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의 천국 '방콕'에 가다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그 것이 처음이라면 더더욱 큰 의미가 부여된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한달 간의 여행
나는 이 여행을 통해 무거웠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올 작정이다.
그 첫 목적지는 태국의 '방콕'
여행을 떠나기전 방콕은 나에게 "어디야?" "방콕이다" 이런 농담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개발도상국이라 가난한 나라라는 인상이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경유지인 대만의 타이페이를 거쳐 거의 하루가 지나서야 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 해외로 나갔을 때 필리핀을 갔었는데 세부공항은 우리나라의 큰 버스터미널 격이었다.
태국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공
항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산산히 부셔졌다
전광판에 보이는 태국어가 내가 정말 태국에 도착했음을 확실히 알게 만들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타인에게 의존도가 높은 여행이었다. 적어도 태국에서는 태국 여행 온라인 관련 커뮤니티인 태사랑을 통해 알게된 필리핀 형님께서
이번 여행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줬기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이나 되는 여행인데 반해 그다지 큰 준비를 하지 않고 막연하게 떠나온 것도 사실이다.
공항에서 우리나라 사람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입국 수속을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간다.
보아하니 나처럼 초행길인 것 같다.
보통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잘 걸지 않지만 대만에서 경유하면서도 봤던 사람이라
용기내어 말을 한번 걸어보았다.
"입국하실꺼에요? 이쪽에서 수속하시면 되요."
그랬더니 내 뒤로 와서 줄을 선다.
잠시 얘기를 나눠보았더니 생일이 빨라 19살인 대학생이며
아무 계획없이 무작전 온 것이 나와 똑같다.
나의 계획을 짧게 설명하고 같이 동행하겠냐고 물어봤더니 좋다고한다.
우리 둘은 일단 택시를 타고 카오산 로드로 이동하기로 했다.
한 택시가 우리 앞으로 와서 선다. 그리고 나는 바로 가격 흥정이 들어갔다.
몇 번의 실갱이 끝에 목표했던 가격인 300바트에 카오산로드까지 가기로했다.
태국은 입헌군주제 국가라 어디에서도 국왕의 사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 아저씨가 운전을 너무 험하게 한다. 우리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고 싶은건지 뒤를 돌아보며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간담이 서늘했던 적이 너무 많았다. 아저씨가 해주는 얘기는 어디가면 여자들이 이쁘고.......이런 얘기로 시작해서..........여자 얘기로 끝났다.
싼게 비지떡인건 태국에서도 통하던가?! 택시가 너무 낙후됬다 싶었는데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다. 태국의 더위를 정통으로 맞으며
카오산로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처음보는 문화라 모든 것이 신기하다. 문이란 문은 모두 열어 제끼고 달리는 버스
바깥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이 곳이 카오산이라며 아저씨가 우리를 내려준다
태사랑 운영자님께 받았던 지도를 펼친 후 우리의 위치를 파악해본다.
이 곳은 카오산 로드는 아니고 어딘가 살펴봤더니
복권거리이다. 길거리에서 이렇게 많은 복권 장사가 있다니 너무 신기했다.
지도에서 우리의 위치를 파악한 후 카오산을 향해 한걸은 한걸음 재촉했다.
그런데 왠지 잘못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우리 방향으로 오고 있는
외국인에게 카오산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얘기해줬다.
카오산을 향해 앞장서고 있는 민철이. 젊은 친구가 상당히 느긋해 보였다.
공항에서 받았던 그 깔끔한 느낌을 이 곳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정돈되지 않은 모습. 하지만 이 모습이 싫다거나 그렇진 않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내 모습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지금 방콕에 있는 것도 좋고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는 것이 마치 탐험가가 된 것처럼 좋았다.
드디어 카오산에 도착! 카오산에 오기 전에 'The beach' 라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를 봤는데, 영화 속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그 때의 자유롭던 거리는 현실에서도 그대로였다.
출국전에 미리 알아봤던 포션스 하우스로 가서 가격을 물어본 후 예약하였다. 가격은 핫샤워 + 에어컨 + 더블룸이 400바트 그리고 보증금은 따로 500바트였다.
우리는 두 명이니까 반 씩해서 200바트이니 하루에 약 8000원에 묶는 셈이었다.
비록 창문은 없었지만 깔끔하고 배낭여행에서 이 정도의 숙소면 큰 호사라고 생각했다. 허기가 진 우리는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구경을 나갔다.
카오산에서는 번잡함 따위를 느낄 수 없다. 오로지 자유 그 자체이다.
우리는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왼편에 있던 한 상점에서
프렌치 토스트와 생과일 쥬스를 주문해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원래 음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이 정도로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태국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마사지'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마사지 샵으로 갔는데 가격은 250바트(약 10000원)이었다. 오일마사지를 1시간 동안 받는 것이었다.
이 곳에는 얼마나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오가는 걸까? 우리의 이름을 물어보고 최씨인 나에게는 '최강창민'이라 부르고
김씨인 민철이에게는 '김재중'이라고 동방신기 멤버들의 이름을 불렀다.
우리 문화가 이 곳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며 지구가 그다지 크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었다.
태국에 올 때 딱 한화로 8만원만 환전해와서 일단 돈을 찾으러 마트에 갔다.
땡화썸 백화점이란 곳에가면 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고 돈을 뽑을 수 있어서
그 곳에서 돈을 뽑았다. 그리고 나오는 새우롤을 팔길래 하나 사서 민철이랑 나눠먹었다.
맛은 그냥 길거리 음식 맛? 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어느 바에 들어가서 둘이서 맥주 한 병씩을 비웠다.
산미겔, 필리핀 맥주인데 필리핀에 있을 때 많이 먹었던 것이다.
이 곳에서 다시 마시니 고향 친구 만난 듯이 기분이 좋았다.
카오산은 낮보다는 밤에 더 활발하다. 어디서들 모였는지 밤이되면 삼삼오오 혹은 혼자서도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며 자신들의 욕구를 채운다.
이 곳에서 얼마나 더 많은 일이 일어날 지 기대된다.
방 값 : 400/n, 200
공항 -> 카오산 택시비 : 300/n, 150
토스트 + 쥬스 : 55
오일 마사지 : 250
새우롤 : 20
심카드/전화카드 : 55
치솔 : 20
맥주 + 치킨 : 120
과일주스 : 40
씨암나라밋 쇼 티켓 예매 : 950
총 1900바트 사용 , 한화 약 5만6천원
사진을 클릭하시면 블로그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