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12 ◈ 수다클럽 in 씨암
#12
씨암 파라곤에 도착하자마자 바오바오씨는 집으로 가야한단다.
워낙 집이 지방에 있어서 오래걸린다나..
우린 바오바오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다시 볼 수 있는 그날까지 건강해!!
이제 남은건,
나, 에, 유이, 땀, 리언니 다섯명이다.
파라곤 안에 들어가자 마자 시원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역시 에어컨은 빵빵해야 제맛!
이것은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그 열두번째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가 우리 무리에 합류했다.
<판츄안>
그녀는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본토 중국인이다 ㅋㅋ
근데 이 멀고 먼 태국 땅에서 그녀는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으며.. 누구인가!
"세..상..에.. 이게 누구야?"
"판츄안이잖아! 오랜만이다!!"
"태국 언제왔어?"
"반가워~~"
다들 판츄안과 떠들썩하니 인사를 나누지만...
난 붕어기억력이라 그녀가 누군지 한참을 생각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더라?
"란티엔!! 오랜만이야! 나 기억나?"
"어?어어~오랜만이네~ 근데 누구..^^;;;"
"기억 안나? 저번에 [잭] 병원에서..."
아하!!
누군가 했더니..
그당시 태국애들의 과외선생님이었다. ㅋㅋㅋ
중국에서는 <푸다오>라는 개인 과외 선생이 있다.
중국인 대학생이나 중국인 선생 등이 외국인들과 1:1 맨토를 맺고 중국어를 지도해 주는 시스템인데,
태국애들의 대부분의 과외는 이 판츄안이가 다 맡아서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판츄안이 말한 [잭] 병원사건은..
내 태국친구 중에 정말 엄친아가 한명있는데
걔가 축구하다가 손가락 뼈가 으스러지는 바람에 중국에서 대수술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수속부터 모든걸 다 돌봐줬던 이가 바로 판츄안이었다.
한마디로 한국엔 <란티엔>이 있다면 중국엔 요 <판츄안>이 있달까 ㅋㅋㅋ
성격도 쾌활한데다 수더분하고 소탈해서 중국판 란펑쯤 보면 된다.
"이야이야... 선생님! 내가 어떻게 잊겠어"
"넌 대체 언제 태국에 온거야?"
"그러는 너야말로 언제왔대? 놀러온거야?"
"아니 난 일때문에 잠깐 들린건데.. 와 다들 너무 반가워"
하지만 우리 중에 판츄안을 보고 가장 기뻐하던 놈이 있었으니..
그렇다. 뭐 말안해도 알겠지만...-_-
땀은 아주 입이 귀에 걸려서 시종일관 판츄안 옆에서 알짱거린다.
어휴... 저놈의 발발이 근성은 알아줘야함....-_-;;
(하트모양으로 하고 찍자고 하도 난리쳐서 찍어줌 ㅡㅡ;;)
판츄안까지 가세했으니 우리의 수다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아.. 진짜 외국애들끼리는 중국어를 천천히 말하지만,
오리지널이 한명 끼니까 정신이 없다.
"우리 이러지 말고 어디 좀 앉아서 얘기해"
'에'의 제안으로 우리는 지하 맥도날드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감자튀김을 시켜놓고 입에 모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나도 말이 많은편이지만, 판츄안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 이 태국 처자들 말이 좀 많은게 아니니..
그야말로 대화가 아니라 무슨 대회수준으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땀은 여기끼었다 저기끼었다 결국엔
리언니의 지시로 회사로 돌아갔다.
일해야 한다면서, 다시 마무리 하고 저녁에 오기로 했다.
얘기하다말고 에가 중간에 자리를 비우더니
나중에 뭔가를 손에 들고왔다.
앙증맞은 화과자 선물이었다.
"뭐야~ 이런걸 다"
"받아 받아~"
나랑 판츄안을 위해서 사온거란다.
아 감동의 눈물 찍-
정말 감동했다.
안그래도 코끼리 지갑도 받았는데..
그녀가 준 코끼리 지갑에는 "KARABI"라고 수놓아진 조금 특별한 지갑이란다.
확실히 다른것보다 더 두툼하고 좋았다 ㅋㅋ
한창 수다 중에 또 한명의 미녀가 합류했다. ㅋㅋㅋㅋㅋ
도도 시크한 차도녀 <잉>이다.
그녀는 중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는 덕에,
대만에서 연구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잉까지 와서 우린 여자들만 즐길수 있는
"셀카놀이"와 "진실게임"등등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두세시간이 훌쩍 지나갔을까..
아직 오기로 한 녀석이 연락이 없었다.
오늘은 원래 <폰>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하지만 "폰"은 온다고 전화만 하고 정작 모습은 안비춘다.
결국 우리는 다시 씨암파라곤 로비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위로 올라왔다.
올라가면서 단체사진도 찍고 정신없이 놀고 있는데..
나와 판츄안이 또 장난끼가 발동했다.
"란티엔 태국어좀 해?"
"응? 나야 뭐.. 욕은 좀 하지 ㅋㅋㅋ"
"뭐야, 그럼 어뜩해"
"괜찮아 괜찮아 ~"
그리고 우리 둘은 이내 말도 안되는 태국어로 상황극에 돌입해 주신다.
상황은 어설픈 태국 여자 둘이서 나누는 만담 쯤???
"싸왓디 카~(안녕)"
"싸왓디카~ 탐알라이?(안녕~ 뭐해?)"
"찬락쿤~컵쿤카~(사랑해 고마워)"
"마이나이~ 커톳~카(안돼 미안해)"
"탐마이!!(왜)"
"마이나이~마이나이~(안돼 안돼)"
"나이~나이~(된다고~된다고~)"
"믕락쿠바(니 시방 내 사랑하냐?)"
"마이미마라얏(매너없네)"
외국인 여자 둘이 사랑하느니 안된다느니..
나중에는 별 이상한 태국어를 다 동원해서 만담을 하고 있으니까
듣고 있던 태국애들은 배잡고 쓰러진다.
도대체 저게 무슨 대화냐고 깔깔거리고..
너무 웃었더니 막 눈물까지 났다.
우리끼린 좀더 오버 보태서 몸개그까지 동원해서
애들을 실컷 웃겨준 다음, 쿨하게 관광온 외국인척 마무리를 지었다.
아무래도 판츄안이랑은 좀더 자주 만나야 겠다 ㅋㅋ
우리는 폰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아..
정말 파라곤에서 기다리는 것도 1~2시간이지..
오후2시부터 기다렸는데 저녁 7시가 되도
폰 녀석은 올 낌새가 없다.
그동안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금속탐지기 통과하는것도 찍고
심지어 화장실 사진까지 찍고 돌아다녔는데도..
할 ㅋ 게 ㅋ 없 ㅋ 다 ㅋ
잠시 후, 유이는 콘서트에 가야한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아쉽다 같이 마지막까지 놀고 싶었는데...
다들 지쳐서 멍때리고 앉아있고
나와 판츄안만 아직 기력이 남아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7시 반쯤 되서야 겨우겨우 폰과 연락이 됐다.
"야!!! 너 죽을래? 지금 몇신데 아직도 안와"
"미안미안~비까지 오는데다 너무 많이 막혀 미안해"
"어디야"
"코앞이야! 곰방 갈게!!"
폰은 분명 내게 코앞이라고 금방 온다고 했다만...
시계는 8시를 가리킬 뿐이고..
너님은 왜 안오는 걸까??? 응????
한번 승질났지만
그래도 참고 또 참고 기다렸다.
그리고 8시 반에 겨우 폰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훤칠하고 시원시원한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나는 반가운 마음 반 원망스러운 마음 반
뜨겁게 앙탈(?) 하려고 달려드는데..
헐퀴....
이놈이 한손으론 내 머리를 저만치 밀어내면서
다른 여자를 끌어당긴다.
"인사해 내 여자친구야"
"안녕하세요~"
-_-... 이놈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네?
그것도 지보다 한참은 어려보이는
아주 참한 아가씨 아닌가...
와.. 내가 알던 폰이 아닌데? ㅋㅋㅋ
예전에는 껄렁하고 장난끼 많고 뭔가 푼수같은 이미지라면..
지금은 뭔가 -_-사업가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미청년의 인상을 뿜고 있었다.
"뭐야, 여자친구 생겼다고 외면하기야?"
"봐주라~ 진짜 미안미안"
"됐어 여친이 이쁘니까 봐준다"
"오늘 많이 늦어서 미안해 내가 살게"
"그럼 나야 사양않고.. ㅋㅋㅋㅋㅋ"
폰의 여자친구는 완전 사푼사푼 거리는 소녀가 따로없다.
-_-와.. 태국에도 저런 사근사근한 녀성이 있구나..
(친구들아 미안! 너네도 사근해!)
어쨌든 우리는 그 근처에 그리 멀지 않은
'에'가 잘 아는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약간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독특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불행히도 여기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ㅠㅠㅠㅠㅠ
그날 비가 엄청나게 왔다는 것과
시장길을 몇번이나 지나치는 바람에
제대로된 정보가 없다.
그래도 들어가는 입구부터 약간 인도풍이라고 해야하나.. 멕시칸풍이라고 해야하나..
뭔가 묘하게 독특했다. 외국인들도 되게 많고 독일식 맥주집을 연상케 하는 꽤 컨츄리한 레스토랑이었다.
우린 늘 그렇듯 대인원이기 때문에.. 자리배치가 참 난감하다.
결국 몇번이나 종업원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날라온 덕분에 자리를 갖출 수 있었다.
음식은 참으로 많이도 시켰다.
뭐 잘 아는 음식부터 모르는 음식까지..
이날 아주 작정하고 태국음식 맛탐험을 했는지도 모른다.
(잠시 음식감상을...응?)
나와 판츄안이 음식탐을 할동안, 친구들은 모처럼만의 해후에 이야기꽃이 한창이었다.
가끔 판츄안이 못알아듣겠다고 앙탈(?)하지만..
난 이미 그런 분위기는 익숙해져있다. ㅋㅋㅋ 난 내 스스로 음식과 함께 눈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넌 매우 맵구나.. 이름이 뭐니'
'저거 한입만 더 먹고 싶네'
'아.. 한숟갈 남았다.. 내가 쓸어버릴까?'
'배고픈데 더 안시키나'
등등.. ㅋㅋㅋㅋ
근데 한참후에 땀이 친구 몇을 더 끌고 왔다.
순식간에 테이블엔 사람도 넘쳐나고 음식도 넘쳐났다.
-ㅅ-.. 어딜가나 시끄럽고 벅쩍지글하구만..
폰은 사람 더왔다고 다시 음식주문 러쉬를... 폭풍주문 들어가쉰다...
그리고 음식대란이 끝나고,
난 그동안의 강행군에 살짝 지쳤는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내 앞에 있는 '에'도 많이 피곤했는지 같이 나란히 앉아서 졸았다.
그래도 누구하나 뭐라하지 않고 신경안쓴다.
우린 그냥 자유로운 분위기기 때문에,
밥을 먹든, 졸든,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는거다 ㅋㅋ
그때 갑자기 땀이 옆에서 날 깨웠다.
"란티엔 일어나봐! 엄마한테 전화왔어"
"응?? 엄마?"
"받아봐!"
엄마라니 누구??
울 엄마가 너한테 전화번호를 가르쳐 줄리가 없잖아
아니 그 이전에.. -_-; 울 엄마랑 어떻게 통화가???
졸다 깨서 비몽사몽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웨이?(여보세요)
-웨이?응? 뭐야 너 팜이잖아
-잠 덜깼냐? 그럼 내가 팜이지 누구냐
-아니 땀이 방금 엄마....
-뭔 엄마??
-아냐 암것도-_-+
"엄마 맞지 ㅋㅋ 팜엄마 잔소리쟁이"
옆에서 땀이 킥킥거리면서 또 농을친다.
아아아아.. 저자식 또 날 갖고 놀았겠다.
한번 쫙 째려봐준후 난 팜과 통화했다.
걱정 많~~으신 울 팜께서 오늘은 어떻게 집에 갈것이며 내일은 뭐할건지 물어봐줬다.
-야.... 너 말고도 여기 보모가 다섯명도 족히 넘는다. 그니까 걱정일랑 말아
-땀한테 말해뒀어, 너 데려다 주라고
-걘 판츄안 데려다 주느라 바쁠껄?
-못산다..내일은 낫 형이 아침에 너 데릴러 갈거야
-엇!! 낫 온대??
-응 난 아침에 볼일있어서 오후에 데리러 갈게
-오케이
전화를 끊고 나는 옷과 낫이랑 깐짜나부리에 간 얘기를 풀어놨다.
그리고 아유타야에 가서 낫 친구들과 즐겁게 논 얘기를 하자
판츄안이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난리다.
왜 자긴 더 일찍 안와서 거기 합류 못했는지 안타깝다고 난리난리 친다.
"땀! 나도 갈래 내일 가자!"
"내일?!! ...나 일 가야하는데"
"모레는?"
"...모레도...그지 리누나?"
"그럼!"
결국 판츄안은 쓸쓸히 고개를 떨굴수밖에 없었다.
으이긍.. 안타깝지만, 다음번을 기약하는수밖에!!
괜찮아 판츄안! 올해 못가면 내년에 가면되지!! 기운내!!
"자 이제 우리의 물주 이야기를 들어보실까?"
우린 아쉬워하는 판츄안을 위해 갑자기 화제를 돌려서
폰을 공격했다.
여자친구와의 러브스토리와 앞으로 어쩔건지까지..
(참고로, 폰은 저번주 여친과 웨딩마치를 올렸다 ㅎㅎ)
결혼식에 초대한다더니만!!!
그렇게 급하게 휙하니 갈건 뭐니!!
아무튼 폰은 시종일관 여자친구를 위해 음식 공수해주시고, 챙겨주시고, 손잡아 주시고..
아~ 정말 임자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수가~
그래도 둘이 훈훈하니 참 보기 좋았다.
신나게 또(!) 얻어먹고.....
참.. 염치도 없이 계속 얻어먹어서 내가 너무 미안하구나...
가져간 선물보따리 또 한바탕 풀고나서
이제 우린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가기전에 우린 다같이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굿 빠이! 다음에 또 만나요 우리~ ^-^)
'에'는 나를 위해 또 다시 <핸드폰 충전>이라는 선행을 베풀어 주셨다.
에느님... 이 은혜는 잊지 않을께!
구남친아~ 그동안 욕한거 미안 ㅋㅋ네 덕분에 나 오늘 완전 호강했다 ㅋㅋ
그리고 우린 BTS를 타고 친구들은 머칫으로 나는 싸판콰이에서 내렸다.
데려다 준다는거 기어이 박박 우겨서, 집이 5분거리다 괜찮다고 안심시키고 혼자 내렸는데....
-_-헐.. 헐.. 헐..
왜 팜이 그토록 밤에 혼자 다니지 말라고 했는지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게 역을 나오니 가게도 문닫고 휑하니 가로등밖에 없는데..
아무리봐도 차도 별로 안다니고
점점 더 으슥해지는 분위기에 완전 염통이 쫄깃해졌다.
진짜 미친듯이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와서 카드키로 열고 들어오자마자
긴장해서 로비 의자에 쫙 뻗어버렸다.
-_-;;;... 휴.....
다음부턴 민폐라도 데려다 달라고 해야겠다.
그래봐야 이젠 2틀도 안남았지만..
오늘 정말 많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으로
하루를 참 알토란같이 보냈다.
내겐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