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급 여행자 길위에 서다 <코창여행>
코창을 가다
오늘은 피마이를 떠나는 날이다
아침을 먹으러 늘 가는 숙소 건너편 국수집에 가니
장사는 하지 않고 주인장이 아이를 안고 있고
주변엔 친척인듯한 이들이 둘러서 있었다
주인장이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손주는 아닐테고...아뭇튼 축하합니다
연입을 들고 있는 이에게 다른 이가 아이의 머리카락을
잘라 연입에 올려놓으니 모두들 박수를 치고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는 행사가 한참이였다
미루어 짐작컨대 아마 백일 잔치 쯤이 아닐까 싶었다
나도 아이에게 지전을 집어주고 아이의 장수를 비는 기원을 해주었다
주인장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사랑스럽게 내려다본다
그냥가려니 붙잡고 국수한그릇을 권한다
비빔국수인데 보기보다 맛이 좋다
그의 친척들과 둘러 앉아 국수한그릇을 먹으니
주변에서 자꾸 더먹으라 권한다
선지와 숙주를 넣은 잔치집 비빔국수 보기 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차시간 때문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니 주인장이 악수를 청했다
잘가라고 손도 흔들어 주고..
코랏터미날까지 가서 코창입구인 트랏까지 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7시간정도 걸리는데 비교적 자주있었다
오후6시가 다 되어서 아오 탐마찻 부두 들어가는 입구에서 차장이 내려 주었고
다시 송테우를 타고 30분을 가니 부두가 나온다
비는 오락가락하더니 부두에 오니 세차게 내린다 마지막 배란다
6시30분에 출발하는 페리는 30분 걸려 코창 부두에 내려 주었다
20여명의 여행자들이 내리는 빗속에서 서둘러 송테우에
빼곡하게 올라타고 섬 남쪽으로 간다
섬 중간쯤인 화이트샌드비치까지는 구불구불산을 넘어 30분만에 내려주었다
더 멀리 론니비치까지는 여기서 30~40분을 더 간단다
화이트비치에 내리니 길 양옆은 여느 도시 못지않게 휘황찬란하고
숙소도 대부분 고급 리조트라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는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30여분을 걸어 찾은 숙소는 하루 저녁200밧에 공동화장실에 팬룸이다
코창은 고급휴양지로 변모해가는 중이였다
싸이 카오 게스트하우스. 와이파이는 비교적 잘 터져주었다
오래전에 소문으로 들었던 원시에 가까운 홀로 외로운 섬이라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옛이야기이다
저녁을 한식당에서 먹으려고 태사랑에서 본 여행자글을 읽고
찾았어나 아무리 봐도 보이질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화이트비치 초입이아니라
끝자락으로 걸어서 가기엔 먼 거리임을 알았다
다음날 게스트하우스 매니저 오토바이를 빌려 섬일주에 나섰다
먼저 여행객들이 자주 가지않는 섬동쪽을 구경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코창은 오토바이로 돌아 보기에 좋은 해변 일주도로가 있다
오토바이는 비교적 새거였는데 시동이 걸리는 게 좀 시원치 않았지만
게의치 않고 어제 배타고 내린 부두쪽으로 나섰다
새벽공기를 가르고 해변을 라이딩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지나는 센타포인트 부두는 거의 사용치 않는 듯 했다
마을들도 서쪽에 비해서는 아직 개발이 거의 되있지 않았다
물론 여행자을 위한 시설도 거의 없어보였다
팻트병 휘발유도 서쪽은 1리트당 30~40밧인데
여기에서는 48밧까지 하는 곳이 있었다
48밧짜리 펫트병 휘발유.근데 이친구 담배를 물고 주유를 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롱비치 뷰포인트로 정하고 큰길에서
오솔길로 접어드니 숲이 울창하고
길도 콘크리트 포장길로 경사가 급하고
산을 오르내리는 길의 연속이였다
뷰포인트에서 조금 더 가니 포장길은 끝나고
돌부리들이 무성한 비포장길이 나왔다
다시 뷰포인트로 나오니 멀리 섬 남쪽 주변이 한눈에
다 들어 오는 말 그대로 뷰포인트였다
섬 남쪽이 모두 훤히 보이는 곳이였는데, 고장난 오토바이땜에
풍경이 눈에 잘 들어 오질않았다
해가 뜨니 습한 공기와 높은 기온에 후끈 달아 올랐다
다시 떠나려는데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연료도 충분하고 시동모터도 잘 돌고 라이트를 켜보니
밧데리도 충전이 잘되 있는데,인적이 거의 없는 곳이라 대략난감이다
생긴건 멀쩡했는데 날 난감하게 만든 오토바이 저렇게 3시간 가량을 서있었다
자나는 차는 고사하고 오토바이 한 대도 지나는 게 없으니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었다. 경치는 죽이는데 상황은 죽을 맛이였다
그 와중에도 기록을 남겨야한다는 투철한 인증샷 강박증이 발동하여 찍은 사진
다행히 매니저 명함이 있어 전화를
몇 번을 했는데 겨우 통화가 되었다
매니저는 멀쩡했던 오토바이가 그럴 리가 없다며
이것 저것을 해보라며 애를 태웠다
어디냐고 묻는다 롱비치라고 하니 이곳을 모르는 듯 했다
잠시 기다리라더니 그렇게 멀리 갔냐고 놀라는 목소리였다
두어시간을 기다리니 그가 픽업트럭을 몰고 왔다
화를 내면 되려 상황이 나빠질 것 같아
일광욕 나온 사람처럼 웃옷을 벗고 그늘에 누워 느긋하게
책을 보는 척했다. 내심으론 무척 반가웠지만
그도 난처한 입장인지라 내가 그러고 있으니 개면쩍어 했다
아침은 고사하고 물 한모금도 못 마셨다고
너스레를 떠니 자기가 아침을 사주겠다며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했다했다
픽업트럭에 실린 고장난 오토바이
정비공장에오니 연료공급 하는 쪽에서 문제가 있었다
의외로 간단한 정비로 고쳤다
오후엔 섬 서쪽을 가보기로하고 나섰는데
동쪽과는 너무 대조적 이였다
론니비치까지 연이어 휴양시설들이 들어 서있고
여행객들의 오토바이들도 많이 보였다
론니비치 주변 숙소나 식당은 모두들 한가한 모습들이고 여행객들도
별로 없어보였는데 해변엔 거친파도 때문인지 한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론니비치
방바오해변은 특이하게 수상가계들이 길게 줄이어 들어 서있었는데
그곳을 오토바이들이 들락거린다 난간도 없는데 아슬아슬하다
방바오 수상가게들
멀리서 본 방바오비치
길이 끝나는 크롱 크로이 비치까지는 오전 롱비치가는 길과 비슷했는데
오르내림이 심하고 헤어핀코스도 많았다
남쪽끝에 있는 크롱 크로이 비치 아담하고 깨끗했다
코창는 비교적 큰섬이다 섬중앙은 높은 산지인 탓인지
접근할 수있는 길이 거의 없어보였다
사이 카오비치라고도 하는 화이트샌드비치와 그 아래 크롱 프라오비치가
섬의 중심지이고 이곳에 대부분의 리조트가 몰려있다
물가는 비교적 비싸고, 숙소도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는 한두개밖에 없어 보였다
배낭족에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곳인 것 같았다
코창을 떠나며
내일 이곳을 떠나 방콕으로 간다
보름 남짓 여행이 였는데 라오스남부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였다
지난번의 라오스 북부여행에 대한 기억의 대비가 너무 컸던 것일까?
그러나 아직은 라오스가 나의 여행목적지목록에서 유효하다
그동안 서툰 저의 여행기를 읽어 주신 태사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부담없이 여행을 갈 수 있게 배려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맘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