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e in Thailand] 15. 공포의 17 Hour
아~~양치도 했으니 어서어서 짐싸자.
고 잘봐도 딱히 쌀 것도 없다.
난 짐이 별로 없으니깐,
덮고잤던 비치타올 대~~충 구겨넣고
어제먹었던 쓰레기들을 챙겨놓고나니
15분 정도 남았다.
여유있군.
그러나, 일어난지 얼마 안되서
정신이 몽롱~하다.
여기서 어떻게 빡세까지가는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데
내 밑에층에서 잔 아줌마가 나에게 말을걸어온다.
ㅁ리ㅓㅇㄹ니ㅓ리ㅓ카~~
투엉리ㅏㅓㄴㅇ리ㅓㅋ카~~
헐,
뭐래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헌데 정말 신기하다.
말이.
이상하게 통한다
응응 나는 오케 투어투어투어 고고고 라오스!라오스!
오오오 유라오스!!!
오케오케 빡세빡세
굳굳 빡쎄!! 버스버스 마이 시스터 카
내용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어~ 너 이먼데까지 여행왔니?/ 네 라오스 가려고요 빡세로 가면되요/
아아빡세! 내가 그 버스타는곳을알아 내 동생들이 차로 나 데리러올건데 그차타고가
/진짜요??? 고마워요~~~!!!
태국어,한국어,영어,일본어를 모두섞어
내가 이해한 내용은 위와같다.
나는 분명히 빡세에 간다고 이야기했고 그 아줌마가 자기네 차로 버스타는곳 까지 데려다준다는거다
나는
아무런의심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내렸다.
그아줌마네 차를 탔다.
이모든일이 단 15분만에 일어나버린거였다.
아줌마의 차를 탄뒤 뭔가 이건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강하게든다
뭐지
잠깐
이건 아니잖아
정말 헐,,
나 여기 왜 타고있는거야???
어디로 데려가는거지??
뭐야!!!!!!!!!!!!!!!!!!!!!!!
순간 정신이 번쩍든다.
그러고아줌마한테 다시 급하게 말했다
"아이원트고빡세!라오스!"
하자
영어할줄아는 아줌마의 동생이 말한다
'오케 유원트고 빡세~ 웨이트웨이트'
그래도 전혀 안심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안된다.
내가 지금 바랄 수 있는건 오로지
이사람들이 착한사람들이기만을 바랄뿐이다.
장난아니게 쪼인다
어쩌지어쩌지어쩌지어쩌지어쩌지
1029489가지의 불길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떠돈다.
너무 긴장해서 위가 아파오기 시작할 무렵
다왔다고 내리란다
;ㅁ;
다행이야!
나쁜사람들은 아니었어 ㅠㅠ
그럼그렇지
내가 오바한거야
미안해요 아줌마;ㅁ;
내린곳은 역에서 차로 약 10분거리의 어떤 시장
언제 위가 아플려고 했었냐는것처럼
처음보는 광경이 신기해서 주변을 휙휙휙휙 둘러본다
호오...
아줌마가 뭐 먹고가지 않겠냐고 한다.
나는 바로 됐다고한다
빨리 가지않으면 돈콩에 밤늦은시간에 도착하게되니
어서 버스타는곳을 알려달라고 한다.
해서,
시장안을 거쳐서 어떤 버스앞에 도착한다.
아줌마가 이거타면 빡세에 간다고 한다.
그래 빡세, 아줌마 빡세 맞죠?? 두번 세번을 확인한후
버스에 탑승한다.
아줌마가 맞다고 하니까 맞겠지
방금전에 그렇게 데여놓고도 정신못차렸다.
한번더 기사에게 확인을 하고 탔어야 하는데 그냥 탄다.
맞겠지 하고
마음놓고 가방을 안고 자리에 앉는다
버스는 출발한다.
라오스엔 언제쯤 도착할까?
하며 멍을 때리기 시작한다.
멍~~~~~~~~~
그러다 주변을 스윽하고 둘러본다.
그러고보니.
이버스
외국인이 나혼자야!!!!!!!!!!!!!!!!!!!!!!!!!!!!!!!
그제서야 또다시 정신이 번쩍하고든다!!
"저기요 이거 빡세가나요?(영어)"
무답
저기물어봐도 대답없음
젠장!!!!!!!!!!!!!!!!!!!!!!!!!!!!!!!!!!!!!!!!!!!
영어 할줄아는사람이 아무도없어 정말 아무도없어!!!!!!!!!!
영어가 안되는게 이렇게 공포스러운거야?
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
또다시 미친공포가 몰려온다. 난 도대체 어디로 가고있는것인가
진짜로 나 어디로 가고있는거야
미친듯이 이사람저사람한테 영어로 물어본다
이거 어디가는 버스인가요!!
하고 물어보다
결국 찾아냈다 영어하는사람
1층 맨앞자리 기사 옆에 앉아있던 여자분!!
나는 정말 정신놨었던거다
차근차근 나는 라오스에 가기위해서 총멕을거쳐 빡세로 갈거다 라고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무조건 미친듯이 물어본다. 빡세?빡세? 디스버스고우투빡세?
아이원트고빡세!!!!!!!!!!!!!!!!!!!!!!!!!!!!!!!
돈나 빡세!!!!!!!!!!!!!!!!!!!!!!!!!!!!!!!!!!!!
영어할줄아는 언니의 답변이 돌아온다.
노빡세
오..지쟈스..
오마이갓..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나어떡해
살려줘 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아무래도 상당히 충격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나보다.
이미 버스는 떠난지 40분이 넘어가고있는 시간이었고
여기는 고속도로같은 아무것도 없는 도로고
난 도대체 어찌해야할지 전혀 아무런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가 곧 울것같은 표정을 짓자
영어언니가
여기서 내리란다.
건너가서 차타고 역으로 돌아가란다.
나는 충격을 받은채로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일단 내리기로한다.
내렸다
헐
내렸어
내렸다고?????????
차는 무슨차를 타고가는데??
히치하이킹???????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절망에 절망을 넘어서
이제 두뇌 회전조차 되지 않는다.
일단 반대로 가는 차선으로 건너가서
차도에 앉았다.
곰곰히 잘 생각해보자.. 하면서도 전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해는 떠오르고 그늘은 없고
고속도로 한켠에 멍하니 앉아있는 나.
한 10분을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그때!
그때!
구세주가 등장하였다!!!!!!!!!!!!
교복입은 여자애 세명이 오토바이 한대를 타고 저 멀리서 오는게 보인다
교복이콜 학생! 학생은 안전!
벌떡일어나 그들을 미친듯이 세운다!!!
헬프미!!!!!!!!!!!!!!헬프헬프헬프!!!!!!!!!!!스탑스탑스탑스탑 멈추라고!!
정말. 영화의 한장면같다
바이크한대에 셋이타서 속력도 잘 안난다
덜덜덜덜덜덜 덜덜덜 더러러러러러러럴 끼익
하고 내앞에 선다.
저기, 나, 우본라차타니 스테이션...;____ ;
기브유 머니..우본라차타니 스테이션...
헬프미 ㅠㅠㅠㅠ
그녀들은 웃으며 여기서 기다리면
우본라차타니까지 가는 썽태우가 온다고 한다
같이 기다려준다고 한다
ㅠ______________ㅠ
땡큐
그 덕분에 단 10밧으로
무사히
우본랏차타니역으로 돌아올 수 있게되었다
이모든일이 단 두시간만에 일어나버렸다
나는 지금 이심경으로는 도저히 라오스에 갈수없을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두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방콕으로 출발하는 기차표를 산다.
방콕까지 약 200밧
출발시간은 오늘 7;30am
지금시간은 9시
-_-;;
연착이냐 ㅎ
탔다.
이제야 겨우 안심이다.싶었지만
내자리는
3등석.
딱딱한 90도의 완전좁은의자 이상태로 방콕까지 갈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바로 이런 의자.
여기에 세명이 앉는다.
돈나 빡세
ㅆㅆㅆㅆㅆㅆㅆㅆㅆ
하지만 일단 이기차를 타고 방콕까지 간다고 하니 확실히 안심은 된다.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찰밥이나 바베큐치킨을 팔러온 사람들이다.
3등석자리에 앉아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다들 나에게 말을 걸어오고
뭐 그렇게 신나게 잠시간의 시간을 보낸다.
아까 거기 앉아있던 아줌마 아저씨랑 사진도 찍고~
(아저씨 은근 간지있었다)
그중에서 짧은시간이지만 친해진 이 아가씨
나이는 나보다 두살위
이언니한테 밥이랑 닭을 샀었다
그래서 급 친해졌는데
그녀가 내릴때까지의 시간은 단 30분
뭐 능썽쌈씨하홉쩻뼷까오씹이랑 까올리~ 이쁜~ 싸왓디카~ 컵쿤카~
아는 태국어 쓰면서 막 서로 웃으며 얘기하다보니
잠깐새지만 정이든다.
그래서 치앙마이에서산 립글로즈 하나를 그녀에게 선물로준다
엄청 기뻐한다. 나도 엄청 기쁘다.
장사하는 분들이 어떤역에 도착하자 다함께 우르르 내린다.
이 언니도 내린다.
안녕~30분이었지만
정말 반가웠어요
덕분에 놀란가슴 진정시켰습니다.
다들 내리고
나는 심심해져서 열차구경을 하기로한다.
얼마안가 보니 식당칸이 있다.
호오 식당칸~~~굳~~ 마침 마실것도 없어서 곤란했던 참이라
당장 고른다
맥주
맨정신으로 있긴 너무 힘드니깐 ㄷㄷㄷ
승무원아저씨랑 경찰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다행히 이분들은 영어를 할 줄아신다 굳굳굳
혼자왔니?왜왔니?어디가니?방콕가니?열라오래걸릴텐데술?
너어른이야?오올~
그동안 그렇게 싫었던 영어가 이순간만큼은
마치 한국어처럼 영어가 들려온다
Jade,,힘들었구나,,힘들었어... ㅠㅠ
몇마디 얘기하고 맥주가 몇모금 들어가니 이제 진짜 안정된 기분이 들어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아저씨들이랑 사진을 찍는다
근무중에 술마시던 양아치 경찰아저씨랑 한방 찍고
도착할때까지 무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신 승무원님과 또 한방
매우 좋다 ㅋㅋ
아저씨들이랑 농담따먹기하고~
내자리가서 자고~
음악듣고~ 뭐하고 뭐하다보니 1시정도가 됐다.
그리고 어떤 역에 멈춰섰다
기차안은 선풍기가 다 였기때문에 기차가 달리지 않으면 무진장 덥다
난 금방 출발할줄 알았는데
돈나...돈나..........안출발한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난다.
더워서 미칠것같다
빌어먹을 mp3도 수명을 다해버린다.
잠도 못자겠고 일기도 못쓰겠고 돌아버릴것만 같다
사람들은 다 밖에나가서 어슬렁거리고 있고
승무원한테 가서 물어봐도 자기도 언제출발할지 모른다고 한다.
뭐야
이제 좀 그만할때도 됐잖아!!! 악악악악악악악
도저히 못참겠어서 나도 밖으로 나간다.
망할 기차.
말아먹을 기차.
이 기차안에 외국인은 아무래도 나 혼자인것같다
다른여행자라도 있으면 말이라고 걸고 놀텐데..
망할..
하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가.
이것도 추억이다 하며
셀카놀이를 하기로 했다
셀카다.
이싸람들,,셀카찍는 사람 첨보나..
사람들이 내주변으로 몰려든다.
그러고 뭐라뭐라 말을한다.
몰라;
^-^;;;싸왓디카,,,컵쿤카,,,
하니 막~ 빵터진다
그래서 난 한국말로 막 웃으며
"뭐래는거야!! 내가웃겨?비웃냐?어? ^---------^"
하니까 또 빵터진다.
ㅎ
그러던중 어떤 아저씨하나가
뭐라 말을했는데
이런말인거같다
"니 열라웃겨 내가 사진 찍어줄게 이거 들고 서빙해봐"
시키면 한다.
또 사진을 찍자고 한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그렇게 약 두시간이 지났을무렵
승무원아저씨가 빨리 타라고해서 서둘러 탑승하니
탑승하자마자 기차가 출발한다.
ㄷㄷㄷㄷㄷㄷ
쫌 빨리불러주지 못탔으면 gg
타니 앞자리에 이쁜 여자아가가 타있다.
엄청 낯가리는 아이.
엄청 서럽게 울고있다 ㅎ
나 아가들엄청좋아하는데 지금은 관심이안간다.
출발..지금이..3시.. 도착시간은 약9시..연착했으니까 11시쯤 도착하겠군..
6시간..........ㄷㄷㄷㄷ
어떻게 버티냐 하며 자리에 앉는다.
앉아, 할거없으니 일기를 쓴다.
당연히 한국어로
쓰니 옆에 할머니랑 아저씨랑 앞자리사람들이
엄청 홀끗홀끗 쳐다본다
건너편자리사람도 쳐다본다.
뭐 대단한거 한다고 ㅎ
하며 엄청 보여준다 ㅋㅋㅋㅋㅋ
말은 안통하지만
일기쓰는거며 한국어며 보여주고 웃고
가이드북 뒤에 써있는 생활 태국어 읽어가며 웃고
미친 바디랭귀지 스킬을 발휘하여 어찌어찌 의사소통을 한다.
방콕방콕 엄~~~~청 멀어요 나 나나 엄청 막 힘듦!
을 몸으로 설명하니 또 웃는다 ㅋㅋ
그러다 지쳐 잠들고 일어난다.
어둑어둑해져간다.
자리도 좁아 오래잠들지도 못하고 멍때리고 있다가
다시 식당칸으로 간다. 거기가 편하니깐,
가니 언제 탑승하셨는지 외쿡인 아저씨 두분이
위스키를 엄청 맛있게 드시고 계시고
승무원들은 옷을 갈아입고
저녁식사를 하신다
이 여유로운 분위기
하지만 내마음은 여유롭지 않다.
치앙마이에서 방콕까지 11시간 방콕에서 우본랏차타니까지 11시간
그리고 다시 우본랏차타니에서 방콕으로
미친듯한 탑승릴레이에 내 정신과 육체는 피폐해져간다.
도대체 언제도착할까.
난 오늘 방콕에 도착할 수 있을까?
도착하면 밤일텐데.. 혼자 밤에 막 다닌적없는데..
또다시 무서워지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덩달아 두통까지 따라온다.
거의 쓰러져갈 무렵
승무원아저씨가 이런걸 만들어주셨다.
나를위한 특제 테이블침대
테이블위에 널빤지두개를 겹쳐깔고 그위에 돗자리를 까니
이런 엄청난 침대가 완성된다.
내가 너무 힘들어해서 아저씨들이 쉴공간을 양보해주신거다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고 자리에 누워서
별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하지만 그렇게 감동을 할 수가없다.
그렇게 누워서도 우울해하니
외국인 아저씨가 이런말씀을 하셨다
"너는 오늘안에 방콕에 도착하게 되있어~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려므나
너는 이미 해결될일에 니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어"
문득 치앙마이에서 떠나기전 나에게 쓴 편지의 내용이 떠오른다.
[다 잘될거야 다 해결될거니까 걱정하지마]
자세를 고쳐누워
잘못하면 밖으로 떨어져버릴것같은 창밖으로
달을본다.
괜찮아.
힘든시간
무서운시간은 다 끝난거야
그러고 결국
나는 10시가 넘은시간에 드디어 도착한다.
17시간동안 그리던 방콕에.