리 하나를 내주고 싶지만... 화상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둘이 약 2시간을 자다가 일어났다. 일어난 후 우리 둘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 번씩 웃어줬다. 이 소녀가 아까의 호의로 호감을 받았는지 물어볼게 있다며 영어할 줄 아냐며 물어온다. 으음. 아주 아주 조금만... 할 줄 아는데...^^;;;
 그 소녀는 그 정도면 된다며 대화가 가능하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나는 엉터리 영어로 말했다. 어쩌겠어... 모르는데... 아는 단어 조합해서라도 답해줘야지. =_=; 인도인인 줄 알았던 이 소녀는 자신이 잉글랜드[영국]인임을 밝혔다. 어허. 실례했네. 미안해.^^; 괜찮단다. 자신의 어머니가 인도인이기 때문에 가끔 그런 말을 듣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단다. 그리고 자신의 나이를 밝히는데 꽃다운 20살이란다.^^

그래 물어볼게 있다고 했는데 뭐죠?^^ 그렇게 말하니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와 메모리카드를 꺼낸다. 그러더니 왜 이 메모리카드가 정상 작동 안하는지 가르쳐 달란다. 이유인즉 메모리 리더기에서는 인식이 되는데, 카메라에서는 인식이 안 된단다. 이 친구가 가진 메모리 카드가 내 카메라에 들어가는 XD메모리였기에 내 카메라에 집어넣고 실험을 해봤는데... 그 쪽에서 말한대로 카메라에서 인식이 안된다. 근데 메모리 리더기에서는 인식이 된단 말이지? 명색이 나도 컴퓨터 학과다. =_=; 대략적인 문제점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

 뭐냐고? 그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영어로 설명하냐고!!! T_T 아는 단어도 많지 않은데다 디지털기기 같은 전문용어를 쓰기에는 난 너무나도 영어실력이 딸렸다. 땀을 뻘뻘 흘리고 종이에 그림을 도식해가며 그녀에게 설명을 했지만 그녀는 도통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결국 고장 난 원인에 대한 설명은 포기하고, 이 경우는 메모리를 산 가게에 들고 가서 교체하는 방법 밖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을 했지만 그녀는 이것도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그녀: 왜요? 산지 얼마 안된다가 카메라에서 인식만 안 될 뿐, 리더기에서는 인식이 된다니깐요.
상쾌한아침: 아아. 둘 중 하나만 인식이 안 되어도 이건 제품불량입니다. 교체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요.
그녀: 그게 대체 왜요???

=_=; 할 말 없다...
 
 그렇게 약 10분간 우리 둘은 앵무새마냥 저 3가지 대사를 계속 반복했다... 그녀에게 왜 카메라에서만 인식이 안 되는 것이 고장이며, 제품불량인지를 인식시키는 것이 어찌나 힘이 드는지 등에서 땀이 다 흐른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도 납득하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서로간의 그윽한 미소를 교환할 수 있었다. 아! 정말 힘들었어. T_T

 그 후 그녀와 이런 저런 여행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 덧 배가 목적지에 도달했다. 서로 남은 여행 잘하라면서 헤어졌고, 난 아까의 한국인 여행객들의 도움을 받아 기차역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곧 우리들은 방콕의 휄람퐁역까지 가는 2등 침대기차표와 기차 안에서 먹을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고 기차에 올랐다.

 기차 안에서 그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며, 잠시 동안만 같이 움직이는 것뿐이란다. 남자 한분과 여자 두 분이었는데 여성분들은 방콕의 카호산에 들려 앙코르와트에 갈 예정이며, 남자분의 경우는 현재 1년짜리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움직이는데 방콕에 올라가 베트남으로 이동을 한단다.

 이야~! 1년짜리 세계여행이라니 정말 대단해요. +0+;;;

 이번에 여행에 지금까지 모은 돈과 디지털 카메라, 오토바이, 노트북을 판 돈을 보태 여행을 하는 것이란다. 여행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현지에 가 물어물어 다니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라며, 가이드북을 아무 것도 들고 오지 않았단다. 참 부럽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T_T

 중간에 기차 안에서 저녁 식사를 파는데 계란, 빵, 햄 몇 쪼가리 담겨 있는 것을 자그마치 150b에 팔고 있다. =_=; 그 돈이면 밖에 나가 정말 괜찮은 음식 먹을 수 있다우~! 우리들은 아까 역에서 사온 간식거리로 배를 채웠다.

 침대 기차에서는 저녁 7시부터 침대를 원하는 사람에게 침대를 펴준다. 옆에서 침대 펴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어릴적 봤던 변신로봇이 생각나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보는 것만으로 참 즐겁다. 이야! 재미있는 구조로 되어 있네. +_+
 저녁 8시 전까지는 무조건 침대를 전부 펴야한다.

 표를 살 때 기차 떠날 시간이 얼마 없어 급하게 막 샀더니만... 내 표는 2층 침대표 였던 것이다. =_=; 제길...
 일행 중에 1층 침대표를 가진 사람이 있었으나... 그렇게 많은 도움을 받고도 더 도움을 요청하면 인간도 아니기에 계단을 타고 2층 침대로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다리가 터질 듯한 고통 때문에 얼마나 몸서리 쳤는지 원...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계단을 타고 내려가 보고자 5차례나 시도했으나 극심한 통증 때문에 전부 포기해 버렸다.

침대피기 전 실내온도 - 25~27도[에어컨과 선풍기 작동]
잠잘 때 - 24~25도. 10시부터 선풍기가 멈춤.

 자는데 추워 중간에 얇은 잠바를 꺼내 입었다.

아아. 빨리 다리가 나아야 할 텐데...


썽태우 80b
물 12b
얼음 10 + 6b
빵 3개 50b
돼지족발덮밥 30b
내륙 이동용 배 150b
2등 침대기차 2층 598b
간식 50b
화장실 5b

오늘하루 total 991b = 29730원
총 total: 13790b = 약 413700원

하루평균 1149b 꼴 = 34474원
10 Comments
^^ 2004.08.09 00:40  
  근데 썬크림 바른 상태에서 그렇게 화상을 심하게 입은 건가요 ?
상쾌한아침 2004.08.09 00:48  
  아뇨. 저 썬크림 같은 것은 태어나서 발라 본적이 없답니다.^^;
오쿠짱 2004.08.09 02:58  
  상쾌한아침님글 정말 너무너무!!
재밌게12일차까지 아주 잘읽었어요~감사~
정말 기대되니깐!!꼭꼭 글계속 올려주세요~
진짜요!!꾸벅!
책 꼭 내셔야해요~~유익한 정보와 재미까지~
넘해요~~ㅎㅎ
필리핀 2004.08.09 11:01  
  크~ 도난사고에 화상까지...
정말 고생도 많고 사연도 많은 여행이었군요.
헌데 그렇게 고생이 많을수록 추억은 더욱 깊어진답니다...
Good 2004.08.09 13:19  
  몇편까지 있나요...정말 재미 있는데 빨랑 올려주세요-10월경 부부동반 여행을 계획하며...
요술왕자 2004.08.09 13:24  
  일반적으로 카메라에서 메모리를 인식못하는 경우 카메라 안에서 포맷하면 됩니다.
상쾌한아침 2004.08.09 13:48  
  21편까지 있는데 여행을 마치고 난 후기가 3편 정도 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오타가 워낙 많기 때문에 중간에 오타를 수정하지만... 올리고 막상 읽어보면 오타도 아직도 많다는... T_T
상쾌한아침 2004.08.09 14:19  
  예. 요왕님 말씀처럼 포멧을 몇차레 시도해 보았으나 안되더군요.^^;

요왕님 사랑해요. -3- ~♡
[퍼퍽!]

요왕님의 가이드북 덕분에 여기저기 많이 다녀볼 수 있었습니다.^^;
켄지 2005.01.17 14:25  
  때늦은 뒷북;; 비슷한 경우인데요 제 친구 ixy에서 그런현상이 발생했거든요^^ 리더기에서 파일을 다 지워버리면 정상적으로 동작하더군요^^
섬사랑 2005.08.18 19:11  
  아흑.. 항시 썬크림을 쳐~~~ 발라야 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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