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마하랏 병원 응급실 갔다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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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마하랏 병원 응급실 갔다왔어요.

머루별 11 3093
 혼자 세아이를 데리고 여행하는 엄마입니다.  ^^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 참.....   뭐랄까......   내 맘대로 못 놀아요.  쩝!!

전 원래 여행다니는거 무지 좋아하거든요.  직업을 여행작가(?)로 했어야 하는데....  ㅋㅋㅋ

근데 애들을 데리고 다니니 하루종일 빡세게 일정을 짜지 못하겠더라구요.

오전에 관광 다니면 오후에 호텔에서 수영하거나 쉬어야지 하루종일 돌아다니면 애들이 병나고 아픕니다...  그래서 2~3일을 꼼짝 못하게 되죠. .


첫째날 좋은 썽태우 아저씨를 만나 하루종일 타패안 구시가랑 보쌍 우산마을, 싼깜팽 온천, 동굴까지 돌아다녔어요. 애들이 괜찮네요..  ㅋㅋㅋ  둘째날은 오전에 동물원이랑 오후엔 쉬고 밤에 나이트사파리로 일정 잡았습니다.  동물원 얘기는 썼죠?  볼거 없고 엄청 힘들었다고요.  처음부터 트램 탈걸 걸어다니게 했더니 애들이 힘들긴 힘들었나보더라구요.  게스트하우스 돌아올땐 아들 둘이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네요. 어린이 타이레놀을 먹이고 재웠습니다. 나이트사파리 가려면 어차피 오후에 자야 덜 피곤하니 아주 푹 재웠죠..  근데 5시에 일어난 아들이 한명은 괜찮고 한명은 온몸이 불덩이 입니다. 나이트사파리 취소하고 그때부터 아들을 간호했습니다. 근데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고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근처 약국에서 다른 종류의 해열제를 사서 먹였지만 여전히 열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밤 9시까지 지켜보다 안되겠어서 치앙마이 마하랏 병원에 갔습니다.


마하랏 병원에 대한 정보는 요술왕자님과 동쪽마녀님이 올려주셨습니다.  국립병원이고 종합병원인데 가격이 싸다고...  여러가지 검사 다 해도 300바트 넘지 않는다고...  ㅎㅎㅎ

근데 그분들은 낮에 간거고 저는 밤에 응급실 가는거니 더 비쌀거라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밤에 응급실 가면 몇만원씩 더 받잖아요..  그래도 가격이 중요하냐.. 여행자보험 어린이것 2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데 설마 200만원 넘겠어 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지갑안에 돈은 3000바트 있었고 부족하면 카드 긁을 생각을 했죠.


밤 9시 가서 의사 상담하고 애 증상 설명하고 여러가지 했더니 벌써 밤 10시가 넘네요.  의사가 아마 뎅기열일것 같다고 아침 8시에 다시 와서 자세한 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약은 집에 해열제 있다니까 처방해주지 않았고요..  해열제만 4시간 간격으로 먹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금액은.....  두둥~~!!!!  


달랑 100바트 입니다.  의사 상담비라네요.  약을 처방 받아도 200바트 넘지 않았겠죠..

허무하더군요. 지갑안에 3000바트나 있는데... 


밤 10시에 게스트하우스 왔다가 아침 8시에 다시 갔습니다. 이때까지도 아들은 계속 엄청 열나는 상태였어요. 셋째날 예정되었던 반타와이랑 도이수텝도 취소하고 넷째날 예정된 트래킹도 취소하고 미소네로 숙박 옮기는 것도 취소하고 아침부터 계속 병원에서만 있었습니다.


미소네 사장님, 사모님.   갑자기 취소해서 죄송해요.  아들이 계속 열이 나서 업고 다니는데 짐까지 들고 숙소를 옮길 자신이 없더라구요. 근데도 괜찮다고 해 주시고 우리 아들 걱정을 더 많이 해주시고 급한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해 주셔서 감사해요.  ^^



아침 8시에 병원 가서 순서 기다렸다가 의사 상담하고 뎅기열인지 피검사 해보자고 해서 9시에 피 뽑고 결과 나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해서 10시 30분까지 기다렸다가 뎅기열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휴~~~~~  다행...   근데도 아들은 계속 열나는 상태였고 병원에서 한번 토하고 머리 아프다고 대기 의자에 누워 있고..   의사가 소변검사도 해보자고 해서 11시에 소변 받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또 1~2시간을 결과 나올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게스트하우스 와서 아이를 재웠죠. 병원 대기 의자에서 앉아 있게 했더니 힘들어하더라구요. 오후 2시에 아이들은 게스트하우스에 두고 저만 다시 갔는데 소변 검사 결과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럼 이유없이 아픈거네요.  약처방 받지 않고 그냥 왔습니다.


그리고 나온 금액은.....   220밧입니다.  피검사, 소변검사 모두 포함해서요..


가격 쌀 때 전체 종합검사 한번 해보고자고 했다가 아픈 아들한테 한 대 맞았습니다. ㅋㅋ

아들은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요.  왜 아팠는지 이유는 모릅니다. 이틀 꼬박 앓더니 저절로 낫네요.  덕분에 치앙마이의 첫째 목적인 트래킹도 못하고, 도이수텝을 못보면 치앙마이에 왔다고 할 수 없다는데 도이수텝을 못 봤습니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데 아쉽네요.

모두 건강하게 여행하세요~~~~~   참, 역시 잘 먹는 애가 젤루 건강합니다. 여러분도 무엇이든 가리지 말고 맛있게 드세요.  *^________^*



<마하랏 병원>

1. 제 발음이 이상한건지 썽태우 기사들이 잘 못 알아듣습니다. 호텔 직원에게 부탁하여 태국어로 적힌 종이를 가져가서 보여주는게 좋을듯해요.

2. 마린 레지던스에서 마하랏 병원까지 썽태우 30밧이나 40밧 줬습니다.(4명 기준)

3. 응급실로 갔는데 영어를 하는 직원들이 몇 명 없습니다. 환자기록카드를 주는데 전부 태국말로 적혀 있어서 여권 보여주며 적어달라고 했더니 직원이 알아서 기록했습니다. 

4. 시설이 좀 낡았어요. 한국이랑 비교하면 쓰러져가는 병원 수준?? 그리고 응급실에 사람이 몇 명 없습니다. 우리나라 응급실은 복잡한데 태국 사람들은 밤에는 안 아픈가봐요.  ^^

5. 아침 8시부터 병원 업무 시작합니다. 8시에 가면 사람 엄청 많습니다. 대기줄이 진짜 길어요.  우리는 밤에 응급실에 왔다 간 사람들이라 일찍 처리해 주었습니다.

6. 병원 5층에 푸드코트랑 수퍼(?) 있습니다. 검사결과 나올때까지 거기서 음식 사 먹었어요.



모두들 건강하여서 병원 정보는 필요없길 바래요...  

11 Comments
육삼이 2011.07.24 00:41  
태국이 딴건 몰라도 의료서비스와 공립학교 무상교육제도는 참 잘 되어있습니다. 그 분야에 한해서는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태국의 실질적인 경제력과는 상관없이 왕실자산으로 운영 유지된다는 사실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태국의 복지제도는 전적으로 왕실자산에 의해 밑받침되며 만의 하나 태국이 공화제로 바뀌기라도 한다면 선진국 수준을 자랑하던 태국의 복지제도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태국사람들이 왕실에 그토록 충성하고 경의를 표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머루별 2011.07.24 06:00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여 어찌 댓글을 달아야할지 한참 고민하였습니다.
존경해요~!! ^^
아러이찡찡 2011.07.24 01:36  
마하랏 병원에 사람 진짜 많아요. 전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오래 기다린적은 없지만
태국친구가 갔을땐 굉~장히 오래 기다렸어요. 치료까지 다 하고나니 하루가 다 갔을정도.
저는 개에 물려서 한번, 오토바이 타다가 발에 쇠가 날라와 엄지를 찍어서 한번
마하랏 병원에 갔었는데 외국인에게도 병원비가 저렴한것은 좋으나
약의 질은 많이 떨어지는거 같아요.
그리고 항상 파라세타몰(진통제) 처방해줘요.
쇠가 엄지를 찔러서 파상풍 걱정되서 병원에 갔을때
피가 흐르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고 찔끔정도?ㅋ
응급실침대에 누우라고 해서 데리고 간 재밌는 기억이 있네요 ㅋㅋ
저를 학생 인턴들이 둘러싸고
어느나라 사람이냐 이름이 뭐냐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ㅎㅎ
더 웃긴건 파상풍 예방주사를 놓아주던 간호사가 제 팔뚝에 살이 많았는지
제가 알아듣는 것도 모르고 "우언"이라고 했어요 ㅋㅋㅋㅋ
간호사가 제 친구한테 통역하지 말라고 했는데
친구가 다 알아듣는다고 하니 모두 빵 터졌다는 ㅋㅋ
머루별 2011.07.24 06:01  
앗, 제가 "우언"이 뭔지 몰라요.  알려주세요.  그래야 같이 웃을수 있을텐데....  ^^
공심채 2011.07.24 22:19  
'뚱뚱하다'는 뜻이랍니다. fat..
가일 2011.07.27 14:57  
태국 길거리에 개가 많다고 들었는데 개가 무나요?? 두렵네요..;;
동쪽마녀 2011.07.24 02:29  
아드님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었네요.
여행지에서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정말 속이 까맣게 타지요.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아이가 무척 힘이 들었었나 봅니다.
그래도 아이가 일어나서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머루별 2011.07.24 06:06  
사실 아팠던 아이는 제 아들이 아니라 조카에요.  근데 편의상 그냥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글 쓸때도 그냥 아들이라고 써요.
차라리 진짜 아들이 아프면 덜 걱정될텐데 조카가 아프니 가슴이 새까맣게 타더군요.
이모 따라왔다가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어서...  더불어 건강하게 데리고 다니다가 돌아가야 언니 볼 면목이 설텐데...  ㅋㅋㅋ
死부시 2011.07.24 06:16  
댕기열이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글 읽는 내내 제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아이가 탈없이 일어나서 한편으로 다행입니다..
just30 2011.07.24 12:13  
정말 대단하신분 같아요 혼자몸으로 다니는것도 만만한게 아니잖아요
아이 둘이나 데리고 다니실 용기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이가 뎅기열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남은기간동안 아무탈없이 즐거운 추억 많이 남기시길 바랍니다 ^^
타이홍콩 2011.07.25 08:57  
고생하셨겠어요- 아이도 엄마두요-
큰 일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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