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행복한 방타이 일기 - 2011년 7월 29일 금요일(날씨:흐림) -
특별히 효녀 노릇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워낙 지금도 한 미모 하신다고, 늙지 않으실꺼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철부지 딸의 바램일 뿐이란걸 왜 모르겠습니까.
어느새 어머니도 50대 중반으로 접어 드시면서,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을 슬퍼하시더군요.
세월이란 장사도 막을 수 없다는데..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었습니다.
엄마 어깨에 있는 짐을 잠시 내려놓을 시간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지만..
엄마와 팔짱 끼고 함께 웃으면서 서로가 옆에 있어 참 행복하다는
늘 나의 든든한 후원자이지 버팀목이 되어준 엄마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그런 마음을 조금.. 격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엄마 사진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너무 적게 찍어드린건 아닌가.. 마음 한 켠이 무겁습니다.
내년에 또 함께 가자며 밝게 웃는 엄마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응~ 내년에는 엄마 사진 천 장 찍어줄게!"
하고요^-^
※ 이 여행은 기원오빠와 민베드로님의 아낌없는 후원,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났던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알차고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의 방사능 사건만 터지지 않았다면, 오사카를 다녀왔을테지요.
4박 5일이란 길지 않은 시간- 태국 여행을 마음 먹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초성수기의 항공권 또한 매우 큰 부담이었고요..^^;
하지만 결국 Plan B로 잡혀있던 태국 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아~ 태국은 나의 제2의 고향인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 5시 10분 집에서 나와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여행에 대한 떨림이 없으시다더니 순전히 뻥~
새벽부터 싱글벙글이십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는 첫 해외여행이시거든요 ㅎㅎ
역시 성수기답게 공항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Ticketing을 하고 자동출입국을 신청하러 갑니다.
뭐하러 줄서서 입출국을 하나, 사람도 많은데..
한국으로 입국할 때는 입국 도장도 안 찍어 주는데 말이지요~
무조건 안전하고 즐겁게 엄마와의 여행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지만,
그저 엄마와 함께 여행한다는 것만으로 저 또한 행복 오로라로 충만해집니다.
자동출입국신청실에 가니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지문인식을 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 걱정이십니다.
"째야야~ 나 오른쪽 엄지 손가라 지문 쪽에 상처가 났는데 어찌해?"
저도 처음인데 대답을 알겠습니까만,
전 엄마의 보호자이자 가이드니까요!
"괜찮을꺼야~ 내가 물어볼께!"
왼쪽, 오른쪽 검지 지문 인식을 해놓고, 두 손가락 중에 한 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되더라고요~ㅎ
이번 태국 여행은 타이 항공 TG-629편을 타고 인천에서 출발했습니다.
홍콩 1시간 경유-
Transit 을 해야 하므로 조금 귀찮은 것도 있었지만,
저희 어머니는 잠시 중간에 쉬어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비행기만 타면 가슴이 너무 두근두근거려요~
여행 중독증상같지요..? ㅠ_ㅠ
엄마는 제주도 갔다 오실때도 창가 쪽에는 앉아보지 못했다면서 좋아하십니다.
비행기는 곧 이륙했고.. 날씨가 많이 흐리고, 나라는 물난리가 났지만,
오늘 엄마에게는 그저 행복하고 행복한 여행의 첫 날이니까요.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저 또한 같이 빙그레~
잔뜩 흐리고 검은 구름 위로 비행기가 헤치고 더욱 올라가니 곧 하얀 솜사탕 구름들이 가득합니다.
엄마는 너무 예쁘다며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십니다.
이번 여행은 왠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여행이 될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하였지요 ^^
홍콩 경유 1시간..
태풍이 몰려온답니다.
저희 비행기는 22번째 이륙 대기라고 합니다.
창 밖을 보니 비를 아주 쏟아 붓습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여행 다니면서 비 때문에 이륙이 늦어진건 처음이거든요..
전 이런 경험도 참으로 즐겁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어머니 또한 웃고 계셨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한없이 내리는 비를 뚫고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셨을꺼에요.
약 40분 후, 비행기는 홍콩 공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방콕에 도착!
홍오빠덕분에 정말 편안히 호텔로 갑니다.
시간은 비록 2시간 정도 걸렸지만.. 리무진이 너무 좋아서 힘든 것도 몰랐네요..^^
호텔 : 라마다 매남 리버사이드 호텔(호텔 후기는 여행 후기 끝나고~)
호텔에서 민가이드님(민베드로오빠)을 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여행 내내 너무 예뻐하시던 민가이드님 ㅋㅋ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