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5일의 크라비 여행기 (내용 좀 길고 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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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5일의 크라비 여행기 (내용 좀 길고 사진있음)

최치원 1 3094


Krabi, Thailand. 2004. 07. 06~09



1. 여행 준비


집사람과 해외여행 갔다 온지도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둘째를 낳기 전에 한번 더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서 한명은 누구한테 맡겨도 부담 없으니 말이다.

사실 현서와 같이 가는 여행도 의미가 있지만 둘이 가는 마지막 여행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을 했다. 또 현서를 놓고 가야 제대로 놀 수 있기도 하다.

이번 여행을 크라비로 가기로 결정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4일의 짧은 휴가로 갈만 한곳이어야 하며, 제대로 쉬기 위해서는 익숙한 곳이 좋고 또 평소에 가고 싶었던 곳이어야 하고... 우리 둘은 태국을 두번씩은 갔다 왔기 때문에 신혼여행때 이루지 못한 꿈 바로 크라비로 뜻이 모아졌다. 신혼여행을 푸켓,피피로 갔다 왔기 때문에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처음엔 추석연휴때 가려 했으나 그 때는 일년중 항공료가 제일 비쌀때이고 둘째 태국 푸켓, 크라비 지방의 기후가 우기인데 특히 9월이 강수량이 제일 많은 때이다. 7월초순 이면 우기 중에서도 약간 강수량이 적은 때이기도 하고 한국은 장마시즌이라 약국도 한가하고 태국 항공료도 많이 쌀 때이다.

이렇게 해서 조금은 서둘러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우기라는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날씨는 운에 맡기라는 인터넷 게시물을 많이 보았다. 4일의 휴가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다면 아쉬울 것이기에 하루에 한번 스콜 맞을 각오로 우산과 심지어 방습제까지 비에 대한 준비를 했다.

패키지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당연히 자유여행이다. 또한 크라비는 라야바디등 초호화 리조트 말고는 패키지 자체가 없다.

인터넷으로는 www.cluborient.co.kr, www.aq.co.kr, www.travelg.co.kr, www.thailove.net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크라비 정보는 국내에는 정말 없고 책방에 가서 태국 책을 봐도 한페이지로 끝나고 말아 외국싸이트나 일본싸이트를 실시간 번역해서 보았다.

크라비지역의 지도 스캔한 것들이다. 크라비전체, 아오낭, 라이레이, 피피섬, 란타섬

항공권은 몇번의 거래로 안심이 가는 참투어에서 했고 호텔예약은 외국 인터넷 호텔 예약 싸이트에서 했다. 국내싸이트도 있지만 최고급호텔 몇가지만 나와 있고 그나마 그것도 외국과 가격차이가 좀 난다.

yahoo.com 들어가 'krabi & hotel'치면 예약 싸이트는 넘치고 넘친다.

그중에서 www.asiatravel.net, www.hotelthailand.com, www.krabisite.com 등이 기억에 남는다. 비수기라 많이 싼데 처음엔 라이레이에 있는 railay bay resort에서 3박하면 2박요금만 받는 프로모션을 해서 그쪽으로 하려 하다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교통의 불편으로 아오낭으로 숙소를 바꾸었다. 아오낭에는 휠씬 숙소가 많은데 우리는 체류 기간이 짧으므로 교통이 좋은 세군데 숙소로 압축을 했다. aonang villa resort, golden beach resort, aonang princevill resort 이렇게...

사실 더 고급숙소들이 있으나 해변에서 최소 10분이상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들이다. 이 세곳의 숙소는 바로 바닷가와 접해 있는 별세개 호텔들이다. 이중에서 golden beach resort 3박에 2박요금만 받는 프로모션을 www.hotelthailand.com에서 하는 것을 발견해서 예약을 했다. 예약 싸이트마다 가격이 조금씩 틀리고 프로모션의 유무 등으로 해서 최상으로 결정하기까지 인터넷 뒤지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다. 예약은 신혼여행때 돈무앙 공항근처의 asia airport hotel 예약한 것 처럼 이메일 두세번 주고 받으면 된다. 단지 이번에는 신용 카드 번호를 미리 보내야 하는 선금제이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www.asiatravel.net, www.hotelthailand.com 이 두 곳은 일본어도 지원이 되어 실시간 일본웹 번역 하는 곳에 들어가 번역으로 상세한 약관을 읽어보고 안심을 했다.

현서를 안 데리고 가니 짐이 많지 않다. 마치 제주도 아니 청평 가는 정도의 짐이다. 오히려 더 적을 수 도 있다. 쌀등 먹을 것을 안가져 가고 돈으로 모두 사먹게 되니 말이다.



2. 첫째날, 7월6일




타이항공 인천->방콕 10시 15분 비행기이므로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현서 짐이 빠져서 기내에 들고 탈수 있는 작은 트렁크 두개에 캠코더가방, 그리고 집사람 작은 가방 이렇게 짐이 되었다. 찾을 면세품이 많다고 해도 넉넉한 트렁크이다.

영등포거쳐 당산역 오는 608번 공항버스를 타고 1시간도 안되어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장마철이라 비가 조금 내리는데 날씨 때문인지 영 기분이 들질 않는다. 공항은 한산해도 타이항공은 왜 이리 꽉 꽉 차는지 거의 만석이다. 우리는 방콕 돈무앙공항에서 크라비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크라비 공항은 국제공항이 아니라서 짐이 한번에 연결 안되고 출국을 하고 국내선 재 수속을 해야 한다. 그런데 돌아올 때 트랜짓 시간이 1시간 50분으로 짧은데 짐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경험 때문에 짐을 들고 타는게 좋을 것 같아 미리 갈 때부터 트렁크를 들고 타보기로 했다. 무게로 걸리지 않나 확인해 보려고. 10kg까지만 허가가 된다는데 트렁크 크기가 크지 않으면 별 상관없는 것 같다.

공항에 도착, 신속하게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국제선과 국내선은 500m정도거리로 이층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긴 했지만 또 배고파진다. 국내선청사에 일식집이 있어 현지 첫 음식을 먹었다.

크라비행 비행기 이륙하는데 활주로에서 40분은 기다린것 같다. 전세계의 비행기로부터 조그만 국내선 경비행기까지 5대 정도가 줄서서 이륙을 기다리는데 중간에 착륙하는 비행기 있으면 또 기다리고... 공항을 더 늘려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국내선은 텅텅 비어서 갔다. 대부분 서양인 여행객들인데 현지인도 조금 있는 것 같았다. 하늘의 소나기 구름들을 마구 헤치며 지나서 예상한 대로 스콜이 오려나 했지만 시골 같은 크라비 공항에 도착해 보니 구름은 좀 있어도 몇일 동안 비가 온 것 같진 않은 모양이다. 바람 솔솔 불고 습하질 않다. 여기서 좀 안심.

크라비 공항에 대해서 미리 읽어본 여행기에서도 몇 번 예기가 되긴 했는데 너무도 작고 시골같은 분위기에 다들 한마디씩 했었다. 나또한 한마디 나온다. 활주로는 달랑 하나에 착륙 후 속도가 줄면 180도 회전해 내린 길을 되돌아가 작은 청사 앞으로 간다. 아마 이 공항에는 절대 두대 이상의 비행기가 마주칠 일이 없는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각자 알아서 활주로 위를 걸어 청사로 가는 것이다. 내부 시설도 새로 진 분위기지만 우리나라 버스 터미널 보다도 작은 것 같다.

이제 아오낭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미리 픽업을 신청 안했으므로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싸게 가려고 알아 봤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삐기도 없고, 그러므로 흥정을 할 분위기가 아니다. 버스는 없다고 하고. 할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는데 한차에 500바트. 예상대로다.

35 분정도 시골길을 달려 피피 섬에서 많이 본 그런 석회암 돌들 사잇길을 지나 아오낭에 도착했다. 막 해가 져 바다가 이제 어둠속으로 들어갈 찰라다. 헌데 우리는 그런 낭만을 즐길 새가 없다. 호텔 체크인도 해야지. 예정대로 내일 투어도 예약해야지. 밥도 좀 먹고, 맛사지도 받아야지... 바쁘다 바뻐.

골든비치리조트... 좀 과대평가 했던 것 같다. 지난 신혼여행때의 푸켓 아카디아 호텔같은 분위기는 절대 아니고 좋게 말하면 자연친화적, 나쁘게 말하면 장급여관 같은 분위기인데 더 황당한것은 세이프티 박스가 각 방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카운터에서 한꺼번에 관리하며 전자동 금고도 아닌 수동키... 3층이 전부인데 3층 방에 올라가 보니 우리가 원했던 더블베드도 아니고 트윈베드.

방분위기도 럭셔리한 구석은 전혀 없고 그냥 기본 사양... 다행히 헤어드라이어는 인터넷에 본대로 있더라... 아... 뒷통수가 얼얼했는데, 몇일 지내 보니 이곳 숙소들이 다 이런 분위기였다. 최고급 리조트는 라일레이의 라야바디이고 나머지 크고 좋은 숙소는 해변에서 좀 떨어진 산쪽으로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 곳에 며칠 있어보니 익숙해진것도 좀 있고. 일정이 빡빡한 우리로서는 해변과 메인로드와 가깝다는 것 하나가 중요한 것 아닐까 나의 주장.

대충 짐을 풀고 돈과 여권, 항공권을 카운터 세이프티 박스에 맡기고 메인로드에 나오니 해가 이미 졌다. 푸켓 빠통 비치하고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박한 곳이다. 첨부터 끝까지 가는데 걸어서 15분도 안 걸리는 것 같다. 첫날은 분위기를 익히는게 중요하므로 메인로드를 천천히 보면서 어디에 뭐가 있으며 뭘 할 수 있나 생각하며 거닐다가 내일 할 투어를 예약했다. 이곳 크라비에서 제일 유명한 4 island 투어. 말그대로 섬 4개 정도를 9시부터 3시까지 돌면서 스노클링과 수영, 비치에서 휴식, 점심까지 포함이다. 이미 신혼여행때 투어를 수차례 해봐서 대충 분위기는 안다. 널린 게 투어샾이고 가격도 거의 비슷한데 비수기라 그런지 다른 곳에서 신청을 해도 한곳에서 대행해서 투어를 시행 하는 것 같았다. 롱테일 보트로 하는 것은 일인당 350바트, 스피드 보트로 하는 것은 1000바트인데 우리가 들어가서 고민하는 척을 하니까 스피드보트를 800부르더니 750바트 까지 깍아 주는게 아닌가. 우리가 할인해달라고 예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린 영어가 안되어 버벅대고 둘이 이게 뭔소리야 하고 고민하는 척을 했던 것 뿐인데...^^

우린 그 자리에서 당장 오케이 하고 두명 1500바트를 내고 바우쳐를 받았다. 크크 이게 왼 횡재. 아마도 비수기라 그러지 않았을까 한다.

사실 이곳 아오낭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질 않았으며 영업을 안하는 곳도 있는것 같고 거의 모든 호텔의 투숙객이 10%도 안차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7월 초 완전 비수기아닌가. 그런데 날은 비도 안오고 왜 이리 좋아... 운이 좋은 것 같았다. 마지막 날까지 이래야 되는데...

저녁은 여러 싸이트에서 추천한 KR Thai Cousine에서 했다. KR tour라고도 되어 있는데 벽에 투어 포스터가 많은 것으로 봐서 투어샾도 같이 하는 것 같았는데 여기만 사람이 많다. 아마도 우리가 유명한데 오긴 온 것 같다. 다른 곳은 썰렁한데 우린 여기서 10분정도 자리 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예정된 메뉴 똠양쿵에 갈릭페퍼소스의 새우, 게 요리, 거기에 허기를 채울 카오팟, 드링크는 맥주. 거의 공식화 되 있는 식단이 아닐까...하하

늦은 저녁을 배불리 먹고 해변 끝에 있는 맛사지 샾을 가서 한시간만 발 맛사지를 받았다. 앞으로 줄기차게 할꺼니 오늘은 짧게 하기로 했다. 발 맛사지는 나는 처음인데 시원했으며 끝나고 나오니 몸이 좌악 풀리는데 숙소로 가서 자려 하니 생각처럼 잠이 곧바로 오질 않았다. 아마도 발맛사지가 피로를 풀어주지 않았나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3. 둘째날, 7월7일


이른 아침 해뜰무렵의 아오낭 해변에서

시차 때문인지 잠이 잘 안와서 바닷가의 파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며 잠을 뒤척였다. 일찍 일어나 크라비 공항에서 얻어온 지도와 투어 찌라시들을 보았다. 해는 6시반이나 되어야 떴다. 어제 밤늦게 도착해 해변을 제대로 못 보아서 아침 먹기전 산책을 해변으로 나갔다. 현지인들이 조개를 열심히 줍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적한 해변이다. 마치 철 이른 동해안 같다.

아침은 Amerian breakfast인데 부페식으로 생각보다는 푸짐했다. 질적인 것은 모르나 비수기 요금에 프로모션까지 3박4일에 우리돈 13만원짜리 숙박과 아침식사 포함은 우리를 만족하게 했다. 신나게 투어를 할 것이니 배불리 먹고 준비를 했다. 근데 날이 너무 좋다. 비도 올 것 같지 않고 바람도 좀 솔솔 불어 내심 추워서 물에 못들어 가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투어샾에서 아주 가까운 숙소이므로 픽업이 필요 없어 천천히 걸어서 투어샾을 갔다. 불과 5분도 안되는 거리.

어제 밤에만 봐서 그런데 해가 있을 때 보니 숙소도, 해변도, 메인 로드도 좀 희망적으로 보인다.^^투어나가면서 호텔 앞에서...이곳이 아오낭의 메인로드이다.

이미 투어샾앞에는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와 있다. 거의 서양인이고 동양인은 특히 한국사람은 없다. baracudas인가 하는 투어샾인데 그곳에서는 제일 큰 투어샾 같다. 가슴에 각기 다른 색깔의 스티카를 붙이고 픽업차를 타고 선착장으로 떠났다. 롱테일로 하는 4 island 투어만 노파라타라비치의 동남쪽 끝이고 나머지 피피투어나 홍섬, 4섬 등 스피드 보트는 노파라타라비치 서북쪽의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좀 큰 배도 있는 걸로 봐서 피피섬 가는 배도 여기서 있는 듯 하다.

10명정도 우리빼고 모두 노랑머리로 출발하는데 이곳은 썰물이 되면 섬과 비치가 연결되는 특이한 곳이다. 신혼여행때 투어는 모두 롱테일이나 큰 배로만 했었는데 스피드 보트로는 처음이다.

첫 번째 섬까지 가는데 불과 10분정도밖에 안걸린다. 탭섬과 치킨섬이 모래로 연결되어 있는 곳인데 오후로 갈수록 밀물이 진행되면 육지가 바다로 변하는 곳이다. 마치 제부도처럼 말이다.치킨,툽섭 1

날씨도 너무 좋고 바다와 모래도 너무 좋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좀 깊게 들어가니 고기들이 많은데 먹을 것 안준다고 쪼아대는 좀 큰 고기 때문에 겁나서 해변에서 물장난 치며 놀았다. 현서랑 같이 왔으면 너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다. 항상 이런 외국의 해변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은 이런 분위기 반만한 곳이라도 있으면 사람들 엄청 몰리는데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한적함이 있다. 더욱이 인터넷에서 읽은 건데 성수기에는 여기도 피피섬처럼 여행객들이 엄청 몰려 혼잡하다고 하는데 완전 비수기라 그런지 도착해 있는 보트도 3~4개에 불과하다.

운이 좋은 것을 넘어 복이라고 하면 읽는 분들한테 좀 염장버전이 될까.^^치킨,툽섬 2

치킨섬이라고 하는 건 섬의 한곳이 닭머리 같아서인데 사진에서 좀 봐서 그런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다만 정말 닭머리 같은 형상이다.치킨,툽섬 3

1시간 정도 있다가 비치는 없고 바위만으로 된 작은섬 쪽을 갔는데 배에서 직접 다이빙을 하는 곳이다. 열대어들이 무척 많은 곳인데 역시 여기도 고기들이 상업화되어서 빵을 던져주면 어마어마하게 몰려드는데 해파리도 좀 있는 것 같아 집사람은 따갑다고 스노클링 좀 하다가 배로 다시 올라갔다. 1시간의 시간을 가이드는 주었는데 30분만에 사람들 다 올라왔다. 바다에 엄지 손가락 크기의 해파리인지 뭔지 하는 투명하면서 안에 씨 같은게 들어있는 놈들 때문에 좀 걸리적 거린다. 몸에 닿으면 가끔 따갑기 때문이다.저 뒤에 석회암돌이 바로 크라비의 명물... 크라비 엽서사진의 대명사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이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포다섬이다. 포다섬은 비치도 좋지만 거기서 바라보는 배의 돗 모양의 큰 석회암 돌이 아주 명물이다. 크라비 하면 나오는 사진이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게 되는데 도시락도 여기서 까먹고 휴식을 취했다. 날씨도 좋아서 그런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헌데 우리 집사람은 아침을 많이 먹고 배를 타서 그런지 배멀미를 좀 느낀다고 해서 밥도 못 먹고 비치에서 땡볕에 누워서 잠을 한숨 잤다. 내가 옷으로 햇살을 가려주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어깨 쪽은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떨어져 나가는 살껍질 때문에 가관이다.

저멀리 보이는 육지의 늘어진 해안가 바위들 하며 그 위로 피어나는 구름들. 내가 원하던 것들이다.내가 좋아 하는 스타일이 바로 뒤에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한국사람을 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라야바디 리조트로 신혼 여행온 두커플인 것 같다. 스피드 보트타고 와서 30분정도 사진 찍고 나더니 바로 돌아 갔다.

두시간 정도 여기 있다가 라이레이의 프라낭 비치에 도착, 1시간 정도 있다가 복귀하면 투어가 끝이다.

프라낭 비치는 서라이레이비치와 더불어 크라비 최고의 비치로 알려진 곳이다. 유명한 라야바디 리조트가 있는 곳으로 한쪽은 프라낭 동굴이라고 멋진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다 정면에는 우리가 투어 했던 여러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우리는 가이드에게 이곳에 더 있다가 자비로 롱테일보트타고 갈거니 먼저 가라 이야기 하고 팀에서 이탈했다. 시간여유가 생겼으므로 천천히 라야바디 리조트의 한쪽으로난 골목길을 따라 라이레이 비치로 이동했다. 중간에 뷰포인트로 올라가는 길 앞에 오두막이 있고 그곳에 뷰포인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투박하게 쓰여 있었다. 뷰포인트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는데 높은 곳은 암벽등반장비 없이는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경고가 되어 있다. 또 뷰포인트 한편으로는 라군이라고 호수가 있는데 어쨌건 올라가 보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이 밧줄을 잡고 올라가게 되어있는 절벽수준이라 집사람은 엄두가 안나는 곳. 잠시 쉬고 나만 올라가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10분정도 올라가니 위는 평평하고 나무로 우거진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라군 가는 길이고 왼쪽이 뷰포인트인데 아무도 없이 나혼자 뿐이고 나무와 수풀이 너무 우거져 있어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뱀, 도마뱀, 독거미 등이 툭 튀어 나오기 딱 맞는 으스스한 분위기이다. 올라왔으니 가봐야겠는데 무척 겁이났다. 앞만 보고 5분도 안되어 가보니 거의 다 와서 지름 2미터나 되는 통나무가 길을 딱 가로막고 있어 잘못왔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밟고 넘어가 조금 가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전경이 피피섬의 뷰포인트와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래도 시원하긴 했다. 동, 서 라이레이 비치와 그 사이에 위치한 라야바디 리조트 안의 일정한 크기의 야자수들 그리고 동 라이레이 비치 앞에 떠 있는 보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떨어지지 말라고 만들어놓은 나무 난간에는 외국어로 누구 누구 다녀감 이런 낙서들 되어 있고... 캠코더로 못 올라온 집사람을 위해 찍고 다시 되돌아가는데 몇 번 길을 헷갈리기도 했지만 처음에 왔던 라군과 뷰포인트의 갈림길을 찾을 수 있었다. 라군을 가볼까 생각을 했지만 사전정보에 의하면 라군에 도달하려면 암벽장비가 필요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포기하고 서둘러 내려 왔다. 집사람이 엄청 걱정했다고 한다. 입구 경사도가 무지 심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짧은 거리지만 힘은 굉장히 들어 온몸이 진흙과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동 라이레이를 거쳐 서라이레이에 도착했다. 리조트 사이를 거쳐서 가는 길이다. 이곳은 아오낭 숙소들 보다 더 자연 친화적이다. 전부 방가로 스타일의 호텔들이다. Sand Sea Resort 앞의 노천 식당에서 쥬스 하나씩 먹으며 숨을 달랬다.서 라일레이에서 시원한 주스 한잔. 투어로 들린 섬들의 비치들이 너무 좋아서인지 좀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기암괴석이 둘러 쌓인 아름다운 비치다.

그런데 가져간 디지털 카메라가 물이 들어갔는지 작동이 잘 안되어서 사진을 여기까지 밖에 못찍었다. 투어할 때 사진기에 언제 물이 들어갔는지 나중에 서울에 와서 A/S 맡겨 보니 부식이 되어 카메라 못쓴다고 한다. 고치는 값이 새로 사는 가격 거의 나온다고 한다. 2년 잘 쓴 카메라 마지막으로 명작을 남기고 운명을 다하게 된 셈. 이번 여행의 옥에 티라면 이것이다.서 라일레이에서...

조금 쉰 후 롱테일 보트로 되돌아오는데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아마도 롱테일 보트 투어는 싸긴 하지만 좀 고생을 할 것이다. 근데 지금도 이상한건 아오낭에서 라이레이 가는 선착장은 우리 숙소 바로 앞인데 (또 그래서 숙소를 잡은 것인데) 라이레이에서 아오낭 갈때는 노파라타라비치로 가는 것이 아닌가. 원래 이런것인지.롱테일 보트 기사한테 부탁해서 둘이 찍었다. 둘이 찍기 힘들다!

암튼 몸이 좀 피곤했으므로 툭툭을 타고 와 우리 숙소 수영장에서 좀 놀다가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먹으러 역시 인터넷에서 알게 된 음식점 ‘자스민’을 갔으나 폐업을 한 것을 알고는 허탈해 하며 아오낭에서 가장 유명한 Aonang Cuisine을 가서 이것저것 막 시켜 먹었다.호텔 수영장에서.

내일 원래 홍섬투어를 하기로 계획 되어 있었지만 집사람 배멀미도 걱정이 되고 나또한 섬은 하도 봐서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투어는 보류하고 내일은 오늘처럼 바쁘게 돌아다니지 말고 해변에서 널부러지는 휴식을 하기로 했다. 사실 신혼여행때도 그랬지만 시간은 없고 할일은 많다 보니 정신없이 뭔가를 하긴 하는데 한편으로는 여유있는 휴식을 못했다라는 아쉬움이 항상 남곤했다. 둘째날은 뷰포인트 등반 때문에 그런지 너무 피곤해 그냥 쓰러져 자 버렸다.



4.셋째날, 7월 8일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푹 쉬기로 한 날이다.호텔 방 베란다에서는 수영장과 바다와 기암절벽이 다 내려다 보인다.

오늘도 날이 너무 좋아 우기 맞나 이상하다 싶다. 역시 아침을 배불리 먹고 오늘은 복장을 수영복이 아닌 반바지 차림으로 라이레이로 향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파도도 잔잔하다. 허나 집사람은 보트 탈 때 옷이 많이 젖었다.

아침 일찍이라 해변에 사람도 별로 없고 썰물때라 그런지 백사장이 넓다. 호텔에서 가져온 비치타올을 깔고 누워 시간을 보냈다. 하나 둘 노랑머리애들 나와 썬탠하는데 우리는 무조건 나무 그늘 밑이다.

걸어서 톤사이 비치를 가보려고 했으나 길을 잘 못찾아서 다시 프라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어제와 달리 사람들도 별로 없고 썰물때라 그런지 느낌이 더 좋다. 썰물때라 프라낭 동굴로의 접근이 더 쉬워져 한번 가보았으나 동굴 넘어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어 다시 돌아왔다. 해변 그늘에서 롱테일보트를 같이 타고 온 부부와 아기가 있어서 물어보니 덴마크에서 왔단다. 두돌도 안된 아기를 데려 왔는데 현서랑 같이 있었으면 잘 놀았을걸 했다. 프라낭 비치의 동굴쪽 반대쪽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땡볕이라 나혼자 가봤는데 동굴쪽과는 달리 나무들도 별로 없고 마치 포다섬 같은 분위기였다. 멋진 석회암 돌들이 뻗어 있어 역시 최고의 비치구나 했다. 그리고 이런 곳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라야바디 리조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내가 라야바디로의 진입을 시도하자고 했지만 집사람이 경비원한테 걸려서 어글리 코리안이 되기 싫다며 계속 거부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이곳은 곳곳의 입구에 경비원들이 서 있어서 다른 리조트와 차별화가 되는 곳이다. 카약도 해변에서 한시간에 150바트에 빌려주어 인근 바닷가의 바위섬들을 돌아 보고 올수 도 있는데 복장문제도 있고 힘도 들것 같고 햇살도 장난이 아니라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이곳 프라낭비치에서도 롱테일보트로 아오낭을 갈수 있지만 가려는 사람이 별로 없어 무한정 기다릴수 없어 다시 서라일레이로 돌아왔다. 일인당 50바트이지만 6명이 될 때의 가격이고 한 배 운항시 300바트가 되어야 간다. 따라서 우리둘이서도 일인당 150바트를 주면 갈수는 있지만 돈이 좀 아깝다. 서라일레이에서도 낮 1시경이라 아오낭으로 가는 사람이 없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한팀이 나타나 4명이서 일인당 75바트씩 내고 노파라타라비치로 왔다. 툭툭이타고 숙소에 도착, 또 다시 수영장에서 몸 좀 풀어 주고 나서 맥도널드 쪽의 ‘이름 없는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이곳도 인터넷에서 극찬을 한곳인데 이쪽주변이 유명한 프라낭 인 위쪽으로서,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라 가격이 좀 싼 곳이다. 둘이 배불리 먹어 150바트 나왔으니 싸면서도 맛있다. 이름없는 식당이라 찾기 힘들까봐 식당리스트 뽑아 올 때 사진까지 같이 인쇄했었는데 서빙 보는 사람 직접 보여 주니 아주 기분 좋아한다. 시간이 3시쯤이라 준비가 다 안되었는지 여기저기서 재료들을 사오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태국와서 과일을 많이 사다가 먹을 생각을 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오낭에서는 과일 파는 곳을 눈씻고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어봐도 없다고만 한다. 지금도 궁금할 뿐이다. 나중에 돌아가는 날 공항 가는길에 맥도널드 훨씬 위쪽으로 현지인 장터가 있었는데 거기에 큰 과일 집이 있다는 것을 차안에서 봤을 뿐이다.

이제 내일 할 일을 정해야 하는데 오늘 내가 느슨하게 지내서 그런지 몸이 좀 근질 근질 해옴을 느꼈다. 그래서 내일은 나는 홍섬투어를 가고 집사람은 그렇게 원하던 스파패키지를 가기로 했다. 크라비에서 유명한 스파가 메르디앙호텔의 아도라스파, 파빌리온 퀸스베이의 스파,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로피컬 허브 스파가 있는데 가장 가까운 트로피컬 허브 스파로 가기로 예약을 했다. 가격이 4시간 받는데 무려 4500바트 우리 3박4일 숙박비보다도 더 비싼 가격이다. 그리고 메인 로드의 마사지나 소규모 스파 가격보다도 대략 3배정도 비싼 가격. 허나 소원이라니 들어줘야지. 내가 갈 홍섬 투어는 3시에 끝나므로 나도 1시간 반정도 시간이 되어 두가지 정도를 받기로 하고 끝나는 시간을 5시로 맞춰서 예약을 했다. 나도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온 상태이니 마무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사람은 12시반까지 호텔에 있다가 늦은 체크아웃을 하고 트렁크 두개를 카운터에 맡기고 갔다 오기로 했다. 트로피컬 허브 스파는 고급이라 가고 올 때 전부 픽업을 해준다. 내일 마지막 또 바쁘게 놀다가 서울로 갈 생각을 하며 짐을 대충 싸놓고 마지막날 잠을 청했다.



5.마지막날, 7월9일




오늘 새벽엔 스콜이 내린다. 보통은 늦은 오후에 내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닌가부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비오는 것을 봤는데 정작 해가 뜨니 멈추고 약간의 구름만 낀 최적의 날씨가 되질 않는가. 햇살도 강하질 않아 투어하기엔 좋다고 생각을 했다. 오늘 아침은 뷔페가 아닌 그냥 접시에 갖다 준다. 아마도 투숙객이 어제나 그제보다 적어져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혼자 투어를 가니 좀 쓸쓸한 감도 있는데 자연을 벗삼기로 했다. 그제 갔던 같은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탔는데 오늘은 거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팀들이다. 홍콩에서 왔다는 팀도 있었고 할머니도 껴있었다. 15명이상의 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갔다. 홍섬은 아오낭에서 서쪽으로 툭튀어나온 반도를 넘어 몰려 있는 섬무리 중 하나다. 대략 스피드 보트로 20분 정도 걸리며 툭튀어나온 반도 끝에는 태국왕과 왕자들의 별장이 기가 막힌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쉐라돈 호텔도 멀리 보이고... 섬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갔는데 먼저 도착한 곳이 Lading 섬이었다.

가이드 말로는 파라다이스 섬이라고도 한다는데 내 보기엔 오버인 것 같고 그곳에서는 제비수프를 만드는 원료인 제비집을 채취하려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피피에서도 봤지만 그일이 한국에서는 심마니 같은 직업이 아닐까 추측된다. 기암괴석에 둘러 쌓인 작은 비치이다. 나는 바다가 좀 더러웠으므로 스노클링은 여기선 안하고 한시간정도 있는 동안 그곳에 머무는 현지인들이 만들어 놓은 나무 그네와 해먹에서 널부러져 있다가 같이 온 외국 아이들 노는것도 좀 보고 약간은 심심하게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로 간곳은 4 island 투어때의 치킨섬과 탭섬 연결된 바닷길 같은 형상인데 그보다는 약간 모래질이 떨어지는 곳이다. 허나 바다속의 산호는 더 좋아서 스노클링을 재미있게 했다. 멀리 나가니 무시무시한 감도 드는 곳이다. 원래 물속에서 주위에 혼자 남을시 신비로움이 온다면 동시에 두려움이 몰려 오는 법. 아이들을 동반한 팀이 많아서인지 멀리까지 나오질 않는다.

특이한 행사가 있었는데 같이 온 서양인 한명이 생일이라 가이드가 미리 생일케익을 준비해 오고 생일잔치를 해주었다. 해변모래사장에 Happy birthday라고 크게 그려놓고 우리 일행이 빙 둘러서서 생일축하노래 부르고 박수쳐주고 케익 잘라 먹었다. 여자친구랑 같이 온 젊은 남자였는데 아마도 무지 감동 받았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우리들만의 생일잔치라... 그리고 생일잔치 행사는 세계 어디 가나 같나보다.

이제 홍섬으로 이동을 했는데 Hong이라는 말이 태국어로 room, 방이라는 뜻이란다. 아마도 홍섬의 라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우선 메인 비치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이 홍섬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섬 입구 게시판에는 배가 닻을 내릴때 산호가 다치지 않게 어떻게 해라, 섬내에서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 얼마라는 등 주의 사항이 많이 적혀 있었다. 비치는 중앙의 툭튀어나온 돌을 중심으로 두곳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오른쪽비치에 배를 대고 왼쪽비치에서 스노클링을 했다. 역시 국립공원이라는 명성답게 바다속은 멋진 산호와 특징적으로 큰 물고기들이 많았다. 바닷 속 돌에 낀 이끼 비슷한 것을 쪼아 먹는 수많은 물고기들, 다양하고 허벅지 만큼 큰 물고기들 등은 새로운 물속 경험이었다. 또한 이 홍섬에서는 카약투어를 많이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라군이 있음으로 해서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해안가마다 군데 군데 있는 붉은 부표는 큰배들의 진입을 막는 표시일 것이다. 홍섬투어는 오전에 다닌 곳 보다는 이 홍섬 오는것이 메인인 듯 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섬의 반대편에 움푹 들어가 있는 만의 형태인 라군. 출입구는 대단히 좁은데 들어가면 호수처럼 넓으면서 고요하고 주위는 석회암돌들로 둘러 쌓여 있다. 피피 레 섬의 마야베이 반대편의 필레 같은 곳인데 사실 피피섬쪽이 더 인상깊기는 했으나 이곳도 그에 못지 않게 특이한 곳이다. 빠른 속도로 가던 보트는 저속으로 라군을 한바퀴 돌았는데 중간에 망그로브 나무들이 있는 것이 특이했다. 바다에서 자라는 이 나무는 썰물때면 나무 뿌리가 드러나는 괴기한 모습을 자랑하는 나무다. 보트가 망그로브 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니 기분이 묘하다. 이곳을 나오면 아오낭으로 복귀다. 오는 길에 홍콩에서 온 네명의 가족은 쉐라돈에 머물기 때문에 그곳에 잠시 들려 내려주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선착장에 돌아오니 아침에 탈 때 누군가 와서 마구 찍었던 사진들이 인화되어 조개껍데기가 붙어있는 이쁜 액자에 끼워져서 주인들의 구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정성이 기특해서인지 많이들 사는 분위기였다. 나는 아침에 픽업이 늦게 되는 바람에 사진에 안찍혔다.

3시 10분경 호텔로비로 돌아와 3시 반에 예약을 해놓은 트로피컬 허브 스파의 픽업을 기다렸다. 로비에는 집사람이 체크아웃하며 맡겨논 우리 트렁크 두개가 보관되어 있었다.

사실 스파는 내 취향은 아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나는 30분의 허브스파와 1시간의 아로마마사지를 받았는데 스파와 마사지 자체는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주위 분위기나 시설 서비스 등이 비싼 값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 들어서니 차와 손수건을 가져다 주면서 예약확인을 하고 3개의 아로마향 중에서 선택을 하란다. 나는 냄새를 맡아 보아도 다 똑같은 것 같아 내 몸상태를 이야기 하며 추천해 달라고 했다. 말한 내용은 ‘평소 약간 혈압이 높으며 지금은 투어로 인해 몸이 지쳐 있다’라고 했다. 잘 조경되있는 언덕을 올라가니 나 혼자만을 위한 스파 돌 욕조와 탈의실, 마사지실이 있었다. 스파욕조는 돌로 되어 있었으며 허브라고 하는데 약간 팍취향이 나는 야채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야외인데 옷을 다 벋고 들어가야 하므로 쑥스럽지만 나무들이 주위에 무성하게 자라 있으므로 다 가려지는 듯 했다. 30분의 몸담금은 좀 짧은 듯 했고 아로마 마사지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허나 스파욕조 옆의 방가로식 마사지실 내부는 태국 명상음악 비슷한 것을 틀어 놓고 에어컨 온도도 적절한 것 같아 고급스러웠다. 역시 팁을 100바트 주고 나오니 집사람이 로비에서 차와 다과를 먹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얼굴이 훤해져 있다. 집사람은 4시간짜리 코스로 그곳 패키지 중 제일 비싼 것으로 꽃잎띄워진 스파, 아로마향이 나는 스팀 스파는 물론 얼굴 스크럽, 아로마 마사지 등 모든 서비스가 전부 들어있는 것이다. 왕비가 된 듯 너무 좋았다고 만족해 한다. 햇볕에 지독하게 탄 피부도 많이 진정된 듯하다. 같이 픽업차를 타고 숙소 로비로 돌아오니 5시 20분쯤. 호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찾아 나왔다.

저녁을 먹어야 한다. 크라비->방콕이 오후 8시비행기라 이른 저녁을 이탈리안 식당에서 파스타로 때우고 400바트주고 택시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올때는 500바트인데 갈때는 400바트가 공식요금이다. 이곳은 바가지도 없고 흥정도 없다. 크라비는 다른 태국지방에 비해서 정가가 살아있는 곳이다. 졸음이 몰려오는 몸을 가누며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방콕행 8시 비행기는 금,토,일요일에만 있다. 매일 있는 비행기는 6시10분인가에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모르고 이것을 예약했으면 트랜짓이 거의 4시간이 될 뻔했다. 항공권 예약할 때 타이항공 홈페이지에서 스케줄 조회 한번 하길 잘했다. 트랜짓이 1시간50분이었지만 신속하게 움직여 면세점에서도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서울 오는 비행기에서는 도착시간 아침 6시반까지 내내 자서 시간이 금방 지나가 우리의 마지막날 빡세게 놀고 비행기에서 자버리자 라는 계획이 딱 맞아 들었다.



6. 돌아와서




짧은 여행기간이었지만 알차게 잘 놀았다. 수차례 갔던 태국이라 익숙했고 특히 현서를 놓고 와서 더 짧고 굵게 놀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싼 비수기에 제대로 놀 수 있어 다행한일이었다. 사실 우리는 비가 많이 오고 파도가 높아져 현지에서의 3일동안 투어를 못나가게 되면 어쩌나 하고 그럴 경우를 대비한 대비책도 어느 정도 세우고 있었다. 허나 건기때 보다 더 날씨가 좋으므로 인해 성공적인 여행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다만 옥에 티라면 카메라가 고장나서 버리게 됬다는 것. 다행이 사진은 잘 저장되어 있었고 프라낭까지 찍은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에서는 다 찍었다. 대신 캠코더로 많이 찍었다.

바다를 하도 많이 보고 와서 일년 정도는 바다 안봐도 살 것 같다. 제대로 된 휴식이 되었던 것 같다.



***http://my.netian.com/~ccw/ccw_page10.html 으로 오시거나 http://pharma.ci.st 로 오시면 캠코더 동영상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Comments
돌체비타 2004.07.21 19:50  
  신랑과 단둘이 짧고 굵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반가운 글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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